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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140화 (140/653)

140화

라온이 완전히 뒤를 돌아보았다. 문이 잠긴 서리의 가지를 보며 검집을 툭툭 쳤다.

‘방금 그건 뭐지?’

조금 전 마주친 점장에게서 불길한 기척이 느껴졌다. 오감을 넘어선 육감이 잡아낸 기질이다.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는데.’

점장의 얼굴과 눈빛, 걸음걸이, 말투를 비롯한 언행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서리의 가지에 갈 때마다 보았던 그의 모습과 똑같았다.

하지만 겉이 아닌 속은 달라졌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덩어리가 인간의 거죽을 두른 느낌이었다.

‘착각인가? 내가 요즘 너무 신경을 썼나?’

라온이 관자놀이를 누르며 인상을 찌푸렸다. 금발 검사의 검술을 따라 하기 위해 요즘 너무 정신을 쏟았기 때문에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니지. 착각일 리가 없어.’

다른 건 몰라도 불의 고리를 익히고 있는 자신의 육감이 틀릴 리 없다. 이런 근접 거리에서 잘못 느낀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흐음.

라스가 확신을 주듯이 서리의 가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

라온이 글래시아를 운용했다. 동심원을 그리며 퍼지는 감각의 바다에 작은 파도가 치솟았다.

조금 전 주점으로 들어간 점장의 기척이었다. 평소 감각의 바다에서 느꼈던 다정한 출렁임이 아니라 감정 자체가 지워진 듯한 기계적인 흔들림이 느껴졌다.

‘역시.’

라온이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자신의 감은 틀리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존재가 점장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라온 님. 안 가세요?”

숙소로 가던 도리안이 돌아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리안. 조금 이따가 큰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와.”

“예?”

라온은 당황하는 도리안을 놔두고, 서리의 가지 뒤편으로 뛰어갔다.

-왜 바로 안 가는 것이냐.

‘문으로 움직였다간 그놈이 유아를 인질로 잡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놈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는 이상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소리 없이 뒤로 움직여 유아가 등을 기대고 있는 벽에 섰다.

누구든 공격하려 할 때 가장 방심하는 법. 라온이 노리는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찌지지직!

점장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유아에게 손을 뻗는다. 사이한 기운이 보자기처럼 펼쳐지는 순간 라온이 만화공을 일으키며 벽을 부숴버렸다.

콰아아앙!

터져나가는 벽에 놈이 당황하는 사이 유아를 끌어당기고 검을 뽑았다.

“너 뭐 하는 놈이냐.”

흘러내리는 회색 먼지 사이로 놈의 모습이 드러난다. 눈을 부릅뜬 점장의 얼굴이었다.

“왜! 왜 이러시는 겁니까!”

그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입술을 떨며 뒤로 물러섰다.

“그 손이나 감추고 말해.”

라온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점장의 손을 가리켰다. 거대한 손아귀에 돋아난 시꺼먼 주둥이가 뻐끔거리고 있었다.

“너는 또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점장의 입이 초승달처럼 길게 찢어지고, 머리가 해파리처럼 둥글게 부풀었다가 가라앉기 반복한다. 인간은커녕 몬스터도 아닌 것 같았다.

“아아….”

유아의 어깨를 감싼 손등 위로 그녀의 눈물이 방울져 떨어졌다. 라온의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끄아아악! 저, 저게 뭐야!”

도리안이 찰흙이나 진흙을 뭉친 듯한 괴물을 보고 입을 떡 버렸다.

“저 괴물은 또 뭐예요!”

“유아를 데리고 있어.”

라온이 기겁하는 도리안에게 유아를 넘겨주고 괴물의 앞에 섰다.

‘이놈은 뭐지?’

-도플갱어다.

‘도플갱어? 도플갱어의 변신은 완벽하지 않잖아.’

도플갱어는 인간을 먹고 그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몬스터지만, 외형만 같아질 뿐 언행은 확연하게 다르다.

외모만이 아니라, 완벽한 언행을 보인 저놈이 도플갱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흑마법으로 개조한 놈이니라. 생명의 존엄을 갈기갈기 찢어 새로운 종을 만들어냈다. 바탕만 도플갱어지 저기 있는 건 키메라나 다를 바가 없다.

라스는 마족도 하지 않을 짓이라고 중얼거리며 도플갱어를 노려보았다.

