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33화 (33/760)

#033화

장하양, 단기 연습생으로 발탁!

그 1일 차.

아이스 브레이킹 겸 연습생끼리의 친목 다지기 시간이 주어졌다.

네 사람은 연습실에 둘러앉아 자기소개했다.

이런 경우, 항상 소개가 끝난 타이밍이 문제였다. 누군가 대화를 끌지 않으면 어색한 분위기로 흐르곤 한다.

‘오늘을 위해 질문목록을 미리 준비해왔지.’

리카가 목록에 따라 자연스레 질문을 던지기 직전.

“다들 반말하나요?”

장하양이 붙임성 좋게 먼저 입을 열었다.

리카가 답했다.

“설하 언니한테는 존댓말하고요. 저랑 아라는 반말해요.”

“언니 스물한 살이라고 하셨죠? 저랑 한 살 차이시네요.”

“아, 네.”

장하양은 방실방실 웃었다.

백설하는 그녀의 의중을 짐작할 수 없었다.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니까 반말하자는 뜻인가?’

되도록 그런 사태는 피하고 싶었다.

과거 아이돌로서 활동했던 백설하는 위계의 중요성을 알았다.

보통 리더에게는 그룹 구성원에 대한 통제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그 힘은 나이에서 나온다.

반말을 허용하는 건 위계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기에, 백설하는 여태껏 반말을 허용하지 않았다.

남들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백설하는 본인이 리더가 될 것이라고 어렴풋이 짐작했다.

설령 아니더라도, 연장자로서의 의무감 때문에 멤버들을 관리하게 됐다.

“언니는 저한테 반말하세요.”

“응, 그럴게.”

리카가 타이밍을 보고 끼어들려고 할 때, 그보다 빨리 장하양이 또 질문했다.

“다들 박 이사님이 데려온 거야?”

리카는 준비해왔던 질문목록을 머릿속에서 삭제했다.

그딴 것 없이도 대화가 잘 굴러갔다.

장하양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어색함 없이 다가가는 능력이 있었다.

“나는 한의사님이 권유해서 왔어요.”

가장 먼저 답한 건 조아라였다.

“한의사님?”

“한구인 이사님이요. 한 이사님. 발음 비슷하지 않아요?”

“아아, 그래서 한의사님이구나. 재밌다! 네가 지은 거야?”

“나만 그렇게 불러요.”

“한의사님은 그렇게 불러도 별말 없으셔?”

“좋아하시던데요.”

한구인은 언뜻 차갑게 보였다.

장하양은 처음 그를 보곤 말 걸기 힘들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한의사님 보기랑 다르게 다정해요.”

성필, 홍규헌, 한구인에게 다가가기 힘든 순위를 매긴다면…….

외모로만 보자면 가장 다가가기 힘든 건 성필이었다.

대화할 때를 제외하곤 왠지 째려보는 듯한 무표정이니, 모르는 사람은 화났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 이사님이 무서운 얼굴이라고요?”

“처음 봤을 때 안 그랬어?”

“박 이사님은 웃는 상 아니신가? 친절하시구.”

조아라를 포함한 리카, 백설하도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성필이 초장부터 말랑한 모습만 보여서, 아예 친절하다는 선입견이 박혀버린 것이다.

“나는 박 이사님한테 권유받았어.”

“맞아, 설하 쌤이 진짜 레전드거든요. 영상도 있어요.”

“영상이? 누가 찍은 건데?”

한구인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촬영했던 것이었다. 백설하를 제외한 세 사람은 옹기종기 모여서 영상을 보았다.

사람들이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대낮의 길거리, 성필과 백설하가 마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아요. 그 미래에는 설하 씨가 있어요. 꼭 있어야 해요.]

[미친.]

황금보다 드문 한구인의 욕지거리에 리카와 조아라가 깔깔 웃었다.

백설하는 귀까지 붉어져서 눈을 돌렸다.

[직설적으로 말해서, 저는 설하 씨에게 반했습니다.]

[네에?!]

영상 속 백설하의 얼빠진 대답에 현실의 백설하는 아예 얼굴을 가려버렸다.

[……더 빛나고 찬란해집니다. 저와 설하 씨의 만남이 그랬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의 더 아래를 보는 것처럼…….]

[그, 그만! 그만 하세요!]

“얘들아 이제 그만 보고…….”

[맞습니다! 제발 그만하십시오!]

한구인의 절규 섞인 외침과 백설하의 만류가 겹쳤다.

조아라는 아예 드러누워서 데굴데굴 굴렀다.

[이제 그만, 됐으니까아…….]

