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77화 (77/760)

#077화

멤버들은 다 함께 화장실로 갔다.

조아라는 앞머리를 정돈하며 궁시렁댔다.

“갑자기 가사를 바꾸란 게 말이 되냐고요. 원래 있던 가사 가지고 얼마나 연습했는데 갑자기 바꾸면 어쩌란 거야.”

“작사가님 디렉팅이었잖아.”

백설하가 조아라를 달랬다.

“작사가님도 우리를 직접 보고 생각이 바뀐 거겠지. 사람마다 좋게 들리는 발음이랑 목소리를 쉽게 낼 수 있는 발음이 달라. 사람마다 특색도 있고. 더 좋은 곡을 위해서 집어주신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불만 있단 건 아니고요.”

불만 있는 거 같은데.

“하. 이럴 거면 진작 좀 만나서 하지.”

정지음이 녹음에 진심인 것처럼, 멤버들도 최대한 녹음을 잘하고 싶었다.

그녀들의 노래가 유통사에 등록되고 나면,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평생 남을 게 아닌가.

본인들의 능력을 끌어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거기 뭐지. 부스? 거기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도 싫어요.”

“오히려 집중 잘되지 않아?”

“감옥에 갇힌 거 같다고요.”

“아라가 곡에 몰입을 많이 했네.”

어느새 다가온 장하양이 조아라를 뒤에서 안았다. 그녀의 차가운 손이 배를 쓰다듬자 조아라가 으스스 떨었다.

“언니는 좋겠다. 여름에도 몸 차가울 거 아니에요. 더위도 안 느끼는 거 아녜요?”

“나도 더운 건 덥지. 몸이 차가우니까 더운 걸 더 잘 느껴.”

“아, 글켔네요.”

그때 복도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백설하는 화장을 고치던 것도 그만두고 밖으로 향했다. 다른 멤버들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

리카가 쓰러진 성필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이사님 이사님 이사님!”

성필은 눈앞에 도달한 리카를 보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

땅을 짚고 놀랍도록 빠르게 일어난 것이다.

“여기 바닥이 미끄럽네. 너도 조심해.”

“바닥에 카페트 깔려 있는데요!”

“창피하니까 그냥 모른 척해줘.”

“아앗! 제가 눈치가 없었네요!”

“목소리도 낮추고.”

“제헤가하 눈치가하 없었네효오.”

다행히 리카는 성필이 실수로 넘어졌다고 믿는 것 같았다.

뒤늦게 멤버들도 성필의 곁에 모여들었다.

“아저씨 진짜 게임처럼 쓰러져있던데. 머리 안 다쳤어요?”

“어, 멀쩡해.”

“이거 몇 개?”

“한 개. 인간적으로 중지는 펴지 마라.”

“괜찮나 보네.”

5분이란 짧은 휴식이 끝나고 다시 녹음에 들어갔다.

성필은 의자에 앉아 자꾸만 몸을 구부렸다 폈다. 옆에 앉은 손혜빈은 그의 이상을 모를 수가 없었다.

“어디 아파?”

“아니. 의자가 좀 불편해서. 그리고 애들이 자꾸 지적당하니까.”

“아마추어처럼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래. 너도 막 지적해.”

“지음이가 이미 잘해주고 있잖아. 작사가님이랑 같이.”

작곡가 정지음과 작사가 이수연은 영혼의 듀오처럼 멤버들을 몰아붙였다.

레코딩 엔지니어가 덜덜 떨 정도였다.

“스읍.”

성필은 숨이 거칠어지는 것 같아 입을 틀어막았다. 코로만 숨을 쉬며 호흡을 안정적으로 돌리려고 노력했다.

그때 손혜빈이 그의 팔을 꽉 잡았다.

“야. 잠깐 편의점 갔다 오자.”

“애들 녹음하고 있는데 가긴 어딜 가.”

“나 목말라.”

“물 저기 있잖아.”

“그냥 따라와.”

둘은 밖으로 나왔다.

“너 아프지?”

“아니.”

“아프잖아. 남자는 아픈 티 내는 것도 자존심 상해?”

“어허. 성차별 그만. 나왔으면 용무나 봐.”

손혜빈은 편의점에서 감기약과 진통제를 샀다.

“안 아프다니까.”

“나 먹으려고 샀어. 담배나 피우자.”

“누나 담배 안 끊었어?”

“가끔 피워. 한 대 줘.”

둘은 골목으로 들어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담배를 쥔 성필의 손이 수전증 환자의 것처럼 떨렸다. 그는 착잡한 얼굴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를 한 번 들이마시자.

“웨엑!”

구역질이 밀려왔다.

