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518화 (517/653)

제518화

-드래곤 구이 좋지! 씹는 맛이 있는 고기이니라!

라스는 구미가 당기는 듯 아리스에게 다가갔다.

-드래곤 구이를 대접한다면 이 도둑 계집을 용서해줄 생각도 있느니라!

녀석은 어느새 도둑 계집이 된 아리스를 향해 거만하게 턱짓했다.

‘제발 조용히 좀 해.’

라온은 허공에서 춤을 추는 라스를 밀어내고, 아리스의 냉랭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저 평안과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저런 표정을 지을 줄은 몰랐다.

“미쳐 날뛰는 광룡이라면 드래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 드래곤이지.”

아리스가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광룡 카이바르라고 혹시 못 들어봤어?”

“예.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하긴 놈이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손목에 차고 있던 보호대의 실밥을 뽑으며 입매를 비틀었다.

“카이바르는 인간을 이상할 정도로 미워하는 블루드래곤이야.”

“인간을 미워한다?”

라온이 눈썹을 가늘게 내렸다.

‘그럴 수가 있나?’

드래곤이라는 종족은 대륙의 중립자로서 마왕이 강림하거나, 인간이나 타종족이 해결할 수 없는 이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만 움직인다고 알고 있다.

인간을 무시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미워한다는 드래곤은 처음이었다.

“사실 미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혐오하는 수준이지.”

아리스의 눈동자가 매섭게 번들거렸다.

“놈이 수면기에서 깨어난 이후로 전멸시킨 해안 마을과 도시가 5개가 넘어.”

그녀의 떨리는 숨결에서 광룡 카이바르에 대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신주오령의 회의를 준비하고, 나와 광풍대의 성장에 집중하느라 먼 바닷가에서 드래곤의 습격이 일어나는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대로 대부분의 드래곤은 인간을 하등한 존재라 여기며 무시하지. 다만 가끔 특이한 놈이 나타나. 인간 중에서도 미친놈 하나씩 있잖아.”

“…그렇죠.”

“그게 카이바르야. 몇백 년 전에도 둥지 주변의 대도시에서 학살극을 벌였다고 기록되어 있어.”

아리스는 대가리에서 파도가 치는 미친 도마뱀이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저 말이 맞느니라.

라스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마뱀이라고 다 비싸게 굴지만은 않느니라. 저 도둑 계집이 말한 대로 미친 것들이 있지. 그리고 그런 놈들은….

녀석이 오싹한 분위기를 확 꺼뜨리며 오통통한 배를 두드렸다.

-본왕의 식사가 되었느니라. 기대되는구나. 도마뱀 구이!

라스는 오랜만에 드래곤의 육질을 씹을 수 있겠다며 침을 질질 흘렸다.

“그래서 쿠베러드 님이 이곳에 계신 거군요.”

라온은 라스를 무시하고, 의자에 앉아 있는 쿠베러드에게 눈동자를 돌렸다.

“드래곤을 잡기 위한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쿠베러드의 작업실에 있던 무기들은 하나 같이 크고, 튼튼했다. 왜 저런 걸 만들었나 싶었는데, 대형 몬스터 전용 무기인 것 같았다.

“맞다.”

쿠베러드가 나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곧 죽을 몸. 마지막에 바람이나 좀 쐬려고 나왔지.”

“하, 또 그런 말 하네.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하니까. 벌떡 일어나서 가자고 했으면서.”

아리스가 어쩔 수 없는 영감이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쓸데없는 소리!”

쿠베러드는 민망한지 헛소리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역시….’

라온이 얼굴이 붉어진 쿠베러드를 보며 옅게 웃었다.

‘선한 분이라니까.’

쿠베러드는 백혈교에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진혼검을 만들었고, 그 희대의 명검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넘겨주었다.

쌓아둔 재물도 많을 테니, 평생 놀고먹어도 될 텐데, 드래곤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바다에 나온 것을 봐도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쿠베러드의 반대편에 선 아리스를 보았다.

‘아리스 님도 마찬가지야.’

드래곤은 인간에게 천재지변과도 같다. 아무리 보호해 준다고 했어도 드래곤을 잡으려고 움직이다니, 평범한 사람이 할 법한 생각이 아니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게 다가 아니라, 본인의 밑에 있는 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억지로 해적왕이라는 존재까지 만든 것을 보면 그녀 역시 보기와 달리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다.

