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한는 프로듀서-581화 (581/760)

581화

케이팝 커버 댄스 대회가 끝났다.

로자의 ‘러시아 인터내셔널 연맹’은 동상을 받았다.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그들은 기뻐했으나, 곧이어 더 기뻐할 일이 생겼다.

“끼아아아아아아악!”

장하양, 우효민, 유빈이 동시에 무대로 오르자 수천 명의 관객들이 익룡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로자도 그중 하나였다.

“끼에에에에엑!”

선전관도 그중 하나였고 말이다.

셋이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의아스럽긴 했다. 그 정체는 곧 밝혀졌다.

각자의 곡을 서로가 커버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웨이퍼센트의 ‘펑크내고 싶은 날’이었다.

[터질 것만 같은 내 맘

오늘은 펑크 내고 싶은 날]

셋이 함께 미끄러지듯 앞으로 스텝을 밟더니, 우효민과 장하양이 중앙에서 물러났다.

센터를 차지한 유빈은 매혹적인 표정으로 팝핀을 선보였다. 솔로 댄스 파트다.

그것을 본 웨이퍼센트 팬들과, 그의 얼굴을 보고 팬이 되기로 결심한 이들이 동시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유빈은 얼굴이 살짝 상기되어 더 격렬하게 춤을 추었다.

[내게 물어봐 내게 물어봐

지금 당장 올 수 있냐고

대답은 YES!]

우효민의 ‘러브 레스큐’는 발랄하기 그지없었다. 로자는 귀엽게 폴짝이는 장하양을 보고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라고 했다.

[이런 네가 이런 네가!]

우효민이 관객석을 향해 마이크를 뻗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싫진 않을지도―!”

수백 명이 답해주었다.

우효민은 순간 얼이 빠져선 박자를 놓쳤다.

하지만 곧 놓친 박자보다 더 귀엽고 깜찍한 퍼포먼스를 선보임으로써 틈을 벌충했다.

[이 외침이 들리는가!

퍼져가는 함성과!

명멸하는 불꽃이!]

소녀연맹의 ‘아니’는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역시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걸그룹 1위(트잇터 설문조사)다웠다.

플레하노브는 눈을 감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 귀를 기울였다.

러시아어가 아닌 것들이 많이 들렸다.

다른 나라에서 온 이들이 많았다.

문득 악셀로트 소령이 항상 가지고 다니던 십자고상이 떠올랐다. 대대장은 그걸 보며 노골적인 경멸감을 감추지 않곤 했었다.

‘그게 널 살려주기라도 한 것 같나?’

소련 시기에도 군인이었던 그는 무신론자였다.

그런 물음을 받을 때면 악셀로트 소령은 빙긋 웃기만 했다.

어쩌면, 악셀로트는 신에게 자신을 살려달라고 빈 게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을…….’

아군이든 적이든, 죽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을지도 모른다.

악셀로트는 인간이었기에 적을 증오했다. 동료를 죽인 이들에게까지 동정심을 발휘하긴 어려웠을 테니.

하지만 신은 아니다.

신에겐 인간의 한계가 없다. 공감의 한계가 없다. 그렇기에 악셀로트는, 신에게 자기 대신 다른 이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했던 것이다.

자신은 그럴 수 없으니, 전능하신 당신에게 모든 짐을 넘기겠다고.

‘아마, 그렇겠지.’

인간은 공감의 한계를 넓히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던바의 법칙이란 게 있다. 인간이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한도는 150명 정도다. 그게, 도구 없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공감의 한계인 것이다.

인간은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도구를 만들었다. 150명 이상의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한 도구를.

그 도구의 이름은 민족주의고, 국가주의고, 민주주의고, 사회주의고, 세계시민주의고, 무정부주의고, 인본주의고,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든 인류를 사랑할 수 있는 도구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럴 수 있을 것처럼 보였으나 실패한 도구들이 있었을 뿐이다.

현재의 최선은 민족주의거나 국가주의, 혹은 종교였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길. 신의 마음에 가까워질 길은 멀어 보인다.

‘하지만…….’

플레하노브는 무대를 앞에 두고 열광하는 수천 명을 눈에 담았다.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 중, 문화가 신의 이름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고.