성필은 침을 줄줄 흘리면서 한동안 바닥만 보고 있었다.

“하아, 얘는 진짜 시간이 지나도 변하는 게 없네. 아프면 아프다고 해.”

손혜빈은 성필의 이마에 손을 댔다.

“불덩이네. 아까부터 귀도 빨갛더만, 애들 보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프하……. 내가 애들 보면 귀가 빨개져?”

“몰라. 너라면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말해봤어. 이거 먹어.”

손혜빈은 아까 산 감기약을 내밀었다.

다짜고짜 먹이려고 하면 성필이 거부할 것을 알고 일부러 담배를 피우자고 한 것이다.

성필은 과거에도 자신의 병을 숨긴 적이 꽤 있었으니까.

‘이 누나 나를 너무 잘 아네.’

옛날부터 성필은 일에 관련되면 본인의 몸을 돌보지 않았다.

손혜빈의 매니저였을 때도 그랬다.

추억이 떠오른 성필은 아픈 와중에도 실실 웃었다.

“약 먹으니까 좀 낫다.”

“거짓말하지 마. 내가 운전해줄 테니까 회사나 집에 가.”

“안 돼. 애들 녹음이야.”

둘은 티격태격하며 스튜디오로 돌아갔다. 그때 멀리서 차가 한 대 도착했다.

홍규헌이 내렸다.

“둘이 왜 밖에 있어? 애들 녹음은?”

“성필이가 아파서 약 사러 나왔어요.”

성필이 손혜빈에게 눈치를 주었다. 왜 굳이 말하냐는 것이었다.

“많이 아파?”

“아니요. 있을 수 있어요.”

“감기?”

“몸살 같긴 한데…….”

“근데 뭘 들어오려고 해. 옮기면 어쩌게.”

“아…… 마스크 사서 올게요.”

“차에 타. 집에 데려다줄게.”

“에이, 사장님은 들어가세요. 제가 성필이 데려다줄게요.”

“나보다 손 PD가 있는 게 더 도움 돼. 애들 잘 부탁해. 박 이사는 내가 데려다줄게.”

“사장님, 저 여기 있을 수 있어요.”

홍규헌은 성필을 노려보았다.

성필도 지지 않고…….

“타.”

“네.”

졌다.

“뒷좌석에 타서 누워.”

“아니요. 조수석에 탈게요.”

“나한테 옮기지 말라고.”

아아, 그런 뜻이…….

“몸만 늘어지지 기침은 안 나오…….”

홍규헌은 글로브 박스에서 마스크를 꺼내어 성필에게 주었다.

준비성이 말도 안 되게 철저한 사람이다.

성필의 집으로 가는 동안, 성필은 말 한마디 꺼내는 것도 허락받지 못했다.

마스크를 써도 침이 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왠지 전염병 감염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서글펐다.

“사장님이 애들 잘 좀 봐주세요.”

“나 네 집에 들어갈 건데.”

“네?”

“너 많이 아파 보여.”

“아니, 저 혼자 있어도 괜찮…….”

“열어.”

“네.”

성필은 오랜만에 여자를 집 안에 들였다.

보여주기 부끄러운 건 없었다.

“씻고 누울래 바로 누울래.”

“…….”

“하 씨, 이거 또 이상한 생각하네.”

“안 했어요. 씻고 누울게요.”

“그래라. 난 죽 만들어 놓을게.”

“사장님 요리할 수 있으세요?”

“내 집에서 자고 내가 만든 밥도 얻어먹었으면서, 그게 입에서 나올 질문이야?”

“맞다. 그랬었지.”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는데 홍규헌 덕분에 되살아났다.

성필은 옷가지와 수건을 들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뜨거운 물을 맞으니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내가 아프긴 하구나.’

다 씻고 나오니 고소한 죽 냄새가 방 안에 퍼져 있었다.

시간도 모르고 오래 씻은 모양이다.

성필은 무언가 도와줄 게 있나 보기 위해 주방으로 터덜터덜 다가갔다.

“누워.”

“네.”

주방에 얼굴을 들이밀기도 전에 홍규헌의 명령을 듣고 침대로 직행했다.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덮으니 머리가 몽롱해졌다. 눈을 잠시 감았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뜨니 홍규헌이 바로 곁에 있었다.

그녀는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성필의 머리에 놓았다.

“훨씬 낫네요.”

“푹 쉬어.”

“네, 사장님도 오늘 녹음 힘내세요.”

“내가 녹음하냐?”

“하하…….”

성필은 몇 마디 주고받다가 그대로 잠에 빠졌다.

* * *

시야가 검다.

눈을 뜨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청각은 제대로 작동한다.

