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화
“성필아 그게 뭔, 하아.”
김태훈은 깊이 탄식했다.
“오늘 상열이랑 너랑 쌓인 거 풀라고 마련한 자리야. 근데 회사 그만둔다고?”
“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너 갑자기 가면 난 어쩌라고?”
“한 달 동안 인수인계는 다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후임 골라주세요.”
성필도 염치가 있었다.
그가 갑자기 나간다고 하면 석세스 엔터도 일순 마비가 올 것이다.
매니지먼트의 머리가 사라지는 것이니 당연했다.
“오늘 그 일 때문에 그래? 내가 미안했어. 일단 앉아.”
김태훈은 달래는 어조였다. 가장 안쪽의 상석에서 일어나 성필에게 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의 손목을 잡고 자리에 앉히려 했으나, 성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얘기나 나누자. 둘이 서로 오해가 있던 모양인데, 남자끼리 술 먹고 시원하게 풀자고. 응?”
성필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졌다.
10년 뒤의 마지막 기억에서도, 세 사람은 이곳에 왔었다. 그때도 김태훈은 술 먹고 풀라면서 성필을 달랬다.
그렇게 몇십 번을 넘어갔다.
돌아온 건 버려지는 결말이었다.
성필은 김태훈의 손길을 뿌리쳤다. 그러자 김태훈의 얼굴에 황당함이 깃들었다.
“고작 그거 가지고…….”
“가라고 해요.”
가만히 있던 윤상열이 끼어들었다.
그는 테이블에 올라온 과일 안주를 우걱우걱 씹으며, 무시가 가득 깃든 눈으로 성필을 응시했다.
“박성필. 너 오늘 일 때문에 그러는 거지? 대표님, 저도 저렇게 속 좁은 인간이랑은 같이 일 못 합니다. 가라고 하세요.”
“아니, 상열이 너까지…….”
김태훈은 곤란한 듯 성필과 상열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면서도 빨리 앉으라는 뜻으로 성필의 소매를 당겼다.
그로서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거기다 성필이 평소답지 않게 완강하기도 했다.
전생의 성필은 기분 상하면서도 김태훈의 말에 따랐다. 하지만 이제 성필은 달라졌다.
“저런 인간 꼴 떠는 거 한두 번 받아주면 끝도 없어요.”
“사, 상열아 그만해. 얘도 진심으로 이러는 건 아니고…….”
“에이, 진짜.”
윤상열이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 대표님이 성필이랑 친한 건 아는데요. 그래도 너무 감싸주는 거 아닙니까? 제가 애들 앞에서 개망신당했어요. 성필이가 총괄 매니저든 뭐든, 저도 총괄 프로듀서예요. 매니저 머리보다는 대우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직위든 경력이든 나이든 다 제가 높은데? 이렇게 위계가 안 잡혀서야 아래 애들이 뭘 배우겠어요?”
김태훈은 성필의 소매를 당기던 것을 멈췄다. 그리고 윤상열을 달래려는 듯 그에게로 가까이 갔다.
“내가 성필이를 감싸는 게 아니라. 그 저기, 둘이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제일 좋지.”
이건 구(舊)와 신(新)의 대결이다.
어느 쪽이 키를 잡을까 싸우는 것이다. 여기서 김태훈의 결정에 따라서 미래의 향방이 바뀐다.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화해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놔두면 쟤랑 저랑 언젠가 또 부딪쳐요. 확실하게 정해주시죠.”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 석세스 엔터 나갈 거니까요. 태훈이 형, 고마웠어요.”
성필은 문을 열었다. 그러자 김태훈이 곤란한 목소리로 잡아 세웠으나, 절박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밖으로 나가 문을 닫은 후, 성필은 그 앞에 약 1분 정도 서 있었다.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윤상열과 부딪쳤다.
하지만 김태훈은 한 번도 먼저 성필의 편을 들어준 역사가 없었다.
언제나 성필에게 먼저 굽히길 요구했다.
심지어 이번에도, 회사에서 나간다고 엄포까지 놓았음에도, 성필은 김태훈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내가 계속 참으면서 버텨봤자, 나중에는 버림받을 뿐이라 이거지.’
성필은 실소를 터뜨렸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깊게 감사했다.
