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651화 (651/760)

651화

진소유, 앓아눕다!

“언니.”

밤.

연습을 마친 진저가 진소유의 방으로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

진소유는 뭐라고 할 기력도 없었다. 이불 끄트머리를 코 바로 아래까지 올리고 있었지만, 입 모양이 어떨지 알 만했다.

입을 안 봐도 눈으로 진소유가 힐난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진저는 개의치 않고 진소유가 누운 침대에 털썩 앉았다.

“아픔미까?”

“……그래.”

케이어스 컴백에 솔로 데뷔까지 쌍으로 준비해야 했으니 탈이 날 만도 했다.

평소 같았으면 1팀장이.

‘아이고, 컨디션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이래!’

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소유의 고생을 바로 옆에서 보아온 그는 차마 차가울 수 없었다. 답답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숙소로 온갖 약과 음식을 부랴부랴 보냈더랬다.

“이거 매니저님들이 준 선물임미다.”

진저가 예쁘게 포장된 직사각형의 물건을 진소유에게 주었다.

진소유는 그걸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진저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아, 미처 몰랐슴미다. 소유 언니는 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아팠던 검미다. 어쩔 수 없이 마음씨 착한 진저가 뜯어주겠슴미다.”

진저가 포장을 벗겨냈다.

액자였다.

액자 안에는 진소유가 음방 1위한 사진들이 콜라주처럼 붙어 있었다.

[소유 음방 6관왕!]

진소유는 컴백 2주차에 여섯 개 음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었다. 그녀는 음방 올킬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케이어스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여기 두겠슴미다.”

진저가 진소유의 이마 위에 액자를 올려두었다. 그러곤 혼자서 웃었다.

진소유가 반응이 없자 진저는 혼자 찔려서 액자를 치웠다.

“많이 아픔미까?”

“내가 언제 아픈 적 있었니…….”

없었다.

진소유는 강철 체력이다.

한 해에 한 번쯤은 걸릴 법한 감기도 요리조리 피했었다. 그런 진소유가 침대에 앓아눕다니, 어지간히 체력이 떨어진 게 아닌 듯했다.

진저는 처음 보는 진소유의 모습에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그녀는 어머니가 약손을 쓰듯 진소유를 살살 쓰다듬었다.

“어딜…… 만지는 거야…….”

“그래도 2주만 활동해서 다행임미다. 아니었으면 이 몸 이끌고 무대에 섰을 거 아님미까.”

언제나 얼음장 같은 진소유다. 하지만 몸이 아프니 정신도 쇠약해진 것일까.

타인의 위로와 동정을 받는 게 탐탁잖은 그녀이지만, 진저의 위로가 꽤 따스하게 느껴졌다.

진저가 씩 미소 지었다.

“2주 이상 활동했으면 효민 씨한테 개처럼 처맞고 음방 6관왕도 색이 바랬을 검미다. 정말 다행임미다. 케이어스에 역사와 함께 오점도 쓸 뻔했슴미다.”

“너…….”

“알겠슴미다. 안 하겠슴미다.”

“개처럼 처맞는다는 말…… 어디 가서 쓰면 안 돼…….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개 잡을 때 몽둥이로 때리는 거 아님미까?”

꼭 본 것 같은 말투다.

그때 진소유는 옛날에 보았던 중국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거미줄같이 촘촘히 자리한 낡은 주거지에서 살아가는 개들은 경비견임과 동시에 식량이기도 하다.

위급할 때 전마(戰馬)를 잡아먹는 것과 같다. 쓸모가 있긴 하지만, 나중의 쓸모보다는 인간의 생명이 더욱 중요하니까.

새삼 진저가 살아왔던 환경이 참으로 열악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걸 봤으면서…… 나한테 개처럼 처맞는다는 비유를…….”

“실제로 그랬을 검미다. 무대 위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내려왔을 검미다. 효민 씨는 월간 차트 1위 아님미까.”

진저가 또다시 의기양양한 미소를 띠었다.

“케이어스는 10관왕도 넘어봤슴미다. 역시 저희가 없는 무대는 힘듬미까? 홀로서기의 무서움을 맛봤슴미까?”

“그래.”

“어?”

“혼자 있으니까…… 외로워…….”

진저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진소유가 연기하는 게 아닌가 의심되기까지 했다.

“필요한 거 있슴미까?”

“아니…….”

“푹 쉬셔야 함미다.”

진저는 더는 진소유를 방해하지 않고 방을 나섰다. 문을 닫고 나가기 전.

