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147화 (147/653)
  • 147화

    라온은 사람들의 시선을 마주하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선명한 눈동자. 자신의 뒤에 서겠다는 이들의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

    ‘말이 안 나오는군.’

    이런 눈빛을 받으며 ‘사실 마왕을 등쳐먹은 건 접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늘은 왜 그 가벼운 주둥아리를 닫고 있는 것이냐! 제대로 말해라! 네놈이 마왕을 농락했다고!

    라스는 빨리 말하라는 듯 자신의 어깨를 북처럼 내리쳤다.

    그 말도 맞다. 저런 사람들이기에 어느 정도의 사실은 밝히고 싶었다.

    “사실 저는….”

    “말할 필요 없다니까.”

    라온이 천천히 입을 떼려 할 때 테리안이 손을 들어 올렸다.

    “예?”

    “마족과 거래한 내용을 입에 담으면 그 거래가 더 불리해진다는 건 유명하지. 그 이상은 말 안 해줘도 돼. 우리 모두 알고 있으니까.”

    그는 다 이해한다는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허욱, 진짜 돌아버리겠도다.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왜 더 나대는 것이냐!

    라스가 테리안에게 다가가 딱따구리의 부리처럼 그의 머리를 두들겼다.

    -마족과의 거래를 말하고 다닌다고 불리해진다는 법칙은 존재하지도 않고! 거래는 이놈이 이득을 보았단 말이다!

    녀석은 미치겠다는 듯 가슴을 콩콩 두드렸다.

    “그게 아니라, 제 말은….”

    “말 안 해도 괜찮다니까요.”

    깍지 낀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던 울브스 용병단장 베토가 씩 웃었다.

    “우리는 그날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당신의 뒤에 서기로 결정했어요. 아무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전부 머리에 구멍이 뚫린 게 분명하도다. 사고력이라는 것이 마요네즈가 된 게 확실해!

    라스의 입에서 옅은 거품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곧 다시 기절할 기세다.

    “당신은 이곳의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라온이 베토를 보며 고개를 살짝 틀었다. 돈을 따라가는 용병단의 단장이 여기에 있다는 게 의문이었다.

    “용병이라고 목숨 빚이 얼마나 무거운지 모르는 건 아니거든요. 그것도 빚이니까 더 확실하게 갚는 편이죠.”

    베토가 늑대가 새겨진 울브스 용병패를 쓸어내렸다.

    “저만이 아니라, 용병들도 동의했습니다. 계속 쫓아다닐 수는 없겠지만. 당신을 위해 목숨을 걸 준비는 되어 있어요.”

    가벼움이 사라진 눈빛. 베토 역시 진심으로 자신의 뒤를 받쳐주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용병만이 아니다. 검대와 기사단 그리고 병사들까지 모두 네 뒤에 서는 일에 동의했다. 그걸 위해 네 이름을 알렸지.”

    밀랜드가 양옆의 간부들을 차례로 둘러보며 미소 지었다.

    ‘이래서였군.’

    회의실에 오면서 보았던 사람들의 눈빛이 왜 달라졌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전부 자신을 따르겠다고 생각했기에 더 조심스럽게 대해준 것이었다.

    “저는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지그하르트의 직계도 아니고….”

    “그것도 알고 있다. 직계는 아니지만 북패왕의 피를 진하게 이었지.”

    밀랜드가 상관없다는 듯 손을 저었다. 그의 옆에 선 사람들의 눈빛 역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당신도 입니까?”

    라온은 우측에 서 있던 설격대주 에드퀼을 바라보았다.

    “물론입니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계시든 따르겠습니다.”

    에드퀼이 한쪽 무릎을 꿇고, 주먹으로 바닥을 찍었다.

    “전 라온 님 덕분에 목숨보다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르게 해주십시오!”

    그는 다른 사람처럼 뒤를 받치거나 돕겠다가 아니라, 아예 따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 녀석이 먼저다.”

