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379화 (379/653)

제379화

“단주님….”

라온이 리메르를 보며 인상을 구겼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첫 번째 시험이 내일이라고.”

리메르는 ‘나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하아….”

뇌리를 짓누르는 듯한 두통에 관자놀이를 눌렀다. 저 이상한 엘프는 예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아주 오래 살겠어.’

사람은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던데, 저 인간은 아주 오래 살 팔자인 모양이다.

-저 귀때기는 여전하구나!

라스는 리메르를 보며 낄낄 웃었다.

-네놈까지는 아니지만, 제대로 돌았느니라.

‘저쪽이 더 심하지.’

-무슨 헛소리냐! 본왕의 삶에서 너만큼 미친놈은 보지 못했느니라!

녀석은 이 망가진 상황이 즐거운 듯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아, 단주님….”

“이 미친! 내일이면 준비할 시간이 없잖아!”

“밤새야 돼?”

버렌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내리감았고, 마르타는 당장 달려들 것처럼 주먹을 부르르 떨었으며, 루난은 또 잠을 못 잔다는 생각에 맹한 눈망울을 글썽거렸다.

“저 인간. 도박에 미칠 때부터 알아봤어.”

“우리 반대편에 돈 걸려고 일부러 저런 거 아니야?”

“단주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으으, 시험 하루 전이라는 말을 또 듣게 되다니….”

광풍단원들은 당장 찌를 것처럼 검을 들어 올린 채 리메르를 노려보았다.

“자자, 진정들 해.”

리메르가 소를 진정시키듯 손을 저으며 얄미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예전부터 계속 말했지. 지그하르트 검사에게 중요한 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대응력이라고. 내가 까먹고 일부러 말 안 한 게 아니라, 다 너희들의 성장을 위해서 준비를 한 거야.”

“후우우….”

라온이 분노의 숨을 뱉었다. 조금 전에 까먹었다는 말을 끼워 넣은 것을 보니, 잊어버린 게 분명했다.

뭔 놈의 엘프가 건망증까지 생겼는지 모르겠다.

“무인에게 대비라는 건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야. 평소에 어떤 훈련을 하고, 어떤 실력을 가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리메르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중얼거릴 때 만화공의 기운을 운용했다. 왼손에 넷, 오른손에 넷. 총 여덟 개의 비도에 무결비의 구결을 휘감아 쏘아냈다.

“그러니까 날 원망할 시간에 하던 수련을 계속하는… 허억!”

리메르는 소리 없이 다가온 비도에 경악하면서도 바로 검을 뽑아서 바람을 일으켰다.

찰나의 순간에 녹색 빛으로 아롱지는 검막이 펼쳐졌다.

“그 정도로는….”

라온은 리메르의 검막을 보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소용없을 겁니다.’

절벽에서 보았던 비도술과는 전혀 다를 테니까.

여덟 개의 비도는 중앙으로 모여들어 리메르가 만들어낸 바람의 장벽을 꿰뚫은 뒤 민들레 씨처럼 흩어져 그의 전신 급소를 노렸다. 무결비의 절기 팔비풍향이었다.

“크윽!”

리메르가 다급하게 물러나며 검을 내려쳤지만, 비도에 실려 있던 거력 때문에 고작 세 개를 쳐내는데 그쳤다.

퍼버버버벅!

나머지 다섯 개의 비도가 뭉툭한 망치가 되어 리메르의 전신을 후려쳤다.

“켁!”

리메르는 마지막에 오러를 방출하여 충격을 줄였음에도 비도에 깃든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어욱!”

그는 꽥 소리를 지르며 비도에 맞은 부위를 마구 문질렀다.

“이, 이거 왜 이렇게 아파! 비도가 아니라, 망치로 친 것 같잖아!”

리메르가 거북이처럼 바닥에서 버둥거리고 있을 때 라온이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밟아.”

“내가 먼저야!”

“뒈졌어!”

“저 인간은 좀 맞아야 돼!”

“지금이 아니면 때릴 기회가 없다고!”

“그 비도 진짜 공평하네. 나도 한 방. 저쪽도 한 방.”

버렌과 마르타가 가장 먼저 달려갔고, 다른 광풍단원들도 우르르 뛰어 누워가 리메르를 밟기 시작했다.

오러를 운용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쌓인 울분을 토하듯 모두가 진심을 다해서 리메르를 짓밟았다.