‘다만….’

라온이 두 사람을 보며 마른 입술을 매만졌다.

‘바다에 있는 블루드래곤을 잡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드래곤 중 누가 가장 강하냐고 묻는다면 의견이 갈릴 것이다.

폭급하면서도 가장 화력이 강한 레드드래곤, 벼락을 다루고 지혜로운 골드드래곤, 가까이 가기만 해도 중독되는 그린드래곤, 시간을 관장한다는 블랙 드래곤까지.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니 여러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냥하기 가장 어려운 드래곤이 무엇이나 묻는다면 그 대답은 모두 일치할 것이다.

바다에 있는 블루드래곤.

둥지 자체가 바닷속에 있고, 물과 냉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블루드래곤은 인간들에게 난공불락의 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정말 블루드래곤을 잡을 수 있습니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야. 카이바르는 해양 몬스터만이 아니라, 해무족까지 부리고 있으니까. 다만….

아리스가 손을 들어 올려 주먹을 말아쥐었다. 손아귀에서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대로 처맞고만 있는 건 내 성격이 아니라서.”

그녀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야 할 일이라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음….”

라온은 아리스의 주먹을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조금 다르군.’

처음엔 리메르와 아리스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약간의 차이가 있다.

리메르가 겨울 숲을 자유로이 휘도는 삭풍이라면, 아리스는 언제라도 폭풍으로 변할 수 있는 대해의 해풍 같았다.

“도와줄 수 있겠어?”

“그 전에….”

라온이 대답을 미루고 아리스를 바라보았다.

“처음에 말씀하셨던 상단전에 관해서 듣고 싶습니다.”

아리스는 이 일을 도와준다면 상단전의 치료가 빨라진다고 했었다.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고 싶었다.

“정기신이라는 말은 들어봤지?”

“알고 있습니다.”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주님도, 검귀 님도 강조하셨지.’

글렌과 렉타르 모두 정기신이 조화를 이뤄야 가진 무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고,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기에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은 육체야. 무학을 사용하기에 얼마나 적합한 신체인지가 중요한 것인데, 네 정은….”

아리스가 라온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굳건하면서도 유연해. 솔직히 말해서 그랜드 마스터 이상이지. 환골탈태를 이루지도 않았는데, 그 수준이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질 정도야.”

그녀의 시선이 라온의 단전으로 이어졌다.

“기는 마나. 우리한테는 단전의 오러지. 넌 이것도 이상해. 자연의 마나를 네 단전에 가둬두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도가 높아. 아직 마스터인 애송이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아리스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라온이 심장을 휘도는 불의 고리를 느끼며 옅게 웃었다.

‘사실 불의 고리 덕분이지만.’

불의 고리는 무인의 몸을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만들어주는 연공법이다.

무조건 강하고, 빠르게가 아니라, 무인이 익히고 있는 무학에 맞게 육체를 변화시키기에 천천히 이루어지는 환골탈태와 다를 바가 없었다.

오러 역시 불의 고리가 계속 정화를 시켜주기 때문에 세상 그 어떤 기운보다 순도 높았다. 더 높은 경지의 무인들을 꺾을 수 있는 이유는 모두 이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신은 상단전. 영혼의 격 혹은 심상의 세계라고도 불리는 신비의 공간이지.”

아리스가 관자놀이 부근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지금 네 상단전에는 문제가 생겼어. 미완성의 검계를 쓸 수준까지 키운 것 같은데, 지금은 열 수 없게 됐지?”

“맞습니다.”

라온이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네 신에 큼지막한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야. 훌륭하신 누군가가 막아준 덕분에 신 자체가 망가지는 끔찍한 상황은 면했지만.”

아리스가 본인을 가리키며 씩 웃었다.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를 들으려고 한 건 아니고.”

그녀가 손을 저으며 말을 이었다.

“처음에 말했지. 상단전은 영혼의 격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러셨습니다.”

“너는 신을 키우려는 게 아니라, 이전에 이뤘던 경지를 회복시키려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큰 위업 하나만 이룬다면 그 구멍을 메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건….”

그녀가 손가락을 들었다. 문이 열린 틈으로 비치는 넓은 바다를 가리켰다.

