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82화 (82/760)

#082화

민경섭은 가로 엔터의 매니저로 들어오게 됐다.

평소 석세스 엔터에서도 윤상열과 대립각을 자주 세워서 그런지, 민경섭이 석세스 엔터에서 나올 때도 다들 이해한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아무도 안 잡았어?”

“김 대표님이 말리시긴 했어요. 마음 약해지려다가 윤상열 그 새끼 얼굴 떠올리니까 미안함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심지가 굳은 사람이다.

전생의 성필은 김태훈 대표가 달래줄 때마다 기분을 누그러뜨렸었다.

민경섭처럼 바로 석세스 엔터에서 나왔어야 했는데, 김태훈 대표와 정이 들다 보니 그게 힘들었었다.

“어쨌거나 온 거 환영해.”

성필은 그에게 필요한 업무 지식을 전달했다.

멤버들과 인사도 시키고, 아이스 브레이킹 겸 같이 식사도 했다.

앞으로 민경섭은 멤버들과 가장 자주 붙어 있는 사람이 될 테니, 초장부터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게 중요했다.

“말투가 박 이사님이랑 비슷하시네요.”

“리얼로. 아저씨 성대모사 해주면 안 돼요?”

“아라야 조용.”

“와 미친 개똑같아!”

다행히 민경섭은 멤버들과 잘 지냈다.

“오, SNS랑 아이튜브도 잘 관리되고 있네요. 데뷔 전에 이렇게 팔로워랑 조회 수 모으기 쉽지 않은데. 형이 한 거예요?”

“처음엔 그랬는데, 정지음이라고 데뷔곡 작곡하신 분 있거든. 그분이 도움 좀 줬어.”

“역시.”

“…….”

성필이 민경섭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역시? 역시라고 했냐? 내가 뭐?!”

“박 이사님이 매니저님 괴롭히고 있어!”

성필과 민경섭이 고개를 돌리니, 충격 먹은 표정의 리카가 삿대질하고 있었다.

“사람을 괴롭히면 안 돼요! 폭력은 나쁜 거예요!”

“경섭아 내가 너 괴롭혔어?”

“아니요. 인생의 교훈을 얻었지.”

“세뇌당했어! 스톡홀름 증후군이야!”

“근데 왜 다 내려왔어?”

“학원 시간이에요.”

“아, 벌써 그렇게 됐구나. 다들 5분까지 차 앞으로 와. 내가 차에 에어컨 켜두고 있을게.”

민경섭이 밖으로 나갔다.

리카는 민경섭이 혼자 덥게 둘 수 없다면서 조아라를 끌고 갔다.

“나는 왜…….”

백설하도 분위기에 휩쓸려 리카를 따라갔다.

장하양도 쫓아가던 중, 갑자기 방향을 돌려 성필의 앞으로 왔다.

“이사님. 여기 어디예요?”

장하양이 핸드폰 사진을 보여주었다.

성필이 낙성 공원에서 찍어주었던 리카의 사진이었다.

“낙성 공원 성곽길.”

“조명이 예뻐서요. 여기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겠다.”

“어. 여기 야경 명소야. 커플들도 데이트하러 자주 와.”

장하양이 의미심장한 눈초리로 성필을 보았다.

“왜. 가보고 싶어?”

“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즉답이었다.

“그럼 주말에 애들이랑 다 같이 갈래? 해 지고 가야 하니까 시간 맞춰서 내가 데리러 가줄까? 대중교통 이용하면 놀 시간 제한되잖아.”

“아…… 아하하, 네. 그럼 좋겠네요.”

“아예 날 잡고 놀아. 너희들 휴일에도 밖에 잘 안 나간다면서. 사람이 안에만 있다 보면 기운도 없어지고 그러거든.”

“네, 그럴게요.”

“언니 빨리 오세요!”

리카가 장하양을 데리러 왔다. 그녀는 고개를 꾸벅하곤 차에 탔다.

‘편하네.’

로드매니저가 생기니 확실히 편해졌다.

옛날 같았으면 일을 하면서도 계속 멤버들의 스케줄과 동선을 확인해야 했을 테니까.

사무실로 돌아가던 중, 성필은 아까 장하양의 반응을 되새김질했다.

‘놀고 싶겠지.’

안무가 완성되고 곡 작업까지 완료되면, 멤버들은 정말 쉴 시간이 없을 것이다.

언제 한 번 모두에게 추억이 될 만큼 즐거운 기억을 주고 싶었다.

성필의 바람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그 기회가 찾아왔다.

