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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59화 (59/653)

59화

라온은 돌아오자마자 단련을 하려던 계획을 수정하고 가주전으로 향했다.

가주전 알현실의 거대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문은 여러 번 보았어도 어깨를 짓누르는 압박을 보내왔다.

문의 크기 때문이 아니라, 안에 있는 절대자의 존재 때문인 것 같았다.

“긴장할 필요 없어. 오늘은 좋은 소리만 해주실 테니까.”

뒤에 서 있던 리메르가 씩 웃으며 어깨를 두드렸다.

“흐흥.”

옆에서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루난의 콧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을 구할 때는 떨려 했지만, 가주를 앞에 두고서는 조금의 긴장도 하지 않았다. 역시 특이한 녀석이다.

쿵.

거인의 발소리 같은 굉음과 함께 알현실의 문이 열렸다. 폭풍 같은 강렬한 기세가 치솟으며 문이 완전히 개방되었다.

용광로의 불꽃처럼 끊임없이 뿜어지는 기세를 견디고 알현실로 들어갔다.

고오오오!

글렌은 항상 그렇듯 황금색 옥좌에 앉아 이쪽을 굽어보고 있었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리메르의 인사를 시작으로 라온과 루난이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칭찬이라고 하지 않았나?’

라온이 콧등을 찡그렸다. 칭찬 때문에 불렀다고 하기에는 전해지는 기파가 거셌다.

“일어서라.”

글렌이 위엄 서린 목소리를 울리며 손을 저었다.

“라온 지그하르트, 루난 슬리온. 첫 임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들었다.”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

라온이 다시 머리를 조아렸다. 루난이 따라 고개를 내렸다.

“전해 듣기는 했다만, 너희가 무엇을 했는지를 말해보라.”

“예. 거점에 도착했을 때 산적들이 숨어 있을 거라 예상되는 장소가 총 4곳이었습니다. 산에 있는 산적들은 짐승과도 같은 능력을 보이지만,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별 관심 없어 보이는 글렌에게 임무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해주었다.

그는 고개를 까딱이지도, 눈을 빛내지도 않았다. 민망할 정도의 무반응으로 모든 말을 들었다.

“들었던 것과 같군. 첫 임무에서 긴장하지 않고 적을 처리한데다가 인질을 구하는 건 확실히 범상치 않은 실적이다. 다만.”

글렌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주먹구구식이었다. 조금의 실수만 있었다면, 산적들이 강했다면 혹은 너희 둘의 합이 맞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은 죽고, 너희도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의 무거운 음성이 머리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계획은 중요하다. 너희들처럼 아무런 경험이 없는 수련생일수록 계획을 이중삼중으로 세우고 움직여야 하지.”

“예….”

“사실 처음부터 흔적을 발견했으면 다른 수련생과 상의를 하고, 그들에게 지시를 내려야 했음이 옳다.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기에 네 경험과 무력은 미천해.”

“죄송합니다.”

라온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게 칭찬인가?’

분명 칭찬이라고 들었건만 처음에만 약간의 칭찬이 나왔을 뿐 계속 지적이었다.

“다만 문제가 많은 방식이라고 해도 너희들이 성공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

글렌이 옆으로 턱짓하자, 그의 집사 로엔이 황금색 판을 가지고 와서 앞에 섰다.

“훌륭히 임무를 완수하고, 인질을 구한 너희들에게 동색의 패를 하사한다.”

“고생하셨습니다.”

로엔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라온과 루난에게 동패를 내려주었다.

“감사합니다.”

라온과 루난은 두 손으로 패를 받고, 글렌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 잠시 하나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지?”

“이 영약은 어떻게 합니까?”

라온이 설호채주에게서 가져온 투톤 플라워를 꺼냈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가 동그랗게 말려 있었다.

글렌은 투톤 플라워를 지그시 내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네가 구한 것이니. 네 것이다. 가져가라.”

“…예.”

라온이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름 희귀한 영약인데, 그대로 넘겨줄 줄은 몰랐다.

“이만 가보거라.”

그는 할말을 다했다는 듯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턱을 괴었다.

라온과 루난은 고개를 꾸벅이고, 뒷걸음질로 알현실을 나갔다.