[설하 씨. 제발, 아이돌이 돼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와, 이건 진짜 몇 번을 봐도 레전드다. 가로 엔터에 영원히 남겨서 대대손손 보여줘야 해. 어떻게 길거리에서 저런 말을 하지?”

“혼또다요(정말이야). 거의 청혼이자너.”

“그만, 제발…….”

백설하는 셋의 사이로 끼어들어 영상을 끄려고 했다.

“하양이도 이거 재미없잖아? 그치…… 이?”

장하양에게 동의를 구하던 백설하가 말을 멈췄다.

장하양은 웃음기 하나 없는 무표정이었다.

“뭐야 이게. 짜고 찍은 거지?”

“한 이사님한테 물어보세요. 구연동화 수준으로 재현해주실 거예요.”

“음, 그래도 설하 언니가 싫어하니까 앞으로는 하지 말자. 그쵸?”

“어, 응. 부끄럽지.”

“그럼 마지막은 이시카와네.”

“리카라고 불러주세요! 어디 보자, 저는…….”

“맞춰볼게. 너도 박 이사님이 권유했지?”

리카는 검지를 좌우로 까딱였다.

마치 자신은 급이 다르다는 듯한 태도였다.

“설마 사장님이?”

“제가 길거리에서 박 이사님한테 무릎 꿇고 부탁했어요.”

“박 이사님이 무릎 꿇고 부탁했다고?! 길거리에서?!”

“아뇨. 제가 했는데요.”

“……응?”

장하양이 인지부조화를 겪었다.

그러니까, 리카가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부탁했다고?

리카가 손으로 브이를 만들었다.

“도망가는 이사님을 추월해서 바로 도게자(엎드려 절하기)했어요! 제 진심을 받은 이사님은 바로 OK!”

“…….”

“그 결과 제가 여기 있죠.”

“으, 응. 대단하네.”

자랑스레 말하는 리카의 분위기에 휩쓸려, 장하양은 저도 모르게 칭찬해버렸다.

리카의 콧대가 더욱 높아졌다.

확실히 이곳에 모인 네 명 중에서는 가장 특이한 케이스였다.

“그래서 그래서, 아까부터 묻고 싶었는데.”

소강상태에 빠진 대화 속, 리카가 드디어 주도권을 쥐었다.

“언니 레아루(리얼) 예뻐요. 막 길거리에 다니면 남자들이 번호 막 물어보고 그러죠? 하루에 한 서른 번?”

“어휴. 한 백 번은 따이지.”

“에엑?!”

“자주 그러긴 해.”

“그, 그러면 그러면. 연애도…… 많이 해보셨죠?”

조아라와 리카는 귀를 쫑긋 세웠다.

18살. 한창 그런 곳에 관심이 많을 나이다.

항상 연장자의 경험을 갈구했다. 백설하는 경험이 없었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장하양이 들어옴으로써 실제 상황을 들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내 눈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별로.”

“와.”

조아라가 동경의 감정을 띠었다.

시크하고 당당하게 ‘눈에 드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는 장하양이 멋지게만 보였다.

무심코 자신도 저렇게 되고 싶단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나도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저렇게 말해야지.’

“그러면 언니는 어떤 사람이 마음이 드는데요?”

“나? 나는, 좀, 뭐라고 말해야 하나 이걸. 의지할 수 있는 사람?”

“그 느낌 알죠. 나도 연상이 좋아요. 의지할 수 있는…… 한…… 23살 24살?”

조아라의 말에 백설하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금방 실례란 것을 깨닫곤 웃음을 주워 담았다.

“아라쨩. 24살이 무슨 의지할 수 있는 나이야. 대학생이잖아. 설하 쌤도 웃었어.”

“뭐? 충분히 연상이잖아. 나랑 6살 차이인데.”

“어? 그, 그러네. 한 이사님이랑 박 이사님만 보다 보니까 나이 관념이 이상해졌나.”

“그럼 리카 넌 어떤 남자가 이상형인데.”

“첫째, 잘생김. 둘째, 성격 좋고 친절하고 나만 바라봄. 셋째, 몸 좋음.”

“너 얼빠야?”

조아라가 질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누가 얼굴만 본대?!”

“설하 쌤은 어때요? 1, 2, 3위 매기면.”

“나? 나는…… 첫째는 성격이 나랑 잘 맞으면 좋겠고. 또…….”

백설하는 부끄러운 듯 말을 더듬었다.

“자, 잘생기면 좋지 또. 그냥 나랑 성격 잘 맞으면 돼.”

“언니 그거 아세요?”

멤버들의 이상형을 찬찬히 듣던 장하양이 정말 재밌단 듯 설명을 시작했다.