“이게 뭐예요?”

“네버월드 프리패스권이야. 언니한테 받았어.”

홍규헌의 입에서 언니라는 단어가 나오니 위화감이 장난 아니다.

아마 그녀의 친언니를 뜻하는 것이리라.

“내가 아직도 애인 줄 알아. 나는 생각 없으니까 너희들끼리 적당히 나눠서 가져.”

총 네 장이었다.

가로 엔터의 직원은 총 네 명이다.

성필, 한구인, 손혜빈, 민경섭.

정지음은 전속 작곡가는 아니니, 직원이라 칠 수는 없었다.

“저도 괜찮습니다.”

한구인이 거절했다.

“나도 놀이공원은 그다지 관심 없는데. 저 가면 사람들 몰려와서 잘 놀지도 못할걸요.”

“손 PD. 내가 손 PD 비하하거나 그러려고 묻는 건 아닌데, 정말 손 PD 알아보는 사람 많아?”

“지금 같이 팔짱 끼고 밖에 나가보실래요?”

대단한 자신감이다.

하긴, 손혜빈은 요즘도 관찰 예능 섭외 요청이 들어온다고 한다.

SNS 팔로워도 수십만 단위이니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으리라.

“저도 놀이공원은 좀…….”

민경섭까지 거절하고, 이제는 성필의 차례였다.

성필은 네 장을 모두 가져갔다.

“와, 성필이 뭔데? 네 장 한꺼번에 쓰게? 여자친구가 세 명이야?”

“어.”

“아하하핰! 재밌다 너!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진지하게 하니까 더 재밌네!”

“누나가 꺼낸 얘기잖아……. 이거 애들한테 주려고 그러는데, 괜찮을까요?”

“좋은 생각이네. 그렇게 해.”

금요일 밤, 멤버들이 숙소로 가기 전에 성필이 그녀들을 불러 모았다.

성필은 프리패스권을 그녀들 앞에 두었다.

“내일 다 같이 갔다 와.”

백설하의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이, 이거 많이 비싸지 않나요? 박 이사님이 사신 거예요?”

“아니. 사장님이 주신 거야. 얼마 안 가 다들 눈코 뜰 새도 없이 바빠질 텐데, 이때 추억 안 만들면 언제 만들겠어. 사양하지 말고 다들 갔다 와.”

“이게 얼마인데요?”

백설하가 장하양의 귀에 가격을 속삭여주었다.

장하양이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프리패스권을 하나 집었다.

“이이, 이, 이런 종잇조각이……?”

“사장님 선물에 종잇조각이라니. 뭐, 다들 괜찮지? 내일 놀러 가고 일요일까지 푹 쉬어.”

“이야호!”

프리패스권을 본 후 흥분으로 떨고 있던 리카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그것을 본 조아라가 뭘 그리 흥분하냐는 듯 리카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에휴. 아직 애다 애.”

다음 날.

“아라야. 너 이렇게 꾸밀 수도 있는 애였구나.”

“뭐요.”

“기대 많이 했어?”

“기대 안 했어요.”

“얼굴은 왜 빨개. 그렇게 좋아?”

“아 진짜 아저씨 신경 좀 끄라고요! 네! 기대되고 즐거운데 뭐 어쩌라고요!”

“에휴, 애다 애.”

조아라가 성필의 어깨를 마구잡이로 때렸다.

멤버들을 차에 태우고 성필이 서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박 이사님은 같이 안 들어가세요?”

“응. 필요한 거 있으면 설하 씨한테 말해. 회사 카드 드렸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쓰고 싶은 데 맘껏 써.”

“네.”

장하양은 아까부터 무언가 불편한 듯했다.

“뭐 걱정되는 거라도 있어?”

“아하하, 아뇨. 놀이공원 가는 게 처음이라서요. 제가 좋아할지도 모르겠구. 사장님이 괜히 비싼 돈만 들이신 게 아닐까 해서.”

“아, 놀이공원 안 가봤구나. 재밌을 거야. 하고 싶은 건 다 해.”

장하양은 입구로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표정에 불안함을 머금고 있었다.

프리패스권의 가격을 들은 후 줄곧 저러했다.

‘하양이가 돈에 민감하구나.’

부담감 때문에 재밌게 놀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성필은 저녁이 될 때까지 근처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가, 밤이 돼서 백설하의 연락을 받고 놀이공원 입구로 갔다.

장하양을 보자마자 성필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동물 귀 머리띠를 쓰고 있었다.

