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화
오랜만에 본 엘릭은 이전보다 꽤 살이 오른 모습이었다. 그의 얼굴에선 숨길 수 없는 만족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도 그럴게, 이제 곧 일본 데뷔잖아요.”
엘릭이 작곡한 ‘팅글’을 타이틀로 한 일본 데뷔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는 벌써부터 팅글의 뮤비가 어떻게 나올 것이며, 일본에서의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 이러다가 일본에서도 인정받는 프로듀서가 되면 어떡하죠? 거기 사람들도 다 저한테 곡 써달라고 하면?”
“그럼 좋은 거죠.”
“거참, 이사님 반응 참 쌀쌀하네.”
엘릭은 자기 자랑을 끝낸 뒤 관심이 없는 듯 가볍게 물었다.
“지음이는 잘 지내죠?”
“연락 안 하세요?”
“걔도 이래저래 바쁠 거 같아서 따로 하진 않죠. 가끔…… 만화방 같이 갈 때나 연락하고.”
엘릭도 정지음처럼 순정만화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이유는 모두가 알 듯, 장하양이 추천해준 ‘유리구두’ 때문이었다.
“근데 박 이사님, 응원봉 디테일 언제 공개해요?”
“알고 계셨구나.”
“그럼요. 소녀연맹 SNS는 다 팔로우해두는데.”
곧 소녀연맹 공식 응원봉의 판매가 시작된다. 그런데 프로모션 컷에서는 검은 실루엣만 밝혔을 뿐, 전체적인 디테일을 알려주지 않았다.
엘릭은 그게 궁금한 듯했다.
“응원봉 머리가 특이하던데.”
“공개될 때를 위한 재미로 남겨두세요.”
“우리 식구 아니었어요? 식구끼린 알려줄 수 있잖아요.”
“하하, 이제 계약 해지됐으니까 식구 아닌데요?”
“칼 같네!”
“정 원하시면 아예 가로 엔터 전속 프로듀서로 들어오는 방법도 있고요.”
“가로 엔터가 전속 작곡가가 두 명이나 필요할 덩치는 아니지 않나요?”
소속 그룹도 하나뿐이니, 정지음과 엘릭이 함께 있다면 어마어마한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에 비례하여 소녀연맹의 프로듀싱 퀄리티는 상승할 테지만, 가로 엔터가 일류 작곡가인 엘릭에게 지불해야 할 비용은 만만치 않다.
고작 연봉 수천만 원으로 잡아둘 수 있는 인재가 아닌 것이다.
‘주식으로 비유하자면, 지음이도 저점 매수한 거니까.’
물론 정지음은 현재 정당한 대우를 한껏 만끽하는 중이었다.
소녀연맹의 음원, 앨범 판매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그의 자산은 1억을 돌파하게 됐다.
음원 시장에서 작곡가가 가져가는 비율은 실연자보다 높다. 심지어 많은 곡이 정지음의 단독 작업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니, 그에게 돌아가는 몫이 클 수밖에 없다.
“곧 필요하게 될 거예요. 예, 전속 작곡가가 두 명 필요할 덩치가 되겠죠.”
“그 말은……?”
성필이 거만 떠는 듯한 미소를 보였다.
“가로 엔터가 안정세에…… 아니, 안정세가 다 뭐예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니까 연습생을 뽑아야지 않겠어요?”
기획사의 아이돌 데뷔 주기는 3.5년이 일반적이다. 이는 아이돌 그룹이 평균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3년에 맞춰진 사이클이다.
그룹에 투자하는 자본이 많은 대형 기획사들은 대체로 이 사이클을 충실하게 지키는 편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로 엔터도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단 건, 그만큼 소녀연맹의 성장세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오…… 성장세가 말도 안 되게 가파르네요.”
“그럼요! 소녀연맹이 가로 엔터에 있으……!”
“오늘은 아타시(제)가 주인공이 아닌가요?!”
두 남자의 대화 속 찌그러져 있던 리카가 소리쳤다.
엘릭의 작업실에 온 건 리카의 용무 때문이었는데, 정작 떠드는 건 엘릭과 성필이었으니 성이 날 만도 했다.
“잠깐 기다려 봐. 다 됐어.”
엘릭은 오래된 비디오 플레이어의 먼지를 털어내고 모니터와 연결했다.
“최근 안 써서 시간이 좀 걸렸어.”