    밀랜드가 앞으로 나와 에드퀼의 어깨를 잡았다.

    “가장 먼저 널 따르겠다고 하면서 하분 성에서 추방해 달라고 하더군.”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썹을 내렸다.

    “음….”

    라온이 다시 에드퀼의 눈을 보았다. 밀랜드나 다른 간부보다 더 진중한 빛이 깃들어 있다. 이 자는 진짜였다.

    -저 재수 없던 놈이 먼저 따르겠다고 했다고? 하아, 이제 모르겠도다. 모르겠어.

    라스는 다 포기했다고 말하며 낄낄거렸다.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았다.

    “네가 마족과 계약했다는 이야기도 통제했어. 어디에도 퍼져나가지 않을 테니 안심해.”

    라딘이 믿으라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정찰병들을 움직여 소문을 막은 것 같았다.

    “하아….”

    라온이 호흡을 고르며 허리를 폈다. 회의실에 있는 모두의 생각과 감정이 가슴에 와닿아 심장이 몽글몽글해진 기분이었다.

    “감사합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라온은 믿음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가 지그하르트의 가주가 되길 원하든, 혹은 평범한 검사의 삶을 살던 우리는 항상 네 뒤에 서겠다.”

    밀랜드가 드물게도 큼지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사령관님께 첫 번째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부탁? 나에게?”

    “예전부터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말해봐라.”

    그는 무엇이든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4개월 뒤. 저와 대련을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연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거야 어렵지 않지. 그런데 4개월이면 되겠나?”

    “예. 그 정도라면….”

    라온의 눈동자에 붉은 투지가 비쳤다.

    “꼴사납게 지진 않을 겁니다.”

    *     *      *

    죽 한 그릇으로는 배가 차지 않았기에 라온과 도리안은 회의장을 나와서 서리의 가지로 향했다.

    “어? 라온 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테이블을 닦고 있던 유아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

    오늘 수없이 들은 질문이지만 유아에게 들으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정말 다행이네요.”

    유아가 토끼 귀 같은 양갈래 머리를 찰랑이며 코를 훌쩍였다.

    “유아가 계속 찾아와서 음식이랑 간식을 주고 갔거든요. 아까 드신 죽도 유아가 만든 거예요.”

    도리안이 대견하다는 듯 유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그랬나.”

    예상대로 그 맛 좋은 죽은 유아의 솜씨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간식은 없었잖아.”

    “커흠, 그건 제가 배가 고파서….”

    도리안이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여튼.”

    라온은 피식 웃으며 테이블에 앉았다.

    “지금 주문돼?”

    “물론이죠. 할아버지도 일어나셨거든요. 할아버지!”

    유아가 주방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얼굴빛이 많이 좋아진 점장이 황급하게 뛰어나왔다.

    “오셨군요!”

    그는 머리에 쓰고 있던 두건을 벗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지난번엔 제정신이 아니라,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요. 할아버지랑 절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유아도 점장을 따라 직각으로 몸을 굽혔다.

    “이러실 필요 없어요.”

    라온은 고개를 저으며 점장과 유아를 일으켰다. 이런 대우를 받으려고 두 사람을 구한 게 아니었기에 민망하기만 할 뿐이었다.

    “라온 님의 응급조치가 빨라서 살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건강하신 걸로 족합니다.”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점창은 본인의 이마를 툭 치고서 메뉴판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뭐든 시키십시오.”

    “할아버지가 라온 님은 평생 무료라고 하셨어요!”

    “어? 나는?”

    도리안이 손가락으로 본인을 가리켰다.

    “도리안 님은 돈 내셔야죠!”

    유아가 허리에 손을 척 올리고 턱을 들었다.

    “와, 벌써 사람 차별하는 거야? 내가 팔아준 게 얼만데!”

    “헤헤헤!”

    도리안과 유아 그리고 점장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다 좋은데, 일단 주문부터 하자. 본왕은 일단 애플 미트파이이니라.

