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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이단심문관의 악마 사냥법-5화 (5/42)
  • 5화. 포리스 공작령 (1)

    일이 너무 순조롭다 싶었다.

    느긋한 여행에 너무 마음 놓고 있었던 것도 있다.

    당연했던 일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오크는 희귀하다.

    일반인은 보통 평생 보지도 못한 채 죽을 정도다.

    그게 아니게 됐던 건, 암흑의 왕, 벨리알의 군세가 본격적으로 인간들을 습격해왔던 순간부터다.

    마인들에게 어린 아들을 살해당한 오크들의 대왕, 크레이그 칸.

    그가 인류의 우군으로서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건 지금으로부터 약 7년 후에나 있을 일이다.

    그 전까지는 오크에 대해서는 문헌이나 소문으로밖에 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즉, 타이탄이 오크라는 ‘이종족’이라는 건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다.

    “움직이면 공격하겠다고 했을 텐데?! 그 녀석을 진정시켜!”

    마치 우리가 마수라도 길들이고 있다는 것 같은 표현이다.

    그들은 타이탄과 말이 통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하고 있다.

    시골 마을과 달리 어중간하게 알고 있는 게 많아서 저러는 거다.

    “내가 이 이상의 모욕을 참아야 할 이유가 있나?”

    분위기가 험악한 건 공작령의 병사들만이 아니다.

    아까부터 명백한 적의를 받는 타이탄 역시 마찬가지.

    이 상황에는 나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타이탄을 포리스 영지까지 데려온 건 내 판단이니까.

    본래의 역사대로라면 타이탄은 마차를 타지 못했을 테니 포리스 공작령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했을 확률이 높다.

    적어도 나는 공작령에서 지낼 동안 오크에 대한 소문은 들은 게 없었으니까.

    아마 타이탄은 다른 도시를 향했을 거고 거기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여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고작해야 산적을 토벌할 때 본 게 전부였지만, 타이탄은 나름의 무력을 갖추고 있다.

    만에 하나의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타이탄은 도망칠 수 있었겠지.

    다만 포리스 공작령은 아니다.

    이 영지의 주인인 ‘에이지 포리스’ 공작은 제국에서도 다섯밖에 없다는 대마법사에 해당하니까.

    타이탄은 아무래도 좋지만, 자칫 잘못 엮였다가는 이쪽도 위험하다.

    입장상 너무 눈에 띄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잠…….”

    그렇게 이 상황을 정리하려고 마차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안녕하세요? 문지기 여러분.”

    나보다 먼저 나선 사람이 있었다.

    “잠시 제 얘기를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스피린 백작가의 리네아 스피린이라고 합니다.”

    줄곧 자신을 숨기려던 리네아가 후드를 벗고서는 자신을 드러냈다.

    그녀의 손에는 귀족의 증표가 들려 있었으며 태도는 당당했다.

    “…….”

    그 상황에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성벽의 문지기들도, 마차의 아이들도, 변호를 받는 타이탄도 아닌, 나였을 거다.

    내가 아는 그녀는 이렇게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산적들과 싸웠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나섰을 뿐

    그녀는 기본적으로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면 나서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아는 그녀는 그랬다.

    내가 원래 운명을 비틀었다고 할지라도, 이건 너무 극적이다.

    “화,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리네아가 내민 증표가 진짜라는 걸 알아본 문지기가 호들갑스럽게 몇 명을 전령으로 보낸다.

    그사이 리네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후드를 뒤집어썼다.

    “이거면 괜찮죠?”

    “예?”

    “곤란해 보이셨는데 아닌가요?”

    “아뇨, 음…… 맞습니다.”

    “다행이네요. 이걸로 빚은 갚았다고 봐도 괜찮겠죠?”

    다시 마차에 다소곳이 앉은 리네아가 배시시 웃는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나를 의심하는 것 같으면서도, 나를 도와주려고 하는 그녀가.

    그 행동들이 단순히 귀족 정신에 따른 보답으로 여겨지지 않는 건.