“보통 이상형 순위를 매기면요, 1위랑 2위가 바뀐 거래요.”

“……응?”

“1위를 곧이곧대로 말하면 부끄러우니까 두 개 순위를 바꾼대요.”

“어? 그럼 리카랑 설하 쌤은…….”

조아라가 백설하를 보더니 어렴풋이 웃으며 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리카, 아까 얼빠라고 해서 미안.”

백설하가 고개를 푹 숙였다. 장하양이 그녀의 어깨를 쓸었다.

“잘생긴 거 좋아하는 게 당연하죠. 왜 부끄러워해요.”

“맞아요 쌤. 쌤이면 얼굴만 봐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해요.”

“…….”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말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백설하는 말이 적었다.

원래 말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으나, 왠지 대화에 끼어드는 게 힘들었다.

‘세대 차이인가?’

주제 바뀌는 속도도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었다.

“10분 남았네. 10분 뒤면 또 학원 가야 하는구나. 오시이(아쉽다).”

“근데 설하 쌤이랑 하양 언니 이름 비슷한 느낌이지 않냐?”

“앗, 맞네. 둘 다 흰색이야!”

백설하와 장하양이 서로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둘은 그다지 말을 트지 못했다.

“참고로 제 이름은 이시카와 리카입니다.”

“알아.”

“석천리화(石川梨花)야!”

“석천……?”

“돌 석. 내 천. 배나무 리. 꽃 화. 아라쨩은?”

“나는 한글 이름이야.”

“이름에 한자가 없어?”

“어. 뭐 이상해?”

“이름 뜻은?”

“‘좋아라’.”

“…….”

“뭐.”

“이름 예쁜데? 아라란 이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예쁘다고 생각했어.”

“역시 설하 쌤이다.”

다음 관심은 백설하의 이름으로 쏠렸다.

“잠만. 내가 맞춰볼게요.”

조아라는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곤 집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눈 설(雪). 그리고 아래 하(下).”

“에이, 아라쨩. 한국에서는 이름에 하(下) 안 쓴다구.”

“아래 하(下) 맞는데?”

“에엑? 혼또(진짜)? 저 방금 완전 소름 돋았는데요?”

“왜?”

“박 이사님이 설하 쌤한테 고백할 때 눈 아래의 눈은 더 밝고 하얗다거나, 그런 말 했잖아요!”

“오오.”

리카와 조아라가 닭살 돋았단 듯 팔을 빠르게 훑었다.

“진짜 소름 돋네.”

“우, 우연이겠지?”

“예상. 아저씨가 동사무소에서 언니 등본 떼서 알아봄.”

“스토킹 에바야…….”

“근데 하양 언니 이름도 나처럼 한글이에요?”

“아니, 한자야. 맞춰볼래?”

“명탐정 조아라가 맞춰볼게요.”

조아라는 고심 끝에 말했다.

“모르겠어요.”

그녀의 한자 실력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수준에서 멈추었다.

“나는 여름 하(夏)에 볕 양(陽)이야.”

“어?”

리카가 백설하와 장하양을 번갈아 보았다.

“의외로 두 분 이름이 정반대네요?”

눈 아래.

여름 햇볕.

이름 뜻을 물어보는 것으로 친목 다지기 시간도 끝났다.

장하양은 멤버들과 한 번씩 악수했다.

리카, 조아라, 그리고 마지막이 백설하였다.

그녀의 손을 맞잡은 백설하가 놀랐다.

‘차가워.’

백설하의 손이 다른 사람들보다 뜨겁기 때문일까, 장하양의 체온이 매우 낮게 느껴졌다.

“언니 잘 부탁드려요.”

“응, 나도. 잘해보자.”

* * *

토스터에서 잘 구워진 식빵이 튀어나왔다. 성필은 그것을 접시에 담았다.

뒤에서는 한구인이 샐러드를 만들고 있었다.

“사과는 제가 깎을게요.”

“죄송합니다. 의외로 샐러드가 더 오래 걸리네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사과 깎는 소리와 채소 뒤섞는 소리가 주방에 고요히 퍼져나갔다.

네 명분의 식사 준비가 끝나자 성필이 크게 박수를 쳤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리카였다.

간식 주겠단 말을 들은 강아지처럼 호다닥 달려오더니, 테이블 위에 펼쳐진 요리를 보곤 울상을 지었다.

“계란 프라이. 사과. 샐러드. 구운 식빵.”

“싫으면 먹지 마.”

“오이시소우(맛있겠다)!”

리카가 반찬 투정하는 게 하루 이틀은 아니었다.

저렇게 불평하면서도 꼭꼭 씹어 잘 먹으니, 투정은 정기 행사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다.

