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3화
단조란 금속을 가열한 뒤 모양을 잡는 작업.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속을 얼마나 밸런스 있게 조형하냐는 것인데 이 단조 단계에서 흐트러진다면 이후에 어떤 작업을 거치든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이세훈의 지론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육체로 완벽한 단조는 힘들다.’
근력과 유연성, 마력의 질과 양, 그리고 스킬까지 무엇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다. 지금 당장은 죽었다 깨어나도 제대로 된 단조가 불가능한 상황.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나마 봐줄 만한 물건을 만들 수 있을까. 그 해결책은 바로 이 ‘오색화마五色火磨’ 라고 불리는 특수한 가열법이었다.
퍼엉!
쿠구궁 콰앙─!
화로 안에서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폭발음.
그때마다 다섯 가지의 색이 서로 엎치락뒤치락 불타오르며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거세게 싸운다.
화로의 바깥까지 새어 나와 주변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그 화려하면서도 강렬한 불꽃에 주변 이들이 기겁했다.
“으아악!”
“터, 터진다!”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 요란한 기세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얼굴이 화끈해지는 어마어마한 열기!
그 심상치 않은 모습에 주변에 있던 후보생들이 후다닥 뒤로 물러섰고, 떨어진 이들 역시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흐음…….”
하지만 불꽃을 일으킨 이세훈은 처음에 선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오히려 자세히 살피기 위해 몸을 더 수그리기까지 했다.
“교, 교수님. 지금 당장 진화를……!”
혹시라도 화재 사고가 날까 봐 한인성이 당황하며 긴급 진화 버튼을 누르려던 그때.
“놔두게.”
김인철이 손목을 붙잡으며 만류했다.
“너무 위험합니다!”
“괜찮아. 문제없을 거야.”
“저, 저게 도대체 어디가…….”
단순히 불꽃만 흘러넘치면 모를까 그 안에 담긴 마력들도 당장 폭발할 것처럼 불길하게 요동치고 있다.
아무리 봐도 폭탄이나 다름없는 모습에 한인성이 걱정하자 김인철이 혀를 찼다.
“쯧쯧…… 마력만 보지 말고 불꽃의 흐름을 자세히 보게.”
“예? 흐름이 뭐가…….”
김인철의 이야기에 한인성이 다시 불꽃을 바라보았고, 무언가를 발견한 그의 눈이 천천히 커지기 시작했다.
마력은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처럼 거세게 요동치는 것과 달리 불꽃 자체는 이미 서열이 정리된 것처럼 층을 이루며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저 불꽃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저런 불꽃을 만들어낸 것인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한인성이 당혹스러워할 때. 그동안 가만히 불길을 바라보던 이세훈이 화로 안에 철괴를 집어넣었다.
화르륵!
안정된 것처럼 보이던 불꽃들이 새로운 적이 등장하기 무섭게 거세게 타오르며 철괴를 두들긴다.
사방으로 불똥이 튀어 오르며 불길이 요동치는 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정상적이지 않았지만.
“와…….”
“금속에 색이…….”
다섯 빛깔의 불꽃을 머금으며 가열되고 있는 금속의 모습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별도로 스킬을 사용한 것일까. 같은 재료를 사용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후보생들이 멍하니 보고 있을 때.
‘과연. 그런 거였나.’
이세훈의 불꽃, 오색화마가 어떤 기술인지 파악한 김인철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겉보기에는 무척이나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오색화마의 효과는 간단했다. 다섯 종류의 발화석이 지닌 특성. 그것들이 서로 공명하여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저 친구가 노린 것은 화력의 강화. 그리고 철괴의 형질을 예민하게 바꾸는 것이겠지.’
모두 단조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으며 시간이 촉박한 것을 생각한다면 훌륭한 임기응변이었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위험성이 있었다.
철괴의 형질이 예민해지면 아주 작은 실수만으로도 걷잡을 수 없는 비틀림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파격적인 이세훈의 행보에 김인철은 더욱 흥미를 느꼈다.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물건을 부수고 도박이나 다름없는 선택을 했다. 그렇다는 것은…….’
