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7화
차분한 표정과 달리 라온의 머릿속은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돌아갔다.
‘뻗쳐 있는 바다색 머리칼, 얼굴과 몸에 가득한 상처 그리고 솔개를 보는 듯한 섬뜩한 눈매까지.’
귀살창 케른이 맞군.
서녘의 양은 신주오령 중 하나인 마창회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다.
귀살창이 마창회의 수장이었기 때문에 우연히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실제로 일어나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희극제랑 똑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돼.’
희극제는 타인의 심리를 읽으려는 성향이 있기에 놀려먹을 수 있었지만, 케른은 다르다.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라 그에게 막무가내로 나갔다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지도 모른다.
당당함을 유지하되 거만해서는 안 된다. 넘을 듯 말 듯 선 조절을 잘해야 했다.
“너….”
케른이 뚝뚝 소리가 나도록 목을 돌리며 앞으로 다가왔다.
“방금 뭐라고 했지?”
“어라고 했는데?”
라온은 담백한 표정으로 조금 전에 했던 말을 되새겨 주었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었네.”
케른이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파며 픽 웃었다.
“어어….”
“미, 미쳤어….”
“저 인간 제정신이 아니야!”
라온의 잔잔한 눈빛과 달리 주변에 있던 도박꾼들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갔다.
“너 내가 누군지 아니?”
“돈 따먹으러 왔는데, 그런 것도 알아야 하나?”
라온이 평온한 음성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너 조금 전에 딜러랑 점원한테 존댓말 했던 거 같은데?”
“했지.”
“그런데 왜 나한테는 말을 놓는 거냐.”
케른의 눈매가 좁아지며 그의 존재감이 무섭게 불어난다. 이 도박장 전체가 그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듯했다.
‘여기서 밀리면 안 돼.’
이건 케른의 시험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이대로 끝까지 가는 게 맞았다.
“그들은 말을 높여줬고, 너는 반말을 뱉었으니까.”
라온이 덜덜 떠는 딜러를 흘낏 보며 뱉었다는 말에 힘을 주었다.
“흠,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해주는데.”
케른이 까칠해 보이는 턱수염을 긁적이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내가 여기 주인이다. 나는….”
“그럼 더 문제네. 주인이라는 작자가 손님에게 반말을 지껄인 거니까.”
라온은 코웃음을 치며 턱을 모로 틀었다.
“큭!”
케른이 살짝 고개를 숙인 채 돼지가 우는 듯한 소리를 흘렸다.
“크하하하하하!”
다시 시선을 들어 올린 그가 광소를 터트렸다.
“이거 이거 미친놈이네! 제대로 돌은 놈이야!”
케른은 옆에 서 있는 젊은 남성의 어깨를 두드리며 시원하게 웃었다.
“희극제를 짓밟은 놈이 내 영업장에 왔다고 해서 한 번 보러왔는데, 안 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
그는 이렇게 재밌는 놈일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회주. 자중하시죠. 보는 눈이 많습니다.”
케른에게 어깨를 얻어맞았던 금발의 청년이 안경을 올려 쓰며 고개를 저었다. 평범한 직원이 아니라, 마창회의 무인인 것 같았다.
“자중? 어떻게 자중해. 이런 놈이 앞에 있는데!”
“놈놈 하지 말지? 듣는 사람 기분 나쁘니까.”
“아아, 그렇지. 용의 이명을 얻은 대륙 최고의 신성에게 놈이라는 말은 실례겠지. 다만….”
케른이 손가락으로 인중을 긁으며 길쭉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보기엔 그냥 미친놈이라서 그래. 이거 진짜 칭찬이다?”
라온이 번들거리는 케른의 눈동자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쁜 느낌은 아니군.’
귀살창 케른이라는 남자를 처음 보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악의를 가지지는 않은 것 같았다.
“오늘 가장 마음에 든 말은 그거야. 내가 누군지 알고 있냐고 물으니까. ‘돈 따먹으러 왔는데, 그런 것도 알아야 하나?’라고 했지? 완벽해.”
케른은 이 이상 가는 대사는 없을 거라며 키득거렸다.
“그래도 내가 누구인지 알기는 해야지.”
그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본인을 가리켰다.
“내가 이 도박장의 주인이자, 마창회의 회주 케른이다.”
“뭐, 어쩌라고.”
라온은 뚱한 표정으로 케른을 바라보았다.
“어?”
“당연히 알고 있겠죠. 백검룡은 바보가 아닙니다. 대화만 떠올려봐도 알 수 있었을 텐데.”
