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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327화 (327/760)

327화

성필은 일생일대의 전장을 앞에 둔 기사처럼 보였다.

반짝반짝 닦인 갑옷과 윤기 나게 손질된 말, 그리고 그의 등 뒤에서 시퍼렇게 빛나는 칼날.

영광을 위해 한 걸음만이 남은 기사.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성필이 연습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 모습에 멤버들이 홀린 얼굴로 쳐다보길 잠시, 신아름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런, 이렇게 꾸민 적 한 번도 없잖아요!”

신아름은 성필이 갑자기 물 위를 걸어도 이만큼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껏 신아름이 보아 왔던 성필은 언제나 적당적당한 옷만 입어왔었다.

허름하지도 않고, 너무 세련되지도 않은 옷.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어째선지 신아름은 깊은 패배감마저 느끼는 마당이었다.

“왜 내 앞에선 한 번도 이렇게 입은 적 없는데요!”

“내가 아름이 앞에서 꾸밀 일이 있나?”

“우리 집에 올 때나 그럴 때 있잖아요!”

“진짜 멋지긴 한가 보네? 아름이가 이러는 거 처음 봐.”

“나도 처음이에요!”

성필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가볍게 춤까지 추었다. 그리고 조아라와 눈이 맞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곤 급히 춤을 멈추었다.

“멋지지? 마하라 디자이너님이 선물로 주셨어.”

“네? 마하라 디자이너님이 왜요? 왜 이런 선물을? 뭘 대가로?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 얻으셨어요?”

“하양아, 어떤 대가를 상상하는지 알겠어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 애초에 내가 뭐라…….”

“미아가 클라이언트에게 로맨틱한 관계를 암시해서 일 따내는 방법이 있다고 가르쳐준…….”

“당장 절교해!”

미아는 장하양의 모델 친구다.

강사인 하루키를 소개해주기도 했으며, 장하양에게 여러모로 모델계의 일을 들려주곤 했었다.

성필은 한숨을 삼켰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정말 선물이었어.”

“과연 그럴까요.”

리카가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심야의 고민 상담 애청자인 아타시(저)는 이사님 같은 사람을 많이 봤어요! 상대에게 받은 선물을 그냥 친애의 표시로만 여기는 사람들을요! 명품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놓고서 안면몰수하는 이사님!”

“주어가 나로 바뀌었는데, 일부러니?”

“안면몰수하는 이사님!”

“일부러구나.”

성필은 타츠야와 함께 있었을 때의 분위기를 멤버들에게 설명하기 힘들었다.

만약 그 자리에 멤버들이 있었다면, 그게 진실로 우정의 표시란 사실을 알아줬을 텐데.

그래서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너희들 한국으로 돌아가면 바로 콘서트 준비해야 하거든? 조진만 사장님이랑 회의 꽤 자주 할 거야. 너희들이 콘서트에서 꾸미고 싶은 무대 컨셉이라든가…….”

성필의 설명에도 멤버들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설명이 끝나고 ‘질문 있는 사람?’이라고 묻자, 조아라가 손을 들었다.

“그래, 아라.”

“오늘 세이코한테 가죠?”

“세이코 씨.”

“세이코한테 가죠?”

“……그래.”

“아저씨 보니까…….”

조아라는 새삼스레 성필의 몸을 훑었다.

“마음…… 있는 거죠?”

“그 얘기는 별로 하기 싫네.”

“이사님.”

백설하가 대표로 앞에 나왔다.

그녀는 입을 열면서도, 이 말을 해도 괜찮은지 확신치 못하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말했다.

“세이코 선배가, 물론 그분 잘못은 아니지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성필의 표정이 긍정적으로 변하지만은 않는 것을 보고, 백설하는 마음을 더 굳게 다졌다.

“저희한테 어떤 분인지, 아시죠……?”

안다.

왜 모르겠는가.

직설적으로, 소녀연맹은 세이코를 미워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웬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면 자식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그 인간 때문에 일주일간 혼수상태였으며, 장장 한 달을 병원 신세를 졌고, 또 그와 비슷한 기간 깁스를 하고 다녔으면.

“알지 그럼.”