리카는 엘릭에게 작업이 막힐 때 노하우를 배우려고 했다. 혹은 새로운 작업물을 만드는 방법이라거나.
그에 엘릭은 오래된 비디오 플레이어를 창고에서 꺼내 온 것이다.
안 그래도 거무튀튀한 벽지와 바닥재가 음산한 분위기를 내는 게 엘릭의 작업실인데, 오래된 비디오 플레이어가 나오니 음산함이 더해졌다.
“어디 보자.”
엘릭은 먼지 맞은 비디오를 하나 들고 왔다.
“그게 뭔가요?”
“내가 작업 막힐 때마다 보는 영상, 다큐멘터리야.”
엘릭은 플레이어에 비디오를 하나 넣었다. 그러자 사람의 얼굴마저 흐리게 할 정도로 낮은 화질의 다큐멘터리가 재생되었다.
아이튜브로 따지자면 240p도 안 될 것만 같이 낮은 화질이다. 마치 80년대나 90년대에 만들어진 듯했다.
세 사람은 모니터 앞에 앉아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그곳에 나오는 건 호주의 어느 소수민족이 벌이는 축제였다.
“이 다큐가 항상 나한테 영감을 주거든.”
“가르쳐주기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시지 꼭 이렇게 시간을 쏟아야 하는 건가요.”
“이, 이거 엄청 귀한 거거든?! 내가 방송국에 직접 찾아가서 기록실 뒤진 끝에 겨우 복사한 거야! 이젠 찾으래도 찾을 수도 없는 귀한 거라고!”
“요리 비법 알려준다고 해놓고 설거지만 시키는 악덕 쉐프 같아요. 시간만 버렸네. 박 이사님, 그냥 회사로 가요. 캬악, 퉷.”
“리카 너 말투가 왜 그래?!”
리카가 갑자기 불량스러워진 건가? 그녀만 두고 열띤 대화를 이어나가는 두 남자를 보고 뿔이라도 난 걸까?
아니.
“농담!”
장하양식 농담을 마친 리카는 헤헤 웃으면서 의자에 더 편하게 기댔다.
엘릭도 장하양 농담 통제에 관해선 익히 알고 있던 터라, 리카의 기괴한 농담이 어디서 유래했는가 짐작할 수 있었다.
“……진짜 침 뱉은 건 아니지?”
“아니에요! 소리만 냈어요!”
어쨌든, 엘릭은 비디오를 후반부로 돌리면서 원하는 장면을 찾아냈다.
흑백으로 기록된 호주 소수민족의 축제. 두 개의 부족은 나무로 된 커다란 배를 바다에 띄워두고, 그 위에 수많은 이들을 태운다.
그리고 제사장으로 보이는 이가 얇은 나무로 만든 가면을 쓰고 춤을 춘다. 그의 뒤로는 여러 남자가 한꺼번에 뱉어내는 함성, 아니, 노래가 힘차게 흘러나왔다.
“이게 영감을 주나요?”
“응.”
이 다큐멘터리는 인류학자들이 기록한 영상을 짜깁기하여 내레이션을 입힌 것이다.
과거, 제국주의는 세계에 존재하는 원시 부족들을 열등한 문화로 규정하고 제거하려 했었다. 이른바 그들에게 문명의 세례를 내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그 폭력성의 부작용을 진작에 감지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인류학자들이었다.
그들은 원시 부족들이 사라지기 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저들의 문화를 영상과 오디오로 채록했다.
“음악의 원점을 생각하게 하거든. 저 사람들은 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두드리며, 음악이란 걸 만들었을까?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은 왜 음악을 만들었을까?”
엘릭은 이 오래된 다큐멘터리를 보면 알 수 없는 황홀감에 사로잡힌다.
인류가 만들어낸 음악의 원점을 영상과 음성으로 포착했단 것이, 그는 경이롭게만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기론…….”
영상은 다른 부족의 축제로 넘어갔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여럿이 모여 소리를 질러댔다. 마치 어느 쪽이 목소리가 더 큰지 경쟁하려는 듯했다.
그들의 노래를 받쳐주는 건 펜타토닉 스케일(5음 음계, 중임무황태와 비슷한 종류)도 구현하지 못하는 민속 악기였다.
흥을 돋우는 연주를 따라 부족의 노래는 커지길 반복하고, 마침내 부족 전원의 목소리는 하나가 된다.
