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8화 (8/760)

#008화

리카는 즉시 전력으로 삼아도 될 만큼 탁월한 인재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었다.

리카는 테스트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가로 엔터의 셋은 남아서 논의를 이었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 아이돌 메이킹은…… 아, 일단 박 이사의 선택을 비하하려는 건 아니고. 아무튼 부정적으로는 듣지 마?”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

어차피 성필은 홍규헌이 무엇을 꼬집을지 대략 짐작하고 있었다.

“아이돌은 만드는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사람으로 하는 거잖아. KS 엔터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 원석을 넣어서 최고만을 골라낸 게 데뷔조일 거 아냐? 그럼 거기서 떨어진 이시카와는…….”

홍규헌이 애매하게 웃었다.

즉, 시스템이 똑같은데 리카가 떨어졌다면 재능이 부족한 게 아니었겠느냐.

그런 의미다.

‘사장님은 진심을 다해 최고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지.’

아이돌의 재능이란 건 확실히 존재한다.

춤과 노래는 기본이고 불확실한 영역까지 들어가자면, 사람의 시선을 끄는 포괄적인 매력까지 포함한다.

대형 기획사의 프로듀싱 담당자들은 모두 재능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리카는 최종적으로 그들에게 걸러진 것이다.

“아이돌로서 급이 떨어진단 말씀이신가요?”

한구인이 직설적으로 홍규헌의 말을 꼬집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딱히 곤란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KS 엔터 데뷔조에 비하면 무언가 부족한 면이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그럼 KS 엔터는 이시카와한테 뭐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걸까?”

데뷔조를 결정한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대답할 수 없는 문제다.

“확실히 알 수는 없죠. 정말 데뷔조로 모인 애들이 넘사벽급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컨셉이 리카랑 매치되지 않았다거나. 뭐가 됐든 리카는 놓치기 아까운 재목이에요. 사람을 돈으로 표현하고 싶진 않지만, 리카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비용을 엄청나게 절약하는 겁니다. 거의 완성된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성필은 어떻게든 리카를 변호하고자 했다.

리카가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알기 때문에 절대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나도 이시카와가 얼마나 가치 있는 애인지는 알아. KS 엔터 데뷔조에 비해 떨어지면 얼마나 떨어지겠어? 아마 그룹 컨셉에 매치되지 않았단 게 가장 타당하겠지. 그럼 말이지, 우리 회사랑 이시카와는 맞을까?”

그 질문에 문득 떠올랐다.

성필은 가로 엔터의 비전에 대해 들은 적이 없었다.

앞으로 만들 그룹은 어떤 색깔을 띨 것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어떻게 보면 가장 먼저 생각했어야 하는 건데.’

막연히 연습생을 찾고 그룹의 색을 정해도 괜찮다고 여겼다.

성필의 말이 막히자 홍규헌은 긴장 풀라는 듯 미소 지어 보였다.

“지금 당장 답을 내놓으란 건 아니야. 그냥 물어본 거지. 어차피 그룹색이란 것도 데뷔조 멤버가 전부 모여야 논의할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미리 그룹의 형태가 정해져 있으면 그것에 맞춰 연습생을 찾을 수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었다.

“이건 앞으로도 천천히, 확실하게 얘기해 나가자.”

“리카가 저희와 계약할 시점까지 준비해 놓겠습니다.”

“뭘?”

“제가 이 회사에 오기 전에 제시한 조건 있잖습니까. 프로듀싱 권한을 달라고 한 거요. 저도 백지에서 말한 건 아닙니다. 제 비전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 뭐, 그래.”

홍규헌은 선선히 그러라고 했다.

성필의 의견을 듣는다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도 아니니까.

좋은 의견이 나오면 좋은 거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물리면 그만이다.

“한 이사는 생각 있어?”

“이런 말씀 드리기 매우 힘듭니다만, 저는 아이돌이란 문화를 즐기지 못합니다.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으니, 아이돌을 구상하는 것도 불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참 격식 있게 말한다. 마땅한 안은 없단 거지?”

“예…….”

이야기가 마무리되려는 시점, 성필이 불안한 어투로 물었다.

“리카는 어떻게 할까요?”

“박 이사는 당연히 들여오고 싶겠지?”

