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1화
라온이 가늘게 떨리는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역시 꿈이 아니었군.’
이마에 나뭇잎 몇 장을 붙이고 있는 너구리 한 마리가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당당히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스. 네 말이 맞았어.’
이 상황을 완벽하게 예측했던 라스를 툭툭 쳤다.
‘라스?’
-끄어어….
라스는 칼에 찔리기라도 한 듯한 신음을 흘리며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아무래도 멀린의 등장에 놀라서 기절한 것 같았다.
‘마왕을 기절시키는 인간이라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라스를 주워서 어깨에 얹었다.
“일단 이쪽으로 와.”
라온은 멀린에게 손짓을 하고서 아직 잔해를 치우지 않은 가주전 안쪽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도록 기막을 친 후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의자에 앉았다.
“이런 배려 너무 좋아.”
멀린이 반대편에 놓아둔 의자에 앉으며 생글거렸다.
“됐고. 계속 여기에 있었던 거야?”
“응. 네가 여기에 있는데 내가 왜 떠나겠어.”
그녀는 당연한 것을 왜 묻냐며 머리털을 우아하게 쓸어 올렸다. 지금 본인이 너구리라는 걸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일단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겠지. 렉타르 님을 막아줘서 고마워.”
라온이 멀린에게 고개를 숙였다.
‘멀린이 없었으면 훨씬 힘들었을 거야.’
멀린이 나타났기에 성검련의 간부가 렉타르에게 돌아가자는 말을 꺼낼 수 있었다. 그녀 덕분에 모두가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리 사이에 왜 그런 인사를 해.”
멀린은 고맙다는 말 같은 건 하지 말라며 털이 수북하게 난 손을 흔들었다.
‘우리 사이라….’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를 묻고 싶었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말이 있었다.
“너 이래도 괜찮은 거야?”
라온이 의자의 팔걸이를 매만지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응? 뭐가?”
“바레네에 있을 때는 백혈교를 방해했고, 이번에는 성검련을 막아섰잖아. 에덴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는 거 아니냐고.”
“아닌데.”
그녀는 걱정한 사람이 당황할 정도로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난 너를 만나기 전에도 내 마음대로 살았거든. 미친년이 미친 짓 했다고 생각하고 별말 안 할걸.”
“허….”
“아아, 이거 좋네. 네가 걱정해주니까. 오싹해….”
멀린이 양팔을 쓰다듬으며 뺨에 홍조를 띄웠다. 살다 살다 너구리의 볼이 빨개지는 걸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문제가 생겨도 별 상관없어. 에덴을 나오면 되니까. 지금 내가 에덴에 있는 건 네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야.”
그녀는 에덴의 목표인 환원에는 관심 없다며 손을 흔들었다.
“내가 걱정하는 게 그게 아니야.”
라온이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켰다.
“타천이나 다른 에덴의 간부가 너한테 제약을 걸어 놓았을 수도 있잖아.”
“응. 걸었어.”
멀린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풀었어.”
“허?”
라온이 담담하게 웃는 멀린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타, 타천이 건 거 맞지?”
“응. 인지하기 힘들 정도의 제약이었고, 복잡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풀었지.”
멀린은 말을 나눌수록 헛웃음을 나오게 하는 여자였다.
“세뇌 같은 건가?”
“세뇌는 아니고,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제약이야.”
그녀가 방식을 말해주었지만, 마법 쪽이라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타천의 마법을 풀다니, 역시 대단하네. 그런데….’
타천이 그거 하나만 남겼을까?
타천은 에덴의 수장이고, 대륙 전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마법사이자, 주술사다. 그런 그가 고작 하나의 제약만 걸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놈에게서는 데루스와 같은 냄새가 나니까.’
전생의 나도 세뇌를 풀었다는 만족감에 그 이상의 대비를 하지 않고, 로베르트 가문을 떠날 날만 기다렸다.