미래를 보지 않았다면, 남은 인생의 대부분을 후회와 절망 속에 살아갔을 테니까.
다음 날, 성필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김태훈은 성필을 잡지 않았다.
인수인계하라는 말도 없이, 침묵으로 성필을 내보냈다.
* * *
“석세스 엔터는 완전히 관두신 건가요?”
“네. 오늘부로 완전히 백수입니다.”
“그럼…… 이제 확실히 저희 쪽으로 오신 거죠?”
성필은 대답 대신 악수를 청했다.
홍규헌이 입꼬리를 올리며 그의 손을 잡았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잘 부탁드려요, 어…… 그래. 이사로 해요. 앞으로 성필 씨는 박 이사예요.”
기획사 직원은 외부로 영업 갈 일이 많다. 그래서 본인의 직위를 더 높게 보이기 위해 팀장, 실장 등의 명칭을 사용한다.
아무리 그래도 막 입사한 사람에게 이사 명칭을 붙이는 건 너무 막 나간 게 아닐까.
“감사합니다.”
그래도 성필은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가로 엔터의 임직원은 셋이 됐다.
“중식 좋아하지? 첫날이니 좋은 거 사드릴게.”
홍규헌은 직책이 정해지자마자 말을 낮췄다.
비록 그녀가 나이는 어렸어도, 돈을 주는 상사이니 성필의 기분이 나쁠 리가 없었다.
“예, 좋아하긴 하는데.”
“왜. 오늘은 안 땡겨?”
“어떻게 아셨어요?”
“아하, 그게 궁금해?”
홍규헌은 활짝 웃더니 등을 돌렸다. 그리고 선반을 만지작거렸다.
할 말이 궁해서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한구인이 끼어들었다.
“어제 저한테 말씀해주셨잖습니까. 중식 좋아하신다고요.”
“제가 그랬던…….”
“맞아! 그거야! 박 이사가 한 이사한테 말했다면서. 그거 들은 거지. 어때, 나 기억력 엄청 좋지?”
실은 한구인의 뒷조사로 알게 된 정보였다.
홍규헌이 제대로 필터링하지 못하고 내뱉은 것에 불과했다.
그녀는 손부채를 부쳐 얼굴을 식히곤 중국집 메뉴판을 내밀었다. 성필은 떨떠름하게 그것을 받았다.
‘좋은 거 사주신다면서 배달 음식인가. 하긴, 회사 사정이 별로 안 좋댔지. 식비부터 아끼는 게 맞아.’
이사라 불리는 사람들이 좋다고 먹는 게 중국집 배달 음식이면, 이후 들어오는 직원들은 점심에 무엇을 먹게 될까.
성필은 미묘한 기분으로 간짜장을 골랐다.
“박 이사는 걸그룹이랑 보이그룹 중 어느 게 좋을 거 같아?”
셋은 같이 음식을 먹으며 처음으로 일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걸그룹이요.”
“역시, 남자는 죄다 걸그룹이라고 하는구먼. 한 이사도 그랬거든.”
“제가 남자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걸그룹이 돈이 더 적게 드니까요.”
“그건 그렇지.”
보이그룹은 팬덤 확보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래서 활동을 오래 해야 성과가 보이는 편이다. 활동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돈이 더 많이 필요하다.
홍규헌은 탕수육을 집어 먹다가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보이그룹 만들고 싶었는데…….”
그녀도 미남들과의 파이팅 넘치는 드라마를 꿈꾸었다. 하지만 첫 번째 사업의 실패로 꿈은 물거품이 됐다.
“성공하고 만들면 되죠.”
“그치? 우리 박 이사, 긍정적이어서 좋아. 자, 첫 번째 목표는 연습생이야. 어떻게 구하려고?”
가로 엔터의 인지도는 바닥 중의 바닥이다.
연습생들에게 어필할 거리가 없다.
기획사 이름을 건 오디션은 꿈도 꾸지 못한다.
물론 억지로라도 열게 된다면 연습생들이 찾아오긴 하겠으나, 수준은 장담할 수 없었다.
“연기나 보컬 아카데미에서도 월간, 주간 평가를 해요. 거기서 찾거나 아니면 댄스 대회도 있겠네요. 모델 에이전시도 있고. 지역마다 있는 미인대회도 노릴 만하죠.”
