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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가 다 만들어줌-22화 (22/309)

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22화

[대상 ‘이노우에 에리카’와의 인연이 성립되었습니다.]

“……뭐야.”

숲을 빠져나옴과 동시에 나타난 알림창의 내용에 이세훈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태 소식도 없던 에리카의 인연이 왜 갑자기 성립이 된단 말인가?

그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세훈이 자연스레 방금 상황을 떠올렸다.

‘혹시 훔쳐봤나?’

그동안 애매하던 자신의 평가가 세이츠라는 녀석과의 전투를 보고 상향되어 인연이 성립되었다.

너무 과한 상상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에리카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럴싸했다.

‘근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네.’

자신이 능력을 드러내자 인연이 성립된 것을 보면 실리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에리카에 대해서 잠시 고민하던 이세훈은 금방 머릿속의 생각을 지웠다.

‘아무렴 어때.’

어쨌든 인연은 성립됐으니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살펴보면 알게 될 일이다.

일단은 상태부터 점검하기로 한 이세훈은 오른팔에 장착해뒀던 류은하의 인연석을 살펴보았다.

[인연 - 탐철]

[등급 : 고급] [품질 : 최상]

철을 먹어치우며 열량을 만들어내는 철.

맞닿은 철에 침식하여 그 핵을 자신의 안쪽으로 녹여냅니다.

*철을 포식하여 ‘광혈鑛血’을 만들어냅니다.

*남은 내구도 : 78%

‘품질이 높아서 그런가. 생각보다 안 깎였네.’

이 정도라면 앞으로 두세 번은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예상보다 크지 않은 소모에 미소를 짓던 이세훈은 방금 느꼈던 감각을 떠올렸다.

‘그게 류은하가 무구를 먹으면서 느끼는 ‘맛’이었겠지.’

무구를 먹은 순간 전신을 타고 흐르던 맛. 살면서 비싼 음식들도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었지만, 이건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평범한 음식 따위로는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 아직도 입가에 남아 있는 텁텁하면서 진한 맛에 이세훈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핥았다.

‘자기가 무표정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더니…….’

이런 격렬한 맛을 매번 느끼면서 살아가는데 평범한 자극에 반응이 무뎌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회귀 전의 류은하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게 된 이세훈은 무구의 맛을 계속해서 곱씹었다.

‘흠. 이 정도면 앞으로 입맛도 노려볼 수 있겠네.’

류은하에게 무구를 만들어 줄 때 가장 난해했던 것이 ‘입맛’을 맞추는 것이었던 만큼 무구의 맛을 느껴본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이득이다.

이 부분을 잘 활용한다면 아마 인연석을 원활하게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레벨도 빨리 올릴 수 있으리라.

‘이것들도 그럭저럭 쓸 만해 보이고.’

세이츠에게 위자료로 받아온 비수 10개.

이대로 쓰기에는 영 조잡하지만 몇 가지만 손을 보면 흑령사와 연계해서 그럭저럭 쓸 만해질 것이다.

조금 귀찮긴 했지만 나쁘지 않은 소득에 이세훈은 만족스러워하며 시간을 살폈다.

‘오후는 광물분석학이었나.’

김인철 교수가 도맡아서 가르치는 수업으로 제련학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 중 하나였다.

‘뭐니뭐니해도 100대 장인이니까 말이지.’

전 세계의 수많은 장인 속에서 100명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 영웅 등급은 A급이긴 했지만, 실질적인 가치는 사실상 S급에 준하리라.

‘어떤 식으로 수업을 하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제련학부 본관에 도착한 이세훈은 곧장 강의실로 올라갔다.

“…….”

“…….”

어느 정도 시끌벅적하던 강의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이세훈을 향해 일제히 시선이 쏟아졌다.

이제는 익숙하기 그지없는 시선에 이세훈은 그러려니 넘기며 곧장 구석진 곳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좀 피곤하네…….’

