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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601화 (600/653)

제601화

“이쪽은 제 손님이니, 대주님은 뒤를 맡아주세요.”

라온이 손가락을 들어서 도리안과 엘프들이 타고 있는 나룻배를 가리켰다.

“그래!”

리메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바로 나룻배로 달려갔다.

-…저 귀때기가 정말 네 스승이 맞는 거냐?

‘글쎄….’

한 번 정도는 머뭇거릴 줄 알았는데, 그는 자그마한 망설임도 없이 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매번 느끼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고집부리는 것보다는 저게 편해.’

리메르는 왼팔로 검을 쓰는 게 익숙하지도 않고, 홍염귀와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도 완치되지 않았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물러나주는 게 함께 싸우자고 고집을 부리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네놈….”

라온은 시란의 갈라진 음성을 듣고 시선을 돌렸다.

“방금 뭐라고 했느냐!”

“그렇게 손주가 보고 싶다면 그 곁으로 보내준다고.”

살의를 숨결의 형태로 내뱉는 듯한 시란을 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비슷하군.’

시란과 틸러는 외모만이 아니라, 쓰레기 같은 성격까지 비슷했다.

손자가 해 왔던 악행들을 알고 있을 텐데, 당당히 복수하겠다고 튀어나온 게 우스웠다.

‘그렇다고 실력까지 우습게 봐서는 안 되겠지만.’

긴장감으로 격하게 뛰는 심장을 가라앉혔다.

시란은 한참 전에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고수고, 그가 사용하는 무기는 낚싯대다. 처음으로 상대해보는 무기였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한심하구나.

라스가 라온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저런 잡것 따위는 손가락 하나로 눌러 죽이면 되잖느냐.

‘그건 너나 가능한 일이고.’

-그럼 어떻게 해서든 빨리 처리해. 배고프단 말이다!

‘….’

녀석의 말을 무시하고, 시란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후우우….”

시란이 건조한 숨을 내뱉으며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동자를 드러냈다.

“뼛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지워주마!”

그가 포효를 내지르며 쇄도해왔다. 물 위를 달리는 모습이 늑대처럼 표홀하면서도 경쾌했다. 강물 위에서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보법 같았다.

치이이잉!

시란이 한 손에 쥐고 있는 회색 낚싯대를 정말 낚시라도 하듯 내던졌다.

한 호흡을 내쉬기도 전에 그가 던진 낚시찌가 눈앞에 이르러 있었다. 찌를 휘감은 강환이 빠르게 회전하며 왼쪽 가슴을 파고들었다.

라온이 호흡을 멈추고, 무릎을 굽혔다.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은 제천검의 검극으로 불꽃의 강환을 일으켰다.

쩌어어어어엉!

강환과 강환이 맞부딪치며 두꺼운 페렌 강이 반원의 형태로 파여 나갔다. 어마어마한 물기둥이 치솟았다가 소나기처럼 떨어져 내렸다.

투명한 빗방울 속에서 은색의 섬광이 비친다. 시란이 쏘아낸 낚싯바늘이었다. 바늘의 끝에 섬뜩한 정도로 날카로운 강환이 맺혀 있었다.

라온은 대기 자체를 가르는 낚싯바늘을 향해 서리연을 펼쳤다. 제천검의 칼날이 낚싯바늘을 쳐내고, 그 뒤를 쫓는 서리의 검극으로 시란의 목을 노렸다.

쩌어어어엉!

시란은 그랜드 마스터답게 차분히 낚싯대를 세워 서리의 칼날을 꺾어버렸다.

‘서리연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는 서리연에 두 번째 칼날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바로 낚싯대로 방어 태세를 취했다. 아무래도 내 무학을 조사한 것 같았다.

‘하긴 내 얼굴을 수천 번 그렸다고 했으니까.’

상대는 내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반면, 나는 적의 정보를 거의 알지 못하고 낚싯대라는 생소한 무기까지 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치이이잉!

시란이 전신을 이용하여 낚싯대를 휘돌린다. 그의 머리 위에서 회전하는 낚시찌와 바늘이 페렌 강의 물길을 일으켰다.

도도하게 흐르던 강물이 역행하며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냈다. 강물에 오러를 더한 것이다.

고오오오오오!

