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광풍단원들은 연무장 곳곳에 퍼져서 각자의 무학을 단련했다.
안색은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에선 정광이 흘러넘쳤고, 검극에는 자그마한 흔들림도 없었다.
쯧.
모두가 정신을 집중하여 검을 휘두르고 있을 때 단상 위에서 짧게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윽!”
“어….”
“허어억!”
그 작은 소리에 검사들은 휘두르던 검을 멈추고, 목각인형처럼 뻣뻣하게 고개를 돌렸다.
단상 위에 있는 라온이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으으….”
도리안은 눈썹이 내려간 라온을 보며 턱을 파르르 떨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지?’
집중해서 수련하고 있었는데,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저러는 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라온이 저런 표정을 짓기만 하면 매번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훈련을 하게 되었기에 모두의 등 뒤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북망산에서 100시간 버티기를 한 지 2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건 정말 지옥 그 자체였다. 눈에 불을 켜고 쫓아와 검을 날리는 라온을 볼 때마다 심장이 터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었다.
“야. 저 미친놈 또 왜 저러는 거야.”
마르타가 옆으로 다가오며 인상을 찡그렸다.
“어제 대련에서 이겼는데 왜 저렇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거냐고! 또 무슨 지랄을 하려고 저러는 건데!”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네가 제일 친하잖아.”
“그, 그렇긴 한데, 그것만이 아니라 저는….”
도리안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차마 주머니와 지갑으로 쓰이고 있다고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요즘 잠잠하더니, 또 시작인 건가….”
버렌이 단상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리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도 저놈이 새로운 훈련을 가져오면 살이 다 떨려.”
그도 2주 전이 떠올랐는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새로운 훈련….”
루난은 평소와 같은 맹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평온해 보이지만, 전혀 아니다. 눈을 뜨고, 잠이 든 상태. 현실에서 벗어나 꿈속으로 도망간 거다.
“마, 망했어….”
“이번에 또 뭔데.”
“도, 도망갈까?”
“1시간도 못 가서 다 잡힐 텐데, 무슨 도망이야!”
2달 전 지독한 훈련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다른 방향으로 도망친 적이 있었지만, 한 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모두 팔다리를 제압당한 채 잡혀 온 적이 있었다.
도망도, 싸움도 안 되기에 남은 건 절망뿐이었다.
“방법이 없어. 다 끝났다고….”
“비, 빌자! 부단주도 인간인데 좀 봐주겠지!”
“넌 지금까지 저놈이 한 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흐윽, 리메르 단주님 시절이 그리워.”
“빌어먹을….”
광풍단원들은 이미 새로운 훈련이 기정사실이 된 것처럼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다만 라온이 혀를 찬 이유는 광풍단 때문이 아니라, 그의 손목에 붙은 자칭 분노의 마왕 때문이었다.
‘갑자기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안 먹은 지 오래 됐지않느냐! 당장 민트초코를 바치거라!
‘그거 별로야.’
-싸우자!
* * *
라온은 뭔가 어정쩡하게 수련하는 광풍단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동안 너무 조였나?’
검사들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하다. 피곤함을 넘어 고통을 느끼는 것 같았다.
‘하긴 쉼 없이 달려왔으니까.’
지난 삼 개월 동안 끊임없이 훈련을 해왔으니, 저리 피곤해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휴식을 주는 것도 좋겠어.’
딱 내일 하루만.
아직 완벽하게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많은 성과를 냈으니 약간의 휴식을 주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라온은 마음을 정하고 단상 아래로 내려갔다.
“모두 수고했어. 내일은….”
휴식이라고 말하려 할 때 광풍단 모두가 동시에 뒷걸음질을 쳤다.
“제기랄!”
“또, 또 뭐야! 이번엔 뭐냐고!”
“욱….”
마르타와 버렌, 루난의 눈동자가 맹수를 본 초식동물처럼 잘게 떨렸다.
“히이익!”
“와, 왔다….”
광풍단도 공포에 질린 듯이 마른침을 삼키며 몸을 뒤로 젖혔다.
“아니. 내 말을….”
