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704화 (704/760)

704화

리카가 물었다.

웬일이야?

‘웬일이냐니.’

알고 있잖아.

사무라이 걸즈에 대한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잖아. 읽어봤다면 당연히 알 거잖아.

그런데도 리카는 굳이 되묻고 있다.

순간, 에리카는 이 모든 일을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답시고 이러한 수치심까지 감내해야 하나?

그때 에리카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헬창 시바 인형을 품에 꼭 안은 강동현이었다.

‘그래, 정호환 이사님께 들려드릴 가장 아름답고 성대한 진혼곡(정호환은 죽지 않았다)을 위하여.’

케이어스의 승리를 위하여.

그리고 에리카 본인을 위하여.

에리카는 반드시 사무라이 걸즈 프로젝트에 합류해야만 한다.

윤희연 이사로부터 사실상 케이어스 아티스트십 프로젝트 폐기 통보를 받았다. 프로모션 채널이 전부 막혔으니, 어떻게든 홍보 통로를 찾아야만 한다.

‘이건 나에게 주어진 최초이자 최후의 기회야.’

알량한 자존심, 별것도 아닌 수치심 때문에 모든 것을 망칠 수는 없다.

에리카가 강동현을 향해 검지를 까딱였다. 강동현은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끔뻑이기만 했다.

에리카는 그가 품에 안은 헬창 시바 인형의 머리를 붙잡고 적당한 높이로 끌어 올렸다.

강동현의 꼴은 마치 미트를 든 킥봉싱 코치처럼 되었다. 그리고 그대로, 에리카가 헬창 시바의 복부를 향하여 정권을 내질렀다.

헬창 시바의 복부가 패이고 등이 부풀었다.

“시바아아아아……!”

에리카가 통화 중이라 강동현은 차마 높은 비명을 내지르지 못했다.

‘그래, 리카 너는 원래 이런 애였지.’

과거 믹스테입 사태 때도 그러했었다.

에리카의 착각이 드러나자, 리카는 기쁨을 숨길 기색도 없이 한껏 비웃었더랬다.

‘언제나 기회가 오면 나를 비웃고 깔아뭉개기를 주저하지 않는 성정…….’

항상 밑에 깔려 있었기 때문일까. 약자 특유의 비열함이 몸에 배었다.

리카가 보이는 순진무구한 태도 또한 에리카를 비웃는 것이겠지.

‘착각이어서 다행이야.’

성필, 리카와 힘을 모아 진행했던 믹스테입 프로젝트. 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에리카는 리카와 성필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었다.

그 오해는 케이어스의 데뷔 시점부터 시작되어 그때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그게 오해여서, 정말 다행이다.

‘너와 박 이사님이 정말 그런 관계였다면, 박 이사님의 인생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속에 구렁이 천 마리는 넣고 있을 너와 함께 살 미래의 남편이 걱정이다.

알겠다, 당해주마.

비웃고 싶다면 얼마든지 비웃어라.

그깟 비웃음으로 기회를 살 수만 있다면야 얼마든지 비웃음당해도 된다.

모멸에 찬 눈빛도, 경멸 가득한 어조도, 조소로 범벅된 웃음도, 몇 번이고 감내해주겠다.

“사무라이 걸즈, 하고 싶어.”

[에? 혼또(정말)?]

리카는 의외란 듯 새된 소리로 반문했다.

[갑자기?]

갑자기, 라고…….

에리카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응, 갑자기. 하고 싶어졌어.”

[정말요?!]

리카 대신 성필로부터 답이 돌아왔다.

[무르기 없죠? 한다고 하셨죠? 바로 해요 그럼!]

“……에?”

이렇게 바로 받아들인다고? 심지어 성필 쪽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에리카는 저쪽의 사정을 상상해보았다.

아마…….

‘리카의 사악한 표정을 보고 그 속내를 짐작한 박 이사님이 말리신 거겠지.’

이대로 리카와 에리카의 대화가 이어지면, 리카가 무슨 짓을 할지 뻔하니 말이다.

성필은 바로 곁에서 리카를 지켜봐 왔을 것이다. ‘송 포 피플’의 성공으로, 리카는 한껏 교만해졌을 테지.

이젠 케이어스고 뭐고 우리 상대가 안 된다.

소녀연맹이 케이어스를 이겼다.

정호환이니 KS 엔터니 별거 없네. 진짜 최고의 케이팝 기획사 맞아?