멍해진 케른 대신 그 옆에 있던 무인이 한숨을 내쉬며 설명을 해주었다.
“허, 그럼 날 알고도 이 지랄을 한 거라고? 너 진짜 마음에 드는데?”
“회주님….”
케른이 다시 웃음을 터트렸고, 그 옆에 있던 무인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듣던 그대로의 남자로군.’
암시장의 정보에서 들었던 대로 케른이 그리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인다는 건 진짜인 것 같았다.
“너 돈 좋아하냐?”
케른이 뒤에 쌓인 칩을 보며 물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그렇지. 그게 맞지.”
그가 마음에 든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그걸 드러내지 않는 속이 시꺼먼 것들이 있거든. 넌 안 그럴 줄 알았어.”
케른이 시선을 돌리며 입맛을 다셨다.
“도박, 돈 모두 인간을 홀리게 하는 것들이지. 그래서 말인데….”
그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나와 도박 하나 하겠나?”
“어떤 도박을 말하는 거지?”
“아주 간단해.”
케른이 오른손을 세워 창날과 비슷한 모양을 만들었다.
“그 자리에서 내가 내지르는 수도를 버텨내기만 하면 돼.”
“그걸 말이라고….”
“끝까지 들어봐.”
그가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네 무력 수준에 적합한 수준으로 찌를 거야. 이곳에 있는 이들이 증인이 되어 줄 테고. 어때?”
케른은 양팔을 벌리며 도박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증인이 될 거라고 말했다.
“대가는?”
라온이 도박장을 둘러본 후 제천검의 검병에 손을 얹었다.
“루베.”
“예.”
케른의 옆에 서 있던 무인이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남은 금화는?”
“백검룡의 칩을 환전해준다고 치면 그리 많이 남지는 않습니다.”
“말이나 해.”
“대략 금화 2,000개 정도 남을 겁니다.”
루베는 테이블의 칩을 빠르게 살핀 후 남은 금액을 말했다.
“그럼 금화 2,000개랑 저거 환전할 금화까지 가져오도록.”
“그럼 금화 4,000개가….”
“잔말 말고, 가져와.”
케른은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듯 손을 저었다.
“…알겠습니다.”
루베가 고개를 숙이고 도박장 안쪽으로 사라졌다.
“도박은 도박답게 해야 제맛이지. 네가 이긴다면 금화 4000개를 내어주마. 다만 네가 진다면 여기서 딴 돈은 모두 놓고 가야겠어.”
그는 도박은 다 먹거나, 다 잃거나 둘 중 하나 아니냐며 입맛을 다셨다.
“부, 부대주님!”
도리안이 소매를 잡고 흔들었다. 제발 참아달라는 표정이었다.
“걱정마. 안 지니까.”
라온은 도리안에게 믿으라는 웃음을 보여준 뒤 케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크으!”
케른이 탄성을 흘리며 손뼉을 쳤다.
“이거 봐. 요즘 애들 같지 않게 시원시원하잖아! 금화가 4,000개인데, 생각도 안 하고 결정하는 거 봤지? 박수 쳐!”
그의 외침에 도박꾼들이 멍하니 박수를 보내왔다.
잠시 후 루베가 큼지막한 아공간 주머니를 가지고 나왔다.
그가 아공간 주머니를 털자,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금화가 쏟아져 나왔다.
“우와아….”
“그, 금화가 다 몇 개야….”
“도박 한판에 이 많은 양이 달렸다고?”
“혀, 현실감이 떨어져….”
어느새 구경꾼이 된 도박꾼들은 금화의 산을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백검룡이 가진 칩이 1,754개라서 그 두 배인 3,508개를 가져왔습니다.”
루베는 그 짧은 사이에 테이블에 있던 칩의 개수를 센 것 같았다. 이쪽도 보통 무인은 아니었다.
“쪼잔하게 뭘 그런 것까지 계산해. 그냥 4,000개로 치지.”
“회주님….”
“에휴, 알겠어.”
케른이 고개를 저으며 라온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우리 애가 판을 잘 몰라. 나머지는 네가 이기면 가져올게. 괜찮지?”
“상관없다.”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마음에 든다니까.”
케른은 준비를 하라고 말하며 여유롭게 어깨를 돌렸다.
“후우….”
라온이 숨을 고르며 제천검을 뽑았다.
