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44화 (44/760)

#044화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도 계속 의사의 말이 머릿속을 떠돌아다녔다.

‘영양결핍입니다.’

그 말을 하는 의사도 당황한 기색이었다.

‘노인분들이 검사받으러 오시면 열 분 중 한 분이 영양결핍을 가지고 계십니다. 젊은 분 중에서, 특히 20대 초에서는 정말 드문 일입니다.’

장하양은 근육도 지방도 적었다.

의사의 말로는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많았으리라고 한다.

성필은 옆에서 걷는 장하양을 보았다.

마냥 말라서 좋다고 생각했다.

아이돌은 카메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체중감량을 하니까.

장하양은 그런 과정이 필요 없어 보였기에 다행이라고 여겼다.

‘뭐가 다행이야.’

장하양에게는 그게 고통이었을 텐데.

‘치료법은 간단합니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골고루 잘 드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소량의 음식을 여러 번에 걸쳐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근육량이 매우 적으시니 간단하게라도 근력 운동을 병행해주세요. 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병이라 불리기에도 뭐하다. 그냥 남들이 먹는 정도로 먹으면 낫는다고 하니까.

‘집안이 가난하단 건 알았는데. 설마 밥도 잘 못 챙겨 먹고 다닐 줄이야.’

성필이 계속 바라보자, 장하양은 뭐가 좋은지 싱긋 웃었다.

“밥 잘 안 먹어?”

“아침은 안 먹고……. 요즘은 한 이사님이 챙겨주셔서 점심 저녁은 먹고 있어요.”

“회사 안 나오는 날은?”

“기억이 잘…….”

장하양의 마른 팔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다.

“배 안 고파? 뭐 먹고 갈래?”

“둘이서만요?”

“어…… 그래야겠지?”

다른 애들을 불러와서 먹을 수도 없으니.

‘나랑만 있는 게 불편한가?’

그럴 수도 있겠다.

성필도 10살 많은 직장 상사와의 식사 자리가 갑자기 생긴다면 불편해할 자신이 있었다.

굳이 나이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갑자기 홍규헌이 ‘박 이사, 나랑 밥 먹으러 갈래?’라고 물으면 ‘갑자기 왜요?’라고 답할 것이다.

“언니나 딴 애들은요?”

아, 자기만 외식하는 게 눈치 보였던 모양이구나.

“앞으로는 네 식단도 바꿀 거야. 많이 먹어야 해. 한 이사님한테 말해서…… 아니다. 다른 애들이 너 보면 상대적 박탈감 느끼겠네.”

특히 리카가 그럴 것이다.

어쩌면 격렬히 항의해올지도 몰랐다.

다른 멤버들은 소비 칼로리와 섭취 칼로리의 차이를 0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하지만 장하양은 섭취 칼로리가 +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장하양이 영양균형을 회복할 때까지는 계속 외식을 하는 게 좋아 보였다.

“앞으로는 나랑 한 이사님이 너랑 밖에 식사하러 다녀야겠다. 괜찮아?”

“좋아요.”

장하양 영양분 섭취 계획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차에 탄 뒤, 걱정되는 점을 발견했다.

성필과 한구인이 번갈아 장하양과 외식을 가면, 항상 한 명은 남는단 뜻이다.

그 남은 사람은 홍규헌과 단둘이 식사 시간을 가질 텐데…….

‘사장님이랑 무슨 말을 하지?’

성필은 여태껏 업무 외에 홍규헌과 자리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있더라도 옆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항상 한구인이 있었다.

그래서 대화하는 게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홍규헌과 둘만 있으면 어떤 식으로 대화를 풀어가야 할까.

‘아무 말도 없이 밥만 먹는 거 아니야?’

상상만 해도 숨이 턱 막힌다.

비록 나이가 비슷하더라도, 사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위압감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다.

쩔쩔매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자니, 웬일로 장하양이 말이 없단 사실을 깨달았다.

옆을 보니 병든 닭처럼 꾸벅거리는 장하양이 있었다.

‘피곤했나 보네.’

단기 트레이닝 기간에는 명확한 목표가 그녀를 각성 상태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일상이 반복될 뿐이니, 장하양은 할 때는 하고 쉴 땐 쉬는 상태로 돌아왔다.

정말 춤추고 노래할 때 빼고는 계속 졸기만 한다.

본인의 체력 이상의 일상을 계속 이어왔기에, 조금만 틈이 있어도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다.

‘응?’

장하양이 안전벨트를 안 매고 있다.

“하양아.”

