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화
“…….”
욕먹었다.
항상 싱글벙글 웃고 다니는 김태훈 대표에게, 아주 죽도록 깨졌다.
당연했다.
부대표인 윤상열을 발로 걷어찼으니까.
부하 직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하기엔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
‘후회할 미래를 보고도 할 수밖에 없었어.’
윤상열은 평소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연한 듯이 성필에게 피해를 주고는 흡연장으로 데려가서.
“형이 미안하다.”
라며 어깨를 몇 번 두드리던가.
“야, 형이 하는 건데 왜 그래? 인상 좀 펴라니까?”
라며 은근히 위협하거나.
“하아, 참나. 계속 봐주니까 내가 뭐 별 걸로 보이지도 않나 보네?”
라며 대놓고 위협하기도 했다.
더 열이 뻗치는 건,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진단 것이었다.
직급이 같아서 그런지 둘은 부딪치는 부분도 많았다. 회사에 먼저 들어온 건 성필이지만, 윤상열이 연장자였다.
당연히 성필도 화가 나서 윤상열과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외부에서 오신 대단한 분이라 이거지?’
10년 정도 전, 돌연 3대 기획사 프로듀서에서 석세스 엔터로 온 게 윤상열이었다.
당연히 김태훈 대표는 양팔을 벌려 반겼다.
성필도 처음에는 그를 좋아했다. 윤상열이 사사건건 간섭하기 직전까지.
‘아주 여기가 자기 회사인 줄 알지?’
김태훈 대표도 윤상열의 유명세, 그리고 그가 연장자란 이유로 성필에게 양보를 강요했다.
개국 공신인 성필 입장에서는 돌아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술자리에서 몇 번이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하아, 뭐 어쩌겠어.”
윤상열이 아무리 밉더라도, 석세스 엔터에 있는 이상은 한 식구다.
비록 그를 발로 차버리긴 했으나, 그것은 우발적인 행동에 가까웠다.
10년 넘게 쌓였던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한 것이다.
진작 치고받고 싸우며 풀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오늘 태훈 형, 윤상열이랑 같이 술 마시기로 했지.’
성필도 김태훈에게 쌓였던 것을 전부 털어놓았다. 김태훈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사람 말을 아주 잘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 결과, 오늘 술자리를 가져서 안 좋은 건 전부 토해내고 화해하기로 했다.
‘그래, 술만 한 게 또 있냐.’
성필은 연습실이 모인 층으로 갔다.
지금 시간이면 연습생들이 한창 레슨받고 있을 때였다.
‘데뷔조도 가닥이 거의 잡혔어. 여기서 놔주기는 진짜 너무 아까운데.’
성필은 소유욕이 컸다.
뭐든 쥐면 웬만해서는 놓고 싶지 않았다. 그런 성정이었기에 악착같이 이 업계에서 버틴 것이다.
아니었으면 매니저 1개월 차에 당장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으리라.
성필이 한 연습실로 들어갔다.
연습생의 춤을 보던 트레이너가 일어나 인사하려 하자, 성필이 손을 저어 앉혔다.
“어때요?”
“개발부 분들 의견도 거의 다 모였어요. 월말 평가 한두 번 하면 결론까지 나올 거예요.”
“잘됐네요.”
“트레이닝 잠깐 멈출까요? 애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아니요. 그냥 보러 온 겁니다.”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전에는 연습생들을 보면 텅텅 빈 배마저 불러왔는데, 지금은 벌레라도 삼킨 듯했다.
‘윤상열 그 인간한테 넘어가서 그런가.’
자신의 것이 아니니까 어떻게 되든 상관없단 느낌이 확 들었다.
성필은 춤추는 연습생들을 유심히 살폈다.
하나하나가 보석 같았다.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감탄하고 엄지를 추켜 세워줄 것이다. 그런데 저 보석을 자신이 깎을 수 없게 됐다.
위가 쓰렸다.
트레이너는 박수 치며 시간이 다 됐음을 선언했다. 그러자 연습생들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합을 맞춰 성필에게 인사했다.
“응, 그래. 수고한다.”
그녀들의 눈에 성필은 신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이번에 데뷔할 멤버를 정하는 것이니까.
어떻게든 성필의 눈에 들고픈 아이들이 많았다.
“나 프로젝트 안 맡게 됐다. 윤상열 부대표가 맡을 거야. 앞으로는 복도에서 나 봐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안 달려와도 된다.”
성필은 그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충격적인 선언이었으며, 연습생들이 뭐라 응답할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반응은 괜찮았다.
“윤상열 부대표님이면 그분이시지?”
“응. 착한 부대표님.”
연습생들 사이에서 윤상열은 착한 부대표로 불렸다.
역으로 성필은 화난 부대표로 불렸다.
소속 연예인들에게 듣기로, 성필은 성질이 매우 고약하다고 했다.
“좀 다행이다…….”
성필은 어느 연습생이든 편애하지 않았다.
만나면 ‘응, 그래’라며 빠르게 자리를 피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누가 더 성필에게 총애를 받으니 아니니, 그런 구설수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
성필의 의도도 모르고, 연습생들은 그를 그저 ‘화난 부대표님’이라고 부르며 어려워할 뿐이었다.
