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456화 (456/760)

456화

“내가 화를 왜 내. 화는 네가 내야지.”

“비꼬시는 건가요…….”

“아냐. 때려도 돼. 분이 풀릴 때까지.”

“제가 왜 때리나요?!”

“안 때려?”

“안 때려요!”

성필은 품에서 수첩을 꺼냈다. 그는 몇 페이지를 뒤적이더니, 목청을 가다듬고 그곳에 쓰인 것을 읽었다.

“사과하거나 용서를 빌 때 진지하게 받아들여 용서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정직한 바보라고 할 것이다. 용서를 비는 것도 가짜로 하므로 용서하는 것도 가짜로 용서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만약 정말 용서받길 원한다면, 진심으로 후회할 때까지 두들겨 패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리카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다가 곧 ‘아’라 하며 어느 소설의 이름을 말했다.

“도련님!”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읽으셨네요!”

“읽었지. 네가 일본 문화를 이해하려면 읽어야 한다면서.”

“드디어 귀화하시기로 마음을 굳히셨나요!”

리카가 농담을 하기에, 성필은 그제야 조금이나마 풀린 웃음을 보일 수 있었다.

“리카. 난 네가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네가 소중해. 네가 떠나가면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지도 몰라.”

“안 떠나요!”

“소녀연맹 7년 계약만 마치고 떠나가면 대로에 드러누워 울 거야.”

“자연스럽게 계약 연장까지 보고 계시네요!”

“그래서, 때려서 네 분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맞아도 된다고 생각해. 물론 네가 날 때릴 일은 없겠지.”

리카가 성필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팍 쳤다.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성필은 실실 웃으면서 어깨를 쓸었다. 이게 리카 나름의 아이스 브레이킹 기술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리카도 장난스레 웃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이라도 네가 마음을 풀길 바랐어.”

“에리쨩한테…… 거절해서요? 그치만 그건, 너무, 제대로 된 사회인답지 못한 방법이었어요……. 지금이라도…….”

“난 네가 용서해주면 에리카 씨한테 백번도 더 미움받아도 괜찮아.”

“…….”

“당연히 내가 한 짓은 어린애나 다름없었지. 약속은 약속인데, 갑자기 찾아가서 바로 못 하겠다고 하면. 그래도 그러지 않았으면, 내 마음의 조각조차 너한테 보여주지 못했을 거야. 그래, 이건, 에리카 씨한테 미움받는 걸로, 마음이 두들겨 맞았다고 치자.”

“……괜찮나요?”

“처음부터 내가 잘못했던 거야.”

성필은 리카의 것과 함께 사 온 자신의 한라봉 에이드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곤 긴장한 티를 내며 물었다.

“화는…… 풀렸어? 조금이라도 되니까.”

리카는 에이드를 담은 플라스틱 컵을 손으로 조몰락거렸다.

“그런 거까지 봤는데, 여기서 뭐 더 어떡하나요. 그래도,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란 사고방식은 너무했어요.”

“미안해.”

“…….”

리카가 손바닥을 내밀었다.

성필은 그녀와 손바닥을 마주했다.

“실버타운 메이트죠?”

“응.”

“그럼 됐어요, 이제. 이 이상 아무것도 안 물을 거고, 더는 문제 삼지 않을게요. 이대로 잊을게요. 정말이에요. 부부싸움 하다가 불리하면 옛날얘기 꺼내는 사람들처럼 야비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아.”

“‘심야의 고민상담’에서 자주 봐요.”

“아직도 보는구나. 장수 프로그램이네. 너 연습생일 때부터 봤잖아.”

“팬레터도 계속 보내요.”

“좋아.”

“소레쟈(그럼).”

리카가 손가락을 튕겼다.

“오와리(끝).”

“끝.”

그러고 두 사람은 아까 했던 무거운 대화가 거짓말이란 것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너 무대 의상도 안 벗고 나 쫓아온 거야? 어지간하다 진짜.”

“덕분에 박 이사님을 악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냈어요! 아타시(저)는 데미안이고 박 이사님은 싱클레어예요!”

“데미안 읽었어?”

“박 이사님도 읽으셨나요? 감동적이지 않나요!”

“아니, 난 감흥 없었는데.”