“으허헝!”
“살려줘!”
“신이시여….”
괜찮다고, 손을 뻗었을 뿐인데, 광풍단원들은 칼이라도 맞은 듯 기겁하며 더욱 뒤로 물러났다.
라온이 헛바람을 흘리며 뺨을 긁적였다.
‘조금 당황스러운데.’
휴식을 주려고 했을 뿐인데, 저런 반응이 나오니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당황? 양심이 있으면 네놈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오면 안 되니라!
라스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며 이죽거렸다.
-마계에서도 네놈처럼 부하를 다루는 놈은 없었느니라! 이 악귀 자식아!
‘마계가 참 인간적이네.’
검사들의 수준에 맞춰서 암살자 시절에 겪었던 훈련을 해줬을 뿐인데, 저 정도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자신의 전생은 인간이 아니라, 정말 개로 살았던 것 같다.
라온은 겁에 질린 광풍단을 보며 옅게 웃었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겠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계속 훈련이나 해볼까?
이미 새로운 훈련을 하는 것으로 마음의 준비를 한 듯싶으니, 그 기대를 채워줘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네, 네놈 진짜 어디서 온 것이냐. 대체 정체가 무엇이야!
라스는 인계도, 마계에도 너 같은 것 없다며 기겁을 했다.
-마음이 아예 시꺼멓게 어둠으로 물들었느니라!
‘농담이야.’
라온이 광풍단의 앞에 섰다. 겁에 질린 시선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수고 많았어. 내일은 휴식하도록.”
휴식하라고 말을 했는데도 광풍단은 별 반응이 없었다.
“휴식…?”
“휴, 휴식이 뭐지?”
“글쎄? 뭐더라….”
광풍단은 루난처럼 맹한 눈동자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지도 못한 단어에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자, 잠깐 휴식?”
“휴식이라고? 정말?”
마르타와 버렌이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입을 떡 벌렸다.
“그동안 고생했어. 오늘 저녁 훈련까지만 하고, 내일은 푹 쉬어.”
“우와아아아아!”
“드디어! 내 바람이 이루어졌어! 3개월 만에 기도가 먹혔다고!”
“오, 신이시여!”
광풍단 모두가 두 손을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조금 전과 똑같이 신이시여라고 외치지만, 그 어투는 180도 달랐다.
“라온! 존잘!”
루난도 아주 얇게 입매를 올리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희귀한 미소였다.
“아, 그래.”
전혀 의미 없지만, 루난은 여전히 저게 굉장히 잘 먹힌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오늘까지는 제대로 수련해.”
“예엡!”
라온이 광풍단의 함성을 들으며 미소를 지을 때 연무장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딱딱한 인상의 중년인이 들어왔다.
‘저 사람은….’
채드였던가.
본 기억이 있다. 글렌에게 보고를 할 때 알현실에 있던 비연회주 채드였다.
다만 그가 왜 이곳에 왔는지는 전혀 예상이 가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
채드는 인상과는 다른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라온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인사드리는 건 처음이군요. 비연회주 채드라고 합니다.”
“광풍단주 대리 라온 지그하르트입니다.”
라온이 살짝 떨리는 채드의 눈을 보며 마주 인사를 했다.
‘예의가 바른 사람이네.’
비연회주라면 가문의 정보를 담당하는 실세 중의 실세다. 연배든 지위든 훨씬 높은 곳에 있는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예의가 있었다.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어서 실례인 줄 알고 찾아왔습니다.”
“괜찮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라온이 고개를 젓고서 단주실로 안내했다.
“음, 좀 심각한 일인데, 일단 이것부터 봐주십시오.”
채드는 의자에 앉자마자 테이블 위로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부왕 로만이 광풍부단주께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3년 뒤 1월 1일에 생사결을 벌이자는 내용입니다.”
“3년 뒤 1월 1일이요?”
“예.”
“흠, 그렇군요.”
라온이 서류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름의 배려인가?’
양심은 있군.
내기한 날부터 3년이 아니라, 해가 바뀐 후부터 3년이면 로만이 나름 배려를 해준 것 같았다.