제이크와의 대련에 이어서 세이츠와의 싸움. 거기에 탐철을 사용해서 신체 능력을 급격히 끌어올린 반작용인지 몸 곳곳이 욱신거린다.

체력과 마력의 부족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탈진증세. 그 붕 뜨는 감각에 이세훈이 멍하니 앉아 있을 때.

드르륵─

강의실의 문이 열리며 김인철이 안으로 들어섰다.

뒤쪽에는 큼지막한 수레가 밀어주는 사람 없이 홀로 뒤따라왔는데 그 모습에 이세훈의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골렘인가.’

흔히 대장장이들은 무구만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광석을 다룬다면 어떤 것이든 관여한다.

특히 골렘은 마법사와 협업으로 만드는 물건이라 인기가 많았는데 회귀 전 이세훈도 몇 번 만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루이제가 골렘도 잘 만들었는데.’

삼견 중 폭견, 루이제 발렌트를 떠올린 이세훈이 그녀에 대해서 떠올리던 그때.

“수업을 시작하겠네. 모두 교재의 16페이지부터 펼치게.”

교탁에 선 김인철이 곧장 수업을 시작했고 그 내용을 듣던 이세훈은 금방 지루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냥 이론수업이잖아.’

교재에 있는 내용에 자신의 경험담을 더해서 적절히 설명해 주는 김인철.

그럭저럭 유용한 내용도 있었기에 다른 생도들은 집중해서 들었지만, 경력으로 따지면 김인철 못지않은 이세훈에게는 지겨운 이야기였다.

‘너무 기대했나…….’

금속제련이나 도구 이해는 몸이라도 움직이니 할 만했지만 이쪽은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 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세훈이 무심한 표정으로 김인철의 수업을 대충 흘려듣고 있을 때.

“설명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지.”

교재를 덮은 김인철이 옆의 수레에서 자그만 한 철괴들을 꺼내 앞에 놓인 탁자 위에 올렸다.

“설명했다시피 똑같은 금속이라 할지라도 마력배열을 어떻게 변형시키느냐에 따라 형태는 천차만별로 달라지네.”

우웅─

김인철의 손끝으로 마력이 피어올랐고, 이어서 책상에 놓인 철괴들을 가볍게 툭툭 때렸다.

우웅─

그러자 철괴들이 희미하게 떨리는가 싶더니 각각 다른 현상을 일으키며 변화되기 시작했다.

우드득! 파칵! 키기긱!

안쪽으로 오그라들거나 나선형으로 비틀리거나 활짝 펼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하는 철괴들.

그 모습에 생도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이세훈도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잘하는데.’

저만한 크기의 철괴에 배열을 어떻게 해야 저렇게 변하는지 완벽하게 파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연륜과 뛰어난 감각을 함께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형태변화를 어떻게 응용하는가에 따라 무기의 다채로움이 결정되는 법. 그렇기에 대장장이라면 자신이 다루는 금속의 잠재력에 대해서 완벽히 파악할 필요가 있지.”

툭툭!

김인철이 다시금 철괴들을 손가락으로 두드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본래 형태로 수복되었다.

“와…….”

따로 스킬을 사용한 것 같지도 않은데 철괴를 저렇게 완벽히 복원하다니. 그 모습에 생도들이 혀를 내둘렀고 김인철은 대수롭지 않게 설명을 이었다.

“오늘은 이 철괴를 통해 금속의 변형법에 대해서 연습해 볼 걸세. 일반적인 철괴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조정을 거친 물건이니 조심히 다루도록.”

생도들에게 철괴가 하나씩 배분되었고, 이세훈도 하나를 받아와 살펴보았다.

‘흐음. 마력배열과 광핵을 연결시켜서 변형에 민감하도록 만든 건가.’

미하엘 부학원장이 이를 갈기에 김인철이 마도제련법은 아예 배척하는가 했더니 또 그런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세훈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김인철이 철괴를 들어 올렸다.