    과연 기분 탓일까?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공작령의 상급자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끼익.

    이윽고 성문이 열리고.

    툭.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나타났다.

    그 광경에 아연실색한다. 리네아는 귀족이다. 그에 걸맞은 사람이 응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과하다.

    “이것 참. 소란이 일었다고 해서 직접 와봤더니.”

    설마하니 저 괴물이 직접 등판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제국에 다섯 명밖에 없다는 7서클 이상의 대마법사 중 한 명.

    광활한 공작령을 다스리는 영주.

    에이지 포리스 공작.

    그가 할 일도 내팽개친 채 성문까지 내려왔다. 리네아가 귀족이라고 해도 급이 안 맞다.

    아무리 스피린 백작가가 이름 높은 귀족이라고 해도 스피린 백작이나 그 후계자가 온 것도 아닌데 이렇게 직접 찾아올 이유가 없다.

    회귀 전에도 마찬가지.

    에이지 포리스는 리네아가 자살하기 전까지는 나타난 적이 없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짧은 기간 동안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에이지 포리스는 직접 우리 마차 앞까지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다.

    그렇게 나타난 에이지 포리스는 괴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랜만이군? 타이탄 왕자.”

    “난 네가 누군지 모른다.”

    리네아가 아닌, 타이탄에게.

    *     *      *

    2년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8년 뒤에 있었던 일이다.

    그날은 언제나처럼 어두웠고 시시각각 변해가는 전장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였다.

    -■■■ 씨. 그거 들었나요? 이번에 오크들의 대왕이 직접 전쟁의 우군이 되기 위해 찾아온대요.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군요. 그래서 언제쯤 오신답니까?

    엘프들과의 교류가 끊기고, 니다벨리르가 멸망한 이 시점에 새로운 우군의 출현은 반기지 않을 수가 없는 희망이나 다름없었다.

    -앞으로 3시간 뒷면 도착이에요. 그러니까 빨리 준비하세요.

    -도대체 그 중요한 사실을 왜 지금 알려주는 겁니까?!

    -깜빡했죠.

    그리고 그 희망의 빛이 위태롭게 점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무슨 국가적 결례란 말인가.

    성녀님은 느긋한 성격이었다.

    너무 느긋해서 국가 간 문제도 이런 식으로 깜빡하는 사람.

    그 뒤처리는 대부분 나와 클레어가 도맡아 처리했다.

    어쨌든 연회를 준비하기에는 늦었으니, 왕과 그 사절단들이 쉴 수 있을 방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렇게 가까스로 준비를 끝낼 무렵. 때마침 오크들의 대왕, 크레이그 칸이 나타났다.

    -만나서 반갑군, 만신전의 성녀. 가면이 퍽 잘 어울리네.

    -네, 반가워요. 크레이그 대왕. 아끼는 가면이에요.

    두 사람은 인사와 함께 시답잖은 잡담으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첫인상은 대왕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오크의 거대한 체구에서 오는 위압감은 물론이고 진중함 속에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존재였다.

    주변에 정렬해 있는 전사들의 면면은 평범한 사람이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지만 크레이그 칸만은 달랐던 거다.

    아마 평범한 일반인이라고 해도 크레이그를 봤을 때 오크라는 것보다는 위정자라는 걸 먼저 떠올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동족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많은 병력을 대동할 수 없었음을 이해해주길 바라네.

    -그 병력이 모두 정예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만신전에 온 걸 환영합니다. 크레이그 대왕.

    성녀님은 평소 칠칠치 못한 구석이 있었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때만큼은 달랐다.

    그녀는 성녀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으로 크레이그에게 응대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방문에 저희가 그 이유를 물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대와 그대들의 당혹감을 이해하네, 거의 일방적 통보에 가까웠으니 필시 당혹스러웠을 테지.

    -솔직히 그렇죠. 이게 함정이 아닐지 열 번은 넘게 고민했어요.

    -솔직하군.