성필은 자신이 소녀연맹에게 그토록 의미 있는 인간이란 사실이 감사했다.

이제까지의 인연을 직접적으로 보는 듯해서 기쁜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이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세이코 씨의 마음을 존중하는 뜻에서. 다들 듣는 곳에서 이러쿵저러쿵 말하긴 싫어.”

성필이 보기에, 멤버들은 새엄마가 들어오는 데 반대하는 자식들 같았다.

여기서 더 상상해보자면, ‘새엄마 필요 없다고!’라 소리 지르면서 가출할 것 같기도 하다.

멤버들의 눈빛은 결코 곱지 않았다.

“그럼 이거라도 말씀해주세요.”

백설하는 물러나지 않았다.

“저희가 설레발치는 걸 수도 있지만, 정말 가서 아무런 일도 없을 수 있지만, 만약에. 만에 하나, 세이코 선배님이 마음을 전하시면…….”

받아들일 건가?

* * *

“다 됐다!”

세이코는 요리를 접시에 담아 정성스럽게 플레이팅했다.

아이튜브 강의 영상을 흘끔흘끔 곁눈질하며, 요리에서 김이 퍼져나가는 것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너무 오래 밖에 꺼내두면 식을 테니까.

‘이, 이만하면 예쁘지?’

좋아.

접시를 식탁으로 옮기고, 그 위에 은빛의 덮개를 두어 식는 것을 막았다.

이제 식탁 위에 올릴 건 전부 올렸다.

뿌듯하게 있던 것도 잠시, 세이코는 물기며 기름으로 범벅이 된 자신의 손을 보곤 화들짝 놀랐다.

‘씻어야지!’

비누로 손을 박박 문질러 씻고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미사토와 히무라의 도움을 받아 코디한 옷을 집어 들었다.

부드러운 분홍 색조의 이브닝 드레스였다. 그녀는 시간을 확인하며 그것을 허겁지겁 입었다.

‘잘 어울리지? 잘 어울리나?’

세이코는 괜히 옷의 여기저기를 만져보았다.

어깨 퍼프의 주름을 곱게 펴거나, 어디 더러운 곳은 없는지 조명에 비춰보았다.

세이코는 자신의 꼴이 괜찮은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미사토와 히무라를 믿었다.

‘세이코쨩 진짜 천사 같아! 머메이드 라인이 정답이네!’

미사토가 그리 말했었다.

‘세이코 씨, 분홍색은 심리적으로 사랑과 로맨스를 연상시킵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직관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색…….’

히무라는 무언가 잔뜩 말했었지만, 이제 와선 그다지 기억나는 말이 없다.

그때 거울 안에 흠집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너무 흉하여 바로 눈에 띄는 것, 바로 세이코의 팔에 난 상처였다.

손목까지 내려오는 소매가 살짝 끌어올려져, 그녀가 옛날에 새겼던 자해의 흔적을 한 줄 드러내고 있었다.

“……괜찮아. 미사토가 괜찮댔잖아.”

소매를 한계까지 끌어내린 세이코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고 드레스룸에서 나왔다.

그녀는 성필이 보게 될 광경을 처음부터 짚어보았다.

‘먼저 현관.’

현관에서부터 주황색의 은은한 조명이 밝혀져 있다. 그 조명을 따라 현관 복도를 걸어 거실로 들어오면, 역시나 따스한 공기가 맞아준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광경.

그리고 안쪽으로 더 들어와 식탁에 앉게 될 것이다. 식탁 중앙에는 고급스러운 촛대가 놓여 있다.

‘파쿠 이사가 여기 앉아서…….’

세이코와 마주 본다.

세이코는 성필이 앉을 자리에서 한동안 굳어 있었다.

며칠 전에 사와 거실에 켜둔 향초의 향기가 세이코의 코를 찔러댔다.

이게 무슨 향이더라…….

그때 관리실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 예. 맞아요. 들여보내세요.”

이제 몇 분 안 있어 성필이 이곳으로 온다.

세이코는 곧 현관으로 나가야 함에도 안정을 찾기 위해 굳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하염없이 무릎만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있던 게 얼마일까. 십 년도 이렇게 길지는 않을 것이다.

