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화
소녀연맹, 휴가 종료!
“아, 아저씨. 여기서 어떡해요?”
“깜빡이를 켜.”
휴가 종료와 조아라의 운전면허 취득을 기념하여, 조아라는 아침 출근을 성필의 차로 하게 됐다.
성필은 절대 안 된다고 했었지만, 조아라에게는 그럴 명분이 있었다.
‘아저씨 옛날 약속 안 잊었죠? 나 아저씨 집에 놀러 가는 거. 그거랑 내가 차 운전하는 거 중에 골라요. 참고로 아저씨 집 놀러 가면 무조건 하루 자는 거예요.’
어떻게 선택권이 있겠는가?
성필은 진흙을 삼키는 심정으로, 아침부터 숙소로 가서 조아라에게 운전석을 양보해버렸다.
물론 다른 멤버들은 매니저 김수희가 운전하는 밴을 타고 먼저 회사로 향했고 말이다.
“깜빡이 켰고……. 이, 이제요?”
“핸들을 왼쪽으로 돌려.”
조아라는 차선 변경만으로도 겁을 잔뜩 집어먹었다. 한구인과 두세 번 도로 주행을 나가보긴 했으나, 아직 익숙해지긴 멀었다.
“으…….”
사이드 미러로 뒤를 보고.
“뒤에 차 오는데요?”
“아직 멀었잖아.”
“차, 차선 바꾸다가 동선 겹치면 어떡해요. 사고 나면…….”
“바꿔도 돼.”
본격적으로 도로에서 운전을 해보는 사람은 차의 속도란 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차에 타 본 경험이 많더라도, 직접 핸들을 잡는 건 전혀 다른 세계인 것이다.
“저 차 지나가면 바꿀게요.”
그런데 좌측 차선에서 오던 차는 깜빡이 신호를 보곤 속도를 성필의 차와 맞추었다.
“오, 되게 착한 사람이다. 지금이야 아라야, 바꿔. 가.”
“오, 오케이! 간다!”
조아라는 조심스럽게 핸들을 왼쪽으로 돌렸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마침내 조아라가 차선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녀의 표정이 즉시 태양처럼 밝아졌다.
“아저씨 봤어요?! 완벽하게 바꿨어요!”
“앞에 봐 앞에!”
조아라는 실실 웃으면서 자랑스럽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숨결 속에서 뿌듯함이 그대로 느껴져 왔다.
“귀엽네.”
“아저씨, 나한테 은근슬쩍 호감 드러내지 마요. 괜히 나중에 혼자 실망할라.”
“칭찬하는 건데 왜.”
“유, 어른. 미, 어른. 어른과 어른 사이에서 그런 칭찬? 플러팅이에요.”
“플러팅은 바디랭귀지랑 행동이잖아. 말은 플러팅이라고 안 해.”
“그럼 뭔데요?”
“음, 작업 멘트?”
“그럼 작업 걸지 마요.”
“우리 아라 님 자신감에 저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성필은 정면에서 눈을 떼고 측면을 바라보았다. 아침 출근길의 도로가 숨 막히게 성필의 시야를 채웠다.
그 순간 성필이 기겁하면서 다시 시선을 앞으로 주었다.
‘뭐 하는 거야. 아라가 운전석에 앉았는데 한눈을 팔면 어떡해.’
조아라는 초보 운전이다. 성필이 한눈을 팔았다간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꾸 전생이랑 겹쳐 보면 안 되는데.’
전생에선 조아라가 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연히 사귀었을 때는 조아라도 다년간의 운전 경력을 자랑하여, 성필이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아라야. 너 나중에 자차는 뭘로 하고 싶어?”
“벌써 차까지 골라야 해요? 우리가 돈 많이 벌긴 했나 보네.”
“그냥 물어보는 거야.”
“전기차요. 돈 많이 벌면 테슬라도 괜찮고. 아니면 국산 브랜드 아무거나.”