몇 개의 풍선, 거기에 경품으로 얻은 듯한 인형을 품에 꼭 껴안고, 몸에는 어린이용 장난감 장식을 여러 군데 두르고 있었다.

표정에는 전에 본 적 없는 만족감이 보였다.

“꿈의 세계…… 네버 월드…….”

억지로 꿈에서 현실로 끌려 나온 사람 같다.

아직도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비해 다른 멤버들은 장하양에 비해 기념품도 없었고, 어딘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이유는 이후 백설하에게 들을 수 있었다.

“하양이가 놀이기구 한 번 타더니 지치지도 않고…….”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면서 놀이공원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단 것이다.

장하양은 너무 웃고 다녀서 목도 쉬었다는 모양이다. 덕분에 사람들의 이목을 엄청나게 끌었다고 한다.

멤버들은 장하양의 텐션을 따라가다가 모든 기운을 써버렸다.

결국, 그녀들은 이례적으로 일요일 점심까지 늦잠을 잤다.

“또 가고 싶다…….”

월요일까지 장하양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가면 되지.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가.”

“그땐 제가 표 사드릴 테니까 같이 가요. 이사님 없으셔서 별로 재미없었어요.”

“말은 잘한다.”

“진짜예요.”

그런 애가 종일 웃으면서 이곳저곳 쏘다녔겠는가. 그래도 말만이라도 고맙다.

“그래, 나도 공짜는 마다 안 하지. 나중에 정산받으면 꼭 다 같이 가자.”

“네, 꼭 지키셔야 해요. 저 다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기억하고 있어요.”

“아, 알겠다니까…….”

* * *

[팀장님 하이.]

“어, 안녕. 오늘은 또 웬일로 연락했냐.”

신아름은 애교 넘치는 웃음소리를 냈다.

무언가 부탁할 게 있을 때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제 그룹 있잖아요.]

“포유? 아니면 석세스 엔터에서 준비하고 있는 거?”

[포유요.]

프로젝트 포유로 인해 탄생한 9인조 그룹, ‘포유’는 슬슬 데뷔에 시동을 걸고 있다.

포유를 맡게 된 매니지먼트사는 ‘이음 엔터테인먼트’로, 오로지 포유를 위해서 SMS 엔터가 만든 회사였다.

SMS 엔터는 프로젝트 포유의 최대 투자사였으니, 포유가 학폭 논란에 휘말린 지금 심정이 좋지만은 않으리라.

“포유가 왜?”

[으음, 원래 경섭 오빠한테 물어보려고 한 거거든요. 근데 이거 말하면 경섭 오빠는 화낼 거 같아서 팀장님한테 전화했어요.]

“걔가 화낼 거면 나도 화낼 거 같은데.”

[이음 엔터에 김명운 대표님이라고 계신데, 어제 멤버들 다 불러 모으더라고요.]

그리고 김명운은 말했다.

‘현재 포유의 상황은 다들 알 거라고 믿는다. 마케팅, 프로모션에서 좋은 상황은 절대 아니다. 데뷔하더라도 욕만 먹고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니 나가고 싶은 사람은 나가도 된다. 계약은 해지해주겠다.’

[그랬어요.]

전생에서 성필은 포유가 데뷔를 강행했단 것만 알았지, 이런 내막이 있을 줄은 몰랐다.

김명운은 SMS엔터에서도 매니지먼트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멤버를 내보내주겠다고 말할 정도면, 포유가 상당히 큰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근데 한 명도 안 나갔었지.’

포유의 멤버로 올라온 아이들은 전부 데뷔가 간절하다.

원래 있던 기획사들의 역량이 충분하지도 않고, 돌아가더라도 데뷔가 요원하다.

그러니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란 마음가짐으로 포유에 남아 버텼다.

그 간절함이 통했을까, 포유는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듣고 싶어요.]

이런 상담은 석세스 엔터 내부에서 받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름이 얘도 대우가 그리 좋지만은 않나?’

그럴 리는 없을 텐데.

신아름은 석세스 엔터의 걸그룹 프로젝트 데뷔조로 내정되어 있다.

실력도 가장 뛰어났고, 외모도 받쳐주니 회사에서 신아름에게 안 좋은 대우를 해줄 리 없다.

“그래. 나를 상담 상대로 골라준 건 고마운데, 이런 건 회사 내부 사람한테 받는 게 좋을 거 같다.”

[누구요? 윤상열? 김 대표님? 경섭 오빠도 나갔고. 그리고 밑에 사람한테 말해봤자 결국 윤상열한테 올라갈 거잖아요.]