세 사람만 남은 알현실에 잠시 침묵이 일었다.

“푸흡.”

리메르는 조용한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왜 웃지? 거기다 넌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따라온 거냐.”

“아니, 라온이 어떻게 활약했는지 직접 듣고 싶었으면 솔직하게 말하시지 뭘 그리 핑계를 대십니까.”

리메르가 인상을 찌푸린 글렌을 보며 히죽였다.

‘진짜 솔직하지 못하시다니까.’

이미 보고서를 보내놓았기 때문에 글렌은 이번 임무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알고 있었다.

손자를 걱정하여 혼을 내는 척하며 조언을 하는 글렌의 모습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게 할아버지의 심술?”

“닥쳐라.”

“흡!”

리메르가 양손으로 입을 착 막았다.

“이제 가주님도 라온을 후계자 후보 중 하나로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뭐?”

“수련생 때는 동료들을 챙기는 것보다 개인이 중요한 시기죠. 그런데 라온에게 동료들을 지도해보라고 하셨던 건 먼 미래. 라온이 지그하르트의 왕좌 자리에 도전할 때를 대비한 것 아닙니까?”

“…….”

리메르의 날카로운 지적에 글렌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라온을 정말 아끼시는 것 같네요. 도련님들 키울 때도 그러시진 않았던 거 같은데….”

“시끄럽다.”

“이제 좀 솔직해지시는 게 어떨까요? ‘손자야 수고했다. 한번 안아보게 이리 오거라. 우쭈쭈’라고 하시면 라온도 참 좋아할….”

“리.메.르.”

글렌의 기세가 거세졌다. 알현실만이 아니라, 가주전 전체에 진동이 일기 시작했다.

“흡!”

리메르는 웃음기를 지우고, 뒤로 쭉 물러섰다.

“후후.”

글렌의 기운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끓어올랐을 때 로엔이 부드럽게 웃으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보기 좋네요.”

“뭐가 보기 좋다는 것이냐.”

“두 분이 장난치시는 모습을 보는 게 거의 30년 만이지 않습니까. 가주님이 그런 반응을 하시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고.”

로엔의 주름진 눈가에 옛 세월의 추억이 어려 있었다.

“음….”

“오, 역시 로엔 님은 뭘 아시네요.”

글렌이 기세를 가라앉혔고, 리메르는 지웠던 미소를 다시 그렸다.

“아, 그리고 라온이 말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남북맹 말인가?”

“예. 그곳의 젊은 채주가 라온의 이름을 듣고 갔습니다.”

“왜 안 막았지?”

“라온의 기백에 그쪽이 먼저 물러났습니다. 저희 영지도 아니고, 라온을 인정해주니까 잡기 좀 그렇더라구요.”

“흥.”

글렌은 콧방귀를 끼었지만, 그리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제가 바라는 건 다른 게 아니라, 손주를 좀 솔직하게 대했으면 하는 정도입니다.”

“난 항상 모든 사람을 솔직하게 대한다.”

“에이 아니죠. 솔직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리메르가 연기를 하듯이 뒷짐을 지고 엣헴 기침했다.

“라온. 훌륭히 임무를 완수해서 내가 다 뿌듯하구나. 우리 손자 할애비에게 뽀뽀. 딱 이렇게 하면 라온도 좋고, 가주님도 좋고, 보고 있는 나도 좋고! 다 좋잖아요!”

“후….”

글렌이 한숨을 내쉬고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세상을 뒤덮을 듯한 무시무시한 기파가 알현실을 가득 채웠다.

“저, 전 이만 가볼게요. 술이 아니,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리메르는 뒤통수를 매만지며 슬쩍 뒷걸음질을 쳐서 알현실을 나갔다.

“쯧, 점점 능글맞아지는군.”

글렌이 혀를 차고 손을 내렸다.

“그래도 전 보기 좋습니다. 두 분이 대륙을 질타할 때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로엔이 옆으로 물러서며 옅게 웃었다.

“흠.”

글렌은 말은 하지 않고, 팔짱을 끼고, 등을 기댔다.

“이렇게 된 게 라온 도련님 덕분인 거 같으니, 저도 그분에게 조금 더 정이 가더군요.”