“……무슨 무슨 주의라는 건 말야. 주의 앞에 붙은 글자를 가장 소중히 여긴단 뜻이야. 자유주의는 자유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민족주의는 민족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거지. 여기까지 이해했어?”

“네! 그럼 공산주의는 공산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거겠네요! 근데 공산이 뭔가요?”

“허어, 그게 그렇게 되네. 음…… 공산주의가 뭐냐면. 자, 여기 그림으로 설명해줄게. 생산수단, 생산재, 노동력이 있어. 생산수단의 내구도가 1,000이라고 하면 물품 하나를 생산할 때마다…….”

“애한테 뭘 가르치시는 거예요.”

성필이 부스스 일어났다. 머리에 붙은 수건이 툭 떨어졌다.

아직 물기도 있고 차가웠다.

간 지 얼마 안 된 것이다.

“이사님!”

홍규헌의 강의를 듣고 있던 리카가 후다닥 달려와 성필의 침대 위에 올라탔다.

리카는 아까까지 활기차게 대답했던 것과 다르게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었다.

“아프시죠? 많이 아프셨죠? 아직도 아프세요?”

성필은 자신의 이마에 손을 댔다.

열이 많이 떨어졌다.

“이제 괜찮아.”

“우소(거짓말)! 아까 쓰러진 것도 아파서 그랬던 거잖아요! 이사님 이제 저한테 거짓말 안 하기로 했잖아요! 우소츠키(거짓말쟁이)!”

“리카, 내려와.”

홍규헌이 리카의 목덜미를 잡고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리카는 침대 턱에 눈을 빼꼼 내밀고 성필을 살폈다.

“죽 먹어.”

“감사합니다.”

성필은 아기가 된 것처럼 홍규헌의 말에만 따랐다.

두 숟갈 정도 먹었을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녹음은요?!”

“끝났어.”

리카가 이곳에 있단 뜻은 최소 7시간은 지났단 것이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사장님 계속 여기 계셨어요?”

“당연히 스튜디오에 있다가 왔지.”

“사장님 녹음실 안 오셨잖아요?”

“리카. 우리 말 맞추기로 했잖아.”

“아앗?! 사장님은 스튜디오에 계셨어요!”

“됐다. 너한테 뭘 시킨 내가 잘못이지.”

“고멘나사이(죄송합니다)…….”

“사장님 진짜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뭐어, 거기 있어도 내가 뭐 했겠어. 지루해하면서 책이나 읽었겠지.”

“저희의 눈물과 땀의 투쟁이 지루한가요?!”

성필은 떨어진 수건을 집어 들고 목 근처를 톡톡 두드리며 땀을 덜어냈다.

당연하지만 몸의 땀까지 닦아주진 않았구나.

“여기서 뭐 하셨어요?”

“취조하는 거야? 내가 너한테 뭐라도 했을까 봐?”

“아뇨, 그냥 궁금해서.”

“책 읽었어. 재밌는 거 많더라.”

그럼 아까 공산주의니 뭐니 하는 건 홍규헌이 리카에게 책을 읽어줬던 것이리라.

“사장님이랑 리카 말고 다른 사람들도 왔어요?”

“하이(네)! 한 이사님이랑 혜빈 언니랑 지음 오빠랑 하양 언니랑 설하 쌤이랑 아라쨩 왔었어요.”

“그냥 다 왔다고 하면 되잖아. 넌 왜 안 갔어?”

“이사님이 아프신데 저만 편하게 있을 순 없잖아요!”

성필은 울컥거리는 것을 겨우 참았다.

어떻게 이리도 착한 아이와 만날 수 있었을까.

리카를 태어나게 해주신 그녀의 부모님께, 그리고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한다.

보답은 전 세계에 리카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할 것이다.

세상 모두는 리카의 매력을 알아야만 한다.

“리카 얘 처음 너 봤을 때 울고불고 난리 치고 장난 아니었어. 넌 잘도 안 깨더라.”

“그랬어?”

“그랬어요!”

“그렇구나.”

리카가 칭찬해달라는 듯 당당히 가슴을 폈다.

성필은 짧게 ‘고맙다’고 말했다.

“내일도 쉬어.”

“내일은 출근할 수 있어요.”

“쉬어.”

“정말이에요. 거의 다 나은 거 같아요.”

“박 이사. 일보다 건강이 중요해. 일 그까짓 거 하루 이틀 안 나올 수도 있지.”

“저한테 월급 주시는 분이 할 말은 아닌데.”

홍규헌은 픽 웃고는 성필의 이마에 살짝 손을 댔다.

아직 열이 있었다.