“저 바다에서 지랄을 떠는 미친 도마뱀 한 마리만 잡으면 해결될 거다.”

“음….”

라온이 대답 없이 라스를 보았다.

-저 도둑 계집의 말이 맞느니라.

라스가 아리스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놈은 영혼의 격을 뜯어내서 본왕을 소환했지. 저 말대로 그만한 격을 쌓는다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니라.

‘그럼 좋은 기회가 맞네.’

가문으로 돌아가서 많은 시간을 소모해서 치료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저 말대로라면 훨씬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블루드래곤을 잡아야 가능한 일이지만.

“하나만 더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보기보다 말이 많네.”

아리스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데? 말해봐.”

“블루드래곤이 몬스터를 부린다고 했는데, 혹시 씨 서펜트도 있습니까?”

“야! 해적왕!”

그녀는 바로 대답해주지 않고, 열린 문을 향해 소리쳤다.

“예!”

억지로 자칭 해적왕이 된 라바윈이 달려왔다.

“광룡이 부리는 몬스터 중에 씨 서펜트가 있었어?”

“킹 씨 서펜트까지 3마리 정도가 목격되었습니다.”

“그렇다네.”

아리스가 대답이 됐냐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씨 서펜트는 왜?”

“그게….”

아리스 역시 가문의 일원이었고, 다 아는 내용일 거 같아서 실비아의 단전을 만드는 중이라고 말해주었다.

“효자구만, 역시 마음에 들어.”

“예?”

“좋아. 그건 내가 어떻게 해서든 챙겨줄게.”

그녀는 걱정하지 말라며 어깨를 두드렸다. 계속 느끼지만, 외모 이상으로 성격이 시원시원했다.

“그래서 결정은?”

“지금의 제가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라온은 파도가 치는 듯한 아리스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

로베르트 가문의 사유 해안.

데루스 로베르트는 뒷짐을 진 채로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평선에 시선을 던지고 있을 때 자그마한 모래 소리도 없이 쿠바라가 나타났다.

“조사가 끝났습니다.”

쿠바라는 다과가 담겨 있는 쟁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데루스의 뒤에 섰다.

데루스가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등을 돌렸다. 그는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꼰 채 턱짓했다.

“말하도록.”

“일단 광풍대 검사들은 살아남았습니다. 오르고스에게 심하게 당해서 죽기 직전이었던 이들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날 바로 멀쩡해졌다고 합니다.”

“그건 들었다. 어떻게 회복되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치료사들을 캐보았는데, 정말 모르는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어의조차 포기한 이들도 회복되었다고만 했습니다.”

쿠바라는 책을 읽는 것처럼 건조한 어조로 보고를 올렸다.

“지그하르트와 관계되면 별일이 다 생기는군. 라온 지그하르트는?”

데루스가 장갑을 낀 손을 털며 눈매를 좁혔다.

“대륙 어디에서도 그의 행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그의 위치를 찾으려는 듯 광풍대와 천검대 그리고 지그하르트의 다른 대까지 와서 오웬과 카멜룬, 바레네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부 철수했습니다.”

쿠바라가 바다처럼 평온한 시선을 들어 올렸다.

“지금까지의 상황과 퍼져 있던 소문들을 조합해보면….”

“죽었다는 건가?”

“그림자의 판단은 그러합니다.”

“지그하르트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그렇군.”

데루스가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눈을 내리감았다.

‘확실히 그게 맞겠지.”

현재 라온 지그하르트는 성검련주의 제자를 꺾고, 오르고스에게서 광풍대를 살려서 대륙 전체에 큰 명성을 떨쳤다.

본래부터 유명한 놈이기에 지금이라면 어디에 있다는 소문이 돌아야 했다.

하지만 지그하르트는 수색을 하다가 포기한 후 입을 다물었고, 라온의 행적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죽음이라는 결과만 나왔다.

스으윽.

데루스가 검은 가죽 장갑을 벗었다. 손등에 화상처럼 새겨진 상처에서 끈적한 핏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그 상처에서 흘러내린 핏물로 입술을 적시며 눈빛을 낮게 가라앉혔다.

“아니었던 건가.”

아쉽군.

* * *

라온은 갑판에 등을 기댄 채 요동치는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람이 거칠다.