“손나(그런)! 감정이 메말랐어요!”

“너무 어릴 때 읽어서 그런가. 장면도 딱 하나 기억난다. 마지막에 데미안이랑 싱클레어가 키스하잖아. 난 내가 잘못 읽은 줄 알았어. 둘 다 남자 아닌가?”

“제대로 기억하세요! 데미안은 호모섹슈얼(동성애) 성향 때문에 키스한 게 아니라구요!”

“근데 나 쫓아오던 차, 너 거기 타고 있던 거지? 누구 차야?”

“……시맛타(아뿔사)!”

* * *

성필이 들어간 건물과 꽤 떨어진 골목.

그곳에 신준성의 차가 서 있었다.

신준성은 운전석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았다.

“리카가 늦네.”

기다림과 함께 달이 기울어간다.

* * *

소녀연맹의 ‘인트로: 러브’ 앨범 활동도 6주 차에 접어들어 끝물을 맞았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음방은 3개로, 나머지는 다른 곡들에게 1위를 한 번씩 빼앗겼다. 그래서 소녀연맹은 6주의 활동을 모두 소화해야만 했다.

음악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고 숙소로 가는 길. 리카는 밴의 뒷좌석에 앉아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려 눈을 감았다.

그랬더니 이전 주에 있던 성필과의 일이 떠올랐다. 자연스레 에리카의 얼굴도 머릿속을 아른거렸다.

리카가 눈살을 찌푸렸다.

‘생각하지 말자. 더는 에리쨩한테 열등감 같은 거 안 가져도 돼. 내가 못 한 게 뭐가 있어서.’

연습생 때와는 다르다.

소녀연맹은 케이어스를 이겼다.

음원 차트에서뿐인 데다가, 리카가 주도한 승리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소녀연맹이 이겼다.

그러니 리카는 에리카에게 열등감을 품지 않을 것이다.

‘박 이사님은 잠시간의 일탈을 겪으셨을 뿐이야. 그러니까 됐어. 없던 일이야. 이 이야기는 나와 박 이사님만의 비밀로 해두자. 질풍노도의 시기셨을 뿐이야.’

숙소에 도착했다.

가위바위보로 샤워 순서를 정했다.

리카는 가장 마지막이었다.

“아앙 너무 늦어어! 아라쨩 같이 씻자!”

조아라는 리카를 향해 중지를 들어 보이고,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않은 채 샤워실로 들어갔다.

리카는 침울하여 거실로 향했다.

그때였다.

“리카.”

샤워실로 가던 조아라가 리카를 불렀다.

리카는 ‘응?’이라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요즘 아저씨가 너한테 과하게 친절한 느낌 아니야?”

“……마아(뭐어).”

리카가 기세등등한 태도를 보이며 허리에 손을 올렸다.

“드디어 아타시(나)의 가치를 알아보신 거지!”

요즘 성필은 리카에게 친절하다.

확 티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성필과 리카와의 관계를 오래 보아왔던 조아라가 알아챌 정도는 되었다.

성필은 리카가 장난으로 삐친 티만 내도 쩔쩔매곤 했다.

“그러냐.”

조아라는 또 성필이 장난치다가 리카를 울리거나 화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씻으러 떠났다.

리카는 다시 거실로 향했다.

가는 동안 조아라가 했던 말을 곱씹으니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요즘 성필이 리카에게 친절하다…….

‘좀 좋을지두?’

리카는 드디어 찾아냈을지도 모른다.

그토록 염원하던, 성필과의 관계에서의 우위!

비록 그 우위는 성필의 잘못에서 비롯되었고, 리카는 그것을 잊기로 약속했지만.

‘이 상태로 조금만 더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조금만 더 즐기자.’

‘빛이 나는 솔로는 그만’의 애청자가 된 신아름과 장하양, 백설하는 벌써부터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었다.

특히 신아름은 얼마 전 장만한 스마트 패드와 핸드폰을 동시에 펼쳐놓곤, 커뮤니티 반응을 속속들이 체크했다.

스마트 패드를 오로지 커뮤니티 체크용으로 샀단 데서 신아름의 광기가 느껴졌다.

“아름아, 인터넷은 그만 보면 안 돼?”