“리카, 다른 사람들 기다려야지.”

먼저 포크를 들려던 리카가 움찔하며 헤헤 웃었다.

얼마 후 남은 세 사람도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한구인은 화기애애하게 식사하는 네 명을 보곤 만족스레 미소 지었다.

이제 성필과 한구인도 식사를 하러 가야 했다.

“박 이사님 안 들어가십니까?”

“네. 저 아까 커피랑 빵으로 배 채웠어요. 사장님이랑 오붓하게 식사하세요.”

“오붓하게 하려고 해도 메뉴가 주먹밥입니다만…….”

성필은 2층 난간에서 네 명의 식사 모습을 관찰했다.

‘다행히 하양이가 잘 섞여드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음이 그치질 않는다.

성필이 멤버를 들일 때마다 가장 걱정하는 건 관계성이다.

아이돌로 적합한 사람을 뽑아도, 그가 원래 연습생들과 잘 섞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멤버 수가 적을 때 관계성을 잘 다져놓게 해야 후일 뒤탈이 없다.

“잘 먹었습니다.”

1층에는 넷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데도, 그녀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동시에 잘 먹었다고 말했다.

학원을 가기 전, 저마다의 길로 흩어지는 가운데 성필이 조용히 백설하를 불렀다.

백설하는 그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신같이 알아듣곤 총총 걸어왔다.

“왜 그러세요?”

“잠깐 안쪽으로 가요.”

성필은 다른 아이들에게 발견되지 않을 만한 장소로 백설하를 데려갔다.

“하양이가 다른 애들이랑 잘 어울려요?”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좋은 애일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성필을 대하는 태도도 워낙 사근사근하고 웃음기도 많았으니까.

“혹시라도 좀 불편한…… 그런 느낌 오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아시죠?”

백설하는 이미 아이돌 생활을 겪었다.

단체 생활을 해봤던 입장이니 성필의 말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아들었으리라.

백설하는 신뢰감을 주려는 듯 살포시 미소 지어 보였다.

“이사님이 어떤 부분 걱정하는지 알아요. 제가 잘해볼게요.”

“감사합니다. 시간 뺏어서 죄송해요.”

그녀는 뒤돌아 가려다가 멈칫했다.

“이사님.”

“네.”

“예전부터 계속 여쭈고 싶었는데요. 왜 저한테는 계속 존댓말 하세요?”

성필은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 입꼬리만 올렸다.

백설하는 자신이 성인이라서 성필이 존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하양이한테도 하루 만에 반말하셨잖아요.”

“설하 씨가 불편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저한테도 말 놓으시지.”

“나중에요.”

“…….”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티가 났다.

백설하는 더 묻지 않고 물러났다.

1시가 넘어서, 한구인은 장하양을 제외한 셋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네 명이 차에 타니, 원래 넓게만 느껴졌던 차 안이 좁아터질 것 같았다.

“한의사님. 셋이 있는 김에 한강 드라이빙이나 갑시다. 고고.”

“제가 아라 씨가 말씀하시면 뭐든 다 들어줄 것 같으십니까?”

“안 돼요?”

“에에, 아타시(저)도 가고 싶어요오.”

한구인이 시계를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을 켰다.

“마치고 올 때 한 바퀴 돌겠습니다.”

“이예이.”

또다시 한구인을 상대로 1승을 따낸 조아라와 리카가 기쁨을 표했다.

성필은 한구인의 차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곤 그의 뒤를 따라 차를 몰았다.

옆자리에는 장하양이 있었다.

“오늘은 네가 다닐 학원에 등록하고 간단한 테스트들도 받아볼 거야.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줘.”

“넵! 아무리 힘들어도 이 악물고 참을게요!”

차가 대로에 들어서자 장하양이 콧노래를 불렀다.

“이사님. 한 달 뒤에 저 사장님 앞에서 최종 시험 보잖아요?”

“긴장돼?”

“네. 엄청. 잠도 잘 못 자겠어요.”

“아, 경쟁이나 그런 거 싫어한댔지. 어떡하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거 있으면 말해.”

“진짜요? 그럼 보상이 있으면 의욕이 날 거 같은데.”

“보상? 뭐, 과한 거만 아니면.”

홍규헌은 리카가 들어왔을 때 축하의 의미로 회식 자리를 마련했었다.

그날은 정말 맛있는 것을 죽도록 먹었다.

반면 백설하나 조아라는 그런 이벤트를 가져보지 못했다.

‘하양이가 정식으로 들어오면 사장님께 말씀드리는 것도 좋겠네.’

“그럼 네가 좋아하는 걸로 다 같이 회식이라도…….”

“소원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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