초인종이 눌렸다.

세이코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현관으로 향했다. 현관 앞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다시 초인종이 눌렸다.

세이코는 떨리는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성필이 있다.

“아, 네, 파쿠 이사. 왔어요?”

세이코의 손이 옷을 펴거나 앞머리를 다듬기 위해 저절로 움직였다.

초조한 티가 나는 행동이다.

세이코는 그게 볼품없는 짓이란 걸 알아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지 않고는 진정이 되지 않았다.

성필을 마주하는 이 순간에도, 자신의 모습을 정돈하지 않고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몰라보겠네요.”

그런데 그 고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예쁘세요.”

고작 말 한마디, 칭찬 한 번.

그것으로 세이코는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했다. 혈관을 따라 기쁨의 파도가 넘실거려 피부를 뚫고 나오는 것만 같다.

입꼬리가 자기 마음대로 풀렸다.

바보처럼 보이겠지.

“그럼요, 저는 당연히 예쁘죠.”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도 없어 강인한 자신을 꾸며본다.

아직 몸을 한껏 만 고슴도치나 다름없지만, 녹슨 가슴 속에 한 아름 피어나는 행복감은 진짜다.

진짜 행복이 세이코가 세상을 향해 쳐둔 벽을 부드럽게 녹였다.

“파쿠 이사도 멋져요.”

사실, 세이코는 성필의 모습이 어떤지 볼 정신이 없었다.

단지 그가 이곳에 존재한단 사실만으로 기쁨에 떨 뿐이었다. 그가 발가벗고 왔어도 세이코는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들어와요.”

“실례합니다.”

세이코는 앞장서서 향했다.

뒤에 성필이 따라온다. 그 생각 때문에 진정되지 않는다.

심장이 너무 시끄럽다.

이 정도면 드럼 따위 필요조차 없다.

“저기 앉아요.”

세이코가 고압적으로 성필의 자리를 알려주었다. 성필이 간신히 웃음을 참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세이코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성필 대신 식탁으로 눈길을 주었다.

“아.”

앉자마자 다시 벌떡 일어난 세이코는 상체를 앞으로 뻗어, 성필의 앞에 놓인 덮개를 열었다.

“정말 연어구이네요.”

“다른 거라도 기대했어요? 연어구이라고 했잖아요.”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은 뚜껑이 있으니까요. 뭔가 스테이크 같은 게 들어있겠구나 싶었어요.”

“스테이크로 할 걸 그랬나요?”

“연어구이 좋아해요.”

“좋아한다고 한 적 없다면서요.”

“지금 했네요.”

세이코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본능에 따라서 말이 나왔다.

머리가 새하얗다.

성필이 웃었다.

“왜 웃어요……?”

뭔가 이상한 게 있기라도 한 걸까?

펌프질 되어 순식간에 가득 차올랐던 행복감이, 그때와 비슷한 속도로 자취를 감추었다.

이젠 세이코의 머릿속에 온갖 불안한 상상들이 들어찼다.

“아니, 나무젓가락 보니까 뭔가 웃겨서요. 식탁 비주얼은 굉장히 고급스럽잖아요. 접시며 촛대며, 그런데 나무젓가락 하나 떡 놓여 있는 게 재밌어요.”

“……아아.”

난 또 뭐라고.

그렇구나.

“들어요.”

“네, 잘 먹겠습니다.”

세이코는 성필이 요리를 입에 가져가는 것도 보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입에 음식을 넣기 바빴다.

일부러 보지 않는 것이다.

혹여나 그가 인상을 찌푸리거나, 씹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애매한 표정을 지을 게 걱정…….

“맛있네요.”

걱정이 전부 날아갔다.

세이코는 고개를 번쩍 들어 성필을 보았다. 그는 정말 맛있단 듯이 젓가락과 입을 움직였다.

“평소에도 직접 요리해 드세요?”

아니, 수제 도시락 업체를 이용한다. 원하는 시간마다 직접 집까지 배달해주는 업체.

그런데 히무라가 그렇게 말하지 말랬다.

“그럼요. 저 요리에 자신 있어요.”