“저 잠 안 잤어요.”

그녀는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고개를 들었다.

“……어, 그래. 안전벨트 매고 자.”

“헤헤, 안 잤어요.”

“자면 자는 거지 왜 안 잤다고 해.”

“진짜예요.”

“그럼 내가 무슨 말 했었는지 말해봐.”

성필은 안전벨트 매라고 하기 전까지 아무런 말도 안 했었다.

“네?”

“봐, 잤잖아. 잔다고 아무도 뭐라고 안 해. 회사까지 많이 남았으니까 눈 붙…….”

“말 안 하시고 저만 보고 계셨잖아요.”

“너 눈 감고 있던 거 아니었어?!”

“안 잤다고 했잖아요.”

뭔데.

고개 숙인 상태로 보고 있었단 뜻인가?

성필의 등으로 소름이 내달렸다.

“이사님이랑 있으면 긴장돼서 잠이 깨거든요.”

“내가 그렇게 불편하냐. 말을 하지. 다음부터는 한 이사님한테 부탁할게.”

“아하하, 그래 주실래요?”

“안 잔 거면 고개 숙이고 뭐 했어?”

“그냥요. 넋 놓고 있었어요.”

성필은 회사에 장하양을 내려주었다.

오늘은 한구인이 귀가 담당이기에, 성필의 업무는 이것으로 끝이다.

“안 들어가세요?”

“약속 있어서.”

“혜빈 언니 만나러 가시는 거예요?”

“응. 내가 말해줬었나?”

장하양은 미소만 지으면서 잘 가란 뜻으로 손을 흔들었다.

* * *

“야야! 여기야! 타!”

성필이 부끄러움에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강렬한 엔진 소음, 자랑하는 듯한 클랙슨 소리.

거기에 손혜빈의 활달한 부름까지 합쳐져서.

‘혀 깨물고 사라지고 싶다.’

주변 사람들이 손혜빈의 도발적인 붉은색 스포츠카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성필은 얼굴을 가린 채로 조수석을 향해 달렸다.

화난 듯 문을 쾅 닫고는.

“나 창피 주려고 작정했어?!”

“누나 차 뽑았다, 너를 데리러 가, 세이 호!”

손혜빈이 옛날 노래를 부르면서 더 크게 웃었다. 성필은 구시렁거리면서 안전벨트를 맸다.

그리고 의자에 몸을 눕히는 순간.

“아.”

“쩔지?”

“나도 사고 싶다…….”

“에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매니저 월급으로 언제 사? 음, 매달 100, 200씩 대출 갚으면서 살면 또 모르겠다.”

“서럽다 진짜. 이런 차는 언제 샀어?”

“2년 전인가.”

“세금은? 유지비는? 누나 돈 많아?”

“응, 많아.”

“……그거 금방 없어져. 아껴서 써.”

“내가 계획도 없이 돈 쓰고 다니겠니? 연예인 걱정은 하는 거…….”

“그래, 연예인 걱정은 안 하는 거지.”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출발했다.

‘이 누나 저번에는 평범한 차 끌고 오지 않았었나. 차가 여러 대인가 보네. 근데 고작 고기 먹으러 가면서 이런 차를…….’

성필의 착각이었다.

둘이 도착한 곳은 호텔 레스토랑이었다.

프라이베이트한 분위기의 방으로 안내받은 성필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창밖을 보았다.

서울의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져 있었다.

성필이 할 말 많은 듯이 보자, 손혜빈이 가볍게 윙크했다.

“인당 16만 원.”

“누, 누나. 설마 나한테 프로포즈할 거 아니지? 나 결혼은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

“귀엽네. 이게 연하랑 만나는 맛이지.”

“진짜 뭔데. 누나 절에라도 들어가게?”

“저번에 우리 성필이가 대견한 말 해줬잖아. 내 곡 듣고서. 나 쫌 감동받았어. 누가 내 곡 가지고 그렇게 말해주는 거 처음이었거든. 고마워서 쏜다.”

“아, 그거…….”

“무슨 거의 대중음악 평론가인 줄.”

고작 그것 때문에 이런 곳까지 데려오지는 않았으리라.

전생에서, 성필은 이 시기에 손혜빈이 모습을 감춘 이유가 그저 재충전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큰일인 게 분명했다.

요리를 즐기면서도, 손혜빈은 영양가 없는 수다만 떨었지 본론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디저트로 식혜가 나왔을 때, 웃음으로 가득했던 손혜빈의 얼굴이 변했다.

