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죽은 자들의 축제 (3)
-옛날 만신전에 모든 신에게 사랑을 받는 소녀가 있었답니다. 그 소녀는 그야말로 문무겸비. 완벽한 외모. 그 외모에 걸맞은 아름다운 마음마저 갖춘 이 세상의 유일하고 제일 값진 보물이었지요.
<헤매는 자>가 갑자기 옛날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속이기는 힘들겠지요. 맞아요. 바로 저랍니다. 이토록이나 아름답고 이토록이나 가련한. 그야말로 천사와 같은 소녀!
“소녀라고 자신을 칭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지 않습니까?”
-저는 영원한 18살이에요.
죽을 때 머리를 부딪친 걸까?
아니면 죽은 사람은 다 저러나?
그것도 아니라면 너무 오래 산 끝에 정신이 망가진 걸까?
사람이라면 염치라는 게 있을 텐데 죽어서 그런지 그런 게 없다.
-어라? 이쯤 되면 물어보셔야 할 게 있지 않나요? 정말로 천사인지, 생전에 성녀였는지 말이에요.
“……그런 걸 전부 사소하게 만들 정도의 자화자찬이었기에.”
-하긴, 제 외모에 비하면 전부 사소한 일이긴 하지요. 하지만 중요한 얘기니까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이 외모를 보고 짐작했겠지만 저는 성녀이자 천사였어요.
내가 어지간해서는 이런 말 하지 않는데 정말 미친년이 따로 없다.
-때는 전란의 시대. 수많은 악마들이 신과의 전쟁을 위해 준동하던 때. 참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악마‘들’……?”
-아, 당신들에게는 멜리스라고 부르는 편이 편할까요?
“악마는 최초의 마족을 말하는 게 아니었습니까?”
-그건 중요한 부분이 아니에요. 아직 자기소개가 아직이잖아요?
“아니…….”
멜리스가. 그러니 벨리알 같은 존재가 하나가 아니었다고?
왜 그걸 몰랐지?
저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대륙 전역을 아우르는 전쟁이었을 거다.
그런 거대한 사건이 어떻게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았던 걸까?
역사서를 기록되기 전이라고 할지라도 신화나 설화 형태로 남아 있는 게 있는 법이다.
-그 소녀는……. 안 듣고 계시네요. 이거 의문을 내버려 둔 채로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겠어요.
“그럴 겁니다.”
-뻔뻔하셔라. 뭐, 간단하게만 설명해드리죠. 로스트 님. 바로 당신이 하는 일 때문이에요.
“그건…….”
이단심문관의 역할은 마인과 마족을 처단하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이단’으로 여겨지는 악신 숭배자들을 처리하는 것에 있다.
아니, 실상을 따지자면 이쪽이 더 본래의 목적에 가깝다.
마족과 마인을 상대하는 건 굳이 이단심문관이 아니라도 성전 수도회의 전투 사제들과 성기사단의 팔라딘들도 마찬가지.
그러니 악신의 흔적을 지우는 게 이단심문관만의 일이다.
그렇다면 그런 일의 원흉은? 악신이라는 건 단순히 인간들에게 해가 되는 신을 뜻하는 건가?
하지만 헤카테가 구태여 내 일 때문이라고 하는 걸 보면…….
“이단심문관들이 그 역사를 통째로 지웠다?”
-맞아요. 당신들이 지웠죠. 오랜 세월을 걸쳐서 악마라고 불리던 종족 자체의 명칭을 지웠어요. 사실 그때 당시에도 신보다는 악마라는 명칭으로 많이 불렸지만요.
이단으로 칭해지는 악신들의 이름을 지운다.
이름을 안다는 건 누군가가 신앙할 수도 있다는 소리니까.
그 과정의 일환이다.
다만 그 일을 하는 이단심문관들조차 알 수 없게 만든 거다.
그렇게 악신의 존재를 악마로 격하시켰다. 내가 속한 조직이긴 했지만 참 지독할 정도로 철저하다.