“우선은 기초부터 시작하겠네. 마력배열을 조작해서 철괴의 가운데에 3cm 정도 되는 흠집을 만들어낸 뒤 수복해 보게나. 제한시간은 10분으로 하지.”

김인철의 지시에 생도들이 철괴에 양손을 얹어 앞서 배운 대로 마력배열을 조작해 철괴를 변형시키기 시작했다.

“어, 어어…… 이게 왜 이러지?”

“……원래대로 안 돌아가는데?”

말로 듣는 것과 직접 펼치는 것은 천지 차이.

대부분의 생도들은 변형을 성공하지도 못했고, 상위권의 생도들도 흠집의 위치와 깊이를 조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그 혼란에 속하지 않은 두 사람이 있었으니.

“끝났습니다.”

“완료했습니다.”

바로 수석인 이세훈과 차석인 한스였다.

“그럼 두 사람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배열을 예시로 보여줄 테니 적용해 보도록.”

김인철은 곧장 다음 단계의 변형을 허공의 홀로그램으로 보여줬고, 두 사람은 지체 없이 철괴의 마력배열을 조작하여 형태를 바꾸었다.

거의 비슷한 속도로 배열을 완수해내는 두 사람. 이세훈이 조금 더 빠르긴 해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고, 그 무언의 경쟁에 다른 생도들의 이목도 모여들었다.

‘된다…… 이번에는 할 수 있어……!’

속도도 조금 밖에 차이 나지 않고 완성도 역시 크게 밀리지 않는다. 이번에야말로 이세훈을 따라잡기 위해 한스가 이를 악물며 철괴를 변형시켜나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김인철은 담담하게 다음 배열을 허공에 비춰주었다.

“……다음은 이 배열이다. 적용해 보도록.”

도대체 어떤 식으로 변형이 될지 짐작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배열. 그 앞에서 드디어 두 사람의 반응이 갈렸다.

“…….”

“이거다……!”

철괴를 변형시키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이세훈. 반대로 이번에도 곧장 철괴를 변형시키기 시작한 한스.

X자로 갈라진 철괴가 곡선을 그리며 위쪽으로 천천히 말려 들어간다. 곡선을 그리는 4개의 뼈대로 이뤄진 작은 구. 그 모습에 한스가 속으로 쾌재를 내질렀다.

‘됐어!’

누가 봐도 완벽하게 변형된 철괴의 형태.

반면 이세훈은 여전히 철괴를 바라보며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 모습에 한스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승전보를 울리듯 완성했음을 말하려던 순간.

“한스 바르무트.”

김인철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 이름을 호명했다.

“철괴를 본래 형태로 되돌려보게.”

“……예?”

“말 그대로일세. 되돌려보게나.”

갑작스러운 지시에 한스는 당황하면서도 자신이 변형시킨 철괴에 손을 얹었고, 이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무리 변형시킨 마력배열을 되돌리려 해도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이…… 이건…….”

완전히 ‘손상’되어버린 철괴.

그 모습에 한스가 멍하니 바라보자 김인철이 담담히 이야기했다.

“그 철괴로는 방금의 변형법을 견뎌낼 수 없었다. 즉 처음부터 ‘틀린’ 가공법이었다는 뜻이지. 알고 있었나?”

“저, 저는 그냥 교수님께서 시키셔서…….”

“앞에 말했을 텐데. 금속의 잠재력에 대해서 완벽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단순히 변형을 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만 한다. 김인철의 이야기에 한스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조작한 배열을 복원시키는 게 불가능하면 장비는 변형이 아니라 ‘변질’이 되어버리네. 이는 품질과 성능에 큰 변수를 만들어내니 앞으로는 이런 부분도 꼼꼼히 살펴보게나.”

김인철의 지적에 한스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하겠습니다.”

모처럼 만들어낸 기회를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 버리다니.

울화가 치밀어 오른 한스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저 녀석은 그걸 단번에 알아차렸단 건가?’

어쩌면 그냥 변형법을 따라 할 수 없어 멍하니 있다가 얻어걸린 걸 수도 있지 않은가.