    라스는 팔찌 위로 올라오며 눈동자를 데굴 굴렸다.

    “음, 그럼….”

    라온은 라스가 원하는 대로 애플 미트파이와 스튜, 오리 구이, 치즈피자를 주문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 오겠습니다!”

    15분 뒤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이 담긴 음식들이 테이블 위로 쫙 깔렸다. 향도 좋았지만, 양도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오늘은 특히 때깔이 죽이는구나. 빨리 무기를 들어라.

    라스가 말하는 무기는 스푼과 포크, 나이프다. 먹을 때 가장 진지해지는 마왕이라니, 참으로 같잖았다.

    -무얼 기다리고 있는 것이냐! 음식이 식느니라!

    라온은 라스의 침샘이 폭발하는 소리를 들으며 스푼을 들었다.

    ‘귀찮은 마왕이야.’

    *     *      *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을 먹어서인지 평소보다 음식 맛이 좋았다. 라스만이 아니라, 라온도 만족하여 미소가 지어질 정도였다.

    “잘 먹었습니다.”

    “라온 님.”

    라온이 계산을 하고 돌아가려 할 때 점장이 손을 들어 올렸다.

    “전에 유아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음….”

    언제 말해야 하나 타이밍을 재고 있었는데, 차라리 잘 되었다.

    “유아를 납치하러 온 놈들이 누구인지는 아시죠?”

    “에덴이지 않습니까. 그 이유까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에덴이 유아를 노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라온은 점장의 옆에서 손을 떠는 유아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 아이에게 세이렌의 가면을 씌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세이렌의 가면?”

    “세이렌은 반인반어의 인어형 몬스터로 노래와 악기를 연주해서 인간들을 홀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래와 악기? 설마!”

    그 의미를 알아차린 듯 점장이 눈을 부릅떴다.

    “검만 휘두르는 저도 알 정도로 유아에겐 음악의 재능이 있습니다. 에덴은 그 재능을 노리고 유아를 세이렌으로 만들려고 했던 거죠.”

    “아….”

    말할수록 점장의 표정이 굳어져 갔다.

    “유아가 하분 성에 있는 한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계속 이 아이를 노릴 겁니다. 놈들은 제정신이 아니니까요.”

    “그, 그렇군요.”

    점장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아를 바라보았다. 지금 보니 그도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것 같다.

    “에덴의 방식이 점점 거칠어질 테니, 이번처럼 유아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휘말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문으로 돌아갈 때 함께 가자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저희를 지그하르트에 말입니까?”

    “예.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라온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마의 대척점에 있는 지그하르트이니, 사정을 설명한다면 분명 받아들여 줄 것이다.

    “음, 라온 님.”

    점장이 카운터를 지그시 누르며 이쪽을 보았다.

    “이런 질문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왜 저희에게 잘해주시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그건….”

    점장의 질문에 라온의 눈빛이 과거로 돌아갔다.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납치당해 원하지 않던 사냥개이자, 암살자로 평생을 살아갔다.

    침투, 살인, 강탈, 절도, 정보 조작 등 하고 싶었던 일은 하나도 없이 머리에서 울리는 데루스의 지시만을 완수했다.

    만약 유아가 세이렌의 가면을 쓴다면 그녀는 전생의 자신보다 더 지독한 일을 겪게 될 것이다. 평생 손에서 피가 마를 날이 없을 게 분명하다.

    그 지옥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요리와 노래를 좋아하는 평범한 어린아이의 손에 다른 사람의 피를 묻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그뿐이었다.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라온은 그 마음을 숨기고 조금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렇군요.”

    점장은 그 대답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는지 선한 미소를 지으며 유아를 바라보았다.

    “저기 라온 님!”

    유아가 질문이 있다는 듯 손을 위로 치켜올렸다.

    “응?”