“저번에 네 회사에 들어오라고 했었잖아? 음, 네 회사는 아니지. 홍 사장님 회사에 들어오라고 했었잖아. 그거 생각해봤는데.”

성필은 자세를 바로 하고 귀를 열었다.

“좋을 거 같아.”

“어? 좋다고?”

“좋을 거 같긴 한데. 내가 일이 있어. 나도 너희 회사 연습생분들 보고 쫌 피가 끓고 그랬거든. 아, 이분들을 내 맘대로…… 아니. 그거 있잖아? 창작자로서의 그런 거?”

“알지.”

“오랜만에 앨범 만들었을 때 같은 기분 느꼈는데…….”

손혜빈이 한숨을 쉬었다.

“이거 어디 가서 말하지 마라?”

“안 말할게.”

“나 유학 가.”

“……유학?”

30대에?

“대학에? 학부생으로 가는 거야?”

“아니. 나 학사 학위 있어. 활동하면서 계속 대학 다녔었잖아.”

“그거 졸업할 생각 있던 거였어?”

“얘는 말 정말 예쁘게 한다. 그래, 할 생각 있었다. 왜. 놀라워 죽겠니?”

“와, 그걸 졸업하네.”

“어쨌거나 공부도 더 하고 싶어서.”

“그럼 누나 석사 되는 거네. 마스터 손?”

“갑자기 웬 마스터.”

“석사 학위를 마스터 디그리라고 하잖아. 박사가 Ph.D고.”

“그래? 몰랐네.”

일단 영어 실력은 없는 거 확정.

유학을 간다면 어디로 간다는 것일까?

일본에서 활동한 경력도 있으니 일본?

“러시아에 갈 거야. 전공은 무용.”

“엥? 러시아?”

“즈드라스트부이쩨(안녕하세요).”

성필은 그녀의 발음이 상상 이상으로 부드러워서 깜짝 놀랐다.

“러시아어도 학원 다니면서 배웠어. 일하면서 계속 계속. 이제 글도 좀 읽히더라고.”

“언제부터…….”

“꽤 옛날부터. 웃기지? 이 나이에.”

손혜빈은 일부러 자조했다.

비웃으라면 비웃으라는 태도였다.

서른 중반에 접어들 나이.

대학도 9년 동안 다녀서 겨우 졸업했다.

손혜빈이 선택한 전공은 무용이었다.

대중음악 댄스 가수였던 주제에 정통 무용을 배우러 유학을 가겠다니, 본인이 생각해도 웃기긴 하다.

이런 것도 늦바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

손혜빈은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대단하다.”

“말만이라도 고맙네.”

“아니, 진짜 대단한 일이잖아. 용기 낸 것도 대단하고, 러시아어 계속 배운 것도 그래. 멋지다. 나도 나중에 누나처럼 살고 싶어.”

과도하게 아부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손혜빈은 성필이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그라면 이렇게 반응해줄 줄 알았다.

알았지만, 직접 말하는 건 두려웠다. 혹시나 ‘누나 나이에 굳이 왜 그래?’란 말을 듣기라도 할까 봐.

하지만 역시 말해보길 잘했다.

“언제 가?”

“러시아에서 초청장 오면 가. 거기는 비자 받으려면 초청장 필요해. 앞으로 한두 달 뒤에는 올 거 같아.”

“그러면 이제 누나도 못 만나겠네.”

“쓸쓸해?”

“쓸쓸하지.”

“얘는. 얼마 전까지 잘 만나지도 않았으면서.”

성필의 얼굴은 정말 침울해져 있었다.

손혜빈은 식탁을 가볍게 두드렸다.

“술 마시러 가자.”

“오늘이 마지막이야? 그래서 이런 데 데려온 거야?”

“아까 뭐 들었어. 초청장 한두 달 뒤에 올 거 같다고 했잖아. 그리고 한 달 동안 너희 회사에 몇 번 갈 거야. 멤버분들 어떻게 되나 확인도 할 겸해서. 설하 씨한테도 사인해드려야지. ……아니, 얼굴 좀 펴라니까.”

손혜빈이 성필의 뺨을 잡고 당겼다.

성필이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장난스레 쳤다.

옛날이랑 비슷했다.

8년 전, 손혜빈이 회사를 옮긴다고 했을 때도 성필은 이런 얼굴이었다.

“놀러 가자.”

* * *

한 달 뒤, 가로 엔터 최초의 월간 평가가 치러진다.

그 소식을 들은 네 사람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타시(제)가 전에 있던 기획사에서는 평가마다 점수를 줬어요. 점수가 낮으면 데뷔조에서 밀려났어요…….”