“속으로 정이 가는 거야 상관없지만, 후계자도, 그 밑의 아이들도 모두 평등하게 대하는 게 옳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로엔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가 일어나며 글렌을 보았다. 하는 말과 반대로 그의 입가는 평소보다 조금 더 올라가 있었다.

*     *      *

라온은 가주전을 나오자마자, 별관으로 향했다.

바로 수련을 할까도 했지만, 걱정하고 있을 실비아와 시녀들을 안심시키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었다.

‘나도 좀 변했네.’

전생이었다면 누가 기다리더라도 신경 쓰지 않고 필요한 일을 하러 움직였을 거다.

하지만 되살아 난 이후는 달랐다. 처음으로 애정을 준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게 옳았다.

별관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이래야지.’

별관은 시끄럽고 활기찬 게 제 모습이다. 벌써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라온이 밝은 안색으로 별관의 문을 열었다.

“어?”

눈을 부릅떴다. 별관 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하나 있었다.

“도리안?”

도리안이 로비에 서 있었고, 실비아와 헬렌, 시녀들이 그를 둘러싼 상태였다.

“오, 도련님 오셨습니까?”

“네가 왜 여기에 있냐?”

“아, 마님께서 임무가 끝나면 들려서 무슨 일이 있었나 말 좀 해달라고 하셨거든요.”

“그, 그러면….”

“예. 라온 님의 감동적인 활약을 전부 말해드렸습니다. 크흑!”

도리안이 눈꼬리에 걸려있던 눈물을 훔쳤다.

“도련님.”

“아, 우리 라온 도련님이.”

정말 전부 말했는지, 시녀들이 소매를 눈가를 닦고 있었다.

‘이런….’

실비아와 헬렌이 걱정할까 봐 대충 넘어가려고 했는데, 저쪽에서 직접 호출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라온!”

“도련님!”

실비아와 헬렌이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동시에 다가왔다.

“아, 그게 내가 나서려고 한 건 아니었….”

“잘했어!”

핑계를 대려고 할 때 실비아가 자신을 꽉 껴안고, 등을 팡팡 두드렸다.

“응?”

예상과는 다른 반응에 라온이 눈을 부릅떴다.

“설마 내가 그걸 혼낼 줄 알았어?”

“평소에 조심하라고만 하니까.”

“옛 지그하르트의 선조가 처음 검을 들었던 건 약자를 지키기 위해서였지. 그 이후로 지그하르트는 약자를 보호하고, 영지에 사는 사람들을 지켜왔어.”

실비아의 붉은 눈동자에서 루비 같은 빛이 반짝였다.

“내 목표도 옛 지그하르트 정신이 깃든 검사였는데, 목숨을 걸고 인질을 구한 널 혼낼 리가 없잖아.”

그녀가 손을 꽉 잡아주었다. 그 따스함에 피로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엄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음음!”

“정말이에요!”

“저 내일 본관에 갈 일 있는데, 자랑하고 올게요!”

실비아가 다시 한번 안아주었고, 헬렌과 시녀들은 옆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 수가 없네.’

라온이 옅게 한숨을 뱉었다.

‘감정이란 정말이지 어려운 것 같아.’

다만 이들의 따스함이 싫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도리안 이놈을.’

도리안을 찾으려고 고개를 돌렸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 겁쟁이 놈은 한참 전에 도망갔다.

‘이런!’

정말이지 발 하나는 빠른 놈이다.

*     *      *

라온은 별관에서 식사를 마친 뒤 옷을 갈아입고 5연무장으로 향했다. 실비아나 헬렌이 오늘은 쉬라고 했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저 아이인가?”

“맞네. 라온 지그하르트.”

“체격도 별로고, 기세도 은은한데….”

“그래도 홀로 산적들을 때려잡은 건 사실이지.”

“하긴 리메르가 허세는 있어도 그런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까.”

연무장으로 가는 동안 검사들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이번 임무에 대한 소식이 이미 가문 전체에 퍼진 것 같았다.

‘하여튼 그 사람은….’

빨간 머리 엘프 짓이 뻔했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소드 유저 중상급이 낀 30명의 산적을 홀로 처리하다니, 범상치 않은 실적이다.”