“노래나 음악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고 만들어진 거 같아. 이거 봐. 이 사람들도 상대편을 바라보면서 소리를 지르잖아. 의도가 있는 거지. 우리 목소리가 더 크다, 같은 거. 그리고 우리가 더 신나게 놀아, 그런 느낌이 아닐까.”
몇 분 정도 영상을 감상했을까, 엘릭은 비디오를 껐다.
“음악의 원점에서 보자면, 내가 만든 곡이 이 사람들보다 나을 게 뭔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 제대로 사람들의 귀를 파고들어 마음에 닿고 있을까.”
아쉽게도, 음악이 인스턴트 식품처럼 소비되는 세상에서 그러한 마음을 전하는 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나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거지. 내가 돈을 많이 번다고 1등이고 좋은 작곡가인 건 아니잖아? 이 다큐는 나를 되돌아보게 해줘. 그러니까 계속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거지. 새로 나온 음악들도 자꾸 들어보고.”
“에, 오빠 같은 작곡가도 남의 음악을 들어보나요? 공부하려고?”
엘릭은 한국에서 일류 작곡가다. 그는 트렌드를 따른다기보다, 그가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입장이다.
잘 팔리며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곡을 만든단 건 그런 의미를 가진다.
작곡가들이 엘릭의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작품을 계속해서 찾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길이 나지 않은 곳을 걸어가는 엘릭이란 작곡가는.
“당연한 거 아냐? 다들 그러잖아.”
리카의 막연한 예상과는 달리, 끊임없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인간이었다.
또한, 타인이 걸어왔으며 걸어갈 길도 게을리하지 않고 항상 관찰한다.
“난 작업 막히면 다른 아이돌들 곡 엄청나게 들어보고 그래. 레퍼런스를 찾는 거지. 아, 그렇다고 표절한단 건 아니고.”
“그런데 지음 오빠는…….”
리카는 정지음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지음은 작업이 막힐 때 외부로 눈을 돌리기보다 스스로의 내면에 집중한다. 그걸 들은 엘릭은 대수롭지 않단 듯 답했다.
“걔는 복 받은 인간인 거지. 파도 파도 뭐가 계속 나온단 거잖아. 근데 아닌 사람이 훨씬 많아. 나도 그렇고.”
리카도 그러하다.
“으음, 그러면 마지막 질문이에요! 엘릭 오빠가 전하고 싶은 마음은 뭔가요? 곡에 담아서까지 전하고 싶은 마음이요!”
“좋은 질문이네.”
엘릭은 자신의 후배, 그리고 미래에는 이름난 작곡가가 될지도 모를 재목을 향해 말했다.
“‘저작권료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이야.”
“뭔가요 그게?!”
“돈 냄새 나는 곡이란 말이 있지? 그거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돈 냄새가 난단 뜻이거든. 정말, 그런 곡을 하나둘씩 완성할 때마다…… 못 참겠어…….”
“뭐, 뭘 못 참나요?”
“새 차 견적 뽑는 거.”
“오빠 말이 맞아요. 호주 원시 부족분들이 훨씬 낫네요!”
“아무튼 중요한 건 마음이야. 이 소중한 마음이 사람들에게도 닿길 바라는 마음. 한 사람이라도 더 내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어.”
“이제 와서 포장해도 하나도 감동적이지 않아요!”
* * *
리카가 어마어마한 일을 벌였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자정의 인터뷰’에 정호환 이사님을 섭외한다고……?”
“‘자정의 인터뷰 시즌2’예요!”
리카의 아이튜브 시리즈인 자정의 인터뷰는 더는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이 없단 이유로 잠정 제작 중단되었었다.
그런데 그게 갑자기 부활한 것이다.
성필은 리카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었기에 떨떠름히 물었다.
“그렇게 형식 안 갖춰도, 그냥 정호환 이사님한테 부탁하면 들어주시지 않을까?”
리카는 KS 엔터에서 연습생으로 생활했으며 데뷔조 순위 5위에 오를 만한 실력자였다.
정호환도 리카라는 인재를 눈여겨보았을 터. 비록 회사를 나가 케이어스의 경쟁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잠시 대화를 나눌 짬 정도는 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박 이사님 생각이 물러요!”
“어?”
“정 이사님은 프로 중의 프로라구요! 지음 오빠나 엘릭 오빠랑은 격이 달라요!”
정지음과 엘릭이 이 말을 들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하다.
“프로를 대하는 방법은 프로페셔널해야 해요!”