리카가 오들오들 떨었다.

백설하도 그녀의 말에 동감했다.

“나 연습생 생활할 때도 애들한테 점수 매겼었어. 일정 점수 이하로 떨어지면 그냥 방출시켰어.”

조아라는 그 말을 듣고도 태평했다.

설마 자신이 떨어지겠냐는 자신감에서 나온 평온함이었다.

반면 장하양은 위가 아파져서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는 경쟁을 싫어한다.

누군가와 붙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면.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지?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지금 상황은 단기 트레이닝의 최종 평가와 다르다.

그때는 비교 대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리카, 백설하, 조아라가 장하양의 비교 대상이었다.

비록 힘을 합쳐 퍼포먼스를 완성시키는 게 목표라 해도, 그건 또 다른 경쟁이나 다름없었다.

사람이라는 벽을 뚫거나 뛰어넘어야 한다.

게다가 장하양은 자신이 다른 아이들보다 낫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 생각에 장하양은 벌써 머리가 핑핑 돌았다.

“일단 곡 들어보자.”

백설하는 아이튜브에 EMC의 oh my own을 검색해보았다.

EMC는 유명그룹이다.

그룹명을 E=MC²에서 따왔단 이유로 데뷔 초에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력이 증명되니 오히려 매력 있는 이름으로 다가와 팬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oh my own이란 곡은 처음 들어보는데.’

EMC의 타이틀곡이라면 백설하가 모를 리 없었다.

아마 수록곡일 것이다.

한참 동안 아이튜브를 둘러보던 백설하는 당황했다.

“얘들이 이거…….”

다른 멤버들도 백설하처럼 당황했다.

“무대 영상이 없는데?”

* * *

성필과 손혜빈이 사인조의 장단점에 대해 토론했던 날.

그리고 평가곡을 정했을 때.

“oh my own이 사실상 EMC의 은퇴곡이지. 가장 마지막에 발매됐고, 뮤비도 없고 음방에도 안 나왔으니까.”

“근데 이 곡 진짜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아. 이거 멤버들이 다 작곡 배우고 나서 같이 쓴 거래잖아.”

“맞아. 소속사가 밀어줬으면 차트 1위를 땄을 텐데. 궁금하네. 이거 안무는 어떤 걸까?”

“일본 콘서트 때 부르는 건 봤는데 춤은 안 추더라.”

성필과 손혜빈이 짓궂게 웃었다.

“네가 좋아할 평가곡으로는 딱이지.”

손혜빈이 처음 가로 엔터에 온 날, 그녀는 성필이 쓴 아이돌 계획서를 읽어보았다.

옛날, 홍규헌은 그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었다.

한구인은 그것을 보고 감탄했었다.

손혜빈은 그저 크게 웃었다.

‘음악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음악과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

‘음악은 인류의 사상과 감정을 담는다. 살아온 환경, 국가, 문화권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이 전체를 표현하는 게 음악이며.’

‘그 창조자인 아티스트는 상품으로서 대해지면 안 된다.’

‘우리의 아이돌이 음악에 담아야 할 건 자신만의 꿈과 생각, 사랑, 삶, 아름다움이다. 팬의 입장에서 교감하고 위로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아이돌은 삭막한 현대 사회에 인간애와 인본주의를 전파할 것이다. 메시지는 변하지 않는 트렌드다.’

요약하자면, 성필이 멤버들에게 가장 바라는 부분은…….

“oh my own은 네 사람의 케미는 당연하고. 네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아티스트로서의 창조성도 볼 수 있을 거야.”

대형 기획사들은 반드시 평가 때 창작 퍼포먼스 부분을 넣는다.

안무와 가사를 연습생의 재량대로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완성된 안무와 가사로 곡을 소화하는 건 평가 기준으로는 부족하다.

평가할 때 원본의 아우라를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완벽히 소화해도 단지 그것뿐.

연습생이 가진 매력을 온전히 나타낼 수 없다.

그렇기에 ‘창작’은 연습생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누나 귀신이야? 어떻게 내 생각을 다 맞추지?”

“내가 이 바닥에 몇 년을 있었는데 그걸 모르겠냐. 그리고 네 생각이야 내 손바닥 안이지.”

“나보다 10년은 더 산 거처럼 말하네.”

“그래서 곡은 이걸로 결정?”

“결정.”

있는 건 오직 음악뿐.

모든 퍼포먼스를 리카, 백설하, 조아라, 장하양이 생각해내야만 한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