“병에 걸려 죽느니 마느니 했었는데, 운도 끼어 있겠지.”

매번 욕이나, 무시를 듣다가 거의 처음으로 칭찬이 섞인 말을 들으니, 조금 어색했다.

다만 마음과 기분은 자신이 정하는 법. 남이 뭐라 하든 신경 쓸 필요 없었다.

라온은 검사들이 중얼거리는 말을 흘려들으며 5연무장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연무장엔 아무도 없었다.

가볍게 몸을 풀고, 허리춤의 검을 뽑았다. 천천히 들어 올려 단전 앞에 검을 두었다, 중단세. 검을 든 기본자세를 유지한 채로 지난 싸움을 기억했다.

‘조금 느렸어.’

산적들이 벽이 되었다지만, 설호채주의 목을 베어버릴 기회는 처음부터 있었다. 아이들과 산적들을 신경 쓰느라 반응이 늦어서 많은 시간을 써 버렸다.

실전에서 중요한 건 본래의 실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다. 이번 전투는 실패라고 봐도 좋았다.

‘다만….’

그걸 알았으니까.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았으니, 지금이라도 그걸 메우면 된다.

‘오러와 육체가 조금이지만 따로 놀고 있어.’

육체는 생각대로 움직이지만, 오러는 살짝 늦게 따라온다.

오러와 육체는 가위의 두 날처럼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후우우욱.

라온이 숨을 고르고, 천천히 검을 세웠다. 단전에서 피어난 오러가 검을 따라 움직인다. 느린 움직임이지만, 허공이 사정없이 갈라졌다.

얼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라온의 등이 땀으로 젖어갔다. 느린 움직임을 취했기에 더욱더 많은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라온은 만화공의 기운이 모두 소모될 때까지 느린 검을 휘둘렀다.

오러가 다 소모되면 연공실에 가서 연공을 한 뒤 다시 나와 또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복귀한 첫날이 땀으로 젖어갔다.

*     *      *

지그하르트 영지 내 뒷골목에 박혀 있는 작은 주점.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떠들썩해야 할 주점에서는 한 남자의 음성만 들려왔다.

“…그렇게 우리 애들이 산적에게 묶여 있던 아이들을 구해냈지. 산적 두목의 도에 오러가 어려 있지만, 라온은 그 도를 반으로 갈라버렸다고!”

붉은 머리 엘프가 테이블에 올라가 연설하듯 라온과 루난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얼굴이 빨개진 걸 보니, 거하게 취해 있었다.

“오오!”

“리메르 이제 적성을 찾은 거야? 애들 잘 가르쳤네.”

“에이, 그게 아니라 제자들을 잘 만난 거지.”

“하긴. 좋은 스승이 될 엘프는 아니니까.”

검사도 아니고, 평범한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키득거렸다.

“둘 다야. 둘 다! 내 제자들이 지금 지그하르트 수련생들 중 제일이라고. 아니, 육황 어디가 와도 안 지지!”

리메르가 히죽 웃고서 맥주를 입에 퍼부었다.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6 연무장이나, 다른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사람들이 말싸움을 시작했다.

“어이, 싸우지 말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으면 이야기 값이나 내놔. 5번 마에 걸었다가 다 잃었다고, 오늘 복수전을….”

그가 얼굴을 찡그리며 빈 맥주잔을 내려놓을 때 테이블 위로 금화 하나가 딱 떨어졌다.

“응?”

리메르가 금화를 보다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험악한 얼굴에 떡 벌어진 어깨, 전장의 장수 같은 인상의 사내. 6 연무장의 수석 교관인 메툰이었다.

“메툰? 오랜만이네.”

“그래.”

메툰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쨌든 고마워.”

“…….”

“어, 이제 좀 놓지?”

메툰이 테이블에 내려놓은 금화를 주우려고 했지만, 그의 손가락 때문에 들리질 않았다.

“방금 그 말 책임질 수 있나?”

“무슨 말?”

“5 연무장이 지그하르트 수련생 중 최강이라는 말.”

“당연히 우리 애들이 최고지.”

“넌 내기를 좋아했지.”

메툰의 눈동자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와 내기 하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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