그보다 멜리스가 단순히 악신의 사도가 아니라, 악신 그 자체라면. 내가 쓰러트려야 할 벨리알도 신이라는 소리인가? 그런 존재를 인간이 이기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신을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들도 그저 할 줄 아는 게 많은 존재에 불과하니까.
신성모독이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해나갈 수 없다.
실제로 그 많던 악신들이 존재를 감췄으니 불가능하진 않을 거다.
“그럼…….”
-그만! 그에 관한 화제는 거기까지! 지금은 제 자기소개 시간이란 말이에요! 이 이상 방해했다가는 저는 시련으로서 마주할 거예요?
헤카테가 버릇없이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항의한다.
“……알겠습니다.”
새삼 이렇게 치졸한 이유로 협박을 할 줄은. 그래도 규모가 규모다 보니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이 미련을 남기고 죽어갔어요. 가족을 그리워하고 원수를 증오하고 너무나도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됐죠.
“…….”
-물론 신들은 그런 어린양들을 내버려 두지는 않았어요. 그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도록 했죠.
“……당신이 그 임무를 담당하던 사람입니까?”
-머리 회전이 빠르시네요. 그래도 제 말을 잘라먹었으니 감점이에요.
나는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겠다.
-하지만요. 하지만 말이에요. 그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천국을 가는 게 말입니까? 별로 좋은 곳이 아닌가?”
-아뇨, 미련을 남긴 채 다른 세상으로 떠나야 한다는 점이요.
“…….”
-그래서 저는 여기 남았어요. 신들의 뜻을 거역했어요.
시련: <헤매는 자>
그녀가 왜 시련이라고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시체를 일으켜 세우기 때문이 아니다.
-조금 더 살고 싶었을 사람들이에요. 마지막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가족의 얼굴을 보고 싶었을 사람들이에요. 자신을 그렇게 만든 자에게 복수하고 싶었을 거예요.
딸깍.
헤카테는 찻잔을 내려놨다.
전신이 새하얗던 그녀의 눈은 흰자위 하나 남기지 않고 검게 물들어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피눈물이 고여있는 것처럼 섬뜩하다.
-저는 그런 미련을 남긴 이들을 이끄는 목자(牧者)예요.
“……당신은 시련입니다. 당신의 그 자애는 사람을 병들게 해요.”
-맞아요. 미련은 남기고 가기에 미련이죠. 그 모든 걸 해결한다는 건 사람의 정체성 중 하나를 통째로 지워버린다는 뜻이에요.
“그런데도 계속 그러한 일을 해나가실 생각이십니까?”
-제가 존재하는 이상은.
“질 나쁜 시련이군요.”
-넘어서는 건 당신들 몫이에요.
“우리 몫이라…….”
그녀의 유랑은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악의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미련을 남기지 않고 죽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을 테니까.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
“그걸 넘어선다면 사람이 아니게 될 텐데도?”
내 질문에 시련, <헤매는 자>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때가 바로 사람이 아니게 될 순간인 거죠. 모든 시련을 넘어선다는 건 열반(涅槃)을 의미합니다.
그 순간이야말로 사람이 신이 되는 순간이라고.
-오늘 하루는 편히 쉬다 가세요. 이건 시련이 아닌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으로서의 배려랍니다.
“……배려 감사합니다.”
“잠깐.”
머리가 복잡해진 순간.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타이탄이 갑작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네놈은 얼마나 강하지?”
-보는 그대로의 사람이네요. 미련을 남기는 건 좋지 않겠죠. 제 실력이 보고 싶으신 거죠?
“……우린 나가자.”
정신병자와 정신병자가 싸우는데 끼어들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손님으로 맞이해준다고 했으니 죽이지는 않겠지. 이젠 나도 모르겠다.
생각해야 할 게 너무 많다.
* * *
네크로폴리스 내에 존재하고 있는 영문 모를 방에 머물게 된 이후.
“…….”
리네아는 창밖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언데드들을 살폈다.
마치 살아생전의 인간들처럼 행동하는 언데드들의 모습에 리네아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식재료를 사고파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각종 생필품을 거래하는 자들 역시 존재했다.