한스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이세훈을 바라보던 그때.

“흠.”

작게 중얼거린 이세훈이 손안의 철괴를 한스와 같이 구의 형태로 빚어냈다. 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모두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되겠네.”

촤락─

변형되었던 철괴가 보란 듯이 복원됐다.

“…….”

“…….”

그 광경에 묘한 침묵이 강의실에 흘렀고, 이내 한 소리가 적막을 깨뜨렸다.

“……이세훈 생도.”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꺼냈지만, 거기에 묘한 떨림이 서린 것을 생도들 모두가 느꼈다. 그 긴장된 부름에 이세훈이 뒤늦게 김인철을 바라보았다.

“예?”

“철괴를 가지고 나와보게.”

“아. 예.”

의아한 표정을 지은 이세훈이 강의실 아래로 내려갔고, 김인철이 굳은 표정으로 손에 들린 철괴를 바라보았다.

“방금 펼쳤던 변형. 다시 해볼 수 있겠나?”

김인철의 눈동자에 감도는 붉은색 빛과 마력. 제대로 확인해 보려는 건지 스킬까지 사용한 그 모습에 이세훈은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아차렸다.

‘아, 이런…… 착각하게 만든 건가.’

아무래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조금 당황한 모양이다.

말로 설명할까 싶었지만 그보다는 보여주는 게 빠를 것 같았기에 이세훈이 곧장 손안의 철괴를 변형시켰다.

촤작─

네 갈래로 갈라졌다가 곡선을 그리며 한 꼭짓점으로 모여 구를 형성해내는 철괴. 그리고 이어서 만들어진 과정을 되감기하듯이 철괴가 본래의 형태로 완벽하게 돌아간다.

처음 보여준 것에 약간의 변주가 가해진 변형식. 신입생이 즉석에서 수정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했기에 김인철은 감탄하면서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이 ‘철괴’라서 가능했던 것인가.”

김인철이 보여준 변형식은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철괴를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오늘 실습에 쓰인 것은 생도들이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몇 가지 첨가제를 더한 물건.

그렇기에 일반적인 철괴라면 불가능했을 변형이 이세훈의 손에서 펼쳐진 것이다.

‘그것도 못 알아보고 화들짝 놀랐다니…….’

자신의 추태에 쓴웃음을 짓는 김인철. 하지만 그가 그렇게까지 놀란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교재에 실린 철괴의 변형식을 만들어낸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루트비히 학원장과 같은 완등자 ‘성화공聖火工’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었을 텐데.’

탑을 완등하기 전인 S급 영웅 시절에 배포해서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깨진 적이 없는 ‘철의 진리’.

모든 대장장이에게 있어 풀어야 할 난제이자 동시에 근본으로 취급되는 것이 바로 이 변형식이었다.

‘이 녀석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건가.’

이제 막 입학한 신입생에게 품기엔 과한 기대 같지만, 그동안 보여주었던 모습들을 생각한다면 미래에는 또 어찌 될지 모른다.

그동안 쭉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에 확신을 가지게 된 김인철은 결심을 내리며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기존의 변형식을 응용했다 해도 철괴의 상태에 맞춰 바꾸기가 어려웠을 텐데 대단하군. 잘했네.”

“감사합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게나.”

철괴를 챙긴 이세훈이 다시 자리로 돌아오자 주변에서 힐끔힐끔 시선들이 쏟아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김인철 교수에게 저리 칭찬을 받다니. 이세훈이 즉석에서 펼쳐낸 기교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스레 체감한 것이다.

“…….”

그중에는 격차를 너무 느껴 풀이 죽다 못해 생기가 사라진 한스도 있었는데 이세훈은 그 모습에 피식 웃다가 철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철의 난제라…….’

완등자이자 최고의 대장장이라 불리는 성화공 리 켄세.

그 시끄럽기 그지없던 영감의 모습을 떠올리던 이세훈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이번에도 부수면 두 번째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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