하지만 데루스는 감정까지 읽을 수 있는 레이지 웜을 이용하여 내 계획과 생각을 모두 읽고, 선수를 쳤었다.
타천도 쉬운 인간이 아니었기에 최대한 조심해야 했다.
“그 마법 말고, 다른 제약이 걸렸을 수도 있으니까. 날 잡고 전체적으로 다 살펴봐. 머리 같은 곳만이 아니라, 심장이나 장기까지. 레이지 웜을 넣어두었을 수도 있잖아.”
라온은 멀린에게 전생에서 깨달았던 조언을 해주었다.
‘조금 말이 많았나?’
쓸데없는 말까지 해서 괜한 참견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응. 알겠어!”
하지만 멀린은 오히려 좋다는 듯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너도 조심해. 오마 중 셋이 널 노리고 있잖아.”
멀린은 반대로 라온에게도 몸조심을 하라며 손을 두드렸다.
“백혈교, 성검련, 흑탑이 손을 잡았다고 하던데, 사실이야?”
라온이 그녀가 말한 오마 중 셋의 이름을 말하며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두드렸다.
“맞을 거야. 백혈교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성검련주와 흑탑주는 따로 만났다고 들었어.”
멀린이 평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랬군.”
용현검주의 반응으로 추측했던 성검련과 흑탑의 동맹은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대륙의 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 같았다.
“너희 에덴은?”
“우리는 딱히 다른 곳이랑 연합을 할 생각은 없어 보이던데.”
멀린이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타천이나, 다른 간부들의 목표는 오직 환원뿐이야. 그건 천마 쪽도 마찬가지라서 다른 세력과 동맹할 이유가 없어 보여. 다만….”
그녀가 손을 들어 올려서 뺨을 톡톡 두드렸다.
“남들이 일으킨 사건에 손을 얹는 정도는 가능하겠지.”
“결국 에덴도 주의해야 한다는 거로군.”
“맞아. 타천은 성검련과 백혈교, 흑탑이 육황과 제대로 맞붙기를 기다리고 있어. 그 틈에 본인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그 계획은?”
“나도 몰라.”
멀린은 타천의 계획은 본인만이 알고 있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아, 맞아! 축하가 늦었네. 그랜드 마스터 축하해!”
멀린은 갑자기 손뼉을 치며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고 외쳤다. 정말이지 종잡을 수 없는 여자였다.
“고, 고맙다.”
라온이 픽 웃었다. 어쩌다 보니, 멀린이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것을 축하해 주는 첫 번째 사람이었다.
“너라면 분명 초월에도 닿을 수 있을 거야.”
멀린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 눈동자를 반짝였다. 다만 동물의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배를 벅벅 긁었다.
“아, 좋은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네. 이만 가봐야겠어.”
라온이 멀린의 입을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먹이인가? 아니면 털 고르기?’
너구리가 무엇을 요구할지 모르기에 전투를 치르는 듯한 긴장감이 차올랐다.
“이 아이는 온천에 들어가 보고 싶대.”
“오, 온천…?”
아예 생각도 안 하던 단어가 튀어나와서 머리가 멍해졌다.
“얘 목욕 좀 시켜줘!”
“잠깐!”
라온이 멈춰 세우려고 했지만, 멀린은 이미 사라지고 그녀와 달리 네 발로 움직이는 너구리만 남았다.
“꾸우.”
너구리는 빨리 온천을 만들라며 통통한 손으로 발목을 두드렸다.
‘이 밤에 땅을 파고, 물을 데워야 하나….’
라온이 다시 한번 눈을 질끈 감았다.
* * *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광풍대는 격한 전투를 치른 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한 채 바로 가문으로 복귀했다.
라온은 활짝 열려 있는 지그하르트의 정문을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왜 문이 열려 있지?’