에리카가 빠득 이를 갈았다.

‘감히 그딴 망발을(에리카의 망상임)?’

속에 든 구렁이를 두세 마리쯤 꺼낸 리카를 보고, 성필은 에리카가 걱정되어 대신 통화를 받은 것이리라.

그는, 성필은.

‘썸이 1호니까…….’

에리카는 성필에 대한 고마움을 속으로 삼켰다.

다시 만날 때는 적이라고 했던가.

그 판단은 섣불렀을지도 모른다.

서로가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그러한 차이점과 거리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둘은 언제까지나 에리카와 썸이 1호일 테니까.

“네, 바로…… 할게요.”

에리카, 사무라이 걸즈 참여!

* * *

“에리카 씨가 먼저 사무라이 걸즈 참여 의사를 밝혀오다니, 상상도 못 했어.”

성필이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 사무라이 걸즈에 대해 들었을 때, 그건 황당무계하여 실현 가능성이 없는 미래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그 황당무계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프로젝트는 가로 엔터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

‘가로 엔터의 브랜드 가치, 우리의 힘을 증명하지 못하면…….’

가로 엔터는 몇 년 내로 죽는다.

웨이퍼센트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심상치 않다. 이러한 부조리가 카오틱 에너지에게까지 전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아니, 반드시 그러하겠지.

‘가로 엔터가 미디어와 플랫폼을 뒤흔들 힘을 손에 넣지 못한다면, 사막에 놓인 열대식물처럼 죽어버릴 뿐이야.’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가로 엔터에게도, 가로 엔터에서 데뷔하고 컴백할 아이돌에게도, 성필에게도.

그렇기에 웨이퍼센트의 컴백은 분수령이다.

그 분수령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어이없게도 사무라이 걸즈인 것이다.

“이렇게까지 일이 잘 풀릴 줄이야.”

“그러게요! 에리쨩도 왔으니 노아 씨가 오는 것도 시간문제네요!”

리카의 눈에 호승심이 차올랐다. 그녀의 호승심은 에리카를 향해 있었다.

유빈에게 듣기로, 에리카가 RRBKZ 아지트에 온 날 리카는 그녀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고 한다.

더는 에리카의 그늘에 서고 싶지 않다고.

그녀처럼 되고 싶다는 동경을, 그리고 그녀처럼 될 수 없다는 열등감을 버릴 거라고.

같은 선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그리 부탁했다던가.

“잘됐네, 리카.”

“박 이사님이랑 유빈 선배님한테도 잘된 일이에요! 일이 이렇게 잘 풀리는 걸 보면 노아 씨도 분명 올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과연 윤상열이 허락해줄지 모르겠다.

물론, 사무라이 걸즈는 믹스테입 프로젝트다.

상업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니, 굳이 따지자면 기획사의 허락은 필요 없다. 하지만 노아에게 윤상열의 허락이 중요하지 않을 리 없다.

노아가 하겠다고 강짜를 부려도, 윤상열이 그걸 빌미 삼아 노아에게 제재를 가하기라도 한다면 어떡하는가.

대놓고 글로브 내에서 페널티를 준다던가.

‘윤상열은 그룹 멤버들이 자기 좋을 대로 움직이는 걸 가만히 볼 리가 없어.’

성필이 아는 윤상열이라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아는 윤상열이라고 해봤자 대부분 전생의 기억에서 기인한다.

현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유의 난이 있기도 했으니 말이다.

‘라희가 윤상열에게 목줄을 잘 채웠다면 좋으련만.’

성필은 고민을 지우고 하던 일을 이었다.

리카의 박살난 폰에서 유심을 꺼내어 새로 산 폰 안에 넣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부서졌다고?”

“잠결에 던져버렸어요!”

“조심 좀 해라.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아타시(저)한테는 한두 푼이에요! 뭣하면 이사님 것도 하나 사줄 수도 있어요! 대가는 애교 10회권이에요!”

“차라면 몰라도 폰으로 애교를 부리고 싶지는 않아.”

“차를 사주면 해주시는 건가요!”

“음…… 아니.”

“실망스럽네요.”

폰이 유심을 인식하기까지, 성필은 리카의 새로운 폰을 이리저리 살폈다.

“왜 애플폰으로 안 샀어?”

리카는 밀키웨이 폰의 최신 기종을 샀다.

