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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가 다 만들어줌-31화 (31/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31화

이야기를 끝낸 이세훈과 염성하가 뒤늦게 제련실에 도착했고, 한참 생도들 앞에서 예시를 보이던 리스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빨리 오라고 하지 않았던가?”

“죄송합니다. 염 선배님이 염륜과 관련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셔서 말입니다.”

“……맞습니다.”

당당하게 대답하는 이세훈과 무뚝뚝하게 이야기하는 염성하. 그 모습에 리스가 짧게 혀를 찼다.

“쯧…… 다음부터 사적인 이야기는 강의가 끝난 뒤에 해라.”

실력도 없으면서 요령을 피운다면 가만두지 않겠지만,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뭐라 할 이유는 없다.

잠시 멈췄던 강의가 다시 시작되었고 빈자리에 앉은 이세훈은 제련실 내부를 슬쩍 둘러보았다.

‘기본적인 설명이라 그런가. 절반은 벌써 설계 중이네.’

강의를 꼭 들을 필요가 없음을 확인한 이세훈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제련실 한쪽에 놓여 있는 재료들을 살펴보았다.

‘흐음. 기본 제공인데도 쓸 만한 것들이 많구만.’

생도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공하는 기본적인 재료들. 앞서 배분된 예산과는 별도였는데 품질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회귀 전에 갔던 곳은 교수들이 운영하는 공방에서 노예처럼 일하고 돈 대신 재료를 받았는데 말이지…….’

옛 기억을 떠올리며 재료를 고른 이세훈이 자리로 돌아오자 그 모습을 발견한 생도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재료를 바로 들고 온다고?’

‘검증은 할 필요도 없다는 건가?’

잔류마력을 사용하는 무구는 마력회로의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설계도를 꼼꼼히 작성해서 검증을 끝낸 다음에 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그걸 도면 한 장도 그려보지 않고 곧장 제작에 들어가다니?

그 파격적인 행보에 생도들은 물론이고 강의 중이던 리스조차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 그중 특히나 살벌한 시선을 느낀 이세훈은 그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

사소한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염성하. 이쪽을 향한 의심과 기대감이 느껴지는 그 모습에 이세훈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눈깔 터지겠네. 새끼.’

이쪽이 웃는 것을 봤는지 시선이 한층 더 예리해졌지만, 이세훈은 깔끔하게 무시한 뒤 자신이 골라온 재료를 살폈다.

이번 제련의 주재료는 ‘화홍석’과 ‘암운석’.

각각 화속성 마력과 암속성 마력이 담긴 광석들로 무난한 재료들이었다.

‘비율은 7대 3 정도면 될 것 같고…… 가열부터 해볼까.’

화르륵!

가동과 동시에 마력을 장작 삼아 타오르는 화로. 그 온도를 살피던 이세훈은 준비해둔 화홍석과 암운석을 곧장 집어넣었다.

“……그냥 집어넣는다고?”

“저러면 안에 있는 속성마력 다 날아가지 않나…….”

초심자도 하지 않는 실수를 다른 사람도 아닌 학과 수석이 하다니. 모두가 의아한 시선으로 보고 있을 때. 오른팔의 소매를 걷어붙인 이세훈이 화로의 안쪽을 바라보았다.

‘나온다.’

쩌적!

달궈진 화홍석과 암운석에 균열이 새겨지자 그 틈새로 속성마력이 바깥으로 새어 나왔다.

화로의 불꽃과 부딪치며 격렬하게 타오르는 두 마력. 당장에라도 집어 삼켜질 것 같은 그 모습에 이세훈은 곧장 오른팔에 홍련을 두르고 화로의 안쪽에 처박았다.

“흐억……!”

“으악……!”

그 아찔한 광경에 깜짝 놀라는 생도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세훈은 아무렇지 않게 오른팔로 화로 안쪽의 불꽃을 휘저었다.

후우웅─

홍련을 휘감은 손이 움직일 때마다 두 속성마력이 불꽃과 어우러지며 물들어간다.

반죽을 하듯 한참 동안 화로의 안쪽을 휘젓던 이세훈은 손바닥에서 저항감이 느껴지는 것을 확인하고 곧장 팔을 빼냈다.

우우웅!

붉은색과 검은색이 절묘하게 뒤섞인 채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 불꽃.