추측, 아니 이제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에 김인철이 이세훈을 조용히 바라보았고.
화륵─
완전히 달궈진 금속이 모루의 위에 올라섰다.
카앙─!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금속을 두드린 망치. 단 한 번의 두드림이 수십 번을 두들긴 것과 같은 변형을 만들어냈고, 그 모습에 이세훈의 두 눈이 번뜩였다.
‘됐다.’
오색화마의 불길이 금속에 충분히 배어들었다.
이제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신한 이세훈은 망치를 꽉 움켜쥐며 있는 힘껏 두드리기 시작했다.
카앙! 카앙! 카앙!
망치가 금속을 두들길 때마다 불똥이 튀어 오르고, 움켜쥔 손에서부터 핏방울이 흩뿌려진다.
방금 발화석을 공명시킬 때 생긴 화상. 손을 보호해줄 마력이 부족해 생긴 상처였는데 그게 망치질을 하면서 찢어져 피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후보생, 아니, 어지간한 대장장이들도 참을 수 없을 고통. 하지만 이세훈이 내뱉는 것은 비명이 아니었다.
“흐흐흐…….”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어져가는 금속을 바라보며 새어 나오는 희열, 진짜로 기분 좋다는 듯이 웃는 이세훈의 모습에 주변 후보생들이 질색했다.
‘미. 미친놈이다.’
‘역시 정상이 아니야.’
단 한 명의 후보생이 시험장 전체를 압도한다.
특이함을 넘어 이제는 압박감마저 느껴지는 거대한 존재감에 모두의 집중이 흐트러지고 있을 때.
“집중.”
김인철의 중후한 목소리가 시험장 전체를 울려 퍼졌다.
“모두 자신의 작업물에 집중하도록.”
“예, 예!”
방금까지 어수선하던 후보생들의 분위기가 금세 다 잡혔고 시험장에 마지막 마무리로 칼을 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킬을 사용해 시험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정리해낸 김인철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던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정말 망설임이 없는 건가…….’
후보생들과 같이 아직 미숙한 대장장이들은 단조 중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한 번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수십 번의 망치질을 다시 해야 하며, 어떨 때는 아예 만들던 것을 폐기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앙!
하지만 이세훈은 망설이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일 수 있음을 알면서도, 마치 자신이 실수할 리가 없다는 확신을 가진 것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어수선해진 시험장을 정리할 겸 이세훈의 망설임을 없애주기 위해 스킬을 사용했던 김인철이 쓴웃음을 지었다.
‘쓸데없는 짓을 했군.’
차분해진 시험장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고, 홀로 울려 퍼지던 이세훈의 망치질이 멈췄다.
“……됐다.”
약 60㎝ 정도 되는 직도. 겉보기에는 평범했지만 이 물건의 진가는 담금질을 통해서 드러나게 된다.
냉각석이 담긴 물통을 가져온 이세훈은 곧장 담금질에 들어갔다.
치이이익!
냉수에 담기자 검날이 순식간에 식었고 그 과정에서 휘어졌던 검신을 다시금 망치로 두드려 조정한다.
그리고 검신이 완전히 모양을 갖췄을 때쯤에 조금씩 완성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허…….”
직도 전체에 은은하게 드러나는 다섯 빛깔의 색.
화로에 피어 있는 오색화마와 같이 층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새겨져 있었는데 묘한 신비감이 직도 전체에 감돌았다.
‘철괴에 배인 불꽃의 마력이 표면에 남은 건가.’
너무 화려하지도 않으면서도 확연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자신이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물에 김인철은 작게 감탄하며 시간을 바라보았다.
‘남은 시간은…… 5분.’
날을 세우기에는 조금 빠듯하지만 그래도 외날인 직도이니 절약될 것이다. 아마 처음부터 시간을 배분해서 저런 형태로 만들었으리라.
사아악. 사아악.
이세훈의 양팔이 앞뒤로 움직이며 직도의 칼날이 숫돌을 저미듯이 날카롭게 스쳐 지나간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고 소매를 찢어 응급처치해둔 손에서는 피가 스멀스멀 배어 나왔지만 이세훈의 움직임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마치 주변과 유리되어 가는 감각. 거기에 이세훈의 정신이 완전히 빠져들려던 찰나.