“네. 반드시 데려와야 합니다.”

“얼만큼?”

“……네?”

“얼만큼 데려오고 싶은데?”

“으음, 많이?”

“잘 모르겠는데. 구체적으로 표현해줘.”

성필은 당황했다.

반면 홍규헌은 재미난 볼거리라도 생긴 것처럼 실실 웃었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성필은 쭈뼛쭈뼛 팔을 펼쳤다.

“이, 이만큼?”

“푸핫!”

홍규헌은 만족하며 시선을 한구인에게 돌렸다.

“한 이사는?”

“박 이사님이 괜찮다면 저도 괜찮습니다.”

“나도 찬성. 데려오자. 박 이사가 전해줘.”

“알겠습니다.”

성필은 홍규헌에게 보이지 않도록 주먹을 꾹 쥐었다.

생각보다 훨씬 쉽게 리카를 데려올 수 있었다.

무려 미래 일본 열도를 뒤흔들 대스타를!

* * *

연습생을 데려오는 건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미래에 데뷔시킬 것을 전제로 연습생에게 투자하는 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계약으로 묶이긴 했으나, 만약 연습생이 불성실하거나 도망가려고 한다면 이만저만 큰일이 아니다.

“그래서 보통은 단기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거든.”

“맞아요. 저도 KS 엔터 처음 들어갔을 때 그거 했어요. 엄청 힘들었는데.”

고3 수험생활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몇 주를 굴린다.

잠재력과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과연 연습생이 끈기가 있는가 확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너한테는 필요 없을 거 같아.”

“왜요?”

“KS 엔터에서 데뷔조 직전까지 갔다는 게 노력과 재능의 증명이나 마찬가지잖아.”

리카는 성필의 칭찬에 설핏 웃었다. 어떻게든 기쁨을 숨기려 했으나 쉽게 되지 않았다.

KS 엔터의 트레이너와 프로듀서들은 칭찬이 박했다.

아무리 잘했더라도 ‘방심하지 말라’는 어조의 설교를 항상 들었다.

“나는 리카 믿어.”

그런 리카에게 성필의 칭찬은 귀가 녹을 정도로 달콤했다.

몇 시간이고 칭찬만 들었으면 좋겠단 생각마저 들었다.

“얼마든지 믿어주세요! 저, 반드시 최고의 아이돌이 되겠습니다!”

“노력해주면 고맙지. 앞으로도 우리 잘해보자. 이게 연습생 계약서…….”

“앗, 잠깐만요!”

성필이 계약서를 내밀자 리카는 그의 손을 멈추었다.

손목을 잡아서.

성필은 떨떠름했다.

“뭐 또 왜.”

이쯤에서 짚을 건, 리카는 성필의 맞은편이 아니라 바로 옆에 앉아있단 것이었다.

카페에서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로 엔터의 응접실은 넓어서 공간은 얼마든지 있었는데도.

“이거 답해주기 전까지는 계약서 안 쓸 거예요.”

“어차피 너 혼자는 못 써. 보호자 모셔와야지. 일단 읽어보라고…….”

“안 답해주면 안 읽을 거예요.”

“그래, 물어봐. 뭔데?”

“1년 6개월 전에 저한테 갑자기 아이돌 하라고 하셨던 거요. 왜 그러셨어요?”

“말했잖아. 감 같은 거였다고.”

“그래도 구체적으로 있잖아요. 뭔가, 그런 거?”

“그런 거 뭐.”

“그냥 아무 거나요! 세상에 감만으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게 왜 듣고 싶어?”

“당연히 듣고 싶죠. 1년 6개월 만에 다시 나타나서 하는 말이 또 ‘아이돌 하라’는 사람인데. 게다가 기다렸다는 듯이 제가 데뷔조 떨어졌을 때 나타나셨구. 보통 그러나요?”

리카는 새롭게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들어간다는 게 기뻤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묘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성필이라는 존재가 그랬다.

얼마 전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스토커’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기도 했다.

‘내가 배우에 벽을 느끼고 있었을 때 갑자기 나타나고. 데뷔조에 떨어지고 나서 바로 나타나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매우 기묘했으나, 리카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건 운명이라고.