    -저마저 입에 거짓을 담는다면 그 누가 신을 믿을까요?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는 성녀님의 모습에 크레이그는 그대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소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이었으나 그는 모습처럼 대범해 보였다.

    -내겐 아들이 한 놈 있었네. 아내가 남기고 간 보물이지.

    -…….

    -그 녀석이 죽었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됐네. 어떤 개잡놈이 감히 내 앞에서 아들의 시체를 흑마법으로 일으켜 세우더군. 그래서 그놈의 팔다리를 뽑고 나서야 대륙에 생긴 일을 알 수 있었지.

    잔잔한 분노가 주변을 압도했다.

    그 모습에 의연하게 있을 수 있던 건 성녀님밖에 없었다.

    나도, 클레어도 숨을 들이켠 채 긴장하고 있었건만, 그런 위압감을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었다.

    -그 개잡놈이 믿는 존재가 ‘벨리알’이라고 하더군. 알고 있나?

    -예, 흑마법이라고 하셨으니 그는 필시 벨리알의 정예 병력인 ‘일곱 칼’ 중 한 명인 ‘메즈’겠죠.

    -그래, 그런데 개잡놈이 말하더란 말이야.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나는 그 악마를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쩌억!

    그 노기 서린 목소리와 함께 크레이그가 밟고 서 있던 대리석 바닥에 금이 간다.

    자세를 움직인 것도, 힘을 준 것도 아니다. 그건 크레이그에게서 흘러나온 오러의 영향이었다.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지닌 오크들의 대왕, 그런 그가 기사들의 전유물이던 오러를 다룬다.

    -고작, 고작 어린아이일 뿐이었네. 투정을 부리는 그런 아이일 뿐이었어! 그런 내 아들을 죽인 주제에 내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 그것밖에 없단 말인가?

    조롱도 아니었다.

    사과도 아니었다.

    벨리알의 일곱 칼 중 한 명이라는 메즈는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광신을 내비쳤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걸 알아주시오.

    크레이그 칸의 선명한 분노 앞에 그 사실을 의심할 수 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분노의 힘은 전장에서 그 결과를 보여줬다.

    -대단하네요. 엄청난 힘이에요.

    -그러게 말입니다.

    성녀님과 나는 전장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크레이그를 봤다.

    콰아아아앙!

    그의 주먹 한 번에 수십의 마족과 마인들이 하늘을 날고 발길질 한 번에 전선이 뒤바뀔 정도였다.

    마치 지진의 중심처럼.

    그를 중심으로 모든 게 무너지고 박살 났다.

    그리고 그 모든 공격에는 분노라는 감정이 깊게 서려 있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크레이그를 칭송했고, 그를 전장에 서게 만든 이유인 살해당한 자식을 ‘비운의 어린 왕자’라 부르며 슬퍼했다.

    희망의 빛이 생겼다.

    이 전장의 판세를 단번에 뒤집을 개인의 존재가 나타났으니까.

    다만 안타깝게도 그 희망의 빛은 정확히 반년 후.

    오크들의 대왕 크레이그 칸이.

    치매에 걸려 피아 식별을 하지 않게 된 시점에 사라졌다.

    그는 걸어 다니는 재앙이 됐고, 오랜 시간 늘어나지 않았던 대륙의 새로운 시련이 되었다.

    *     *      *

    타이탄이 왕자라는 소리를 듣고 나서 내가 가장 놀랐던 건 그 신분에 대해서가 아니다.

    차라리 그건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만한 힘을 보였으니 말이다.

    크레이그 칸의 자식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너, 나이가?”

    “14살이다.”

    “…….”

    저 얼굴로 14살이라는 것만큼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상황을 보면 그게 거짓말이 아닐 거라고는 알 수 있지만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실이었다.

    “음……. 그래.”

    그래서 믿지 않기로 했다.

    뭐가 ‘비운의 어린 왕자’인가. 습격자에게 살해당하기는커녕 이쪽이 습격자 같지 않은가.

    이쯤 되면 상대는 타이탄을 살해한 게 아니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했다는 게 더 맞을 거 같다.