그 신비로운 형태에 주변의 생도들이 입을 떡 벌렸고, 리스 역시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화력치환이라고……?’

불꽃을 컨트롤하여 속성마력을 머금게 만드는 ‘화력치환’.

마력의 조정뿐만 아니라 불꽃을 다룰 줄 알아야 가능한 고난이도 기술이었는데 이세훈은 그것을 무려 화속성과 암속성 두 가지의 속성을 동시에 해낸 것이다!

‘형님이 여유로워하신 이유가 있었구나…….’

마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수십 년 경력의 대장장이를 보는 듯한 느낌.

압도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재능에 리스는 수업조차 잊은 채 감탄했고, 이세훈은 눈매를 찌푸리며 화끈거리는 오른팔을 털어냈다.

‘아직은 일렀나.’

불꽃의 장인과 홍련으로 어떻게든 가능하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저만한 열기를 완전히 견뎌내기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덜 섞이긴 했지만…… 뭐, 중요한 건 불꽃의 흐름이니까.’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화력치환이겠지만 염성하에게는 아마 다른 풍경이 보이고 있을 터. 그것을 제대로 이해시키는 것이야말로 이번 제련의 진짜 목표였다.

‘잘 봐두라고.’

불꽃이 흐름이 멈추지 않도록 이세훈은 발치의 버튼들을 누르며 화로 내부의 마력을 세밀하게 조정했고,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염성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건…….’

화로의 안에서 뒤섞인 두 개의 속성마력.

화속성 마력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회전했고 암속성 마력은 그 위를 둘러싸고 느릿하게 흐른다.

자연스럽게 맞물려 있는 두 마력의 모습에 염성하가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두 속성은 상성이 안 좋을 텐데 어떻게…….’

외부로 확산하는 성질을 지녔으며 마력의 움직임이 빠른 화속성마력. 반대로 내부로 침식하려는 성질을 지녔으며 마력의 움직임이 느린 암속성마력.

성질부터 구성까지 완전히 상반되는 두 마력이 어떻게 저렇게 뒤섞일 수 있는가.

그 모습을 홀린 듯이 바라보던 염성하는 금방 그 비결을 알아차렸다.

‘두 속성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비율. 그리고…… 마력의 특성을 반영한 배치인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암속성 마력은 바깥에, 바깥으로 퍼지는 화속성 마력은 내부에 둔다. 이러면 두 마력이 서로 맞물리면서 고착상태가 되는 것이다.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비율의 배분부터 마력의 움직임까지 상당히 까다로운 기술. 저 정도 완성도라면 지금보다 빠르게 회전해도 흐트러지지 않고 완벽한 ‘원’을 그릴 수 있으리라.

‘……원?’

거기에 생각이 닿은 순간. 염성하의 머릿속으로 한 광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화르륵!

탁한 검붉은색의 염륜이 더욱 빠르게 회전하여 그 색이 두 가지로 분리된다. 그리고 만들어진 것은 검은 아지랑이를 두른 붉은 원.

우우웅─

머릿속으로 완성된 ‘염륜’의 형태에 염성하는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염륜잔화창의 습득에 방해된다 하여 사용을 금지당한 자신의 또 다른 속성마력.

“아.”

그것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음을.

* * *

강의가 끝난 뒤. 제련실에 우두커니 서 있는 염성하의 모습에 다시금 생도들이 슬금슬금 모여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강의실에 있었을 때보다 염성하의 기분이 조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저…… 선배님. 혹시 같이 점심이라도…….”

이번에는 좀 더 정중한 태도로 조심스레 다가온 한스와 그 패거리들. 두 눈을 빛내는 그들의 모습에 염성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지금 기분이 좋다.”

“그, 그럼…….”

“그러니 다시 나빠지기 전에 꺼져라.”

“…….”

단호하기 그지없는 대답에 생도들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빠져나갔고, 염성하가 고개를 돌려 제련실에 혼자 남은 이를 바라보았다.

“감은 좀 잡았어?”

이미 대답을 들은 것처럼 씩 웃고 있는 이세훈. 그 의기양양한 모습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염성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보여준 흐름 덕분에 실마리를 잡았다.”

“그래? 그럼 한번 만들어봐.”

“……명령조로 말하지 마라.”