‘건방 떨어서는 안 돼.’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살수를 쓰지는 않겠지만, 지금 경지로 받아내기 힘든 공세를 펼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방심하지 말고 전력을 다해서 대비해야 한다.
고오오오오!
불의 고리를 극성으로 운용하며, 만화공의 열기를 전신에 휘감았다.
묵직하면서도 아릿한 기파가 불길처럼 솟구치며 도박장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대단해.”
케른이 길게 입맛을 다시며 두 눈을 빛냈다.
“그 나이에 그 무력. 경악스러울 정도야.”
“그래서 약속을 어길 셈인가?”
“아니, 그럴 생각은 없어.”
그가 다시 오른손을 들어 올려 창날과 같은 모습을 취했다.
“말했던 대로 네가 받아낼 수 있는 수준의 공격을 할 테니 걱정 놓으라고. 준비는 됐나?”
“와라.”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작하지.”
케른이 들어 올린 수도를 내뻗는다. 시간이 반으로 접힌 것처럼 한없이 느리고, 느리다.
허공을 유영하던 날벌레가 그 손에 내려앉을 정도였다.
“엥?”
“뭐, 뭐야?”
“너무 느린데….”
“진짜 돈을 거저 주시려는 건가?”
도박꾼들은 아이도 피할 수 있을 것 같은 귀살창의 공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귀살창의 손을 앞에 둔 라온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쿠구구구구!
저 느린 수도에서 일어난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력에 심장이 꽉 조여들었다.
‘이건….’
전에 겪어보았던 압력. 글렌이 창궁검을 직접 펼쳐줄 때 느꼈던 압박과 결이 같았다.
‘의념의 무학인가.’
케른은 그저 수도를 내지르는 게 다가 아니라, 그 안에 상대를 꿇리겠다는 의념을 담아냈다.
옆에서 보기에는 장난을 치거나, 봐주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저 손을 앞에 둔 당사자는 몸이 비틀릴 것 같은 압력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평범한 검술로는 막지 못해.’
무력 경지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무학을 사용해도 답이 없었다.
‘선택지는 하나야.’
라온이 이를 악물고, 제천검을 두 손으로 말아 쥐었다.
해일이 되어 밀려오는 케른의 압력을 견디며 제천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고오오오오!
불의 고리가 청아한 공명을 일으키며 영혼의 격을 끌어 올렸다.
왼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쿵 소리와 함께 바닥이 뭉개진다.
적을 베겠다는 의지로 심상의 세계를 가득 채우며 상단에 세운 제천검을 내리쳤다.
창궁검의 첫 번째 초식 대연중천이 케른이 만들어낸 의념의 파도를 향해 예리한 섬광을 일으켰다.
쿠와아아아아앙!
무시무시한 압력이 전신의 뼈를 부술 듯이 몰아쳤지만 이를 악물고 견디며 제천검 검을 끝까지 그어 내렸다.
쩌어어어억!
장대한 빛이 솟구치며 푸른 파도가 반으로 갈라져 잦아든다. 케른의 의념이 그 뜻을 다하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다.
라온은 덜덜 떨리는 손에 억지로 힘을 주며 미소를 지었다.
‘의념을 이런 식으로 쓸 수도 있군.’
일반적인 공격을 하는 척하면서 그 안에 거대한 힘을 숨기다니, 암경과 비슷하지만 격이 다른 공격 방식이었다.
특히 귀살창이라는 무인의 의념이 어떤 결을 가졌는지 알게 되어 아주 좋은 공부가 되었다.
‘창궁검이 더 나아갈 수 있겠어.’
예상치 못한 무학적인 깨달음이라니, 이곳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이득이었다.
“너….”
케른의 갈색 눈동자에 처음으로 당황이 스며들었다.
“대체 뭐냐.”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듯 그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마스터에서 그 경지에….”
“도리안.”
라온은 케른에게 답을 하지 않은 채 도리안을 불렀다.
“금화 좀 챙겨줘.”
“아, 네!”
멍하니 있던 도리안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산처럼 쌓인 금화를 향해 다가갔다.
“내가 도와줄게!”
도리안이 배 주머니에 금화를 담으려고 할 때 왼쪽 눈에 멍이 든 리메르가 갑자기 나타났다.
저 인간 대체 어디에 숨어 있다가 지금 나타난 건지 모르겠다.
금화 세 개가 도리안의 배 주머니에 들어갈 때마다 금화 하나가 리메르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숙소로 돌아가서 전부 회수해야겠다.
“…….”