    “저도 라온 님처럼 강해질 수 있나요? 할아버지를 지키고, 나쁜 놈들을 혼내 줄 수 있을까요?”

    “아….”

    생각지도 못한 물음에 라온이 눈을 부릅떴다.

    ‘잘못 생각했어….’

    그저 유아를 데리고 가서 보호할 생각만 했지만, 이 아이는 스스로 강해지길 원했다.

    하나뿐인 가족이 괴물에게 먹혔던 무서운 상황을 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 같았다.

    -저 아이의 재능은 진짜이니라. 검술과는 다른 방식으로라도 풀어주면 강해질 수 있겠지.

    라스의 말대로다. 재능이 있고, 스스로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 길을 제시해주는 것도 옳은 방법이었다. 리메르가 보여주었던 것처럼.

    “물론이지! 나도 지그하르트 들어가기 전에는 겁쟁이였어!”

    자신이 말을 하기 전에 도리안이 치고 나왔다.

    “아직도 겁쟁이지만.”

    라온이 피식 웃으며 도리안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거, 겁쟁이라뇨! 수전증이 조금 있을 뿐이에요!”

    -겁쟁이 중에 아주 상겁쟁이지.

    라스가 쯧쯧 혀를 찼다.

    “네 힘으로 너와 할아버지를 지키고 싶은 거지?”

    라온은 허리를 숙여 유아와 눈을 마주쳤다.

    “네!”

    “네가 원한다면 할 수 있을 거야.”

    “그럼 갈게요!”

    유아가 상큼하게 웃으며 작은 주먹을 쥐었다.

    “본인이 간다고 하니, 이젠 말릴 수 없겠군요. 라온 님이라면 무슨 말씀을 하셔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점장이 절을 하듯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려 했다. 라온이 다급하게 막아섰다.

    “그런데 유아를 보내겠다는 건….”

    “전 가지 않습니다.”

    “네?”

    “할아버지!”

    유아가 냉큼 다가와 점장의 소매를 붙잡았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같이 가야지!”

    “난 평생 여기에서 살았다. 가긴 어딜 간단 말이냐.”

    “나도 여기서 계속 살았잖아!”

    “나까지 떠난다면 이 주점은 그대로 끝난다. 난 어차피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네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만 하면 충분하다.”

    점장은 이미 마음을 굳혔는지 옅게 웃었다.

    “그럼 나도 안 가!”

    “안 가긴 무얼 안 간단 말이냐. 매일 춥다고, 좁다고 불평해댔으면서.”

    “아무리 좋아도 할아버지가 없으면 안 가!”

    조손은 서로의 옷을 부여잡고 점점 목소리를 높였다.

    “가자.”

    라온는 싸우는 두 사람을 두고, 주점을 나왔다.

    “저대로 놔둬도 돼요?”

    “그래.”

    아직 큰 소리가 오가는 서리의 가지를 돌아보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저 둘이 결정할 문제니까.”

    *     *      *

    라온은 저녁이 조금 지난 시간에 숙소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었다. 밤늦게까지 수련하는 평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네놈이 드디어 미쳤나 보구나.

    라스가 팔찌 위로 머리를 빼꼼 내밀고 피식 웃었다.

    ‘그게 아니야.’

    라온은 침대에 누우며 고개를 저었다.

    -뭐?

    ‘잠만 자도 능력치가 오르는 <나태>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봐야 하니까.’

    이번에 얻은 나태의 효과는 잠을 자면서도 강해지는 능력이다.

    ‘어느 정도의 능력치가 오르는지 알아야 4개월 후에 사령관님이랑 싸울 계획을 짤 수 있거든.’

    마스터와 대련을 할 수 있는 천고의 기회를 멍청하게 보낼 수는 없다.

    최고의 상태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부딪쳐야 하니, 얻은 능력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했다.

    ‘어디 보자고. 자면서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

    라온은 들뜬 미소를 짓고서 이불을 덮었다.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