“윤상열이 너 싫어하기라도 해?”

[아뇨. 그냥 그 사람 꼴 보기 싫어서.]

아주 배가 불렀구만.

하지만 성필은 성의 없이 상담에 응할 생각이 없었다.

“아, 이게 전화로 나눌 대화는 아닌데.”

[그냥 팀장님 생각만 들려줘요.]

“너는 어때? 나오고 싶어?”

[으음, 솔직히 포유 망할 거 같아요.]

그렇겠지.

현재를 살아가는 누구든 포유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포유를 맡은 김명운조차 멤버들에게 나가도 괜찮다고 했을까.

‘아마, 김명운이 당초 약속받은 예산보다 더 적게 주어졌겠지.’

그래서 입을 하나라도 줄이려는 것이다.

사람을 줄이고 최대한 퀄리티를 뽑아내려는 심산이다.

전생에서는 그의 계획이 빗나가 아무도 나가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강행한 데뷔가 성공적이긴 했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김명운은 지금 죽을 지경이리라.

[그럴 바에야 1년 버리기보다 석세스 엔터로 돌아와서 데뷔조에 집중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게 제 생각이에요. 팀장님은 어때요?]

“아름아. 너 포유에 버티는 게 나을 거 같아. 1년만 활동해도 네 손에 수천만 원은 떨어질걸.”

[수천만 원이요? 1년 일하고 바로 정산받는다고요?]

“그거면 석세스 엔터에 쌓인 빚도 어느 정도 갚을 수 있을 거야. 데뷔하고 얼마 안 지나서 정산도 받을걸.”

[사람을 바보로 알아요? 포유가 어떻게 그렇게 벌어요. 우리한테 그만큼 떨어지긴 해요?]

“내 말 안 믿을 거면 왜 전화했는데. 아무튼 내 생각은 그렇다고. 결정 내리는 건 너지.”

솔직히 성필은 불안했다.

전생의 포유는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이번에는 어떨지 모른다.

신아름의 합류가 변수였다.

물론 그녀의 합류가 마이너스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어차피 아름이가 빠져도 포유는 전생의 멤버 구성이랑 똑같아지니까. 아름이 생각이 맞을 수도 있겠지.’

포유보다 석세스 엔터의 데뷔조에 집중한다,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석세스 엔터에서 준비하는 걸그룹은 포유 이상의 성공을 가져다줄 테니까.

“나는 두 개 다 좋아 보이긴 해. 네가 결정해.”

[우와…… 어린애한테 결정 미루는 어른 꼴불견이야.]

“나 어린애야. 네가 놀리니까 기분 상했어. 전화 끊을게.”

[잠깐 잠깐 잠깐! 그으, 제가 나오든 계속 있든 딱히 상관없다는 거죠? 제 마음대로 하면 되는 거죠?]

네 인생이니까 네 선택이고 네 책임이지.

그 말은 성필의 입에 맺혔다가 끝내 떨어지지 못했다.

이미 석세스 엔터를 나온 입장에서, 신아름을 케어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신아름은 아픈 손가락이다.

“어느 쪽이든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장담은 못 하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들 생각도 들어봐.”

[알겠어요. 상담해줘서 고마워요.]

전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생각이 없는 거 같은데.

[아, 그리고 또. 만약에요. 리얼 만약의 경우 말하는 건데요.]

“또 뭐 또.”

[제가 석세스 엔터 나오면 팀장님네 회사 가도 돼요?]

“안 돼.”

[차갑네. 얼음인 줄.]

“우리도 곧 데뷔야. 갑자기 멤버를 받을 순 없지.”

[누가 리카네 그룹 들어간대요? 그냥 물어봤어요.]

“경섭이랑 같이 1+1 이벤트 할 때 왔어야지.”

신아름은 깔깔 웃곤 전화를 마무리 지었다.

[팀장님 알라뷰.]

“미투.”

* * *

석세스 엔터의 실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주간 회의.

그 상석에는 김태훈 대표와 윤상열 프로듀서가 앉아 있었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 미리 공지했던 의제가 올라왔다.

이미 십수 차례 논의되었던 것이라, 다들 지겨워하기까지 했다.

윤상열이 말했다.

“신아름을 데뷔조에서 제외합시다.”

[형 그게 뭔 시발 개씹소리예요?!]

이렇듯 성필이 있었다면 바로 반박이 날아왔을 말에, 그 누구도 대답하지 않고 눈만 내리깔았다.

윤상열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성필의 부재로 인해, 석세스 엔터의 미래가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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