리카가 신아름을 뒤에서 껴안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신아름이 차갑게 답했다.

“안 돼. 요즘 팀장님 분위기 가라앉은 거 못 봤어? 나한텐 아니라고 하지만, 백퍼 팀장님도 인터넷 반응 봐. 손가락 놀려서 사람 욕이나 할 줄 아는 인생 패배자 인간 쓰레기들한테 조리돌림당하니까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어? 내가 지켜드릴 거야.”

“……소, 소난다(그렇구나).”

리카는 신아름에게 떨어져서 소녀연맹의 정신적 지주인 백설하의 다리에 머리를 베고 누웠다.

고개를 위로 향하니 백설하의 얼굴이…… 안 보인다. 가슴에 가려져서 코끝조차 보이지 않는다.

가슴 너머 백설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카, 많이 피곤해?”

“에엑?! 가슴이 말한다!”

“어?!”

“스고이(굉장해)! 쌤 얼굴이 아예 안 보여요! 우와, 이렇게도 될 수 있는 거네요!”

백설하가 허겁지겁 리카의 머리를 들어 바닥에 내려놓곤 소파 위로 피신했다.

리카는 이번엔 장하양에게 다가갔다.

“언니이.”

장하양은 열중하던 것에서 시선을 돌려 리카를 보았다. 그녀가 싱긋 웃었다. 그 미소를 보자 리카는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 장하양에겐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조아라에게 배운 바느질 솜씨로 인형 옷을 만드는 것이다.

“우와, 카와이(귀여워)!”

“아하하, 고마워. 꽤 잘 만들어졌지?”

“혼또니(정말) 키레…….”

인형 옷 정면에 ‘김하슬’이라고 주기(朱記)되어 있었다.

“곧 다 완성돼.”

“그, 그걸 어쩌실 건가요?”

“나도 모르겠어. 어떻게 할까…….”

리카는 소름이 돋아서 장하양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졌다.

그래도, 장하양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성필의 실수로, 김하슬과의 애정 전선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냉랭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성필이 실수를 만회하려 하지만, 김하슬이 세운 장벽은 높았다.

그에 시청자들은 성필의 실수를 질책했다. 시청자층에 여자가 많은 탓인지, 여자인 김하슬의 입장에 공감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소녀연맹 멤버들은 성필의 편을 들지만 말이다.

그때 문이 열리며 샤워를 마친 조아라가 나타났다. 얼마 전 백설하가 멤버별로 장만해서 온 샤워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벌써 시작했어요?”

“이제 시작해.”

“야 신아름. 네 차례야. 씻어.”

“안 씻어.”

“가위바위보는 왜 했대.”

“그럼 내가 먼저 씻을게.”

백설하가 샤워하러 향했다.

멤버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빛이 나는 솔로는 그만’에 집중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김하슬로부터 시작했다. 그녀는 다른 여자 출연자와 함께 카페에서 담소를 떨었다.

김하슬은 요즘 ‘강성운’이라는 남자 출연자와 핑크빛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강성운은 또 다른 여자 출연자인 ‘박미연’이 점 찍어둔 상황이었다.

[박미연: 너 계속 성운이한테…… 마음 줄 거야?]

[김하슬: 글쎄.]

분위기는 험악하게 흘러갔다.

당연한 일이다.

어떤 사람도 타인에게 자신이 점 찍어둔 것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게 사랑이라면 더하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거나,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사람들은 역사상 널리고 널렸다. 심지어 전쟁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오래된 전쟁 중 하나인 트로이 전쟁조차, 신화에 따르면 사랑 때문에 벌어진 것이니까.

[김하슬: 사실.]

분위기가 고조되어가던 찰나, 김하슬이 입을 열었다.

[김하슬: 나 아직 성필 오빠한테 마음 있어.]

[박미연: 뭐? 므, 근데 너…….]

[김하슬: 보고 싶었어. 그냥 프로그램이니까, 적당히 통하는 나를 고른 건지. 아니면 정말 사랑인지…….]

“저 개미친 시XX이……!”

예상대로 신아름은 욕을 방언처럼 터뜨렸다.

그럴 만하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밀당일 수 있더라도, 소녀연맹 멤버들은 성필에게 이입하며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으니까.