역시라고 해야 할까.
전생에서도 조아라는 전기차 오너였다.
하지만 집 근처에는 충전할 곳이 마땅치 않아, 매번 그녀의 차를 탈 때마다 충전률이 50%를 넘는 꼴을 못 봤었다.
“왜?”
“트렌드잖아요. 환경 보호 같은 것도 있고……. 몇 년 뒤엔 유럽에서 기름차에 세금 1,000만 원씩 때린대요. 내가 차 살 때쯤엔 전기차가 더 쌀걸요.”
“환경 보호에 관심 있어?”
전생에선 그냥 멋지다고 샀었는데.
“그냥저냥…… 한의사님한테 배운 거 때문에요.”
“오, 대단하네. 채식은 안 해?”
“채식도 생각은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뭔가 힘들 거 같지 않아요?”
“힘들어도 하니까 의미가 있는 거 아닐까.”
“근데 풀만 먹어서 이 체형이 유지가 될지도 모르겠고…….”
“네 체형?”
두꺼운 패딩에 싸여서 성필은 볼 수 없지만, 아마 그녀는 상당히 단련된 신체를 가지고 있을 터였다.
거의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고 영양분도 잘 섭취하고 있으니 말이다.
‘처음 만났을 때도 11자 복근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아, 느꼈다.”
“뭐가?”
“아저씨가 이상한 생각하는 거요.”
“그래? 나도 네 시선에서 느꼈는데.”
“뭘요?”
“그냥 느꼈다고.”
“뭐래?!”
성필과 조아라는 대화가 끊이지 않고 가로 엔터까지 향했다. 새삼 성필은 조아라를 대하는 게 편하다고 느꼈다.
점점 전생과 가까워지는 외모 때문일까. 아니면 천성부터가 서로 맞기 때문일까.
“가끔요.”
가로 엔터 근처 주차장에 도착한 조아라는 대화를 끝내려는 듯, 아까보다 가라앉는 분위기로 말했다.
“아저씨가 33살이란 생각이 안 들어요.”
“그럼 뭐 40대 같냐?”
“걍, 또래 애 같아요. 리카랑 비슷한?”
“어린애 같단 거지?”
“에휴, 말을 말자.”
조아라가 키를 뽑아 성필을 향해 가볍게 던졌다. 성필은 그것을 멋들어지게 낚아챘다. 그리고 차에서 내리는 그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입 안에서 되새겼다.
‘나도 그래.’
* * *
성필은 소녀연맹 멤버들을 회의실로 불러 모았다. 그녀들의 얼굴에선 휴가가 끝났단 사실에서 오는 탈력감과 함께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했다.
“다들 휴가 잘 보냈긴 바라. 갑작스럽지만 바로 스케줄 브리핑이다.”
현재 소녀연맹의 눈앞에 놓인 가장 큰 목표는 뭐니 뭐니 해도 일본 데뷔다.
“일본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 ‘팅글’을 포함해서 ‘롱 포’, ‘아니’, 그리고 미니 앨범 곡들도 일본어로 재녹음할 거야.”
웨벡스 사무소는 소녀연맹을 자사의 소속 아티스트와 동급으로 대우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녀연맹도 그에 걸맞은 성의를 보여야만 한다.
“‘일본에 돈 빨아먹으러 왔다’는 평가 따위는 절대 들어선 안 돼.”
어중간한 일본어.
의욕 부족.
일본에 대한 이해 미흡.
“웨벡스가 너희를 소속 아티스트로 대우하는 만큼, 너희는 일본도 한국과 같은 주요 활동국으로 여겨야 해. 알겠지?”
“모찌론(당연)!”
리카야 원래 일본이 고향이긴 하다.
“일본어 개사(開詞)는 재일교포 2세인 일본 래퍼 ‘고쿠’님한테 맡기기로 했어.”