지그하르트의 정문이 열려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가문의 일원이라고 해도 신분을 파악한 후에야 문을 열어주는데,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어떤 사건일지를 예측하면서 정문 앞으로 다가가자, 외총관 일리운이 벼락처럼 튀어나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의 왼쪽 눈두덩이가 시꺼멓게 멍들어 있었다.
“오셨습니까!”
일리운은 아리스를 향해 허리가 직각이 되도록 고개를 숙였다.
“어. 외총관. 수고해.”
아리스는 싱긋 웃으며 일리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옙!”
일리운은 아리스의 손이 닿은 어깨를 부르르 떨 뿐 허리를 세우지 않았다.
“허….”
라온이 그 모습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뭐지?’
외부의 강자가 찾아왔을 때도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는 외총관 일리운이 콩벌레처럼 쭈그러드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신경 쓰지 마. 예전에 좀 투닥 거려서 그래.”
아리스는 라온의 당황한 눈빛을 읽고서 픽 웃었다.
“좀 투닥인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패지 않았나?”
리메르가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저었다.
“외총관 팔다리가 다 부러져서 두 달 넘게 병실에만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걸 보니까. 또 때렸구만.”
그는 옛일을 상세히 밝히며 짧게 혀를 찼다.
“입 닫아… 어?”
일리운이 리메르에게 인상을 쓰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팔이!”
그는 오른쪽 소매가 텅 비어 있는 리메르를 보며 입술을 떨었다.
“뭐, 그렇게 됐어.”
리메르는 목숨을 잃은 것보다는 낫지 않냐며 옅게 웃었다.
“이런 미친놈! 그게 말이 돼!”
“괜찮아. 미래가 창창한 녀석들이 다 살았으니까. 한 놈은 벽을 뛰어넘기도 했고.”
그는 라온과 광풍대가 전부 살아남은 것으로 족하다며 눈을 내리감았다.
“음.”
일리운은 리메르의 뒤에 선 라온을 보고, 아리스를 마주했을 때처럼 눈동자를 떨었다.
“정말 그랜드 마스터가 된 건가.”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훈련생 신분으로 이 문을 나섰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랜드 마스터라니. 괴물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군.”
“운이 좋았습니다.”
“운으로 마스터는 될 수 있어도. 그랜드 마스터는 될 수 없다.”
일리운이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을 바짝 당겼다.
“멍청이를 챙기느라 수고하셨소. 귀환을 환영하오.”
그는 가슴에 손을 얹은 채로 지그하르트의 검례를 취했다.
라온이 일리운의 절도 있는 인사를 받으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외총관님?”
부대주가 된 이후 일리운이 어느 정도 예의를 차려주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정중한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놀랄 필요 없어.”
리메르가 옅게 웃으며 라온의 어깨를 꽉 잡았다.
“지금 네가 서 있는 곳의 위치가 이 정도라는 거니까.”
그는 앞으로 재밌는 일이 많을 거라며 기대하라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멍청이는 누굴 말하는 거야?”
리메르의 질문에 라온과 일리운이 동시에 그를 쳐다보았다.
“이, 이런 빌어먹을 놈들! 내가 왜 멍청이야!”
그가 발작하려 할 때 아리스가 크게 발을 굴렀다.
“빨리 안 와? 가주님이 기다리시잖아!”
아리스는 당장 안 뛰면 직접 끌고 가겠다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가죠.”
“끄으으응….”
라온은 얼굴이 붉어진 리메르를 데리고 가주전으로 향하는 중앙 대로를 걸었다.
“아리스 님이다….”
“역시 기세 자체가 달라.”
“대주. 아니, 전주들도 저 정도는 아닌데….”
대로를 지나는 지그하르트의 검사들은 아리스를 보며 그저 감탄만을 흘렸다. 다만 검사들이 탄성을 흘리는 건 그녀만이 아니었다.
“저, 저게 라온 지그하르트라고?”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어.”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다는 게 사실이었다니….”
“그, 그럼 용현검주를 잡았다는 것도 진짜잖아!”
“21살에 그랜드 마스터? 전대미문이다.”