라온이 불의 고리를 운용했다. 심장을 휘감은 여덟 개의 고리가 공명하며 상단전의 문을 열었다.

허공으로 떠오른 물방울이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가라앉고, 피부에 닿는 물기가 소스라칠 정도로 차갑게 느껴진다. 극한의 집중력. 초상승의 영역 속에서 시란을 향해 나아갔다.

“어딜!”

시란은 낚싯대가 유리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법을 밟으며 낚싯줄을 튕겨 냈다.

라온이 태화보를 운용하며 어깨로 떨어지는 낚싯줄을 쳐냈다.

쩌어어어엉!

낚싯줄과 검이 부딪치는데, 바위가 충돌한 듯한 굉음을 터져 나왔다.

라온은 팽팽하게 당겨진 낚싯줄을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낚싯줄에 강환만이 아니라, 의념까지 담았군.’

너무 노골적이라 모를 수가 없는 감정이었다.

‘살의.’

나를 죽이겠다는 살기만 가득 차 있어.

본래 무인들은 각자가 살아온 방향에 따라 자신만의 의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시란은 지금까지 쌓아두었던 무인의 의념을 포기하고, 나를 죽이겠다는 복수의 열망만을 채워 넣었다. 본인이 죽어도 기필코 나를 죽이겠다는 저주와도 같았다.

화아아아아아!

라온이 만화공의 불꽃으로 시란의 낚싯줄을 밀어내며 어금니를 꾹 씹었다.

‘내 의념은 절대 꺾이지 않는 것.’

나를 죽이겠다는 살의와 부딪쳐서 이긴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흥!”

시란은 낚싯줄이 끊어지기 전에 스스로 탄력을 죽였다. 줄에 힘을 푼 뒤 낚싯바늘을 튕겨 오른팔의 힘줄을 노려왔다.

라온은 아래로 내려간 제천검 대신 왼손으로 진혼검을 뽑았다. 서리를 들이마신 요기의 칼날로 낚싯바늘을 거칠게 후려친 후 시란을 향해 돌진했다.

파아아앙!

시란은 본인에게 유리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시 강물을 타는 듯한 보법을 밟았다.

‘빠르지만….’

내가 더 빨라.

거칠어진 물살을 박살내며 태화이보를 밟았다.

튀어 오른 강물이 떨어지기도 전에 두 번째 발을 내디디며 나아갔다. 급격하게 빨라진 속도 때문에 시야가 어둑해 보일 정도였다.

태화보는 만검과 닿아 있기에 검술이 성장할수록 더 현묘해지는 보법이다. 그랜드 마스터가 된 이후 태화보의 속도에 일어난 변화는 진화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크으으윽!”

시란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낚싯대에 무시무시한 양의 오러를 담아서 내리쳐왔다.

라온은 하늘을 가를 듯이 떨어지는 낚싯대를 향해 염주벽을 일으켰다.

쿠와아아아아앙!

강대한 힘과 힘이 경합하며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사위를 휩쓴다. 강이 아니라, 바다가 된 듯 거대한 해일이 치솟았다.

치이이이잉!

시란은 그 해일에 오러를 휘감아 공세를 이어갔다. 눈앞이 꺼뭇한 색의 수벽으로 가득 찼다.

라온은 거인의 손아귀처럼 뻗어오는 해일을 향해 적섬을 그어 내렸다.

쩌어어어억!

붉게 물든 열선이 오러로 응집된 해일의 중심을 갈랐다. 꿈결처럼 갈라진 파도 속에서 시란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보였다.

하지만 그는 노련한 무인답게 다시 거리를 벌려놓고 좌측으로 젖혀둔 낚싯대를 휘둘렀다.

갈라지는 강물의 선을 따라 뻗어온 낚싯바늘이 심장을 부술 것처럼 사나운 기세를 뿌렸다.

치이이잉!

라온은 바로 잡고 있던 진혼검으로 낚싯바늘을 찌르며 손아귀의 마나회로에 끌어 모았던 만화공의 오러를 폭발시켰다.

만화공 천화.

염룡결.

불길 속에서 태어난 화룡이 웅대한 포효를 내지른다. 화염의 숨결이 강물을 증발시키며 뻗어나갔다.

쿠오아아아아아아!