“세이렌의 그릇. 세이렌의 그릇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져가야 한다.”

도플갱어는 기세를 뿜어내는 자신이 아니라 뒤에 있는 유아를 보며 회색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세이렌의 그릇

그 단어 하나로 충분했다. 저 개조 도플갱어를 보낸 건 에덴이었고, 놈들이 노리는 건 마석이 아니라 유아였다.

“세이렌의 그릇!”

도플갱어가 기괴한 웃음을 흘리며 손을 뻗었다. 놈의 손이 고무처럼 늘어나 유아에게 쏘아졌다.

“날 너무 무시하네.”

놈의 팔이 흐느적거릴 때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촤아아악!

라온은 팔의 궤도를 틀어막으며 검을 그었다. 벼락처럼 떨어진 검격이 도플갱어의 팔을 중간부터 잘라버렸다.

“세이렌의 그릇은 무조건….”

팔이 잘렸음에도 도플갱어는 신음 하나 흘리지 않고 유아를 노려보았다. 개조할 때 통각마저 지워버린 것 같았다.

우우우웅.

잘려 나간 도플갱어의 팔이 순식간에 돋아났다. 아이스 트롤 로드 이상의 재생력이었다.

“방해하지 마라.”

도플갱어의 왼손이 바위처럼 부풀고, 오른손은 가시가 돋아난 채찍이 펄럭였다.

“키아아아!”

놈이 바닥을 박차고 달려와 거대한 주먹을 내리쳤다. 무시무시한 압력이 쏟아졌지만 라온은 물러서지 않고, 검을 뒤로 젖혔다.

도플갱어의 주먹이 머리에 닿기 직전 그의 검이 치솟았다. 금발 검사가 오크 로드의 팔을 잘라냈던 찌르기가 라온의 몸을 빌어 다시 세상에 현현했다.

퍼어어엉!

무시무시한 힘의 파동이 치솟으며 도플갱어의 왼쪽 어깨가 통째로 날아갔다.

“세이렌의 그릇!”

통각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답게 도플갱어는 바로 오른손 채찍을 휘둘렀다. 가시 채찍이 뱀처럼 전신을 휘감아왔다.

라온이 채찍이 휘어지는 방향을 향해 만화공을 일으켰다. 칼날 위에서 춤추던 꽃잎이 너풀거리며 흩날렸다.

화아아아아아!

피어나는 화염의 꽃들이 채찍을 타고 올라 도플갱어의 상반신을 태워버렸다. 이대로 제압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키이이.”

도플갱어는 불에 타는 육체를 스스로 잘라버리고, 시간을 되돌린 것처럼 몸을 재생시켰다.

평범한 사람이 보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재생 속도였다.

“세이렌. 세이렌의 그릇을 가져와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삶의 목표인 것처럼 도플갱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말을 반복했다.

“키아아아아!”

도플갱어가 괴성을 질렀다. 양손을 대검처럼 바꾼 뒤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다가온다. 검의 묘리 따위는 없지만 무시무시한 힘과 속도 때문에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촤아악!

라온은 도플갱어의 움직임을 모조리 눈에 담은 뒤 앞으로 나아갔다. 떨어지는 놈의 양팔을 찢어발기고 놈의 가슴을 갈라냈다.

푸카악!

만화공으로 베어낸 도플갱어의 가슴에서 회색 핏물이 쏟아졌지만 잠깐이다. 가슴의 상처 역시 순식간에 아물었다.

“키이이이.”

불로 지지고, 칼로 잘라도 도플갱어의 육체는 도마뱀의 꼬리처럼 계속 자라났다. 고통도 느끼지 않는 놈이니, 이대로라면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주먹은 오랜만이네.”

라온이 검을 집어넣고, 주먹을 쥐었다. 만화공의 오러가 두터운 장갑처럼 주먹을 휘감았다.

“키아아아!”

도플갱어의 손이 철퇴처럼 변하고 놈의 전신에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났다. 공격하면 역으로 다치게 만들겠다는 것 같았다.

“그걸로 될까?”

라온이 발을 구르고 도플갱어의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성인 몸통만 한 철퇴가 머리와 심장을 노리고 쇄도해왔다. 방해꾼을 빠르게 제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공격.

그렇기에 알기 쉬웠다.