“거길 다 둘러보려면 시간 꽤 걸리겠네.”
“그렇죠.”
원래라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아는 성필에게는 그런 과정이 필요 없다.
“가장 좋은 건 대형 기획사에서 걸그룹이 데뷔하는 걸 기다리는 겁니다.”
“왜?”
“대형 기획사에는 연습생이 수십 명이나 돼요. 만약 한 그룹이 데뷔하면 나머지 연습생은…….”
“아하, 전부 나오겠구나? 다음 걸그룹은 4, 5년 뒤에 나올 테니까.”
“그렇죠. 보석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거예요. 좋은 기획사들이 채가겠지만, 저희도 기회가 있겠죠.”
성필이 노릴 건 그 보석들 중 하나였다.
잠시 눈을 감고 미래의 기억을 떠올렸다.
분홍색의 배경, 흩날리는 벚꽃, 그 사이를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걸어간다.
카메라는 그녀의 발이나 옆얼굴, 어깨 등 부분만을 비춘다.
그리고 연분홍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클로즈업하고, 벚꽃 나무 아래의 그녀를 보여준다.
마지막 순간, 그녀의 얼굴이 카메라에 비친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혹은 선녀와도 비교할 수 있는 미모.
그런 그녀가 짧게 말한다.
“사쿠라바나(벚꽃).”
일본 유명 화장품 회사의 계절 브랜드.
그 CF 하나로 일본 아이돌계의 전설로 등극한 아이가, 현재 한국의 아이돌 연습생으로 지내고 있다.
왜 아이돌계의 전설이냐고 불리느냐.
‘예뻐서.’
정말 말도 안 되게 예쁘다.
* * *
이시카와 리카.
그녀는 일생일대의 기회 앞에 서 있었다.
슬슬 시동 준비에 들어간 KS 엔터의 차세대 걸그룹. 그 데뷔조의 아슬아슬한 합격선에 걸쳐 있는 리카였다.
매시간 매분을 연습에 쏟아도 모자란다.
‘나, 재능 있을지도?’
연습생으로 지낸 지 어언 1년 6개월.
만약 지금 데뷔조로 발탁된다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도 매우 적은 기간이다.
그렇게 적은 기간임에도, 리카는 데뷔조로 들어갈 역량을 충실히 쌓아왔다.
재능의 증명이나 다름없다.
리카는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했던 순간을 되짚었다.
‘넌 배우보다 아이돌이 어울리겠다.’
한류 연예인을 동경해서 한국어를 1년 만에 독학한 리카였다.
중학교만 졸업하고 한국으로 와 연기자를 준비했으나, 그 말에 인생 전체가 뒤틀리고 말았다.
아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할 수 있으리라.
‘그분은 어떻게 지내려나.’
리카에게는 꿈이 있었다.
언젠가 그 사람을 다시 만나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 덕에 아이돌이 되려고 했어요! 고마워요!”
하지만 꽤 옛날 일이고, 지금은 얼굴도 가물가물했다.
어딘가의 매니저인 듯했으나, 제대로 마음먹어도 찾지 못할 확률이 더욱 높았다.
“……흠, 딱히 상관없나.”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감사 인사를 하겠으나, 아직 데뷔조에도 속하지 못한 리카가 걱정할 거리는 아니었다.
“데뷔조를 발표하겠다. 모두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고, 다들 충분한 자격이 있단 것만 알아둬라. 떨어졌다고 빛나지 않는 건 아니야.”
데뷔조가 발표됐다.
“꺄아아아악!”
리카는 자신이 속하지 않은 것을 듣곤 그 자리에서 혼절했다.
병원에서 일어나자 의사가 반겨주었다.
“코코와 도코데스카?”
“아, hospital.”
“하스피타루?”
“병원이요.”
“제가 쓰러졌었나요?”
“예. 갑작스런 쇼크에 정신을 잃으셨습니다.”
“네? 쇼크요? 제가요? 왜요? 병이라도 있나요?”
“그게, 데뷔조…….”
“꺄아아아아아악!”
다시 혼절했다.
다음 날, 리카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아니, 실제로 무너졌다.
옛날에 남동생이 추천해준 소설이 생각났다.
뭔 이세계의 존재가 지구를 침략해서 싸운다는 거였나. 차라리 세상이 그 꼴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난 김에 사서 읽었다.