염룡결과 시란이 일으킨 물의 파동이 격돌하며 강 전체가 뒤흔들린다. 홍수가 터진 듯 강물이 마구잡이로 뻗어나갔다.

“크으으윽!”

시란은 낚싯대를 잡은 손아귀를 부르르 떨면서 더 차갑고 지독한 살의를 드러냈다.

라온이 시란의 일그러진 눈동자를 마주하며 입술을 가늘게 씹었다.

‘그 살의마저 꺾어주마.’

*     *      *

촤아아악!

나룻배로 다가오던 남북맹의 무인들이 리메르의 일검을 견디지 못하고, 피를 뿌리며 강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우측에서 접근하던 놈들은 시얀이 부리는 물의 최상급 정령 때문에 근처에 오지도 못한 채 배가 뒤집혔다.

레이란은 시위에 다섯 발의 화살을 건 채 물속으로 화살을 쏘아냈다.

잠수해서 접근하던 남북맹의 무인들이 머리에 화살이 박힌 채 떠올랐다.

그 사이에 도리안은 오리발 형태의 노를 저어서 물가에 빠진 엘프들을 모두 구해냈다.

홍염귀와의 전투에서 손을 맞춘 덕분에 모두는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다 온 거 맞지?”

리메르는 나룻배에 탄 엘프들의 살피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네. 전부 구했습니다.”

레이란이 엘프들의 숫자를 세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망했다 싶었는데, 다행이네.”

리메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서 강 상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라온과 시란은 파도치는 강물을 땅처럼 뛰어다니며 용호상박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깝네….’

낚싯대를 사용하는 고수는 만나기 힘든데, 내상 때문에 라온에게만 맡기는 게 아쉬웠다.

‘잠깐만 아깝다고?’

조금 전 자신이 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언제였지.’

단전이 망가졌을 때도 고수와 싸우지 못해서 아깝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이제 와서 강자와 싸우지 못해 아쉽다니, 어렸을 때나 하던 생각이었다. 왜 갑자기 그런 마음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설마….’

리메르는 시란의 난해한 공세를 모조리 꺾어버리는 라온의 등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저 녀석의 전투 때문인가.’

상대가 누구든, 얼마나 강하든 절대 물러나지 않고 정면에서 싸우는 라온의 전투에 피가 끓어오른 것 같았다.

왼손을 들어 오른쪽 어깨를 매만졌다.

솔직히 말해서 의수를 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왼팔로 검을 휘두르는 연습을 하기는 했지만, 딱히 절실하게 단련하지도 않았다. 복수도 이뤘으니, 검사로서의 내 삶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온과 함께 홍염귀를 상대하고, 오늘 시란과 라온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에서 꺼졌던 불길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런 말도 있었지….’

남 위에 서는 자는 등으로 사람을 이끄는 법이라고.

라온은 한 번도 내게 다시 서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행동으로 다시 검을 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제 정말 왕의 그릇이 되어가는 건가.’

리메르는 편안한 자세로 나룻배에 주저앉은 채 미소를 그렸다.

‘물러설 때가 되기는 했지. 다만….’

뒷방 늙은이로 살지는 않아야겠어.

*     *      *

시란은 강물의 파도에 오러를 일으켜 강환의 위력을 강화했다. 강물처럼 도도하게 이어지는 오러의 파동이 사납게 솟구쳤다.

치이이이잉!

라온이 제천검을 쥐고 있는 오른손에 힘을 풀었다. 요동치는 물길을 그 흐름에 따라 가르며 시란이 일으킨 강환을 베어냈다. 상대의 힘을 이용하는 상승의 무리였다.

“건방진 놈!”

시란이 이를 갈며 낚싯대를 뚝 떨어뜨렸다. 가볍게 휘어지는 듯한 낚싯대와 낚싯줄에서 강렬한 살기가 비쳤다.

라온은 낚싯대가 어깨를 향해 추락하는 순간 강물을 밟고 있던 다리의 마나회로에 만화공을 집중시켰다.

강물을 터트리며 나아가 시란의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하단전에서 솟구친 오러가 중단과 상단으로 이어지며 광활한 의념이 일어선다.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살의로 가득 찬 낚싯대를 막아섰다.

쩌어어어어어엉!

낚싯대와 낚싯줄이 거세게 튕겨 나갔지만, 시란의 공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만으로 낚시찌와 바늘을 움직여서 등을 노리고 있었다.