손등으로 첫 번째 철퇴를 흘리고, 왼 주먹을 뻗었다. 만화공의 기운과 공호권의 회전이 어린 권격이 도플갱어의 철퇴를 완전히 깨부쉈다.

퍼어어엉!

뒤를 이어 내지르는 오른 주먹이 도플갱어의 우측 상반신을 향했다. 놈이 가시를 더 날카롭게 세웠지만, 주먹에 담긴 막대한 기운이 가시를 짓누르고 놈의 상반신을 터트려버렸다.

“지금부터다.”

가볍게 쥔 주먹에 만화공의 기운이 만개한다. 열화처럼 타오르는 권기가 폭퐁이 되어 도플갱어의 전신을 몰아쳤다.

선이 아닌 면의 공격에 도플갱어의 재생력도 따라오지 못했다. 놈의 찰흙 같은 육체가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세이렌의 그흡!”

라온은 주절거리는 도플갱어의 입을 부수고, 가슴을 후려쳤다. 고통은 느끼지 못하지만 두려움이 사라진 건 아닌지 놈의 눈동자가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 안 돼요!”

도플갱어의 상반신이 완전히 아작 나기 직전에 유아의 비명이 들려왔다.

“하,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가 저 안에 살아 있어요! 제발 구해주세요!”

유아가 무릎을 꿇은 채 울음을 터트렸다.

“거, 검사님!"

“끼이이!”

그녀에게 라온의 시선이 돌아간 순간 바닥에 깔려있던 도플갱어가 육체를 뱀처럼 길게 바꾼 뒤 밖으로 튀어 나갔다.

“…….”

라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간절한 바람을 담은 유아와 눈을 마주치고 도플갱어가 나간 방향으로 뛰었다.

-일부러 놔주었군.

‘저 아이 앞에서 죽일 수는 없으니까.’

아무리 몬스터라고 해도 일단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유아 앞에서 죽일 수는 없어서 심한 공격을 하지도 않았고, 마지막에는 일부러 놓아주었다.

‘놓칠 일도 없고.’

라온은 이미 도플갱어의 기질을 파악한 상태였다. 어디로 도망가도 찾을 수 있었다.

‘성을 벗어나는 건가.’

도플갱어는 성을 벗어나 스터린 산이 있는 북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성벽으로 올라가니, 점장의 모습으로 늑대처럼 설원을 달리는 도플갱어가 보였다.

‘어딜 가려고.’

라온이 바닥에 금이 갈 정도로 묵직하게 발을 굴렀다. 그의 몸이 투석기에 실린 바위처럼 나아가 도플갱어의 등을 후려쳤다.

뻐어어억!

살덩이가 터져나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도플갱어가 눈 속에 처박혔다.

“끼이이이!”

바로 일어서고, 터져나간 살이 재생을 시작했지만, 놈의 회색 눈동자에는 확연한 당황이 비치고 있었다.

“네 끝은 여기다.”

라온이 다시 검을 뽑았다. 만화공을 극성으로 일으키며 자세를 낮췄다. 바로 죽이고 싶었지만 조금 전 유아의 눈빛이 생각나서 섣불리 검이 움직이지 않았다.

‘구할 방법이 없는 건가.’

도플갱어는 굉장히 희귀한 몬스터다. 만난 사람도 별로 없으니, 그에 대한 대책이나 먹힌 사람을 구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한심하군.

라스가 코웃음을 치며 팔찌 위로 튀어나왔다.

-파인애플 소녀가 말했지 않느냐. 저 안에 그 노인네가 있다고. 그 말은 사실이다.

‘뭐?’

-글래시아를 운용해서 저놈을 자세히 살펴라. 겉이 아니라 내부를.

라온은 라스를 힐끔 내려다본 뒤 글래시아를 운용했다. 원을 그리며 퍼지는 감각의 바다를 오로지 앞에 있는 도플갱어에게만 집중했다.

“키아아아!”

도플갱어가 성벽을 쌓은 바위만 한 주먹을 내질러왔다. 가람보법으로 피하며 감각의 바다에 집중했다.

놈의 기운과 기질 그리고 액체처럼 흐르는 육체가 손에 잡힐 듯이 느껴졌다.

‘뭘 느끼라는 건…어?’

병에 든 물처럼 출렁거리는 도플갱어의 육체 속에서 미약한 기운이 느껴졌다. 놈의 것이 아니다. 다 타버린 초처럼 희미했지만, 분명 인간의 생기였다.