퉁명스럽게 대답하면서도 염성하는 허공에 원을 그려 염륜을 만들어냈다.

화르륵!

평소와 같이 검붉은 불꽃이 피어올라 원을 그리더니 평소보다 빠르게 가속한다. 표층으로 밀려나는 검은색과 내부로 가라앉는 붉은색.

검은 아지랑이가 맺힌 새빨간 염륜, 광견 염성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흑염륜黑炎輪’의 모습에 이세훈은 살짝 감탄했다.

‘예시를 보여줬다지만 설마 단번에 만들어낼 줄이야.’

염성하가 보유한 속성마력은 A급 화속성 마력인 ‘적염혼赤炎魂’과 A급 암속성 마력 ‘흑암혼黑暗魂’으로 총 두 가지.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화속성 마력인 적염혼뿐이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염화문의 전통 때문이었다.

‘염륜잔화창은 순수한 불꽃으로만 극의에 도달할 수 있다, 였었지.’

그 전통 때문에 염성하는 기껏 타고난 흑암혼을 억눌러야 했는데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염륜잔화창의 성취가 높을수록 문제가 생겨났다.

불꽃의 색이 검붉은색으로 탁해지거나 염륜을 형성하기가 힘들어지는 등 점점 통제가 힘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칠륜에서 육륜으로 퇴보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고.’

기술의 이해도와 마력의 사용법이 충돌하여 벌어진 현상.

그래도 오늘 일로 그 문제점을 깨달았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칠륜으로 복귀할 수 있으리라.

‘고유스킬도 각성하고 말이야.’

염성하의 고유스킬인 ‘진원공명盡源共鳴’.

당장은 힘들겠지만 그것만 각성해서 제대로 다루게 된다면 이전에 압도적으로 패배했던 아리아 마이어스를 상대로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으리라.

“괜찮네. 기왕 만든 거 몇 개까지 되는지 한번 보자.”

“명령하지 말라고 했다.”

“해줄래?”

“기다려라.”

자신도 내심 궁금했었는지 흑염륜을 만들어내는 염성하.

눈 깜짝할 사이에 다섯 개의 흑염륜이 완성되어 허공에 나열되었고, 이어서 여섯 번째 흑염륜을 만들기 위한 불꽃이 피어났다.

투확! 화륵!

“……응?”

하지만 추가로 피어난 불꽃은 고리를 형성하지도 못한 채 헛발질을 쳤고, 그 모습에 이세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염성하를 바라보았다.

“뭐 해?”

“……안 만들어진다.”

“뭐?”

“여섯 번째 염륜을 만들어낼 여력이 없어.”

전력을 다하고 있는지 눈매를 찌푸리며 집중하는 염성하. 그런데도 염륜은 형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세훈은 뒤늦게 원인을 알아차렸다.

‘흑염륜을 만드는데 집중력이 많이 들어서인가.’

기존의 염륜보다 빠르게 가속해야 할 뿐만 아니라 두 가지 속성을 비율까지 맞춰가며 다뤄야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

‘칠륜으로 돌아가기는커녕 오륜으로 더 퇴보하다니…….’

예상치 못한 상황에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이세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겉보기에는 실력이 퇴보한 같지만 흑염륜의 위력과 특성을 생각하면 힘 자체는 이전보다 강해졌을 터.

그리고 흑염륜을 다루는 데 익숙해진다면 개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테니 조급할 필요는 없으리라.

그렇게 이세훈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던 찰나.

“……곤란하군.”

염성하가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곤란하다니. 뭐가?”

“염화문은 외부에 나가 있는 후계자들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사범을 보낸다. 그리고…….”

잠시 말을 멈춘 염성하가 무거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었다.

“염륜잔화창의 성취가 육륜 아래로 떨어질 경우 후계자직에서 박탈당한다.”

염성하의 이야기에 이세훈이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고, 뒤늦게 그 뜻을 이해하고 되물었다.

“아니. 그냥 강하면 되는 거 아니냐?”

“염화문은 무형문화재인 염륜잔화창을 전수하는 문파다. 무력도 중요하지만 염륜잔화창의 성취가 우선이다.”

무맥武脈을 잇는 집단답게 힘보다 기술의 완성도를 우선시하는 성향. 회귀 전에는 들은 적 없던 이야기였기에 이세훈이 골 아픈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번에는 전에 만들던 대로 하면…….”