분명 하늘이 성필로 하여금 리카를 바른길로 인도해주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성필에게도 동기가 있을 것이다.

‘나를 이렇게 신경 쓰는 동기가 분명 있어. 왜 이렇게 나를…….’

리카는 성필의 입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외모.”

“……예?”

“얼굴.”

“……얼굴이요?”

리카는 아이돌 지망생이다.

그 외모는 상당히 뛰어났다. 하지만 외모로 따지면 더 뛰어난 이들도 많다.

리카는 일반적인 미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절대적인 미의 기준이 없기는 해도, 아이돌의 외모에도 틀이 있기 마련이다.

“제 얼굴만 보고 아이돌 하라고 했다구요? 그런 말이에요?”

“응.”

“우소(거짓말)!”

아이돌 중에서 흔히 비주얼 멤버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다.

예쁘고 예쁜 애들 사이에서도 빛을 발하는 아이들이다.

리카는 비주얼 멤버라 불릴 재목은 아니었다. 얼굴도 귀염상에 가까웠다.

18살인 지금도 그런데, 16살에는 더했다.

“그런 성의 없는 대답 말고요. 저도 아이돌을 목표로 하니 당연히 예쁘긴 하죠!”

“나는 자기 예쁘다고 말하는 사람 별로더라.”

“아, 그래요? 죄송합…… 아니! 저한테 아이돌 하라고 했던 이유가 ‘외모’일 리 없잖아요? 이유로 ‘외모’를 붙일 정도의 애들은……!”

“네가 어때서?”

성필이 순진무구한 어조로 묻자, 리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다음은 당황이었고, 또 그다음이 부끄러움이었다.

마치 눈앞에서 ‘너 진짜 예쁜데? 엄청 예쁜데? 너보다 예쁜 애는 없는데?’라고 들은 느낌이었다.

“너 진짜 예쁜데. 엄청 예쁜데. 너보다 예쁜 애 본 적 없는데.”

들은 느낌이 아니라 진짜 들어버렸다.

리카는 눈을 질끈 감으며 성필과 거리를 벌렸다.

“30살 아저씨한테 판에 박힌 칭찬 들어도 전혀 안 기쁘거든요! 애초에 다 거짓말이구!”

“한 번만 더 아저씨라고 하면 가만히 안 둔다.”

“다른 이유 있잖아요! 적어도 외모는 아니잖아요?! 아우라라든가 전체적인…….”

“진짜 외모야.”

리카는 미래에 얼굴 하나만으로도 온갖 CF를 따낸다. 하지만 그건 미래의 이야기다.

현재의 리카는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예쁘다’란 말보다 ‘귀엽다’란 말에 더 가깝다.

‘20살이 넘어가면 사람들이 전부 다 깜짝 놀라겠지.’

성필도 CF에서 리카를 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이니, 시간이 지나면 홍규헌과 한구인은 놀라 뒤집힐지도 모른다.

“굳이 미사여구를 붙이면, 다비드상이 들어있는 대리석을 본 미켈란젤로 같은 감정이었어.”

리카는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몰랐으나 대충 성필이 또 칭찬했다는 건 알았다.

“아…… 아! 그런 뜻이죠? 그룹 컬러를 보충하는 비주얼로 괜찮다는 거. 그런 뜻인 거 맞죠?”

“보충이 아니라, 그냥 객관적으로도 비주얼 센터로 모자람이 없는데.”

“……뭔가. 뭔가, 뭔가…….”

기분이 묘했다.

흔히 비주얼 멤버로 꼽히는 이들은 정말 예쁘다. 리카도 KS 엔터에서도 그런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예쁘단 말을 질리게 들어오며 컸던 리카조차도 ‘저 애가 더 예쁘네’라고 인정할 아이들을.

“그냥 하시는 말은 아닌 거죠?”

“내가 왜 그러겠냐.”

“…….”

리카는 그 말을 믿기로 했다.

성필이 보기에 자신이 엄청나게 아름다우며, 그 미(美)는 여타 아이들과 비교해서 우월하다는 설명을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믿으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내가 외적으로 박 이사님 이상형에 부합한단 건가……? 그런 거 맞지?’

좋게 봐주니 고맙긴 하다.