“그래서 인터뷰이를 부탁드린 거야?”
“영상 수익의 50%를 드리기로 했어요!”
“누구 맘대로?! 아니, 잠깐, 이미 섭외가 완료된 거야? 섭외를 한단 게 아니라?”
“하이(네)!”
내막은 이러했다.
리카는 일단 에리카에게 연락했고, 그녀를 통하여 정호환과 접촉했다.
‘축하드려요! 자정의 인터뷰 시즌2 첫 번째 인터뷰이로 선정되셨습니다! 뿌이 뿌이 뿌이!’
라고 하니, 정호환은 흔쾌히 수락했단 모양이다. 정말 리카의 행동력에는 언제나 놀랄 수밖에 없다.
“확실히 정 이사님쯤 되는 작곡가는 우리나라에서도 한 손에 꼽지.”
“맞아요! 제 작곡 라이프에도 큰 도움을 주실 게 틀림없어요!”
아니, 한 손에 꼽는 게 무엇인가.
1세대 아이돌이 등장했을 때부터 작곡을 하여 현재까지 현역으로 뛰는 사람은 정호환이 유일무이하다.
정호환의 인터뷰라면 유명 잡지에 투고해도 당당히 지면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성필은 부럽단 시선을 리카에게 주었다. 그러자 리카는 오만방자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제가 다 박 이사님도 생각해 뒀다구요! 박 이사님이 정호환 이사님의 팬이라고 하셨으니까요!”
“어, 나도 따라가도 되는 거야?”
“당연하죠! 저희는 실버타운 메이트니까요!”
리카, 비록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나진 못했지만 양로원까지는 함께다!
실버타운 메이트는 약속일에 맞춰 KS 엔터로 향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간 곳은, 놀랍게도 촬영 설비가 갖추어진 스튜디오였다.
‘KS 엔터에는 이런 곳도 있구나.’
아이돌 영상 콘텐츠를 찍는 것도 스튜디오를 대여하는 게 아니라, 아예 회사 내부터 스튜디오를 마련해두고 찍는 거였다니.
KS 엔터를 외부에서 볼 때마다 큰 건물이라고 생각은 했으나, 안에 갖추어진 설비를 보자면 절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박 이사님.”
잠시 후 스튜디오에 온 정호환은 성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꽤 오랜만에 만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호환은 마치 성필과 어제 술 마시고 헤어진 친구처럼 친근히 대해주었다.
“잘 지내셨습니까?”
“예,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다음으로 정호환은 리카를 보았다. 리카는 정호환의 등장에 잠깐 움츠러들었으나, 곧 정신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 했다.
‘이제 정 이사님은 우리 회사 이사님이 아니야! 난 KS 엔터에서 나왔어! 쫄지 마 리카!’
리카는 당당하게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것을 본 성필이 기겁하면서 리카의 손을 원상태로 내려보냈다.
“악수는 윗사람이 먼저 청하는 거야!”
“그럴 수가?!”
리카가 예의를 어겨버렸단 생각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자, 정호환은 푸근히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이시카와도 오랜만이다.”
“하, 하이(네).”
“자, 인터뷰 시작할까?”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에리카가 등장했다. 그녀는 방금까지 연습이라도 하고 있었는지 살짝 숨이 거칠었다.
에리카는 무언가를 찾는 듯 스튜디오를 한 번 둘러보다가 성필과 눈이 맞았다. 그리고 얼굴이 환해지더니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예에, 토모다치(친구).”
이미 한 번 겪었지만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인사. 성필과 에리카는 주먹을 부딪쳤다.
그 즉시 에리카의 눈동자는 리카를 향했다. 그리고 다시금 성필에게로 돌아왔다. 마치 둘의 사이에 이어진 선을 눈으로 훑는 듯했다.
“리카 촬영 따라오신 거예요?”
“네. 에리카 씨는요?”
“박 이사님 오셨다고 해서 보러 왔어요. 제가 노래 불러드릴까요?”
익숙한 패턴이다.
신아름을 따라 KS 엔터로 왔을 때도 진저가 노래를 불러준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안 돼요!”
리카가 즉각 반발했다.
“아타시(저)는 일하러 왔는데 이사님만 놀다뇨! 매니저로서 프로 의식을 발휘해주세요!”
“나 아직 간다는 말 안 했는데.”
“박 이사님, 제 노래 안 들으시게요?”
“갈게요.”
“손나(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