“남은 시간 1분. 모두 마무리하도록!”
김인철의 목소리가 그를 일깨웠다.
“……쯧.”
마음과 같아서는 좀 더 갈았으면 싶지만 미완성인 물건을 제출할 수는 없다.
그래도 처음처럼 못 볼 수준은 아니었기에 이세훈은 재빠르게 준비해 둔 자루에 칼몸을 끼워 넣어 망치질로 단단히 고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명천으로 칼날을 깔끔하게 닦아냈고.
“그만!”
회귀 후 첫 무구가 완성되었다.
[무구 ‘오색화도’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직 어린 대장장이에게서 나온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직도!
부여된 마력과 재료의 질은 떨어지지만 거기에 사용된 기술만큼은 일류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판정 결과 ‘오색화도’의 등급은 ‘고급’입니다.]
[스킬 ‘불꽃의 장인(C)’을 습득하셨습니다.]
이세훈의 앞에 떠오르는 반투명한 창.
자신의 능력을 완벽히 활용하여 무언가를 이뤄냈을 때만 나타나는 ‘결산창’. 다른 후보생들은 구경도 못 할 업적이었으나.
“…….”
정작 이세훈은 못 볼 거라도 본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졌다.
‘고급…….’
무구의 수준을 나타내는 등급인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 [신화] 중 두 번째 등급인 고급.
아직 제대로 된 스킬도 없었고, 마력도 부족했으며 재료의 질도 떨어졌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뿌드득.
하지만 회귀 전 전설, 그 이상의 등급도 만들어낸 적 있던 이세훈에게는 치욕이라고밖에 설명되지 않았다.
‘참자…… 그래 참는 거야.’
앞의 검은 지금 몸 상태를 기준으로도 엉망이었지만, 이번에는 120%를 끌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파괴충동을 이세훈이 억누르고 있을 때. 한인성이 시험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작이 끝났으니 이제 채점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채점 과정은 그리 특별한 것도 없었다.
호명된 후보생이 자신이 만든 무구를 설명하고 김인철이 그것을 살펴보며 질문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검증’이었다.
“여기 단상 위에 놓인 주괴는 ‘자생철’이라 불리는 금속입니다. 준수한 강도를 지니고 있으며 마력을 불어넣으면 수복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지요.”
은색 바탕에 초록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금속. 회귀 전에 질리도록 다뤄본 재료를 본 이세훈은 검증과정이 무엇인지 대강 알아차렸다.
“후보생들의 검을 이 자생철에 휘둘러 상처의 깊이만큼 점수를 매길 겁니다. 그럼 호명하는 번호의 후보생들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한인성에 의해 한 사람씩 후보생들이 불려 나갔고, 김인철에 의해 평가받고 자생철을 향해 무구를 휘두른다.
이세훈은 심드렁하게 그 과정을 지켜보았지만 다른 후보생들은 모두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시간을 그렇게나 줬는데 균형도 제대로 안 잡혀있군. 기본부터 다시 배우는 게 좋겠어.”
파캉!
“화려함은 좋지만 이렇게 실속이 없어서야 의미가 있겠나? 의장용 검도 최소한의 강도는 요구한다네.”
파캉!!
“뭘 만들고 싶었는지, 뭘 만든 지도 모르겠군. 내가 해줄 말은 그게 다일세.”
파캉!!!
심장을 후벼 파는 김인철의 혹평과 그것이 사실임을 증명하듯 상처 하나 남기지 못하고 부러지는 검들.
간혹 부러지지 않는 물건들도 나오긴 했지만 그마저도 생채기나 겨우 남길 뿐. 상처를 남겼다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앞에 채점한 그대로군.’
과정이 좋지 않았는데 결과물이 좋게 나올 리가 만무하다.
형편없는 결과였지만 김인철은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이 검증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은 한 명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289번!”
289번 후보생, 이세훈은 담담하게 앞으로 나가 한인성에게 오색화도를 건네주었다.