‘고쿠’는 웨벡스 사무소에서 섭외한 인물이다. 모친이 한국인인 데다가 한국에서도 몇 년 살아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다.
“우리도 개사된 가사를 검토하겠지만, 너희들도 한 번씩 봐둬야 해. 특히 리카.”
“하이(네)!”
“우리가 아무리 일본어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해 전달받더라도 미묘한 뉘앙스까지 알 수는 없어.”
“한 이사님은 될 거예요!”
“어…… 그치. 한 이사님은 되겠지.”
“한 이사님은 아타시(저)보다 일본어를 잘하신다구요!”
“그래도야. 리카 네가 바뀐 가사의 뉘앙스를 읽고, 문제점이 있으면 파악해야 해.”
누군가 번역 또한 창작이라고 했던가.
한국어를 일본어로 완벽히 개사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 음절에 맞추기 위해 뜻이 바뀌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고,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바뀐 부분이 적절한지 판단해야 해.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 입장에서. 리카, 믿을게.”
성필의 ‘믿는다’는 선언에 리카가 눈동자 안에서 의욕을 불태웠다.
“아타시(저), 일본인이 됩니다!”
“원래 일본인이잖아.”
“세계시민이에요!”
아무튼.
“개사 작업이 끝나면 스튜디오에서 레코딩. 디렉팅은 웨벡스에서 보내준 분이 담당할 거야. 그리고 일본에서 무대에 선보인다면 ‘팅글’이랑 ‘롱 포’일 텐데, ‘팅글’의 안무를 받아야 해.”
조아라는 때가 왔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안무 받고 연습하는 건 오랜만이네요.”
“응. 그런데 곡이 곡이다 보니, 너희들이 익숙한 강한 퍼포먼스는 크게 반영되진 않을 거야.”
‘팅글’은 엘릭이 몽환, 청순 컨셉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다. ‘아니’, ‘롱 포’, ‘아라베스크’처럼 강렬한 퍼포먼스를 붙일 수는 없을 것이다.
“아라야 실망한 거 아니지?”
“상관없어요. 어떤 춤이든, 제 몸에 깃든 순간 걸작이 되니까요.”
“에에, 아라쨩 츄니뵤(중2병).”
“엔자쿠 이즈쿠소 코코쿠노 코코로자시오 시란야(燕雀安知鴻鵠之志哉,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리오).”
“……?”
“리카, 아라가 뭐라고 한 거야?”
“에, 에, 어, 에?”
“혹시 욕은 아니지?”
“요, 욕은 아닌데…… 잘 모르겠어요……. ‘내 마음을 알까?’ 같은 내용인 거 같긴 한데…….”
아무튼 조아라가 어려운 일본어를 쓴 것 같긴 하다. 그녀는 리카도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자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선 자꾸 이상한 말을 썼다.
“아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여기저기 되다 만 인간들 뿐이다.”
“……그래.”
성필은 지적 우월감에 취한 조아라는 내버려 두고, 다음 스케줄을 읊었다.
“일본 데뷔까지 행사 스케줄이 많아. 너희들한테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잡았긴 해도, 차를 타고 몇 시간씩 다니다 보면 당연히 지칠 거야. 그땐 휴식이 최우선이야.”
그럼, 소녀연맹은 일본 데뷔를 준비하는 동시에 한국에서 행사만 돌다가 가는 것인가?
그건 아니었다.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 소녀연맹의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어.”
왔다, 소녀연맹 2년 차 최대의 메인 이벤트가.
“너희가 콘서트에서 소화해야 하는 곡은 총 20개.”
그 선언에 멤버들의 표정이 가지각색으로 물들었다. 물론 콘서트를 하게 된 건 기쁘다. 오히려 기쁘기만 하다.
하지만 20곡이라고?
장하양이 불안한 눈빛을 띠면서 손을 들었다.
“20개면, 그 모든 곡에 안무가 붙나요?”
“하양아, 착각하고 있어.”
“네?”