“계속 같은 회사 것만 쓰면 보는 눈이 안 생겨요! 여러 가지를 써 봐야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리카는 테이블 위에 놓인 성필의 폰을 집었다. 그리고 성필이 든 자신의 폰 옆에 나란히 들어 보였다.

“같은 종류네요! 커플폰이에요!”

“그렇게 따지면 대체 난 이 세상에 연인이 몇 명이야?”

“반응이 짜네요.”

“안드로이드는 써본 적 없지?”

“마아(뭐어), 이 기회에 써보는 거죠!”

유심 인식이 끝났다.

리카는 새 폰을 받자마자 아이튜브와 스타그래프, 까톡과 클락을 다운로드했다.

“애플 ID 연동이 안 되니까 불편하네요! 전부 다 처음부터 해야 해요!”

“이제 네 친구는 애플이 아니라 구글이란다.”

“잘 부탁해!”

리카는 새로운 소식들을 확인하다가, 장문의 메시지를 보곤 고개를 갸웃했다.

에리카에게 온 것이었다.

톡, 터치하여 확인했다.

[리카 안녕. 연락은 오랜만이네.

더위가 한풀 꺾이나 싶더니 더욱 기승을 부리는구나. 항상 건강 조심하길 바라.

이렇게 연락한 건 다름이 아니라, 옛날에 네가 부탁했던 일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야.

사무라이 걸즈를 기억하고 있니? 우리가 RRBKZ 아지트에서 만났을 때 네가 나를 초대했었잖아.

그때 나는 노아 씨가 오면 하겠다고 했었지. 최소한의 멤버가 모이고서야 판단을 하겠다고.

그런데 지금 하고 싶어졌어. 아직도 그 계획이 남아 있다면 말이야.

네가 그때 나와 같은 선에 서고 싶다고 했던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축하해. 개인 대 개인으로는 몰라도, 그룹으로선 우린 확실히 비슷한 위치에 서 있으니까.

그걸 보고 나도 많은 생각을 했어.

그리고 너와 같은 결론에 이르렀어.

나 역시, 그룹의 이름을 지우고 너와 같은 선에 서보고 싶어졌어.

그때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면 받아들여 주길 바라. 아니면, 그때의 너처럼 부탁을 해야 할까?

부탁이든 뭐든 할게.

지금의 나는 그때의 너 이상으로 진지해.

리카, 너와 같은 선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줄래?]

“……나니 코레(뭐야 이거)?”

* * *

유빈이 돌아간 후, 윤상열과 노아는 각자만의 침묵에 사로잡혔다.

서로 테이블을 사이에 둔 채 마주 보고 있으나, 저마다 생각이 깊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노아의 흐리멍덩한 눈동자 속을 들여다보던 윤상열은, 그답지 않은 우려를 담아 물었다.

“괜찮겠나?”

“뭐가 말이다.”

“에리카와 리카, 이 둘 사이에 끼이는 거. 나는 두 명 모두 실물로 본 적이 있다.”

“나도다요.”

“외모만으로도 아우라가 있다.”

성공한 기업가나 엘리트 운동선수, 유명한 학자. 자신만의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에게선 흔히 아우라가 풍긴다고 한다.

기업가에게선 자신감과 주도성.

운동선수에게선 호승심과 신체.

학자에게선 언어와 태도.

이러한 요소들이 과학적으로는 증명할 수 없는 형언 불가능한 아우라를 빚어낸다.

그러나 그보다 더 직관적인 아우라가 존재한다.

자연이 만들어낸 미(美)다.

“보기만 해도 전신에 소름이 돋지.”

그렇게 간단한 시작으로부터 가장 아름답고 놀라운 형태로 끝없이 진화되었고 진화하고 있다는 이러한 생명에 대한 관점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다윈 ‘종의 기원’의 마지막 문장이다.

생명이 살아남기 위해 갖추게 된 모든 요소에는 자연의 위대함을 상기시키는 장엄함이 있다.

인간이 지닌 미(美)에도 그러하다.

유전자를 존속시키기 위해 자연이 선택한 가장 직관적인 힘.

아름다움이다.

“그러한 인간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 영상과 사진으로 볼 때는 조각같이 완벽하고 도자기처럼 매끈하다. 조명이 비추는 얼굴은 유리 진열장 안의 예술품처럼 고정되어 있는 듯해서, 무기질의 무언가처럼 보이기도 해. 그런데 실제로 보면 그 예술품이 살아서 움직여. 조각, 그리고 도자기처럼 아름다운 그게 생기를 지닌 채 움직이는 거다. 소름이 돋지.”