남성의 간절한 구애는 오래도록 여성의 판타지였다. 성필의 애달픈 모습은 그 판타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죽XX 매XXX 저XXX에…….”

성필에게 이입 중인 이들은, 그리고 남자 시청자들은 김하슬을 좋게 볼 순 없을 것이었다.

“와 쟤 너무하네 좀.”

담담히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조아라마저 혀를 찼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의 당초 목적인 흥미엔 정확히 부합하는 행동이었다. 이게 김하슬의 설계라면 굉장한 계획자이자 배우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다들 흥미진진하게…….

“아, 나 죽는다 진짜. 열나서 혀 깨물고 죽을 거 같아. 팀장니이임…….”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던 찰나.

리카의 핸드폰이 진동을 토해냈다.

다들 그녀에게 눈짓했다.

리카는 헤헤 웃고는 핸드폰을 보았다. 액정에 나타난 글자는 ‘에리쨩’이었다.

“고멘(미안), 나 잠시…….”

“말 안 해도 되니까 조용히 나가.”

“하잇(넵)!”

리카는 베란다로 나가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열대야가 리카를 반겨주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 따윈 신경도 안 쓰고, 리카는 냉정한 눈빛으로 전화를 받았다.

[리카?]

“에리쨩.”

리카는 그녀를 부르곤, 표정처럼 차갑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나 KS 엔터 나가곤 전화한 적도 없으면서.”

[그건 너한테 폐가 될까 봐 안 한 거라고 했었잖아. 너도 그랬다면서.]

“…….”

[괜찮다고 했던 거 거짓말이었구나. 혹여나 네가 상처받았다면 사과할게.]

리카는 자신이 너무 흥분해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라면, 에리카에게 이런 말은 안 했을 것이었다.

“그래서?”

[박 이사님이랑은 화해했어?]

에리카가 성필의 이야기를 꺼내는 건 불쾌했지만, 동시에 리카는 안심하기도 했다.

‘에리카는 박 이사님이랑 연락 안 하고 있구나.’

아니면 위장인가?

그러진 않을 거라 믿는다.

“박 이사님은 이제 에리쨩 만나러 안 가.”

[그래?]

“내가 싫어하니까.”

[그렇구나.]

“더는 나한테 물어보지 마.”

에리카는 ‘음, 음’이라며 알겠단 듯 감탄사를 여러 번 내뱉었다.

그리고.

[박 이사님이 날 도와준 이유는 말씀 안 해주셨나 보네. 아직도 날이 서 있는 걸 보면.]

“……이유?”

이유라니.

그야 성필이 케이어스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잠시 이성을 잃…….

[빚이야.]

“빚? 박 이사님이?”

[정확히는, 심리적 부채가 있다고 봐야겠지. 내 생각일 뿐이지만.]

“에리쨩의 망상?”

[망상이라니…… 추리라고 불러줘. 너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세상 어느 프로듀서가 경쟁 그룹 멤버를 순수한 호의로 도와주겠어.]

순수한 호의로 도와줬다고 생각했는데……?

케이어스 너무너무 좋아 영원히 함께야, 같은 마음 아니었나?

[퇴근하고 따로 시간을 내어서, 비록 믹스테입이라지만 프로듀싱에 도움을 준다. 상식적이지 않아. 나를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시라면 합당한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지.]

“박 이사님이 에리쨩한테 잘못한 게 있어?”

[없으셔. 그런데, 케이어스한테 도움을 받은 적은 있거든.]

케이어스에게 도움을 받아?

성필이 도움을 받을 일이 뭐가 있을까.

[박 이사님이 아니라, 소녀연맹이랑 가로 엔터가 말야.]

“……!”

심리적 부채.

케이어스한테.

소녀연맹이.

가로 엔터가.

빚.

이 모든 단어가 합쳐지며, 리카는 깨달았다.

[이건 너한테 말해줘야 할 거 같아서 연락했어. 박 이사님은 ‘케이어스 너무너무 좋아 사랑해 영원히 함께야’ 같은 마음으로 날 도와주신 게 아니란 거. 박 이사님은 본인 입으로 변명하실 분이 아니니까, 내가 대신 할게.]

그러곤, 에리카답지 않은 씁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너와 박 이사님의 사이가 틀어지길 바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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