그가 이미 겪었듯, 인간은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얼마든지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

“투쟁!”

퍼포먼스를 마친 장하양이 함박웃음과 함께 외쳤다. 인민이들이 한국어로 답했다.

“해방! 소녀! 연맹!”

승리!

* * *

폭죽과 함께 대회의 끝이 선언됐다.

마이어는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폭죽이 터진 순간,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성취감이 전신을 휘감았다.

‘아니야.’

아직 끝이 아니다.

이건 시작이다.

‘지금은 작은 페스티벌…… 물론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긴 했지만.’

지금은 작은 페스티벌이다.

하지만 러시아 관광청과 한국 관광공사와의 협업으로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

더 많은 러시아인이 현대문화에 관심을 가질 씨앗이, 지금 이 순간 심어진 것이다.

언젠가 케이팝 팬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부디.’

마이어가 기도했다.

‘한 명이라도 좋아.’

이곳에 모인 이들 중, 러시아의 문화를 밝혀줄 씨앗이 있기를.

‘힘든 길일 거야.’

오늘 이 자리에서 꿈을 꾼 어린아이야. 러시아는 너의 꿈을 받쳐줄 정도로 좋은 토양은 아닐 것이다.

클래식이나 발레, 오페라 외의 꿈에 관대한 나라가 아니니.

많은 시련이 있을 것이다.

그 문제는 돈이거나 주변의 시선이고, 부모나 형제의 모멸이나 반대겠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석학이 표현하길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 혹은 부자와의 연줄이 없곤 성공할 수 없는 나라.

이 정체된 러시아에서, 너의 꿈이 피어날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도한다.

‘러시아의 굳은 뿌리에서 나와 가지를 뻗어나갈 씨앗.’

문화를 뒤바꿀 미래의 스타 플레이어.

별의 씨앗이, 이 순간 탄생하여 꽃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마이어 악셀로트는 두 손을 모았다.

그녀의 손안에 십자고상이 포개어졌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은 고통 속에서도 은은한 미소를 품고 있었다.

* * *

플레하노브는 난색을 표했다.

그는 한 어린 소녀를 목말 태우고 있었다.

로자의 동생이었다.

“언니 멋져! 막 춤 이렇게 추고!”

소녀가 몸을 흔들자 플레하노브는 ‘어어’ 하면서 겨우 균형을 맞추었다. 그를 따라오던 인민이들도 같이 놀라면서 그에게로 달려들어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았다.

“그래? 언니 멋졌어?”

로자는 기분이 한껏 업됐다.

그녀는 한 손에 쥔 가방을 빙빙 돌리면서 거의 종종걸음으로 나아갔다.

“나도 언니처럼 될래!”

“언니처럼?”

“나도 아이돌 할 거야!”

로자가 기분 좋게 웃었다.

“언니는 아이돌이 아닌데?”

“언니처럼 될래애!”

아무래도 이 아이에겐 무대 위에서 춤추는 사람이 아이돌인 모양이다.

로자는 동생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주었다. 플레하노브가 목말을 태우고 있었기에, 머리까지 손이 닿지 않았다.

“우리 아냐, 아이돌 하고 싶어?”

“응!”

“아냐는 멋진 아이돌이 될 거야.”

언니의 칭찬에 아냐, 아나스타샤는 밝게 웃었다. 그리고 오늘 들은 노래를 엉성하게 따라불렀다.

“이 외치미 들리는가! 명명하는 부꼿꽈!”

“어어? 얘 한국어를 하네!”

“미래의 케이팝 아이돌이다!”

인민이들은 신나서 아나스타샤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인민의 기묘한 행진에 기가 죽어 길가 여기저기로 비켜섰다.

* * *

[인민이들, 잘 보여요?]

화면 안의 장하양이 가까이 다가왔다.

배경은 숙소 방이었다.

불이 꺼진 가운데 주황색 조명만이 주변을 밝혀주었다.

[너무 갑자기 켰죠? 예고를 하긴 했는데, 죄송해요. 팬카페에 올리고 SNS에도 올려야 하는데 나중에 생각나서요. 빨리 친구 인민이들한테 저 방송 켰다고 알려주세요.]