“엄마…….”

진소유가 흐느끼듯 말했다.

진저는 모른 척 문을 닫았다.

* * *

“저기 봐. 사진 찍자. 마스크 벗어.”

유경민이 신아름의 손을 붙잡고 광장 중앙으로 이끌었다. 그곳엔 이벤트성으로 들어온 기하학적인 조형물이 있었다.

사람 머리 높이엔 우스꽝스럽게 생긴 얼굴이 조각되어 있었다.

신아름이 힘을 주어 멈췄다. 유경민이 왜 그러냔 듯 돌아보았다.

“마스크 벗기 싫어. 놀러 왔는데…….”

유경민이 배시시 웃었다.

“의외로 사람들 우리한테 관심 없어. 너 마스크 벗고 돌아다닌 적 없어?”

“서울 내에선 거의 없는 거 같은데…….”

“진짜? 국뽕연맹이라 이거지?”

“그런 거 아니거든?”

저 듣기만 해도 부끄러워지는 별명은 언제쯤 사라질지 모르겠다.

요즘엔 반쯤 조롱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냥, 데뷔할 때부터 팀장님이 조심하라고 해서.”

“SMS 엔터 소속인 나도 얼굴 까놓고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그래. 너도 괜찮아.”

“하, 너 나랑 자꾸 급 맞추려고 한다?”

유경민이 낮게 웃었다.

기어코 유경민은 신아름을 이끌고 조형물 앞으로 왔다. 그녀가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었다.

신아름은 고민에 빠졌다.

‘진짜 사람들이 못 알아보나?’

여태껏 철저하게 얼굴을 가리면서 다녀왔다.

가끔 조아라와 카페 탐방을 갈 때도 웬만해선 한적한 곳만 골랐다. 요즘엔 아예 호텔 내부의 카페로 가서 프라이베이트한 분위기를 즐길 지경에 이르렀다.

근데, 지금까지 했던 게 다 헛수고였나?

‘그러게, 의외로 사람들은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거 아닐까? 지금도 봐, 다들 자기 할 일 하느라 바쁘잖아.’

광장은 바쁘게 어디론가 가는 사람.

서서 대화하는 사람.

버스킹하는 사람.

사진 찍는 사람.

자신에게만 관심 있는 자들로 가득했다.

신아름은 용기를 내어 마스크를 벗었다.

“먼저 나 찍어줄래?”

유경민이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랜만에 신아름의 사진사 본능이 발동했다. 그녀는 최대한 뒤로 물러난 후, 유경민의 다리가 길어 보이도록 무릎을 꿇고 카메라 앵글을 내렸…….

“엥? 아름이 너 애플폰 아니야?”

“아닌데 왜?”

“……내 걸로 찍어.”

유경민은 별종 다 보겠단 눈빛이었다.

아니, 밀키웨이폰이 어때서…….

그러고 보면 애플폰을 안 쓰는 건 소녀연맹 내에서 신아름과 장하양뿐이다.

‘하양 언니는 막연히 국산이니까 AS받기 좋을 거 같아서 샀댔지.’

신아름은 폰을 바꿀까 고민하면서 애플폰으로 다시 각도를 잡았다.

유경민은 모델처럼 재빠르게 포즈를 바꿔갔다. 그때마다 셔터 소리가 화려하게 터져 나왔다. 역시 아이돌이다.

“다음은 네가 서.”

“아냐, 나 사진 찍는 거 안 좋아해.”

“그럼 놀면서 뭐 해?”

“놀지 뭐.”

“엥…….”

유경민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또 배시시 웃으면서 신아름을 조형물 쪽으로 밀었다.

“아 됐다니까.”

“남는 건 사진뿐이래.”

결국 신아름은 익숙하지 않은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신아름의 눈이 반짝였다.

“뭐야! 나 다리 완전 길다!”

이 정도면 리카와 비교해도 되겠다!

그리고 성필에게 자랑해도 되겠다!

유경민은 확실히 놀면서 사진만 찍고 다녔단 말을 할 자격이 있었다.

“어때, 재밌지?”

“재미는 뭘. 걍 사진 찍으면 찍는 거지.”

“방금 눈 반짝이던 애가 뭐래.”

신아름이 픽 웃었다.

그런데, 정말 알아보는 사람이 없구나. 유경민의 말마따나 의외로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관심이 없…….

“팬이에요!”

아니었다.