미소 지을 때 입가에 나타나는 피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자극에 따라 굴러다니는 수정 같은 눈동자가.

감정을 나타내며 눈 위로 내려오는 눈썹이.

아름답기만 해도 대단한데, 그게 생명을 지니고 움직이고 있단 사실에 전율한다.

“그런 인간들 곁에 네가 서는 거다.”

“…….”

노아는 한숨을 삼키며, 이유 없이 테이블을 손으로 더듬었다.

윤상열은 이야기를 이었다.

“아름다움엔 일종의 상한선이 있다. 그 수준에 다다르면 취향의 영역이다. 이런 말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야. 실제로 마주하면, 아름다움엔 명백한 급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돼. 객관적인 요소로 점수를 빼고 더하는 게 아니라, 직관으로 알게 된다.”

“내가 두 사람보다 못하단 건 안다…….”

“둘 사이에 있으면 단순히 못한 수준이 아닐 거다. 명백히 뒤떨어져 보이지. 그 굴욕을 감내할 수 있겠나?”

“그, 그렇게 모자라진 않아……. 나도 아이돌 아닌가…….”

“얼굴형만 봐도 그래. 둘은 턱이 무슨 빗살무늬토기 같잖나. 게임 캐릭터 커스터마이저로 일부러 그렇게 만들려고 해도 부자연스러워서 그만둘 정도다. 그런데 그게 자연스러워 보여. 근데 넌 계란형이야. 반듯하지. 현실적으로 미형(美形)이다. 그렇기에 비현실적인 미형 사이에 있으면, 둘의 비현실적인 외모를 돋보이게 해줄 뿐이겠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자꾸 욕하는 건가…….”

“걱정하는 거다.”

걱정.

노아가 그 단어에 윤상열을 힐끗 올려다보았다.

“괜히 자존감을 잃고 ‘나 아이돌 그만둘래’라면서 도망가면 귀찮으니.”

“……맞다.”

“알겠으면…….”

“나는 두 사람보다 외모도, 퍼포먼스 실력도 무엇 하나 나은 게 없어. 윤 피디는 평가 때마다 나를 욕했지. 화났지만, 내심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다. 나는 평범해. 그래서 도전하고 싶은 거다.”

도전.

글로브와는 거리가 먼 단어였다.

글로브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은 윤상열의 만족이었다. 외부의 어떤 기준을 향해 도전한 적은 없다시피 했다.

오직 한 사람만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아이돌로 살아왔다.

“난 기다려왔다. 내가 빛날 수 있는 어떤 장소를.”

물론, 안다.

“알고 있다. 글로브 안에서조차 눈에 띄지 않는 내가 사무라이 걸즈가 되어봤자, 빛은커녕 그림자의 조각 같은 거나 되겠지. 그렇지만, 그치만…….”

노아는 살짝 격앙됐다.

“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웨이퍼센트 분홍머리 걔는 내가 필요하다고 한 거다. 그럼 분명 본 거야. 내가 보지 못했던 어떤 빛을. 내가 빛날 수 있는 장소를, 그 사람을 알고 있는 거다.”

“네가 일본인이라서 부른 것뿐이다. 게다가 너라서 부른 것도 아니고, 글로브의 유일한 일본인 멤버이기 때문에 부른 거지.”

“그게 문제인가?”

“뭐?”

“나는 글로브의 일본인 멤버다. 나를 제외한 누구도 글로브의 일본인 멤버가 아니야. 글로브의 일본인 멤버는 노아, 나뿐인 거다. 전 세계에 단 한 명인 거다. 그리고 그건 내가 정말 바라던 일이다.”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밖에 할 수 없는 일.

그러한 빛을 기다려왔다.

“몸의 편안함만을 꾀하지 않는다.”

노아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독행도를 인용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게 나의 길(道)이다. 그 길에선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 윤 피디의 말처럼 굴욕 비교짤이나 나도는 결말만이 있을지라도, 나는 가겠다.”

사무라이 걸즈로.

노아의 결의에 찬 답에, 윤상열은 들으란 듯 한숨을 뿜었다.

“자기 미래를 알고 있긴 하니, 확실히 지능이 낮지는 않군.”

“당연하다. 나는.”

노아가 해맑은 미소를 띠었다.

“고지능자니까.”

사무라이 걸즈,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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