‘22살에 붙게 되겠어.’
해가 바뀌어 19살이 되었으니, 그와 생사결을 벌이는 때는 22살이 되는 때였다.
‘나쁘지 않네.’
라스가 있으니까.
단순히 3년을 수련해서 그랜드 마스터가 되는 건 불가능하지만, 아낌없이 주는 라스와 함께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뭘 봐.
‘아니야.’
눈살을 찌푸리는 라스에게 옅게 웃으며 손을 저어주었다.
“허….”
채드는 미소를 짓는 라온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웃는다고?’
스무 살도 안 된 아이가 무슨 배짱이….
라온은 글렌과 로엔, 셰릴의 대화를 모른다. 3년 뒤에 그랜드 마스터인 부왕 로만과 붙게 생겼는데, 저런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분들이 괜히 아끼는 게 아니었어.’
최연소 마스터가 될 정도로 넘치는 재능 때문에 감싼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다.
라온 지그하르트는 그 홀로 빛을 낼 수 있는 별이자, 보석이었다. 그 세 사람이 왜 라온을 챙기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라온은 로만의 서류를 옆으로 치운 뒤 다시 채드를 보았다.
“그럼 두 번째는 뭐죠?”
“그건 어떻게….”
“일단 이걸 봐 달라고 하셨으니, 다음 내용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요. 이거 못 당하겠습니다.”
채드는 어색하게 웃으며 품에서 두 번째 서류를 꺼냈다.
“두 번째는 광풍단에 내려온 임무입니다.”
“임무요? 그걸 왜 회주님이 전해주시는 거죠? 저희 단주님이 가주전에 가셨을 텐데, 혹시 또 땡땡이를….”
“아, 그건 아닙니다.”
채드가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그분께 사정이 있어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그는 리메르가 글렌과 셰릴, 로엔에게 얻어터지고 있다는 사실을 차마 말할 수가 없었기에 대충 얼버무렸다.
“어쨌든 이게 광풍단에 내려온 임무 내용입니다.”
채드가 꺼낸 서류를 뒤집은 뒤 라온에게 내밀었다.
“그란세빌이면 유흥으로 유명한 도시군요.”
라온은 임무서에 적힌 장소를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도시라고 하기에는 작지만, 술과 도박, 미식은 물론이고, 마약이나, 투기장도 있는 유흥 지역이죠.”
채드의 말대로 그란세빌은 대륙에서도 몇 없는 유흥으로 가득 찬 곳이다.
낮에는 바로 앞에 있는 몰브 호수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밤이 되면 낮보다 더 밝아진 도시에서 수많은 유혹이 퍼져나오는 곳이었다.
-미식?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하던 라스가 벌떡 일어섰다.
-받아들이거라! 당장 받아들이거라!
녀석은 두고 볼 것도 없다며 손을 마구 휘저었다.
“백혈교라….”
라온은 달라붙는 라스를 밀어내고 다시 서류에 집중했다. 잦아진 실종 사건과 몰브 호수에서 나온 시체 때문에 백혈교를 의심한다고 되어 있었다.
“광풍단을 요청했다고 되어 있네요.”
“예. 딱 꼬집지는 않았지만, 광풍단이 있다면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흐음….”
백혈교라면 7사도가 유인할 가능성도 있기에 조심해서 접근해야 했다.
“몇 달간 광풍단을 원하는 의뢰자가 너무 많아서 이젠 거절하기도 벅찰 지경입니다.”
“그게 무슨….”
“음? 모르셨습니까? 가젤 강의 임무를 끝낸 후부터 광풍단을 찾는 사람들이 몇 배는 늘어났습니다.”
채드는 거짓말 안 하고 사흘에 한 번씩은 광풍단을 요청하는 의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렇게나….”
“광풍단도 광풍단이지만, 부단주님 때문이죠.”
“저요?”
“예. 가젤 강에서 틸러의 계략을 깨부수고, 부왕 로만에게서 살아남은 데다가, 4사도의 목도 베셨지 않습니까. 그 소문이 대륙 전체로 퍼져서 설화검협을 요청하는 의뢰가 물밀듯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임무를….”