“하긴, 자취 오래 하셨을 테니까요. 대단하시네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하세요! 눈이 돌아가게 만들어줄게요!”

“역시 가후(歌后)시네요.”

“이거랑 상관없잖아요.”

그래, 맛있구나.

맛있어해 주는구나.

요리란 이렇게나 즐거운 거였구나.

‘만드는 것도, 요리를 먹는 것도…….’

세이코는 입 안에 퍼지는 연어의 맛을 찬찬히 곱씹었다.

요리 과정에서 뭔가가 잘못됐는지 아직 비린내가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도 굉장히 맛있다.

‘먹는단 게 이렇게나 행복한 거였구나…….’

근 3년간, 세이코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했었다. 자신은 그런 것을 먹을 만큼 똑바른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에 넘치는 걸 탐하다간 벌 받을지도 몰라.

그런 이상한 생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지옥 속에 빠뜨렸었다.

‘맛있어…….’

하지만 이제 괜찮다.

마음껏 먹을 것이다.

마음껏 기뻐할 것이다.

자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인간이니까.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람이 있단 건, 분명 그런 뜻이다.

“그거 아세요?”

성필이 말했다.

“한국어로 삶(진세이)은 ‘삶’이라고 말해요. 그 발음이 사람(히토)이란 뜻의 ‘사람’이랑 비슷해요.”

“신기하네요.”

“그건 아마, 사는 게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서 그런가 봐요. 그리고 삶을 즐기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일이겠죠. 세이코 씨, 어떤가요? ‘삶’은.”

“…….”

세이코는 젓가락을 내려두곤 성필을 보았다. 그녀는 알 수 없었지만, 따스한 감정이 이슬로 모여 떨어지는 듯한 눈빛이었다.

“좋아요. 살아있어서 다행이에요.”

성필은 말 대신 미소로 대답해주었다.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아니.

세이코는 살아있어서 감사하다.

이 순간을 자신에게 내려준 하늘에게 고마운 마음 외에 다른 것을 품을 순 없다.

‘싸구려 연애 소설에나 나올 법한 말들.’

세상이 온통 분홍빛이니.

밤에도 해가 떠 있는 것 같다느니.

전신에 행복이 흐른다느니.

세이코는 그런 말들을 믿지 않았었다. 대신 요즘 소설가들의 부족한 창의성을 탓했었다.

‘그런데, 아니었어.’

사랑이란 그렇게 유치한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직설적이고 노골적이며 오글거리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감정임이 틀림없다.

창의성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사랑하는 기분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들이었다.

‘평생 이 순간이 이어졌으면…….’

인간은 이렇게나 행복할 수 있는데 어째서 사람을 죽이고 전쟁을 벌이며 남을 미워할까?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인생인데…….

“저기.”

대화가 부드럽게 오가고 접시가 비워질 즈음, 세이코가 성필을 불렀다.

그녀의 어투엔 조바심이 서려 있었지만, 자신감이 언뜻 엿보이는 기대도 함께였다.

“좋은…….”

심장이 다시 시끄러워졌다.

세이코의 눈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너무 뜨거워서 튀어나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빠르게 도는 피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세이코는 말했다.

“좋은, 와인이 있어요.”

말했다.

미사토와 히무라가 말하길, 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은유적이면서 강력한 어프로치라고 했었다.

어떤 남자든 의미를 모를 수가 없는 대사라고.

그 대사를, 세이코가 말했다.

“음.”

성필은 냅킨으로 입가를 두드리곤, 조금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차를 가져와서요.”

흐읍.

들이켜는 모든 숨이 시베리아의 북풍으로 변했다. 증발할 듯 끓어오른 피가 단숨에 식었다.

몇 시간을 겨울 바깥에 내놓아진 아이처럼 굳은 세이코는, 자기도 놀랄 만큼 평온했다.

“그래요.”

연기한 게 쓸모없지는 않았다.

세이코는 여유롭게 미소 짓고는.

“‘사랑해요’.”

약 3주 전에 배운 한국어로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사랑’의 발음은 ‘삶’과, ‘사람’과 닮아있단 사실을.

그건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해요’, 파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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