“인당 20개 곡의 퍼포먼스를 전부 펼치는 게 아니야.”
약 3초 정도 눈만 끔뻑이던 장하양이 ‘아’ 소리를 냈다.
“저희는 그룹 곡이 많지 않네요.”
소녀연맹은 데뷔 싱글, 미니 1집, 정규 1집을 합해도 그룹 전원이 참여하는 곡이 10개를 채우지 못하는 수준이다. 나머지는 멤버들의 개인곡, 유닛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20개를 연달아 하는 게 아니니까, 하양이 네가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힘들진 않아. 물론 모든 곡에 안무가 붙는 것도 아니고.”
그제야 장하양은 표정을 폈다.
그녀는 타이틀곡을 완벽히 숙달하여 멤버들과 맞추는 데만 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그것을 콘서트에서는 20곡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테니, 얼굴이 사색이 됐던 것도 이상하진 않았다.
“한 명이 소화해야 하는 무대는 10개에서 15개 이하야. 10개보다 적은 사람도 있겠지.”
미니 1집에서 개인곡을 내지 못했던 신아름과 백설하가 그런 케이스일 것이다.
“그리고 노래, 춤이 함께 붙은 퍼포먼스 무대는 무조건 10개보다 적고.”
그렇다 하더라도 적은 양은 아니다.
“소녀연맹은 일본 데뷔까지, 최소한 자기에게 주어진 무대의 1/4에서 1/3까지를 완성한다. 여기까지 할 수 없다면 콘서트는 예상 기간 내엔 할 수 없어.”
“하하…….”
백설하가 허탈하게 웃었다. 올해는 예상보다 훨씬 힘든 1년이 될 게 틀림없다.
그녀는 옆에 앉은 신아름과 이 기분을 공유하기 위해서 쳐다보았으나, 신아름은 그냥 ‘그렇구나’ 싶은 얼굴이었다.
‘아, 아름이는 배우는 게 빠르지.’
퍼포먼스건 뭐건 마음만 먹는다면 한 달 내에 전부 처리해낼 수도 있으리라.
백설하는 새삼 신아름의 능력이 부러웠다.
‘그래도…… 기대돼.’
콘서트.
모든 가수가 꿈에 그리는 풍경이 아닌가.
백설하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연말 뮤직 어워드 당시, 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보이던 무대 위의 풍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 단독 콘서트에는 그만한 인원이 모이진 않겠지만, 모이는 사람들은 전부 인민이들일 거야.’
그러니 모자란 모습 따위 보여주고 싶지 않다. 평생을 살아도 추억으로 남겨 둘 만큼 대단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올해는 분명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클 게 틀림없다.
콘서트는 아티스트로 인정받기 위한 중요한 한 계단이니까.
“세트리스트에 따라 안무 시안과 무대 대본을 보고 회의하고 컨펌하고, 또 콘서트 무대를 준비하면서, 일본 데뷔까지 바라본다. 힘들지. 듣기만 하는 나도 질릴 정도야.”
하지만, 이 벽을 뛰어넘고 나면 소녀연맹의 앞에는 더욱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단독 콘서트는 아이돌이 비로소 진정한 베테랑으로 거듭났음을 증명하는 자리다.
“단독 콘서트까지 소화한 그룹은 누구도 무시하지 못해. 다들, 그 계단을 오른 뒤에 내년을 바라보자.”
더욱더 높은 계단을 향하여.
멤버들은 저마다 의지를 다졌다. 그건 성필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데뷔, 단독 콘서트. 나는 계단이라고 말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지.’
누군가에게는 과정이 아니라 목표 자체인 것들이다. 그런 세계에 소녀연맹이 뛰어들려는 것이다.
힘든 일도, 속이 쓰린 일도, 때로는 우는 일도 많겠지. 하지만 성필은 소녀연맹을 믿었다.