“그것도 안 된다.”

“또 왜?”

이세훈의 물음에 염성하는 말로 설명하는 대신 기존의 방식대로 염륜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여섯 번째 염륜을 만들려던 순간. 갑작스럽게 흑암혼이 솟구치더니 불꽃을 집어삼켜 다섯 개 이상 늘어나지 못했다.

“이전처럼 염륜을 만들려 하니 흑암혼이 통제가 안 된다. 더는 예전 방식을 사용할 수가 없어.”

“…….”

대장장이 업계에 그런 말이 있었다.

실력이 없을 때는 거지 같은 물건을 잘도 만들어내지만, 실력이 오르고 나면 거지같이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든다고.

한 마디로 망치는 것도 일부러 하려면 쉽지 않다는 것인데 지금 염성하의 상황이 딱 그렇게 된 것이다!

“그, 그래서 그 사범이 오는 게 언젠데?”

“내일이다”

“……내일?”

“그래. 내일 화요일.”

염성하의 대답에 이세훈이 미간을 꾹꾹 문질렀다.

후계자직에 박탈당해도 육륜을 복구한 뒤 다시 도전하면 되는 게 아니냐 할 수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

회귀 전 광견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후계자직에서 한 번 박탈당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파문까지 이어졌었기 때문이다.

‘시기상으로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다르진 않을 거야.’

당장 염성하의 어두운 표정만 보더라도 확실하다.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는 상황이었지만 이세훈은 냉정하게 머리를 굴렸다.

‘아직 시간은 있어.’

염성하가 오륜으로 퇴보한 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 조금만 감을 잡는다면 육륜 정도는 금방 복구할 수 있다.

‘문제는 하루 만에 어떻게 감을 잡느냐는 건데…….’

염성하에게 쓸 만한 훈련법이 뭐가 있을까. 그와 관련된 기억을 한참 떠올리던 이세훈의 머릿속에 한 광경이 떠올랐다.

‘더럽게 불편한 물건이군. 옛날에 받았다면 써먹지도 못했을 거다.’

자신이 처음으로 만들어준 무구를 받고 불평을 토해냈던 광견. 그때는 이가 갈릴 만큼 화가 나는 일이었지만.

툭─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해결책이 되었다.

염성하의 어깨에 손을 올린 이세훈은 재빠르게 인연을 추출했다.

[대상 ‘염성하’에게서 인연을 추출해냅니다.]

[제작자 ‘이세훈’과의 인연은 Lv.1입니다.]

“뭐하는…….”

“조용히.”

의아해하는 염성하를 무시한 채 이세훈은 곧장 마음속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한 번 세운 신념은 절대로 굽히지 않는 외골수. 하지만 정이 깊으며 은혜를 갚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존심도 내려놓을 줄 안다.

그런 모순적이면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일치하는 인간. 그것이 바로 이세훈이 알고 있는 ‘광견’이라는 인물이었다.

우우웅─

그런 이세훈의 생각을 빚어내듯 손안에서 붉은 마력이 요동쳤고, 이어서 염성하의 인연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드문드문 섞인 형태. 곳곳에 원형의 파장이 퍼지는 듯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회귀 전보다 엉성한 모양새였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그래도 성능만 비슷하다면 문제 될 건 없다. 이세훈은 곧장 인연석의 정보를 확인했다.

[인연 - 적명흑석]

[등급 : 고급] [품질 : 최상]

화속성 마력과 암속성 마력이 공존하는 광석.

두 속성이 만들어내는 파장이 내부의 마력을 공명시킵니다.

*함께 사용한 재료의 힘을 공명시킵니다.

아직 각성하지 못한 염성하의 고유스킬 ‘진원공명’의 흔적이 보이는 인연석. 재료로 쓰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이세훈은 곧장 염성하를 바라보았다.

“너. 후계자 자리만 지킬 수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갑작스러운 물음에 염성하가 잠깐 당황했다가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다.”

“좋아.”

한 번 내뱉은 말이니 염성하의 성격상 절대로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확인한 이세훈은 두 눈을 빛내며 이야기를 이었다.

“그럼 무기부터 바꾼다.”

“……뭐?”

근본부터 뜯어고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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