유경민과 신아름의 사진 퍼레이드가 끝나자, 타이밍을 보고 있던 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신아름이 당황하던 때, 유경민이 신아름의 팔짱을 끼곤 미소와 함께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진 찍어드릴까요?”

“네, 네네네네!”

신아름과 유경민 사이에서 사진을 찍은 팬은 성불하기 직전이었다. 얼굴이 맛이 갔단 뜻이다.

그런 소란이 있자 주변에서 눈치를 살피던 이들도 조심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수가 꽤 있었다.

그때 유경민이 또 외쳤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이만 가봐야 해요! 감사합니다!”

유경민이 신아름의 팔짱을 끼고 빠른 걸음으로 광장을 떠나갔다.

신아름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흥분해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못 알아보긴 뭘 못 알아봐!”

“이상하다. 원래 이렇게 많이 안 모이는데. 너 때문인가.”

“그니까 내가 말했잖아?!”

“내가 좀 전형적 미인상? 그렇잖아. 사람들이 긴가민가한단 말야. 근데 넌 워낙 얼굴 여기저기 개성이 뛰어나서, 사람들이 못 알아볼 수가 없나 봐.”

“욕하는 거야? 난 전형적 미인상이 아니라고?”

“너 개성적으로 예쁘다구.”

둘은 다시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거닐었다.

목적지는 며칠 전 예약한 훠궈 식당이었다.

프라이빗룸으로 들어오자마자 둘은 피곤한 한숨을 쉬며 마스크를 벗었다.

“배고파 죽겠어.”

재료들이 깔끔한 흰 접시에 담겨 줄줄이 들어왔다. 재료만으로 커다란 테이블이 가득 찰 지경이었다.

신아름이 뭘 넣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유경민이 아무거나 집어서 국물에 팍팍 들이부었다.

신아름은 할 말을 잃곤, 그냥 소스 만들기에 열중했다.

훠궈가 적당히 끓자 둘은 먹는 데 집중했다. 오늘 하루 바쁘게 놀았기에 배가 많이 고팠다. 잠시 대화가 사라지고 먹는 소리만이 들렸다.

“맛있다.”

“그치? 선배님들한테 추천받았어.”

“선배님들이면, ‘레이어드’ 선배님들?”

“응.”

인생 선배들이라서 그런가 맛집을 찾는 혀가 참으로 탁월했다.

“진짜 개맛있어.”

“많이 먹자.”

“아.”

“왜?”

“팀장님이 ‘개’란 말 쓰지 말랬어서.”

“뭐 어때. 우리끼리 있잖아.”

“긍가?”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가 오고 갔다.

대화의 주요 주제엔 우효민이 떠올랐다. 비록 신아름은 포유 멤버가 아니지만, ‘프로젝트 포유’에서 끝까지 살아남았었다.

어찌 보면 절반쯤 운명 공동체였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 공동체에서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흥겨운 분위기가 흐르던 중, 갑자기 유경민이 신아름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래?”

“아니, 아까 네가 한 말 생각나서.”

“무슨 말?”

“급 맞추려고 한다, 였지 아마.”

신아름은 순간 자신이 잘못했단 걸 깨달았다. 장난이라도 동료 아이돌에게 할 법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신아름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사과했다.

“미안. 기분 나빴지.”

“아냐. 맞는 말인걸. ‘아카이브’는 아직 데뷔한 지 1년도 안 됐어. 나한텐 소녀연맹 대선배님이지.”

유경민이 중국 무술 영화에서 나올 법한 포권(包拳)을 취했다.

“선배님!”

“아 소름 끼치니까 하지 마!”

“으하핳! 선배님 맞잖아!”

유경민은 ‘선배’란 단어를 계속 곱씹었다.

“초동 판매량 46만 장?”

“어. 조아라가 프로듀서 맡은 ‘오토마타’가 46만 장이었지.”

“대박이네.”

“뭐, 글킨 한데. 어차피 팀장님이 다 한 거니까.”

“우리들의 프로듀싱 그거 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은 아니고.”

“뭐야, 어느 쪽이야?”

신아름은 조아라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진짜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었고, 그냥 띄우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싫은 것이었다.

하지만 대화가 이렇게 흐르니 어쩔 수 없었다.

“뭐, 조아라 덕은 아주 조금? 약간?”

“친하구나.”

“4년 넘게 봤으니까, 친해져야지.”

“46만 장이나 팔면…… 톱3에 오르면 어떤 기분이야?”

“응?”

“그 경치에서 보는 세상은 어때? 정상이잖아.”