“우리 집안 병력이 간 질환이야. 삼촌이 회사 상무셨는데, 정말 술을 좋아하셨어. 좋아하신 건지 영업하느라 먹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본인 입으로는 계속 괜찮다고 하셨어. 그러다가 가셨지. 본인 몸 안 돌보다가.”

무거운 이야기에 성필도 쉽사리 답하지 못했다.

“너 자신을 좀 더 사랑해. 아프면 돌봐주고, 힘들어하면 얘기도 들어주고. 알겠지?”

“……네.”

“오케이. 리카, 이제 가자.”

“아타시(저)는 안 가요! 이사님 간호할 거예요!”

“박 이사.”

“리카, 어서 가. 난 네가 필요 없어.”

“손나(그런)!”

리카는 홍규헌에게 끌려갔다.

“이사님 아프시면 언제든지 전화하세요! 제가 맨발로 달려갈게요!”

절대 안 불러야겠다.

나가기 직전, 홍규헌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USB를 하나 던졌다.

“애들 녹음 끝낸 거야. 들어 봐. 네가 괜찮으면 바로 믹싱 들어갈 거야. 이제 간다. 푹 쉬어.”

방 안은 방금까지 아무도 없었단 듯 조용했다.

성필은 이불 위에 떨어진 USB를 집고 컴퓨터로 다가갔다.

연결하니 음악 파일이 하나 떴다.

헤드폰을 끼고 조용히 감상했다.

성필의 눈가가 기쁨으로 휘어졌다.

“잘했네, 다들.”

멤버들이 만든 것이다.

가로 엔터가 만든 것이다.

성필이 만든 것이다.

모두가 만들었다.

* * *

“로드매니저 뽑아야겠다.”

“벌써요?”

“저번에 너 쓰러진 거 보고 생각했거든. 내가 너희들을 너무 굴리고 있구나 싶더라.”

멤버들은 다니는 학원이 거의 겹쳤지만, 수업 시간은 제각각이었다.

각자의 수준별로 트레이닝을 받다 보니 시간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성필이나 한구인, 손혜빈은 매일 다른 시간마다 그녀들을 픽업하러 가야 했다.

세 사람도 일이 있으니, 중간에 멤버들의 픽업에 시간을 쏟는 건 고역이었다.

동선이 엇갈리는 경우도 많아서 들이는 시간은 더욱 늘어났다.

즉, 비효율적이다.

“그러니까 아예 로드매니저를 뽑자. 그건 박 이사한테 맡겨도 되지?”

“네, 뭐. 한 이사님이나 혜빈 누나도 동의한 거예요?”

“한 이사는 동의했어. 손 PD는 일 준다면서 좋아할 거 같고.”

한구인은 가로 엔터의 재정을 책임졌다.

그가 동의했다면 그도 로드매니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리라.

“알겠습니다. 제가 알아볼게요.”

성필은 사장실에서 나와 사무실 자리에 앉았다.

‘로드매니저라.’

로드매니저로 오래 버티는 사람은 드물다.

현재 가로 엔터는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아 괜찮지만, 나중에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섰다가 갑자기 로드매니저가 도망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아예 새로 구하는 것보단 아는 사람을 데려오는 게 좋겠는데. 연락 한 번씩 돌려볼까?’

아는 매니저들에게 연락해서 혹시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며칠 동안 들은 대답이라곤 ‘없다’가 전부였다.

‘그렇지. 괜찮은 사람이면 다른 기획사들이 놔줄 리가 없지.’

어쩔 수 없이 로드매니저 채용 공고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오랜만에 보는 번호가 핸드폰 액정에 떠올랐다.

‘신아름?’

석세스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다.

예전, 프로젝트 포유 촬영장으로 갔을 때 성필의 차를 얻어 타기도 했었다.

따로 연락을 올 만한 애가 아닌데.

‘설마?’

얼마 전, 프로젝트 포유가 끝나고 그룹 ‘포유’가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전생대로 포유의 멤버 중 한 명에게 학폭 논란이 터졌다.

원래 두 명이었으나, 전생엔 포유에 나가지 않았던 신아름이 데뷔조에 들면서 한 명이 밀려났다.

하지만 학폭 멤버가 둘에서 하나가 된다고 파괴력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포유는 전생과 마찬가지로 여론에 신나게 얻어맞고 있다.

‘아름이도 멀쩡하진 않겠지.’

연락 올 이유라면, 아마 상담일 것이다.

성필이 석세스 엔터를 나가고도 연락 한번 없었던 애인데 지금 연락이 온 것을 보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다.

계산을 마친 성필이 전화를 받았다.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무조건적인 존중과 수용, 진실된 반응과 공감을 보여줄 의지를 담아서.

“어, 아름아.”

[이사님 하이!]

엄청나게 활기찬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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