“그만.”

라온은 광풍단의 울분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 준 뒤 리메르에게 다가갔다.

“괜찮으십니까?”

“이, 이 불효막심한 자식아! 스승이 말하는데 기습이라니, 너무 하잖아!”

리메르가 밤탱이가 된 눈두덩을 누르며 인상을 찌푸렸다.

“전 단주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지킨 것뿐인데요?”

“뭐? 내가 언제 그런….”

“조금 전에 ‘지그하르트 검사에게 중요한 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대응력이라고.’ 말씀하셨잖습니까. 단주님의 대응력을 보려고 한 건데, 많이 허술하시네요.”

라온은 조금 전 리메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읊어주며 차가운 미소를 흘렸다.

“끄윽….”

리메르는 본인이 한 말이 있기에 아무런 대꾸도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아 시원하네.’

얍실거리는 걸로는 제일인 리메르가 조용해지자, 체한 듯한 가슴의 응어리가 녹은 기분이다. 다른 광풍단원들도 시원하다는 듯 가슴을 쓸어 내렸다.

“시간이 없으니, 이제 말씀해주시죠. 첫 번째 시험은 뭡니까.”

“전투….”

리메르가 입을 빼죽 내밀며 전투라고 중얼거렸다.

“내일 철전대와 붙게 될 거야.”

“처, 철전대?”

“직계가 대주랑 부대주로 있는 무력대잖아요!”

“그런 곳이랑 붙는데 왜 지금 알려준 거야! 이 인간아!”

광풍단원들은 철전대라는 이름을 듣고 마른침을 삼켰다.

“시험 방식은요?”

“시가에서 이뤄지는 단체전이야.”

“시가지에서 맞붙는 철전대라….”

라온은 주디엘에게 받았던 단과 대의 정보를 떠올렸다.

‘철전대….’

직계가 많이 속해 있는 무력 단체로 대에 올라간 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했었지.

단주는 마스터 최상급, 부단주는 둘은 모두 마스터 하급. 이전 정보이니 더 성장했다고 해도 다른 대에 비하면 해볼 만한 상대였다.

‘다만….’

지금의 광풍단으로는 부족해.

철전대는 오랜 기간 많은 실적을 쌓으며 대로 승급한 무력단이기에 광풍단에 비해 무력과 경험 모두 우위에 있다.

사운환이 모두 흡수되지 않은 지금 붙는다면 이기기 힘들 것이다.

“이. 이길 수 있을까요?”

“어, 어렵겠지….”

“준비할 시간도 없었잖아.”

“어휴….”

도리안의 겁먹은 음성을 시작으로 광풍단원들이 떨기 시작했다.

“싸우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얼굴을 구기는 거야! 허리 안 펴?”

마르타는 처진 단원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싸움은 해봐야 아는 거라고!”

“아이스크림도 먹어볼 때까지는 무슨 맛인지 몰라.”

루난이 드물게도 길게 말을 했다. 불안한 단원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맞는 말이야.”

라온이 미소를 지으며 마르타와 루난의 옆에 섰다.

“다만 힘과 경험의 차이가 나고, 누구 때문에 대비할 시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

그 말을 하면서 리메르를 노려보았다. 그는 아무 잘못도 없는 것처럼 휘파람을 불어댔다.

그 입에 비도를 꽂아주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야! 너까지 그런 말을….”

“다만!”

라온이 마르타의 말을 끊으며 광풍단을 바라보았다.

“도움이 있다면 못 이기리라는 법은 없지.”

“도움?”

“무슨 도움이요?”

루난과 도리안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너희의 마음속에 깊숙하게 가라앉은 아이들을 꺼낼 거야.”

라온이 말을 하며 제천검을 뽑았다. 섬뜩한 발검 소리가 검사들의 귀를 울렸다.

“가, 갑자기 검을 왜 뽑아요!”

“또 뭘 하시려고!”

“비수가 아니라 왜 검을 드는 건데!”

광풍단원들은 시린 한기를 뿜어내는 제천검을 보며 입술을 떨었다.

“조금 전에 말했잖아.”

라온이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검에 기운을 응집시켰다.

“너희들의 마음에 가라앉은 아이들을 꺼낸다고.”

대가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광견단을 꺼낼 시간이었다.