‘이젠 익숙해.’

시란과의 싸움을 이어가며 그가 어떤 호흡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했다. 이제 눈빛만 봐도 그의 오러 운용이 느껴질 정도였다.

라온은 어깨를 가슴 안쪽으로 접어서 낚싯바늘을 흘려낸 후 시란을 향해 한 발 더 다가갔다. 두꺼운 강물이 솟구쳐 길을 막으려 했지만, 진혼검의 요기로 찢어버렸다.

쩌어어억!

제천검의 칼날이 처음으로 시란의 가슴을 갈랐다. 얇은 상처였지만 열기 때문에 상흔 주변이 검게 타들어 갔다.

“크으으윽!”

시란은 심한 고통을 느낀 듯 바드득 소리가 나도록 이를 갈았다.

“이놈!”

그가 좌측으로 물러서며 뒤로 빠져있던 낚싯대를 당겼다.

라온은 진혼검으로 낚싯줄을 쳐낸 후 광아검의 묘리를 담은 제천검을 내리쳤다.

쩌어어어어엉!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한 시란의 낚싯대가 부러질 것처럼 흔들렸다.

진혼검으로는 낚싯줄을, 제천검으로는 낚싯대를 밀어내며 힘으로 시란을 압박했다.

“크흐흐.”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시란이 입매를 비틀었다.

“와 주었군.”

“뭐?”

“이제 끝이다!”

시란이 괴성을 지르며 억지로 낚싯줄을 끊었다. 팽팽했던 줄이 뚝 끊어지며 진혼검이 시란의 허리를 날카롭게 가르고 지나갔다.

‘무기를 포기하다니!’

라온이 눈매를 찡그릴 때 시란이 히죽 웃으며 낚싯대로 강물을 휘저었다. 그의 노회한 눈빛에 다시 한번 진득한 살기가 치솟았다.

쿠와아아아아아!

페렌 강의 널찍한 강줄기가 모조리 일어나며 거대한 용의 형상을 그렸다. 수룡. 하늘로 승천하려는 듯한 물의 용이 시꺼먼 아가리를 벌렸다.

수룡은 강 자체를 지워버리는 듯 어마어마한 압력을 일으키며 떨어져 내렸다.

비늘 하나하나에 지독할 정도의 살의가 담겼다 조금이라도 닿는다면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터져나갈 정도였다.

‘이걸 기다리고 있었군.’

시란이 흥분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그는 올가미를 던져놓고, 내가 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단해.’

손주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서 연기를 하다니, 경악할 정도의 인내심이었다. 괜히 남북맹의 원로원주가 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줬어.’

시란은 전투를 치르며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고, 8성에 이른 불의 고리 덕분에 그의 무학은 이미 낱낱이 파헤쳐진 상태였다.

치이이잉!

라온이 하늘조차 가려버린 시란의 수룡을 보며 제천검을 곧게 잡았다.

시란의 의념 자체인 수룡을 깨부수기 위한 검을 떠올리며 호흡을 잠갔다. 왼발로 강물을 짓누르며 허리에 붙여두었던 제천검을 위로 뻗어냈다.

‘손자라….’

시란의 눈동자와 비슷하게 일그러진 수룡의 눈을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도 글렌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복수를 해주실까?’

아마 안 하겠지.

이 싸움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고 해도 일대일의 결투였으니까. 천생 무인인 글렌은 복수를 하지 않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다.

나 역시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게 어울리는 사람은 시란이 아니라 글렌이다.

하늘이자, 목표 그 자체인 글렌을 떠올리며 만화공과 글래시아를 극성으로 끌어냈다.

“강은 하늘에 닿을 수 없다.”

창궁검 사초식 창궁첨철.

검극을 따라 피어나는 장대한 빛줄기가 하늘을 가리고 있는 수룡의 머리를 꿰뚫었다. 오연히 빛나는 검이 하늘과 맞닿으며 황금빛 광휘를 뿌렸다.

창대한 푸른빛이 다시 세계에 드리웠을 때 허공에서 시꺼먼 도끼 하나가 날아들었다.

‘저건!’

라온이 방어를 위해 진혼검을 들었지만, 도끼는 시란의 머리통을 향해 떨어졌다.

쿠와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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