다만 그뿐이다.
음식을 먹을 필요도 없고 생필품도 대부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이미 죽은 자이기에 저런 건 흉내에 불과하다는 거다.
“흠…….”
다만 리네아가 주목하고 있는 건 그게 아니었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는 거야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전에 사람이었으니까.
생전의 기억 그대로 행동하고 있는 게 분명하겠지.
“역시.”
그녀가 주시하고 있는 건 망령이라고도 불리는 고스트와 벤시들.
그들에게는 선이 보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녀가 손톱이나 단검을 아무리 휘둘러봤자 형체가 없는 것을 베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물론 그녀가 마나를 운용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금은 또 보이고.”
리네아 역시 오러 블레이드라고 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마나를 검 위에 덧씌우는 것쯤은 가능하다.
귀족이 아닌가? 최저한의 교육은 받아왔다. 거기에는 마나를 다루는 호신 방법 역시 포함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가문의 방침이라고는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의사 면허를 따낸 수재다. 이 정도 조각이라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실력자.
“……사실 로스트 씨는 유령이었던 걸지도 몰라!”
물론 완성된 그림이 온전한 초상화라고는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추상적인 추리에 감탄한 리네아는 귀를 쫑긋거렸다.
완벽에 가까운 가설은 세웠다. 이제 남은 건 증명뿐이다.
리네아는 즉각 로스트가 있는 방향으로 도도도 달려갔다.
오랜 의문이 해소될 듯한 기대감에 그녀의 복스러운 꼬리도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렸다.
“로스트 씨!”
“리네…… 아?”
흠칫!
로스트는 마치 주인을 찾은 강아지처럼 달려오는 리네아의 모습에 몸을 떨었다. 그녀가 단검을 든 채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지, 자살하라는 건가?’
그런데 그런 말을 저렇게 해맑게 해도 되는 걸까?
당혹스러워하는 찰나.
로스트는 단검에 마나를 덧씌우기 시작한 리네아의 모습을 보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힝…….”
그때 리네아의 단검 위에 덧씌워진 마나가 사라지며 강아지처럼 흔들리던 리네아의 꼬리와 쫑긋 솟았던 귀가 축 늘어졌다.
단검에 마나를 덧씌우고 있음에도 로스트에게서는 여전히 선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완벽한 가설이 틀렸다는 게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아……. 이, 이건 수술용.”
“……그래, 수술용. 그렇지. 이 세상을 병들게 하는 원인을 치료하는 데는 확실히 들겠네.”
리네아는 그제야 치명적인 실수를 깨달았는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물론 이미 그녀의 힘을 알고 있는 로스트에게는 귀여운 실수에 불과했지만…….
“사, 사실 죽은 자들의 도시에 머문다는 게 좀 무서워서요.”
리네아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올바른 변명을 구축해냈다.
그런 리네아의 발버둥에 로스트도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었다.
“그런데 클레어는? 같이 있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아……. 방에 있을 거예요.”
로스트는 자비롭게도 이 자리에서 벗어날 변명을 만들어줬다.
물론 리네아는 그런 배려를 눈치채지 못했다. 돌아갈 길을 마련해줬건만 스스로 걷어찬 거다.
로스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마을이라도 구경할래?”
“그럴까요? 기대되네요. 네크로폴리스에는 뭐가 있을까요?”
“진짜 불안하네.”
“네?”
“아니, 기대된다고.”
자신의 변명조차 기억해내지 못하는 리네아의 허술한 모습에 로스트는 씁쓸함을 느꼈다.
아무래도 비밀을 지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그걸 보조해줘야 할지, 아니면 내버려 둬야 할지.
로스트에게 계획에도 없던 고민이 생긴 순간이었다.
* * *
“몸이 가벼워…….”
클레어 라이안은 <헤매는 자>와 조우한 직후부터 몸을 짓누르는 듯했던 감각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렇게 몸이 가벼웠던 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가뜩이나 연약한 몸에 억지로 따라붙은 여행길.