“이제 설명을…… 어?”
김인철에게 오색화도를 건네주려던 한인성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모습에 이세훈이 담담히 이야기했다.
“무구의 등급은 고급…… 입니다. 설명은 말솜씨가 안 좋으니 그냥 정보창으로 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설명하다가 반말이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 고작 고급인 무구의 성능을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세훈은 심드렁하게 이야기했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주변의 이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고급 등급?”
“이런 재료로 어떻게……?”
다른 후보생들도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면 고급 등급 정도야 간단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재료가 받쳐줘야 가능했다.
그런데 입학시험에나 쓰이는 이런 평범한 재료들로 가지고 고급 등급의 무구를 만들어냈다?
합격이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 1조 후보생들도 쉽게 해낼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한 조교. 자네만 볼 건가?”
“예? 아, 예! 죄송합니다!”
뒤늦게 정신 차린 한인성이 오색화도를 건네주었고, 김인철이 조용히 그것을 살펴보았다.
[오색화도五色火刀]
[등급 : 고급] [품질 : 중상]
다섯 개의 불꽃이 새겨진 직도.
검신에 압축된 불꽃이 마력과 반응하여 다채로운 색을 띤다. 만들어낸 대장장이의 잠재력이 엿보이는 물건.
*부여된 마력의 성질에 따라 검신의 색과 성질이 조금 변화합니다.
“…….”
앞선 후보생들의 검을 살펴보는 데 쓰인 시간은 약 20초. 하지만 김인철은 정보창을 읽고 나서도 오색화도를 신중히 살펴보았다.
마치 무구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되짚어 보는 모습. 그렇게 5분 정도가 흘렀을 때.
“이건 제출할 만한 수준인가?”
여러 뜻이 함축된 물음에 이세훈이 담담히 대답했다.
“지금으로써는 그렇…… 겠군요.”
저것도 부수고 싶은 것은 매한가지지만, 지금은 그게 최선이니 참는다.
다른 후보생들이 들으면 복장 터질 소리를 태연히 하는 이세훈의 모습에 김인철이 놀란 표정을 짓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핫! 그렇군. 나도 눈이 높은 편인데…… 아무래도 자네는 나보다 더한 모양이야.”
단순히 눈만 높으면 주제를 모르는 오만함이지만, 거기까지 올라설 재능과 실력이 있다면 올곧은 향상심이다.
“따로 할 말은 없군. 굳이 말하자면 육체 단련과 마력 단련을 열심히 해라 정도인가. 아, 그리고 상처는 치료받고 가게나.”
검증은 할 것도 없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김인철.
부정이라고 항의할 수도 있었지만 후보생들 중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없었다.
겉으로만 봐도 자신들의 검과는 차원이 다른 데다 고급 등급이라는데 따질 게 뭐 있겠는가.
“검증은 안 합니까?”
하지만 이세훈은 그것을 꼭 봐야겠다는 듯이 이야기했고, 그 모습에 김인철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꼭 해야겠나?”
“예. 나중에 이상한 말을 듣고 싶진 않습니다.”
“……그것도 그렇긴 하군. 한 조교.”
“아, 예.”
김인철에게 오색화도를 건네받은 한인성이 자생철의 앞에 섰고, 이세훈이 팔짱을 낀 채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될까.’
‘저 정도면 절반은 파고드는 거 아냐?’
재료를 생각하면 한계가 명확하지만, 고급 등급이라면 절반은 파고들지 않을까.
모두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치켜들어진 오색화도가 있는 힘껏 자생철을 향해 휘둘러졌고.
서걱.
아무런 걸림도 없이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졌다.
“……어?”
검을 휘두른 한인성도, 뚫어져라 바라보던 후보생들의 예상도 아득히 벗어난 결과물.
“하아. 재생시키는 데 시간 좀 걸리겠군.”
그 결과를 예상하였던 김인철은 쓸데없이 길어진 시험시간에 한숨을 내쉬었고.
‘뭐. 괜찮네.’
저 정도면 굳이 부술 필요는 없겠다며 이세훈은 마음을 고쳐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