아니, 고맙기만 하다.

연습생들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는데, 바로 객관적인 외모 평가다.

회사 사람들에게 ‘넌 여기가 안 좋다’, ‘밸런스가 안 맞는다’, ‘여긴 성형해야겠다’ 이런 말을 몇 번이고 듣는다.

비하는 아니다.

그저 노래나 춤에서 안 좋은 버릇을 짚는 것과 마찬가지인 과정이다.

그렇기에 리카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외모가 뛰어나단 평가를 들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비록 성필의 평가가 주관적이라도, 기쁘지 않을 리 없었다.

“빨리 네가 데뷔했음 좋겠어. 사람들한테 보여줘서 자랑하고 싶다. 1년 전에 내가 기획사 사장이었으면 꼭 데려갔을 거야.”

다행히 리카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성필은 잘 넘겼다며 마음속으로 본인을 칭찬했다.

‘그때 내가 리카에게 굳이 아이돌을 하라고 했던 이유는 외모가 맞지만.’

성필의 속마음은 그보다 더 복잡했다.

리카는 순수함이란 단어를 몸 전체적으로 풍기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아직 세상의 바람을 맞아보지 못한 듯, 서투르게 앞을 헤쳐나가는 작은 소녀처럼 보였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직하고, 그럼에도 여린 기운은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도와주고 싶게 했다.

차분하게 대본을 훑는 눈동자는 자신의 미래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것만 같았다. 동시에 눈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가능성을 걱정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일말의 불안이 엿보였다.

그 전체적인 아우라에, 성필은 한 차례 반했다.

그것뿐이었다면 성필도 말을 걸지 않았으리라.

무엇보다 대본을 보는 모습과 대사를 입 밖에 내는 리카의 목소리에는 권태가 느껴졌다.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의심이 섞여 있던 것이다.

저 아이는 성실하며 바르고 순수할 것이다. 하지만 저대로 둔다면 무대로 향하는 여정을 그만둘 수밖에 없으리라.

도와줘야 한다.

이 세계에 흥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언젠가 저 아이의 매력이 세상 사람 모두에게 퍼질 수 있도록.

그게 텔레비전 드라마 안이든, 아이돌의 무대 위이든. 그렇게 하려면 저 권태를…….

‘그 외에도 기타 구구절절 있었지. 근데 이딴 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아마 성필이 그때 했던 생각을 그대로 들려준다면, 리카는 소름 끼쳐 하며 도망갈지도 몰랐다.

성필은 이것을 일종의 변태성이라 여겼다.

‘나 혼자 상상하고, 나 혼자 재단하고, 나 혼자 몰입하고.’

그러니 성필은 ‘외모 때문에 아이돌을 권했다.’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같이 일하게 된 게 나로서는 엄청 행복한 거야.”

“아하하…… 예, 뭐, 고마워요.”

“이제 궁금증 다 풀렸…… 방이 덥나? 히터 온도 낮출까?”

“아뇨 아뇨! 괜찮아요.”

리카는 살짝 붉어진 얼굴에 손바닥을 대어 식혔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놓인 계약서를 집고 빠르게 읽었다.

“잘 모르겠네요.”

“뒤에 표준계약서도 있으니까 둘이 비교하면서 읽어. 이상한 부분은 없지만, 그래도 꼼꼼히 보고.”

“그런데요 이사님.”

“왜? 뭐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도 있어?”

“아뇨, 그게, 헤헤.”

리카는 곤란한 듯 웃었다.

“이걸 제일 처음 말했어야 했던 거 같은데요.”

“뭔데, 빨리 말해.”

“알겠어요. 뒤로 돌아가는 것 없이 직접적으로 말할게요. 절대 은근히 숨기거나 그런 짓은 안 해요. 단도직입적으로…….”

“빨리 말하기나 해.”

“부모님이 반대하세요.”

“부모님이? 뭘?”

“제가 계속 한국에 있는 거요.”

성필은 잠시 생각이 멈췄다.

부모님이 반대한다…….

부모님이 반대한다.

부모님이 반대하면…….

“계약할 수 없는데……?”

“그게 문제예요! 제 말은 전혀 듣질 않으세요! 이사님이 어떻게 좀 해주세요!”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