드래곤 사냥을 준비하기 위해 해안 도시 아이카르에 가는 중인데, 시간이 없는지 밤에도 전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배가 크게 출렁였다.

‘이런 것도 좋군.’

사실 로베르트 가문이 바닷가에 세워져 있어서 바다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대해 한가운데에서 밤바다를 보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좋기는 뭐가 좋다는 것이냐! 먹는 음식이 수프와 육포인데!

라스는 입에서 나무뿌리의 맛이 난다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어쩔 수 없잖아. 바쁘다는데.’

지금은 전쟁 준비로 모두가 바빠서 요리사조차 작업에 끌려간 상태였다. 음식 가지고 투정을 부릴 때가 아니었다.

‘도시에 도착하면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어줄 테니까 걱정마.’

-저, 정말이냐?

‘그래. 3주 약속 미룬다고 말했잖아.’

광풍대 전체가 라스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3주 동안 원하는 음식을 먹는다는 약속을 꼭 지킬 생각이었다.

-허, 네놈에게 그런 양심이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니라.

‘날 너무 악당으로 보는 거 아니야?’

-네놈은 악마의. 아니, 천사의 씨앗이니라. 절대 믿을 수 없느니라.

‘그거 칭찬이야? 욕이야?’

-당연히 욕이니라!

어쨌든 약속을 지킨다는 말에 기분이 풀렸는지 라스가 헤죽 웃었다.

“흐음….”

라온이 그림자처럼 검게 물든 바다를 보며 입술을 잘게 씹었다.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네.’

-블루드래곤?

‘그래. 쉽지 않은 상대잖아.’

-뱀장어 새끼나 다를 바가 없느니라. 바다에서 나오지 않으면 통째로 얼려버리면 그만이지 않느냐.

라스는 그런 쉬운 일을 왜 고민하냐는 듯 눈을 껌벅였다.

‘그건 너나 가능한 일이지.’

-흥. 이제야 본왕의 위대함을 알아차린 것이냐? 경배하거라. 우매한 인간 놈아.

녀석은 빨리 절이나 하라는 듯 소시지 같은 손을 까딱였다.

‘그러면 말이야….’

라온이 침을 꿀꺽 삼키고 라스에게 다가갔다.

‘네가 이번에 사용했던 능력들을 가르쳐 줄 수 있어?’

라스는 초월자들의 무학마저 얼려버리는 말도 안 되는 신위를 보여주었다. 그것을 배울 수 있다면 이번 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오호!

라스의 하늘색 눈동자가 능글맞게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본왕에게 배우고 싶다?

‘어….

-본왕이 무엇 하러 네놈에게 가르침을 내리겠느냐.

녀석은 본인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홱 돌렸다.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이번 일을 잘 끝내야 네가 원하던 음식들도 먹지.’

-흠, 그러면 추가 조건이 있느니라.

‘추가 조건?’

-그렇느니라. 한 달 동안 본왕에게….

녀석이 히죽거리며 새로운 조건을 말할 때였다.

[인간의 격을 벗어나 하늘에 닿은 자를 처치했습니다.]

[지금의 경지로 이룰 수 없는 업적을 이뤄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새로운 특성….]

[새로운 칭호가….]

[특성….]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

라스는 그 중 첫 번째 메시지를 보고 눈을 부릅떴다.

-인간의 격을 벗어나 하늘에 닿은 자? 설마 그 조잡한 마기를 쓰던 놈을 말하는 것이냐?

녀석이 어이가 없다는 듯 벌린 턱을 떨었다.

-그 버러지는 본왕이 죽였는데, 왜 보상이 너한테 가는 것이냐! 이건 너무 하지 않느냐! 이런 억까가 어디 있어!

“흠….”

라온은 메시지를 쭉 살피며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에 한 말은 잊어줘. 네 도움 필요 없겠다.’

-으아아아아아아!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518화

지 은 이 글개미

발 행 처 다온크리에이티브

기획 / 편집 / 제작 김태현

표 지 알터

ISBN 979-11-6730-123-9 (05810)

ⓒ2021, 글개미

※ 이 전자책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저작자와 발행처의 허락 없이 본 저작물의 내용의 일부나 전체를 어떠한 형태로도 재가공할 수 없습니다.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