-이제 알았나. 주점의 노인네는 아직 살아있다. 저놈은 아이가 사탕을 끝까지 빨아먹듯이 입안에서 노인을 굴리며 그의 기억을 뽑아먹고 있던 거다.

‘구할 방법은?’

라온이 검을 고쳐잡았다. 유아에겐 받은 게 많다. 구할 수 없다면 모를까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든 구해주고 싶었다.

-지금의 네겐 무리다.

라스가 단호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속에 있는 노인이 아니라, 흑마술에 뒤덮인 도플갱어만을 죽이기 위해서는 지금 네 경지로는 안 된다.

‘어떤 경지를 말하는 거지?’

-인간 식으로 말하자면 무기와 정신이 하나가 되는….

‘신검합일?’

도플갱어의 주먹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흘리며 물었다.

-맞다. 검과 하나가 되어 도플갱어만을 베어야 하기에 지금의 네겐 무리다. 조금의 실수만 있어도 그 노인네까지 동시에 죽을 것이다.

‘그거라면 괜찮아.’

-뭐라?

‘나 혼자서는 불가능해도 도움이 있다면 할 수 있지.’

라온이 검을 집어넣고 허리 뒤편에 찬 진혼검을 뽑았다. 요기가 피어나는 새빨간 검신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저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고 싶어. 도와줄 수 있겠어?”

우우우웅!

진혼검은 뭘 묻냐는 듯 선명한 검명을 터트렸다. 새빨간 칼날 위로 아지랑이처럼 요기가 타올랐다.

치이이잉!

만화공의 불꽃과 요기가 뒤섞이며 핏빛처럼 붉은 기운이 라온과 진혼검을 휘감았다. 흘러내린 강물이 바다가 되듯 진혼검의 요기가 만화공의 기운에 어우러졌다.

-허, 경지로 이루는 신검합일이 아니라, 검과 인간이 같은 의지로 이루는 신검합일이라는 건가?

하나가 된 듯한 오러와 요기의 자연스러운 조화에 라스가 헛웃음을 흘렸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만 가능은 하겠군.

라온은 라스의 확답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남은 건….”

무엇을 베어야 하느냐 뿐.

도플갱어의 혼만을 갈라내야 하기에 어디를 벨지가 가장 중요했다.

-기회는 한 번이니라. 그 이상을 버티기에 그 노인의 상태는 좋지 않다. 무엇을 베어야 할지 잘 골라라.

‘알고 있어.’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글래시아로 느꼈던 점장은 곧 호흡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충격 없이 단번에 베어야 했다.

“끼이아아악!”

라온이 집중 상태에서 도플갱어의 전신을 살필 때 놈이 괴성을 지르며 팔을 쭉 펼쳤다.

콰아아아!

도플갱어의 출렁이는 육체가 꽉 접었다가 펼친 고무처럼 팽창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6미터에 다다를 정도로 거대해진 놈이 집채만 한 주먹을 내리쳐왔다.

라온은 달빛을 가리며 쏟아지는 거대한 주먹을 무시하고 불의 고리를 공명시켰다. 느려지는 세상. 그 정지된 듯한 시야 속에서 붉은 눈동자가 도플갱어의 내부를 훑었다.

‘찾았다!’

도플갱어의 좌측 허리 부근에 콩알. 아니, 쌀알보다도 작고 얇은 부위가 공허한 기운을 분수처럼 뿜어냈다. 저 알갱이가 바로 도플갱어가 가진 힘의 근원이었다.

찌직!

라온이 진혼검을 역수로 쥐었다.

만화공의 기운과 요기가 물에 떨어뜨린 두 색의 물감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핏빛처럼 붉은 기운이 칼날 위로 치솟았다.

신검합일이란 본디 검사만의 경지로 이루는 물아일체. 하지만 지금 자신은 진혼검과 의지를 일치시킨 진정한 의미의 신검합일을 이루었다.

진각을 밟고, 손을 뻗는다. 진혼검이 내 손이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나아갔다.

죽음을 느낀 도플갱어가 내부의 핵을 이동시켰지만, 극에 이른 감각은 그 미세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칼날의 끝에서 피어난 붉고 붉은 섬광이 도플갱어의 심혼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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