“정상은 무슨…….”

톱3.

신세대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케이어스, 소녀연맹, 글로브를 뜻하는 것이었다.

데뷔한 지 3년이 넘고, 몇 개월 후면 4년이 되니 신세대란 이름을 붙이기엔 뭐하긴 하지만.

일단은 그렇다.

“정상은 하나뿐이잖아. 아직 멀었지.”

“멋진데?”

“아무렇지도 않아. 46만 장을 팔든, 글로벌 스트리밍 TOP100 안에 들든, 뭘 하든 그저 그래.”

신아름은 뒷말을 삼켰다.

케이어스를 넘어서지 못했으니, 뭘 하든 그저 그렇노라고.

케이어스에 대한 경쟁심과 열등감이 많이 사그라지긴 했다. 하지만 아직도 케이어스는 입 밖으로 꺼낼 때마다 목구멍에서 턱 걸리는 단어이다.

“아무렇지도 않아? 진짜?”

“그래. 너도 해봐. 위엔 또 위가 있다잖아.”

“너무 겸손한 거 아니야?”

“나중에 진짜 정상에 오르면, 네가 질리도록 자랑해줄게.”

유경민은 씩 웃었다.

“그렇구나.”

“아, 너희 연습은 어때?”

“컴백 준비는 잘하고 있어.”

“아니, 케이콘에서 우리랑 곡 바꾸기 하잖아. 그거 연습.”

“으음, 그것도 그럭저럭?”

“그럭저럭이면 안 될 텐데? 아니면 너희 뭐 1절만 하거나 그래? 것도 아님 1절이랑 마지막 하이라이트 붙여서 하거나?”

“절대 아니지. 전곡 퍼포먼스 다 해야지. 그런 약속이었잖아. 그러는 너희는 자신 있어?”

“자신 있고 말고 할 게 뭐 있냐. 아직 나오지도 않았구만.”

신아름은 우물쭈물하더니 슬쩍 미안한 티를 냈다.

“미안. 너 컴백하는 거 보러 가기로 했는데 못 가서.”

“아냐. 뮤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2주 차엔 와 주는 거지?”

“응. 진짜 그때는 꼭 갈게.”

“바쁘면 안 와도 돼. 컴백 준비가 얼마나 힘든지는 나도 다 아니까.”

“아냐. 꼭 간다니까? 나 못 믿어?”

‘우리좌’ 신아름.

‘프로젝트 포유’에서 열등생들을 멱살 잡고 올려보냈던 기적의 리더.

유경민도 그녀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왔었다. 신아름이 ‘할 수 있다’고 했던 건 전부 실현됐었다.

유경민은 추억의 이채가 서린 눈으로 답했다.

“믿어.”

식사를 마쳤다.

카운터에서 신아름이 카드를 꺼내자 유경민이 막았다.

“이건 내가 살게.”

“아니…….”

“계산해주세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신아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너희 아직 정산 못 받지 않았어?”

데뷔한 지 1년도 안 됐다.

이 가게는 꽤 고급이라 비쌌는데, 유경민에게 그럴 만한 여유가 있을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 때문에 무리한 건 아닐까.

“정산은 바로 받았어.”

“뭐?!”

“아, 성공해서 받은 거라기보다는, 음. 우린 정산이 좀 특이해. 말해도 되나?”

고민하던 유경민은 그냥 시원하게 밝혔다.

“우리 수익 중 일부는 회사 투자금이랑 제작비·활동비를 갚고, 나머지는 그냥 우리한테 정산이 돼.”

“아아, 투자금을 전부 까고 정산받는 게 아니구나.”

“그래서 돈 쫌 있어.”

반드시 손익 분기점을 넘을 거란 SMS 엔터의 자신감이 돋보이는 정산법이다.

확실히 아이돌에게 동기 부여가 될 듯하다.

그저 그런 기획사가 저런 정산법을 쓰면, 자칫하다간 그룹 활동이 끝나고서도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잘 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유경민이 손을 흔들었다.

신아름도 마찬가지로 인사했다.

“아카이브 컴백 힘내.”

“응. 케이콘에서 보자.”

“나 음방에 응원하러 가기로 한 거 잊었어?”

“맞다.”

“실은 내가 안 오길 바라는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유경민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꼭 와줘.”

* * *

소녀연맹 컴백 퍼포먼스 최종 점검.

성필이 연습실로 들어와 준비된 의자에 털썩 앉았다.

“준비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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