*     *      *

광풍단이 일주일 동안 연무장과 절벽만을 오가며 수련을 하는 동안 세피아 상회의 상회주. 아디스 세피아도 지그하르트에 도착해 있었다.

아디스 세피아는 글렌의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세피아의 작은 봇짐장수가 지그하르트의 하늘을 뵙습니다!”

“겸손이 과하군. 일어나시오.”

묵직하다 못해 뼈를 으깨는 듯한 음성을 들으며 고개를 들었다.

금발적안. 라온과 비슷하면서도 무게감이 전혀 다른 북방의 거인이 시선을 내리고 있었다. 열기가 모두 빠져버린 듯한 건조한 눈동자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이 남자가 북멸왕 글렌 지그하르트.’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이지만, 듣는 것 이상의 압박이다. 지금까지 만났던 육황의 수장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디스가 손을 배에 얹은 채 고개를 숙였다.

“상회주가 바쁜 건 알고 있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오.”

글렌은 괜한 소리하지 말라며 손을 저었다.

“귀찮은 잡설은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소?”

“저도 그게 편합니다.”

아디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그하르트 주변에 기반 시설을 설치하고, 도로망을 확장한다고 들었소.”

글렌이 허무가 차오른 듯한 눈동자를 내리며 주먹으로 턱을 괴었다.

“세피아 상회가 없는 물건이 없다는 만물상이라고 해도 상당한 자금과 인력이 들어갈 텐데,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북멸왕이라 불리는 남자의 시선이 날카롭게 내리꽂힌다. 거짓말을 했다가는 바로 전신이 찢어질 듯한 기분이었다.

‘거짓말은 안 돼.’

세상에는 거짓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고,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눈앞의 거인은 거짓말이 먹히지 않는 전형적인 인물이었다. 솔직하게 마음을 밝혀야 할 것 같았다.

“라온 부단주 때문입니다.”

“라온?”

“그렇습니다. 그를 직접 만나본 후 지금 지그하르트에 투자한다면 훗날 투자금의 몇 배가 돌아올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크흠!”

글렌은 라온의 이름이 듣자마자, 턱을 괴고 있던 주먹을 펴서 입을 가린 채로 헛기침을 크게 했다.

“…그렇소?”

“아, 예.”

아디스는 어깨를 짓누르던 기세가 가벼워진 것을 느끼며 굽어졌던 허리를 슬쩍 폈다.

“왜 그 아이를 보고 지그하르트에 투자하겠다고 생각했소? 무력이나 재능 때문에?”

“아뇨. 그가 사람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움직인다?”

“라온 부단주가 강하고 재능 있는 무인인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 성장한다면 언젠가 대륙제일인이 될지도 모르죠. 다만 아무리 강해도 독선적인 인물이었다면 전 투자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디스의 눈동자에서 상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정심한 기운이 번쩍였다.

“전 그의 무력이 아니라, 더 깊은 곳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그게 사람이라는 것이오?”

글렌은 궁금증이 돋은 듯 목을 살짝 내렸다.

“예. 라온 부단주는 본인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이 수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더군요.”

아디스는 라온 덕분에 변화한 마크 괴튼과 셋째 딸 팔렌을 떠올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라온 부단주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보고, 느꼈기에 지그하르트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이곳에 찾아온 이유를 거짓 없이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커허험!”

글렌은 살짝 붉어진 얼굴로 아까보다 더 크게 헛기침을 했다. 입을 막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였군. 잘 알았소.”

그의 목소리가 처음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워졌고, 얼음장처럼 서늘했던 알현실의 공기도 난로를 피운 듯 훈풍이 불었다.

“세피아 상회주?”

“예? 아, 예!”

“술 좀 할 줄 아시오?”

“조, 조금은 합니다.”

“그럼 한 잔 하도록 하지.”

글렌은 따라오라는 듯 알현실 우측에 있는 방을 가리켰다.

“알겠습니다!”

아디스는 글렌의 뒤를 따라붙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볍게 한잔하며 상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보시오.”

“그럼 제가 시험을 내리는 상황부터….”

“아니.”

글렌이 손을 들어서 아디스의 말을 막았다.

“거기부터 말고, 라온이 도착했을 때부터 떠날 때까지 시작해주시오.”

“그, 그걸 전부 말씀드리면 굉장히 길어질 텐데….”