‘데뷔도, 두 번의 컴백도, 연말 시상식 무대도 전부 다 잘 끝났으니까.’
소녀연맹은 1라운드를 잘 버텨냈다. 그리고 이제부터 2라운드가 시작된다.
* * *
“웨벡스가 앨범 패키지 구성표를 보내줬어.”
“오, 벌써?”
일본 데뷔까지는 아직 5개월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패키지를 구상하는 것인가.
“역시 부서랑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우리처럼 계단식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네.”
“그럼 좋지 뭐. 유이 씨 불러서 회의할까?”
앨범 아트는 비주얼 팀의 것이다.
현재 가로 엔터의 비주얼 팀은 이유이 혼자다. 비주얼 팀을 손혜빈이 관리하긴 하지만, 사무실에서 동떨어진 위치에 있으니 꽤 외롭겠지.
“회, 회의요? 드디어!”
과연 이유이는 회의 자리에 불리자마자 당장에 웃음꽃이 폈다.
성필, 손혜빈, 이유이는 회의실로 들어왔다. 신입 사원을 데리고 하는 첫 회의이니 가볍게 진행해도 되겠지만, 손혜빈은 처음부터 이유이에게 부담감을 팍팍 심어주었다.
“유이 씨, 앨범 패키지 구성이란 건 아트와도 큰 관련이 있어요. 앨범 버전이 몇 개인가. 앨범은 일반 사양인가 특이 사양인가. 크기는 어디까지 제한되는가. 구성품은 무엇인가. 여기에 따라 디자인적 요소나 아트의 컨셉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작은 곳에서부터 큰 곳까지, 설령 팬이 알아보지 못하는 미세한 부분이라도 신경 써야 비주얼 디렉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누군가의 말마따나 신은 디테일에 있다.
“다 같이 의견을 공유하려고 이 리스트는 저랑 성필이도 아직 안 봤어요. 그리고, 이 리스트를 보는 순간부터 유이 씨는 진짜 비주얼 스태프가 되는 겁니다. 이해하셨죠?”
“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제야 손혜빈은 정색을 지우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이유이와 성필에게 차례로 웨벡스에서 보낸 서류를 주었다.
성필은 기대감에 부풀어 그것을 받아들었다.
‘아무래도 일본 데뷔니까, 일본에서 대세인 일반 사양 앨범으로 내야 할까. 하지만 그럼 구성품은 어떻게 증정하지. 역시 소매점 이벤트인가? 일본 데뷔니만큼 한국처럼 특이 사양으로 패키지를 만드는 게 좋을 텐…….’
[초회 한정판 A
트레이딩 카드. 멤버 솔로 각 2종씩, 그룹 세트 2종, 총 12종 랜덤.
팬사인회 응모권
DVD, 뮤비 메이킹 필름 혹은 자체 예능 등.]
[초회 한정판 B.
구성품은 위와 같음. 패키지 이미지 변경. +DVD는 한정판 A와 다른 것으로 하여 구매를 유도.]
[통상판(초회 한정 A)
팬사인회 응모권 봉입. 한정 포스터 5종 응모권(각 소매점에서 이벤트로 진행).]
[통상판(초회 한정 B)
팬사인회 응모권 봉입. 한정 포스터 5종 응모권(각 소매점에서 이벤트로 진행).]
[통상판(일반 버전) 총 10종
리카 버전, 설하 버전, 아라 버전, 하양 버전, 아름 버전 각 2종씩 재킷 이미지 변형.
트레이딩 카드 10종 랜덤]
[세일 유니버설 스튜디오 한정판 멤버별 5종
초회판과 다른 특별 앨범 수납 케이스 증정
선착순 특전, 팬사인회 응모권]
[초회 한정판 A(프레스 1쇄 한정)
일본 오리지널 포스터 10종 랜덤 응모권]
[초회 한정판 B(프레스 1쇄 한정)
일본 오리지널 포스터 10종 랜덤 응모권]
“악마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