장하양은 입을 다물고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음, 올 인민이들은 다 온 거 같네요. 그으, 그런데 오늘 무슨 날인가요? 평소보다 사람이 너무…… 적은 거 같아서……. 네? 방송 잘못 켰다고요?]

장하양은 잘못됐는지 몰라 계속 화면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그녀의 침대 위에 둔 개인 폰이 알림을 뱉었다.

장하양은 바로 폰을 확인했다.

[이사님이…… 아! 멤버십 전용으로 켰구나! 맞아요 인민이들? 이사님이 멥버십 전용 방송이라고 하시는데…… 아, 그렇구나. 마크 색이 다르네. 잠시만요 인민이들.]

방송이 꺼지고, 장하양은 전체 방송으로 다시 나타났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인민이들이 들어왔다.

그제야 장하양이 안심한 듯 미소 지었다.

[미안해요 인민이들. 네? 이사님도 멤버십…… 가입해야 하냐구요? 어, 네, 그런 거 같아요. 뷔라이브가 저희 회사 건 아니니까…… 아하하. 신기하긴 하네요. 이사님이 저희 멤버십에 가입했다니까요. 어찌 보면 용돈이네요. 이사님이 주시는 용돈이요.]

장하양은 목청을 가다듬고 바른 자세를 잡았다.

[평소에는 인민이들이랑 소통을 했었는데,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약간 지루할 수도 있어요. 아, 괜찮아요? 공부하면서 들으니까? 아하하, 공부에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제 얼굴 보면서 공부할 순 없을 텐데?]

[음, 어디부터 말해야 할까요. 아, 그래. 들어봐요. 음, 아하하. 그러니까…….]

[저는 굉장히……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거 같아요. 저만을 위해서 살아왔다고 해야겠죠. 최근 들어서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인민이들이 관객석에서 저희를 응원하는 걸 보고, 그 순간들을 곱씹으면서, 생각해봤어요.]

[인민이들이 저희를 굉장히 좋아해주시잖아요. 저는, 그래요. 누군가를 인민이들처럼 열렬하게 좋아해 본 경험이랄 게……, 누군가를 순수하게 응원한 경험이랄 게 없어서요. 사람이 사람을 저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무대에서 환호를 듣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제가 그 환호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왜냐하면요, 저는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저를 위해 연습해왔거든요. 연습생 때도 그렇고, 아이돌이 되어서도 그렇고요.]

[저는 다른 멤버들보다 많이 뒤처졌어요.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하루하루가 저를 넘어서는 싸움이었고, 멤버들을 따라잡기 위한 투쟁이어서. 다른 거에 신경 쓸 정신이 없었어요. 네, 이기적으로, 저 하나 이겨내는 것도 어려운 삶이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하루하루 저를 이겨내는 게 목표였던 거예요. 여러분들의 응원이나 아이돌로서의 수입 같은 건 부수적인 뭔가였어요. 게임에선 보상이라고 하죠? 이 단계를 넘어서면 보상이 있다. 그런 느낌이었어요.]

[계단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인민이들이 저를 응원하고 있는 거예요. 인민이들이 많아질수록 저는 ‘내가 이만큼 노력했구나’ 뿌듯하기도 했고요. 그래서일 거예요, 저는 여러분들이 저를 사랑해주시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내가 이만큼 했으니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거야’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니까 교환인 거죠. 저의 노력이 여러분의 사랑으로 돌아오는 교환이요. 음, 그래서, 그래서,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네? 실제로 뭐가 된 거라고요? 아하하, 음, 기쁜 말이지만, 제가 하려는 이야기랑은 조금 다르네요.]

[뭐라도 된 것처럼 느꼈단 건요, 저를 사랑할 수 있게 됐단 뜻이에요. 옛날에 제 가정사를 SNS에 올린 적이 있잖아요. 그걸 보신 분들은 짐작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저를 사랑하기 어려웠어요. 사랑할 수가 없었죠.]

[저를 사랑하는 데도 다른 사람의 허락이 필요했던 거예요. 인민이들의 사랑이 그 허락이었어요. 이만큼 커다란 사랑을 받는다면,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러니까 나도 나를 사랑해도 괜찮지 않을까…….]