금화를 가져온 루베도 놀랐는지 두 사람을 말릴 생각을 못 하고 넋이 나간 채 서 있었다.
“다, 다 챙겼어요.”
“그럼 가자. 엔시아 님도 함께 가시죠.”
라온이 우측에 있던 엔시아에게도 손짓을 했다.
“네에에!”
이 상황에서도 계속 사진을 찍고 있던 엔시아가 기운차게 대답하고 뒤에 따라붙었다.
라온이 도박장 출구 앞에 멈춰서 뒤를 돌았다. 아직도 놀란 눈을 한 귀살창을 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듣던 것과 달리 조잡한 수를 쓰네. 댁도 돈이 좋기는 좋나 봐?”
“…….”
귀살창은 대답 없이 눈매를 찡그렸다.
“당신이 넘겨준 좋은 돈은 좋은 곳에 쓰도록 하지. 그리고 남은 금화 500개는 숙소로 보내도록.”
미련 없이 등을 돌리고 도박장을 떠났다. 도리안은 눈치를 보다가 고개를 꾸벅인 후 문을 닫았다.
-아니….
라스는 모조리 굳어버린 도박장을 훑으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 무슨 호구들의 도시야?
* * *
케른은 서녘의 양 안쪽에 마련된 간부실 소파에 주저앉아 이마에 손을 얹었다.
“루베. 라온 지그하르트의 무력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나?”
“그리 대단한 비밀도 아닙니다. 마스터 최상급이죠.”
루베가 소파 옆에 서며 대답했다.
“그래. 나도 그리 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의념을 견뎠을까?”
의념이 깃든 공세를 막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오러를 사용하거나, 똑같이 의념의 무학을 사용해야 한다.
“의념의 무학은 최소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고 나서야 사용할 수 있지. 마스터가 배우기엔 너무 난해하니까. 그런데….”
케른이 입술을 매만지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놈은 어떻게 의념의 무학을 배운 거지?”
“예?”
루베가 케른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회주께서 봐준 게 아니었습니까? 마음에 든다고 하셔서….”
“마음에 들지. 요즘 젊은 놈 같지 않았으니까. 다만 그렇다고 해도 금화 3,500개를 그냥 넘겨줄 정도는 아니었어.”
라온의 당당함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이 도박장이 가진 금화의 8할 이상을 넘겨줄 생각은 없었다.
좋게 좋게 회수하려 했는데, 이런 역공을 맞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놈 괴물이야.”
“으음….”
루베가 입술을 깨물었다. 케른이 본인보다 더 어린 무인에게 저런 말을 하는 건 처음이었다. 라온이라는 인물에게 진심으로 감탄한 것 같았다.
“희극제를 조롱하는 심계에, 타짜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도박 실력 그리고 의념을 담아내는 무력이라….”
케른이 수염이 거뭇한 턱을 긁적이며 입맛을 다셨다.
“정말 마음에 드는데?”
* * *
라온은 서녘의 양을 떠나 다시 숙소로 향했다.
-아예 돈을 가져다 바치는군.
라스가 어깨에 들러붙은 채 인상을 구겼다.
-인간계에는 왜 이렇게 정신 나간 호구가 많은 거냐.
‘글쎄다.’
-네놈한테 호구들을 끌어들이는 페로몬이라도 나오는 거 아니냐?
‘그건 아닐걸.’
고개를 저으며 라스를 보았다.
내가 아니라, 너 때문이지.
차원 최강의 호구가 옆에 붙어 있다 보니, 다른 호구들이 저절로 끌리는 것 같았다.
아직도 본인을 호구라 인정하지 못하는 라스가 불쌍할 뿐이었다.
-어쨌든 오늘 저녁은 랍스터랑 족발 먹는 거지?
‘거기다 디저트까지 추가해줄게.’
-오오! 좀생이가 웬일이냐!
‘덕분에 많이 벌었으니까.’
라스가 올챙이처럼 꼬리를 버둥거리며 다른 도박꾼들의 패를 본 덕분에 오늘의 수확이 생겼기에 저녁 정도는 원하는 대로 다 먹어줄 수 있었다.
‘애들도 다 불러서… 음?’
라온이 식당 자체를 대관할 생각을 하며 걸어갈 때였다.
지그하르트 전용으로 지정받은 숙소 앞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저건 또 뭐야.”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477화
지 은 이 글개미
발 행 처 다온크리에이티브
기획 / 편집 / 제작 김태현
표 지 알터
ISBN 979-11-6730-123-9 (05810)
ⓒ2021, 글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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