“광풍단주님이 중간에서 다 잘라내셨습니다. 지금은 내실을 다질 때라고 하셨죠.”
“아….”
라온이 손을 뒤로 짚으며 옅은 숨을 뱉어냈다.
‘하여튼.’
미워할 수가 없다니까.
리메르가 하는 짓을 보면 때려주고 싶다가도 가끔 보여주는 진지함을 보면 싫어할 수가 없었다.
“그렇군요.”
라온이 서류를 모두 읽어내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겠네.’
백혈교든 혹은 흑탑이든 아니면 인신매매 집단이든 오랜만에 광풍단에게 실전을 겪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임무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
“임무다! 임무!”
“드디어 지옥에서 해방이야!”
“밖으로 나간다!”
광풍단원들은 더이상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양팔을 들어 올린 채 환호를 터트렸다.
“다, 단원분들이 활기차군요.”
채드는 신난 광풍단원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오랜만의 임무라 신난 듯합니다.”
라온이 광풍단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 이건 선물입니다.”
채드가 고급스러운 포장지에 싸여 있는 상자를 내밀었다.
“이건….”
“부담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랫지방에서 유행하는 디저트일 뿐이니까요.”
“디저트요?”
“예. 머랭 쿠키 사이에 크림을 넣은 과자로 마카롱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디저트는 전대 비연회주 알리사의 앞으로 온 거지만 라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훔쳐 왔다.
“아, 감사합니다. 저는 드릴게….”
“아닙니다!”
채드는 라온이 보답할 것 찾는 듯이 주변을 둘러볼 때 손을 저었다.
“처음 뵙기에 인사차 가져온 것뿐이니,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정말 괜찮습니다. 그럼 전 이만.”
그는 말리는 라온에게 고개를 꾸벅이고서 5연무장을 떠났다.
“후우….”
채드는 5연무장의 문을 돌아보고서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만하면 첫인상은 좋았겠지?’
예의 있게 행동했고, 말을 낮추지도 않았으며, 자세한 설명에 선물까지 주었으니, 완벽하지는 않아도 조금의 마이너스도 없는 인상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신뢰 관계를 잘 쌓아야 해.’
확실하다 이 가문에서 가장 잘 보여야 할 사람은 전주나 대주들이 아니라, 이 작은 광풍단의 부단주였다.
“후후.”
채드는 뿌듯함에 본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비연회로 돌아갔다. 오늘은 왠지 일이 잘 풀릴 것 같았다.
* * *
라온은 채드가 주고 간 선물을 보며 눈매를 좁혔다.
‘비연회주 채드….’
조심해야 할 사람이로군.
비연회는 지그하르트 권력의 중추이며 실세 중의 실세 집단이다. 그곳의 수장인 채드가 일개 무력단체의 부단주인 자신에게 이리 조심스럽게 대하는 걸 보면 속셈이 있는 게 분명했다.
‘중무전이나 진무전에서 보냈을 가능성도 있겠군.’
지그하르트에서 자신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카룬이나, 발데르였기에 그 두 사람의 밀명을 받고 임무를 내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겠어.’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웃으면서 다가오는 사람이다. 그의 진짜 속셈을 알 때까지는 항상 경계해야 할 것 같았다.
‘휴식을 취소하고, 내일은 다시 훈련을….’
-얌마!
라스가 인상을 찡그린 채 소매를 붙잡았다.
-훈련은 됐고, 그 맛탕이라는 디저트부터 꺼내 보아라!
‘마카롱이야.’
-어쨌든! 좀 보여다오.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 하느니라!
‘먹고 싶어서 보여달라는 거겠지.’
녀석의 머릿속은 훤하기에 고개를 저었다.
-끄응, 아이스크림을 안 먹을 거면 그런 거라도 먹어달란 말이다! 본왕도 맛난 걸 먹을 권리가 있느니라! 인권 모르냐고!
‘마왕이 무슨 인권. 너희 동네로 돌아가.’
라온은 이를 가는 라스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거 인종차별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