[네, 지금은 저를 사랑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 어떤 일을 겪었는데, 아이돌이랑 전혀 관련 없는 일이었어요.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이었어요. 직장 갈등? 이라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네요.]

[그게, 아이돌이랑 관련 없는 일에서 갈등을 겪어 보니까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예요.]

[네? 회사 갑질……? 아뇨 아뇨! 그냥 사람들이랑 지내다 보면 다들 그렇잖아요? 아니, 사람이 아니라 친구. 친구들끼리도 싸우고 그러잖아요. 그런 거였어요. 지금은 다 풀렸고, 다시 돌아보면 서로 오해한 거였고, 창피한 일이었어요…….]

[아무튼,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예요. 아이돌 일처럼 내가 노력한 만큼 뭔가 돌아오는, 그런 종류의 시련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유명한 패션쇼에 서고, 큰 공연 무대에 서고, 많은 분이 저를 사랑해줘도, 나는 그냥 장하양이란 사람일 뿐이구나.]

[그런 깨달음이었어요. 나 혼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 하나일 뿐.]

[그런 저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게 인민이들이에요. 아무것도 아닌 제가, 지금까지 목에 힘주고 다닐 수 있던 건…… 인민이들이 저에게 주는 과분한 사랑 덕분이에요.]

[옛날에 어느 인민이가 DM으로 고민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수능을 앞둔 인민이였어요. 심란하다는데, 저는 응원이랍시고 이상한 말을 막 보냈어요. 수능은 싸움이다. 져선 안 되는 싸움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활을 걸고 도전해라…….]

[지금 생각하면, 그 인민이는 괴로웠던 걸 거예요. 주변에서 주어지는 압박 때문에,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 성적 때문에, 괴로워서, 위안을 얻고 싶어서 저한테 DM을 보냈을 거예요. 저는 거기다 대고 윽박지른 거죠.]

[만약 아직도 보고 있다면 죄송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그 인민이는 옛날의 저와 같은 기분이었을 거예요. 자기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 자기를 사랑하고 긍정하려면 다른 사람의 허락이 필요한…….]

[지금이라면 다른 말을 해줄 거예요.]

[당신은, 별다른 뭔가를 하지 않아도, 사랑받기 충분한 사람이라고요. 세상 사람들이 다 아니라고 해도, 자기 자신만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요.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요. 그 가치를 결정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에요.]

[물론 어려워요. 자신을 사랑한단 일은 어려워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응원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열쇠라고요.]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이, 자신을 사랑하는 길로 이어질 거예요. 여러분이 저를 사랑하는 건, 저에게서 여러분의 조각을 보기 때문일 거예요.]

[불교엔 이런 말이 있어요. 누군가를 보고 분노하고 증오하는 건, 그 사람 안에서 자기 자신의 추악함을 보기 때문이라고.]

[다르게 말하면, 저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은 저에게서 여러분의 아름다움을 보기 때문에 저를 사랑해주시는 거예요.]

[고마워요, 인민이들.]

[여러분의 아름다움을 저에게서 봐주셔서요. 저를 사랑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Love yourself.]

[아하하, 너무 유명한 말이죠? UN에서 연설하신 선배님들 덕에.]

[그러니까, 제 말은, 어쩌다가 이런 말까지 나왔지? 아하하, 음, 미안해요. 잠시만요.]

[…….]

[아하하, 안 울게요. 네, 미안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인민이들이 너무 너무 너무 고맙단 거예요. 인민이들, 사랑해요. 저를 좋아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인민이들은 항상 ‘하양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보답이야’라고 하잖아요.]

[뭐예요 그게? 저야 기쁘지만, 제 존재 자체가 보답이라뇨. 그래서, 제 나름 인민이들에게 보답해주고 싶다고 계속 생각해왔어요.]

[네, 그 보답을 준비 중입니다.]

[우리들의 프로듀싱 시즌3, 주제는 사랑이에요. 여러분을 향한 사랑, 인민이들에게 드리는 저희의 세레나데예요.]

[사랑해요, 인민이들.]

[그리고, 고마워요.]

[저를 사랑해주셔서.]

우리들의 프로듀싱 시즌3,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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