로스트의 교육이 있을 때 말고는 거의 누워서만 지냈다. 그런 그녀가 얼마나 민폐가 되겠는가.
복수를 생각한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짐이 되고 있다는 것만큼은 잊어선 안 된다. 원한만이 아닌 은혜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거다.
클레어는 로스트와 메즈의 싸움을 떠올렸다.
‘그건 분명…….’
처절한 싸움이었다.
제 몸 건사할 힘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말한 이유를 절절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삶을 살아왔던 거다.
그런데 자신이라는 짐까지 지고 있으니 로스트라는 사람이 나쁜 사람만이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버크를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게 아니다. 죽여야만 했던 거다.
그 사실은 머리로도 알고 있었고 로스트라는 인간상을 통해서도 알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안다. 어찌 모르겠는가.
클레어는 바보가 아니다. 연약한 몸을 이끌고도 자신을 핍박하는 무리로부터 살아남은 그녀다.
그녀가 로스트를 원망하는 건 옳지 않다. 버크는 인류의 배신자였고 로스트는 그런 인류의 배신자들을 죽여야 하는 사람이다.
떳떳하지 못해, 순교하는 그날마저도 고개를 들지 못해 십자가에 거꾸로 박히길 바라는 자들.
역십자를 짊어진 이단심문관.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다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들을 하는 이들.
그런 이들에게 이해는커녕 혐오와 원망만을 뱉어선 안 된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오빠는 내 가족이야.”
버크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은 그녀밖에 없다. 버크에게는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이들 역시 없었으니까.
오로지 그녀밖에 없는 거다.
“나마저도 오빠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으면, 오빠를 죽인 자를 원망하지 않으면…….”
클레어는 치마 밑단을 움켜쥐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감정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
“이 세상에서 도대체 누가 오빠를 위해 줄 수 있는데.”
그녀밖에 없다.
그러니 그녀는 슬퍼한다. 그러니 그녀는 원망한다.
복수를 행하지 않을지 모른다.
상대는 옳았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클레어는 상대의 부정을 의심해야 한다. 그게 버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너무나도 많은 걸 희생해 자신을 지켜온 오빠. 그런 오빠를 위해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끊임없이 의심하며 애도하는 것뿐.
“그래도 여기라면…….”
클레어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예전에는 몸에 힘을 주는 것도 곤욕스러웠다. 그런데 네크로폴리스에 들어온 이후부터는 놀라울 정도로 몸이 가볍지 않은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도.”
클레어는 로스트가 밉다.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가족을 죽인 이를 어찌 좋아할까.
하지만 염치없는 일이다.
로스트는 연약한 그녀를 위해 필요한 것보다도 큰 마차를 구했고, 그녀가 몸을 눕힐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푹신한 모포까지 잔뜩 깔아두기까지 했다.
그 모든 게 연약하기 짝이 없는 자신을 위한 일이다.
그런 그를 미워한다는 게 얼마나 염치없는 일이겠는가. 그러니 적어도 그녀는 건강해져야 한다.
“…….”
클레어는 자신들을 열렬히 환영해주던 천사를 떠올렸다.
시련, <헤매는 자> 네크로폴리스. 그 죽음의 도시를 다스리는 자.
그녀라면 알려줄지 모른다. 지금의 자신이 괜찮은 이유를, 자신이 앞으로 더욱 괜찮아질 방법을.
“만나봐야겠어.”
클레어는 자신의 침상에서 일어나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
헤카테가 있는 곳은 딱히 막혀 있지도 않았다.
이런 불사자들의 도시에서 누가 감히 그녀를 도모할 수 있을까.
그렇게 그녀가 있던 방문에 노크하고, 들어오라는 허락이 생겨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을 때.
-에잇.
퍽!
붉은색이 섞인 녹색 고깃덩어리가 문밖으로 내던져졌다.
-제가 이겼어요! 데려가도 돼요. 이걸로 서열정리는 완벽하네요!
“…….”
클레어는 정신을 잃은 채 고깃덩어리가 돼 있는 타이탄을 한차례 쳐다본 후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덕분에 일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