“흐헤헤, 잼땅.”
현실 도피 하는 데는 이만한 게 또 없었다.
“이, 이럴 때가 아니지!”
데뷔조 발표가 끝난 뒤, 슬슬 KS 엔터에서 나가는 여자 연습생이 늘었다.
기다려도 다음 그룹이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설령 그때까지 남아있더라도, 나이가 많아져 데뷔조에 들 확률은 0에 가깝다.
리카는 평소 친했던 언니를 붙잡았다.
“언니! 언니가 가면 저는 어떡해요?!”
“내가 여기 남으면 나는 어떡하니? 내가 좀 묻자. 응? 나는 어떡하면 좋냐구!”
언니가 울었다.
리카는 당황하며 그녀를 달랬다.
“잘 될 거예요. 다른 데서 스카웃 제안도 오셨다면서요.”
“으응…… 고마워 리카…….”
그녀가 떠나갔다.
리카는 불현듯 떠올렸다.
‘나한테는 아무도 스카웃 제안 같은 거 안 해줬는데…….’
한국에 온 지 어언 2년.
리카는 겨울 바람에 떨며 코를 훌쩍였다.
부모님이 없는 땅에서, 그녀는 오랜만에 외로움을 느꼈다.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미래에는 안개가 꼈다.
“고향으로 돌아갈까…….”
* * *
성필은 한구인을 조수석에 태우고 KS 엔터 건물을 향해 갔다. 그리고 연습생들이 퇴근할 때 쓰는 문 근처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박 이사님. 이거 범죄 아닙니까?”
“왜요. 저희가 뭐 했어요?”
“그건 아니지만…….”
“마음에 걸리시면 저 혼자 해도 돼요.”
“아, 그런 게 아니에요. 후우.”
한구인은 상당히 떨리는 듯했다.
건장한 남자 둘이서 십 대 소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니, 타인이 보면 이상할 만도 하다.
“뭔가 탐정 같아서 두근거리네요.”
“…….”
실제로 한구인은 얼굴이 살짝 상기돼서는 범죄자처럼 창밖을 힐끔거렸다.
성필은 그의 기괴한 말을 흘려 넘기곤, 리카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사쿠라바나. 그 광고 보고 엄청 놀랐었지.’
2년 전.
성필은 리카를 만난 적이 있다.
석세스 엔터 소속 배우를 데리고 오디션장에 갔는데, 아무리 봐도 아이돌을 해야 할 아이가 있던 것이다.
그래서 ‘아이돌 해도 되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여러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석세스 엔터로 데려갔으면…… 아니. 안 데려간 게 오히려 나았지. KS 엔터란 대형 기획사 연습생으로 뽑히기도 했고.’
한구인의 간헐적인 숨소리를 듣고 있자니 해가 금세 졌다. 그리고 리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헐렁한 옷으로 몸을 가렸지만, 성필의 예리한 눈은 비껴가지 못했다.
성필은 문을 벌컥 열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가로 엔터…….”
“에에에에엣?! 키미(당신)!”
리카가 성필에게 삿대질했다.
“아, 저 기억하시는…….”
리카의 가슴속에 분노가 끓어올랐다.
‘나를 아이돌의 길에 들어서게 해놓고서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어? 누구는 데뷔조 떨어져서 죽고 싶은데! 이런 배은망덕한 사람이 다 있나!’
며칠 전 소설에서 읽었던 주인공처럼 분노의 힘으로 각성할 것만 같았다.
리카는 ‘왜 나한테 아이돌 하라고 했어!’라며, 부조리한 분노를 터뜨리려 했다.
“저 데뷔조 떨어졌어요오오오오오!”
하지만 나온 건 끈적한 울음이었다.
리카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펑펑 터뜨렸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슬픔이, 성필을 보자마자 폭발한 것이다.
곧이어 한구인도 성필의 곁으로 다가왔다.
한구인은 무릎 꿇고 우는 리카를 보자 성필을 경멸의 눈으로 흘겼다.
“아, 아니야.”
근처의 행인들도 성필을 주목했다.
“아, 아니라고! 내가 안 했어!”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요!”
“아니야아아!”
성필은 자신의 바짓자락을 쥔 리카의 손길을 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