“괜찮소. 전부. 하나도 빼지 말고 말해주시오. 내일 재밌는 일이 있으니, 그것도 보고 가고.”

글렌은 헛소리를 하면 한 대 팰 것처럼 주먹을 말아 쥐었다.

“어어….”

아디스는 붉게 물든 글렌의 주먹과 뺨을 보며 퍼래진 입술을 떨었다.

‘이, 이건 또 무슨 일이지?’

날 시험하시는 건가?

*     *      *

시꺼먼 먹구름에 달빛마저 숨어버린 어둑한 밤.

라온은 5연무장의 중앙에 서 있었고, 시뻘건 안광이 번들거리는 광풍단이 그를 둘러싼 채 검을 세웠다.

후우우욱.

광풍단 검사들의 입에서 짐승의 그것처럼 탁한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들은 정말 맹수라도 된 듯 거친 살기를 일으키며 동시에 땅을 박찼다.

가장 먼저 앞으로 나오는 건 세 명의 조장이다.

쿠구구구구!

버렌의 검에서 예리한 바람이 돋아나고, 마르타의 검에서는 태산 같은 무게가 떨어져 내렸으며, 루난의 검에서는 뼈가 아릴 정도의 냉기가 휘몰아쳤다.

조장들의 뒤를 이어 뛰쳐나온 광풍단 검사들이 일으킨 검광이 가지각색 검로를 질주하여 라온의 주변을 폭풍처럼 휩쓸었다.

라온이 꺼뭇한 하늘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칼날의 끝에서 어둠을 지우는 듯한 찬란한 꽃송이가 피어나 공간을 뒤덮는다.

화아아아아!

만화공 화령. 수백이 넘는 화염의 꽃잎들이 흩날리며 쇄도해오던 광풍단의 검격과 맞부딪쳤다.

콰아아아아아아!

강렬한 충격파가 연달아 터지며 달려들던 광풍단 검사들이 튕겨 나가 갈라진 대지에 처박혔다.

후우우웅!

다만 괜히 조장이 아닌지 버렌과 마르타, 루난은 화령을 베어버리며 라온에게 돌진했다.

“으아아아아!”

“좀 뒈져!”

“….”

라온은 개성 있는 무학을 운용하는 세 조장에게 시선을 돌리며 제천검을 바닥에서 부터 끌어 올렸다.

찌지지직!

갈라진 대지를 긁으면서 솟구친 칼날이 세 조장이 뻗어낸 검격을 행해 시뻘건 불꽃을 뿜어냈다.

콰아아아아아앙!

회전하는 열기의 구체가 버렌과 마르타, 루난의 검격을 깨부수며 장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크윽!”

“지라아아랄!”

“에잉….”

세 조장은 광풍대 검사보다 더 멀리 튕겨 나가 연무장의 벽에 처박혔다.

라온은 붉게 물든 제천검을 내리고, 난장판이 된 5연무장을 쭉 둘러보았다.

“크으윽!”

“제기랄!”

“이번에는 안 져!”

“죽이지는 못해도 저 잘난 얼굴 무조건 한 대는 팬다!”

광풍단원들은 조금 전에 패퇴한 것을 잊은 듯 눈동자에 샛노란 광기를 두른 채 일어나 검을 말아 쥐었다. 미친개처럼 이를 갈며 살기를 드높였다.

“빌어먹을! 강기를 안 써도 이 수준이라고?”

버렌이 입술을 깨물며 가지고 있는 오러를 모조리 끌어 올렸다.

“칼질만 잘하는 새끼….”

“존잘이라 얼굴도 잘 생겼어.”

“너 누구 편이야!”

“내 편.”

“끄으으윽!”

버렌과 루난은 서로를 노려보며 말다툼을 하면서도 광기와 살의는 라온을 향해 쏘아냈다.

쿠구구구구!

하루종일 얻어터지면서 몸에 남은 사운환의 기운을 흡수한 광풍단의 오러가 하늘 위로 치솟으며 흉악한 기세를 펼쳐냈다.

미친 짐승이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듯 오싹한 기분이었다.

-…저것들 점점 미쳐가는 것 같은데?

라스는 그 모습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안 그러면 곤란하지.’

그걸 노린 거니까.

라온은 전신을 짓이기는 듯한 광풍단의 광기를 마주하며 들뜬 미소를 지었다.

“광견단 부활.”

-무슨 개장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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