“우리 가문에서 나온 게 다행이야. 다른 가문이나, 왕국이었으면 배 아파서 죽었을 텐데.”
라온은 검사들의 격한 반응을 들으며 눈썹을 가늘게 내렸다.
‘예전과는 반응이 달라.’
전에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검사들이 놀라거나, 감탄하는 반응을 보여준 적은 많았다.
하지만 직계나 직계를 따르는 검사들은 항상 질투와 혐오가 담긴 시선을 쏘아냈는데, 지금은 그게 전혀 없었다.
이 길에 서 있는 모든 검사가 경외를 담은 눈빛만을 보내왔다.
-당연한 것이니라.
라스가 검사들을 굽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마족할 것 없이 압도적인 힘과 재능에는 질투심조차 들지 않고, 그저 경외만이 차오르지. 이제 저놈들은 너를 같은 차원의 존재로 볼 수가 없느니라.
녀석은 앞으로 개기는 인간들이 확 줄어들 거라며 손을 털었다.
‘그렇군.’
라온은 내 안의 세계만이 아니라, 외부의 세계에서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가주전으로 향했다.
“오셨군요.”
가주전 앞에는 로엔이 나와 있었다. 그는 아리스에게 고개를 숙인 후 리메르를 보고서 잠시 입을 다물었다.
“…고생하셨습니다.”
로엔은 리메르와 라온에게 차례로 눈인사를 보내고서 알현실로 안내를 해주었다.
알현실의 문도 지그하르트 정문처럼 활짝 열려 있었는데, 중앙에 깔린 붉은빛 카펫의 양옆으로 가문 내에 있는 간부들이 서 있었다.
그 중심에 세워진 단상 위에는 언제나 그렇듯 글렌 지그하르트가 공허함을 담아낸 눈빛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광풍대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라온은 리메르가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임시 대주로서 단상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었다.
그를 따라 광풍대 모두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들라.”
글렌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리메르의 오른쪽 소매를 보고서 눈매를 찌푸렸다.
“광풍대주. 그 팔은?”
“제 실력이 부족했습니다.”
리메르는 글렌 앞에서는 어떠한 핑계도 대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광풍부대주.”
“예.”
글렌의 부름에 라온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보고서에 적혀있지 않는 내용들이 좀 있군.”
“좋지 않은 일은 직접 뵙고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라온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떠올렸던 생각을 그대로 읊었다.
“아리스.”
“예.”
“다 해결할 것처럼 나서더니, 저런 것도 막지 못한 것이냐.”
글렌은 이번에 아리스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이모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라온이 아리스에게 향하는 질책을 끊어내기 위해서 앞으로 나왔다.
“이모?”
카룬이 이모라는 단어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음….”
라온이 카룬을 보며 입술을 씹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아리스가 복귀하는 길에 계속 이모라고 부르라고 협박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지금 이모라고 한 것이냐?”
카룬은 잘 걸렸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곳에 네 이모가 어디 있냔 말이다! 주제도 모르는 망아지 놈이!”
“야.”
그가 잡은 기회를 이용하여 압박을 넣으려는 순간 아리스가 카룬의 앞으로 다가가 턱을 치켜들었다.
“뒈지기 싫으면 주둥아리 닫아.”
아리스는 진심으로 짜증이 돋은 듯 맹수처럼 사나운 눈으로 카룬을 노려보았다.
“내가 이모 소리 듣겠다는데, 네가 왜 지랄이야!”
“으음….”
카룬은 아리스에게서 피어나는 섬뜩한 기파에 벌린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턱을 떨었다.
“저 누님.”
데니어가 조용해진 가주전을 살피며 목소리를 낮췄다.
“가주님의 앞입니다. 그런 상스러운 소리는….”
“그래서 아가리라고 안 하고, 주둥아리라고 했잖아! 꼬우면 한판 붙던가!”
“…….”
가주전이 더 고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