    “고맙다는 말이 먼저 아닌가? 내 덕에 이렇게 간단히 들어올 수 있었을 테니.”

    “네가 없었으면 애초에 입구에서 막힐 일도 없었어.”

    포리스 공작은 타이탄의 얼굴을 보며 조소를 머금나 싶더니 그대로 들어갔다. 타이탄을 왕자라고 부른 것치고는 차가운 응대였다.

    출입은 허가하지만 영주 성으로 초대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지내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속이 좁은 녀석이군. 감사 인사도 할 줄 모르다니.”

    “…….”

    그 당당함에 할 말을 잃었다.

    그보다 그 어떤 말로도 이 자식을 이해시키는 건 불가능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타이탄을 이해시킨다는 불가능에 목을 매지 않기로 했다. 알아서 잘하겠지.

    죽지만 않으면 된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솔직히 타이탄과는 그리 오래 엮이고 싶지 않았다.

    다만 녀석이 그 크레이그 칸의 자식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 신분, 힘, 외형.

    모든 게 타인의 시선을 모으기 충분한 역할을 하게 만든다.

    녀석과 엮여야 한다.

    “나는 오러를 터득하기 위해 여행에 나섰으니 그 공장이라는 녀석에게 도전할 생각이다.”

    “공장이 아니라 공작.”

    “내 알 바 아니다.”

    녀석을 가장 밝은 무대로 올린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그렇게 벨리알을 끌어들여서.

    내가 수면 아래에서 만들어 놓을 비수를 꽂는다.

    “애초에 왜 오러를 터득하려는 건데? 뭐, 그거냐? 아버지를 뛰어넘고 싶다거나 그런 거?”

    “그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행동하기로 한 건 다름이 아니다.”

    내 질문에 타이탄이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최근 아버지의 기억이 자주 끊긴다. 이제 갈 때가 되신 거지.”

    크레이그라는 시한폭탄의 타이머가 이미 돌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은 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왕위를 계승할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보다 강해져서 억지로 끌어 내려야겠지.”

    “물려달라고 하면 안 되나?”

    아니면 내가 모르는 오크들의 문화가 그런 건가?

    물론 녀석의 생각은 바람직하다.

    크레이그를 뛰어넘을 무력을 지닌 전사가 정신마저 온전하다면 이보다 더 좋을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지가 문제다.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오로지 그 허황한 목적에 목을 매달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흥, 물려준 다음 날, ‘네가 왜 내 자리에 앉아 있냐!’면서 머리를 깨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

    “절절한 이유가 있었군.”

    실로 있을 법한 이유였기에 나는 그 이상의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나는 이번에도 오크들을 인류의 든든한 우군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리고 오크들을 끌어들일 생각인 이상 크레이그라는 시한폭탄만큼은 어떻게든 해야 한다.

    “그러니 나는 강자와의 싸움에서 나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 적어도 아버지와 같은 경지에 올라서야 싸움이 성립될 수 있을 테니.”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걸? 네가 찾는 강자들에게 결투를 청해도 안 받아줄 테니까.”

    “왜지?”

    “그게 인간의 관습이라는 거거든. 네 목적을 달성하려면 앞으로도 알아야 할 게 많을걸?”

    강자들은 저마다 그럴싸한 신분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일이 아닌가. 애초에 시작점부터가 다르고 온갖 특혜를 받은 자들이 강한 건.

    물론 아닌 자들도 있겠지만, 같은 재능 선상에서 지원을 받은 자와 받지 않은 자, 어느 쪽이 더 강할지는 비교할 필요도 없다.

    부와 권력으로 만든 영재. 그리고 그 영재가 다시금 부와 권력을 쌓아 가문을 탄탄하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가진 자들인 거다.

    그리고 가진 게 많은 자는 섣불리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는다.

    그걸 내려놓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

    “내가 도와줄까?”

    그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렇게 타이탄에게 빚을 지워둔다.

    오크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면 어떻게든 눈앞의 미련한 녀석을 폭탄처리반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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