* * *
대표 김태훈, 윤상열, 성필은 고급 중식집을 찾았다.
주문을 마치자 종업원이 공손히 문을 닫고 나갔다.
김태훈이 어색하게 웃었으며, 윤상열과 성필은 먼저 사과하지 않으려는 듯 시선조차 주고받지 않았다.
“성필아.”
김태훈이 성필에게 눈짓했다.
‘또 나부터냐.’
하긴, 성필이 먼저 잘못하긴 했다.
다짜고짜 발길질을 날렸으니까.
성필은 무릎 위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형.”
그제야 윤상열도 조금 누그러졌다.
“사람 쳐놓고서 말이 물처럼 나오네. 더 붙일 수는 없냐?”
“미안하게 됐습니다. 어디 다친 덴 없고요?”
“에헤이, 성필아.”
성필이 비꼬는 말투를 취하자 김태훈이 재빨리 말렸다.
“……진짜 미안해요. 그때는 저도 열이 너무 받아서요. 아니, 열 받는다고 사람 쳐도 된단 건 아니지만. 거 뭐냐, 하아.”
성필은 본인의 감정을 쉽게 묘사할 수 없었다.
그러려면 윤상열에게 품었던 사사로운 앙심을 전부 말해야 한다.
그랬다간 사과가 아니라 싸우러 온 사람처럼 보일 터였다.
“진짜 죄송합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요.”
윤상열은 그를 물끄러미 보더니, 방금 온 꿔추이주를 따서 잔에 따라주었다.
“알지. 너 말주변 더럽게 없는 거. 이거 받고 화 풀어라.”
“예.”
김태훈은 흡족하게 둘이 잔을 나누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 대표님 먼저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아냐 아냐. 내가 언제 그런 거 신경 썼다고.”
음식이 나오고 술이 몇 잔 돌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싸웠어도 셋은 석세스 엔터의 핵심 경영진이다. 술로 나눌 말도 많았고, 웃을 일은 더욱 많았다.
성필도 얼굴이 불콰해져서, ‘내가 오늘 왜 이 형을 때렸더라?’라고 생각할 정도까지 됐다.
술만 먹으면 원한을 잊는 버릇이었다.
김태훈과 윤상열도 그것을 알아서 일부러 술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어으, 배부르다. 우리 2차 갈까?”
김태훈이 술잔을 꺾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윤상열은 좋다며 박수를 쳤으나, 성필은 아니었다.
“뭔 2차예요. 사모님한테 안 미안해요?”
“좋은 날인데 초 좀 치지 마라. 사업하다 보면 갈 수도 있는 거지. 그리고 내 안 사람도 매주 등산회 가거든. 맨날 꽐라 돼서 돌아와.”
“와, 괜찮으세요?”
“20년 사니까 그럭저럭 괜찮더라. 평생 한 곳에 묶일 수만은 없잖아. 자식들만 잘 크게 하면 되지.”
“하모 하모!”
“미친…….”
성필은 어지러운 머리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걷는지 기는지, 뛰는지 차를 탔는지도 몰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룸 안이었다.
“아, 언제 온 거야 여긴.”
“이 새끼는 방금까지 웃다가 뭔 소리야. 술 너무 과하게 먹은 거 아녀?”
“그른가…….”
성필은 마른세수를 했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썼다.
김태훈이 일장연설을 하는 중이었다.
“우리 회사가 처음에는 좀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주 잘 나간다 이거야. 전부 성필이랑 상열이 덕분이지. 둘 다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평생 이렇게 잘해나가자.”
“당연하죠.”
“성필이도 상열이한테 쌓인 거 전부 털어.”
“어음…… 제가 그런 거까지 말했나요?”
“야 임마.”
윤상열이 장난스레 성필의 어깨를 때렸다.
“내 이름에 시발, 개, 소, 말 온갖 동물은 다 들어갔다. 그거 듣고 참은 내가 부처지.”
웃음소리가 룸을 울렸다.
성필은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다들 웃으니 따라 웃었다.
“앞으로도 우리 셋이서 잘해보자.”
기분이 좋았다.
‘그래, 대표님도 다음 데뷔시킬 아이돌은 나한테 맡겨주신다고 했잖아. 윤상열도 나한테 섭섭한 거 많이 들었으니 앞으로는 자제하겠지.’
성필은 미래를 낙관적으로 그렸다.
머리가 핑핑 돌았다.
당장이라도 잠이 쏟아질 듯했다.
* * *
“……민규냐.”
문을 열자 민규가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20대 초중반일 그는 어느새 나이가 꽤 들어 보였다.
“왜 왔어. 너도 다른 놈들처럼 나한테 욕 박고 가려고?”
성필은 날이 잔뜩 서 있었다.
문밖에서 들어오는 겨울바람 때문인지도 몰랐다. 민규는 꼿꼿이 서서 절대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그래 임마. 욕해라. 욕 시원하게 하고 가.”
“……안 그럴 거 알잖아요.”
“그럼 왜 왔어?”
“그냥 근처에 온 김에 형 얼굴이라도 보려고요.”
성필은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너 아직도 김태훈 밑에 있지?”
“……네.”
“안타깝다. 거기 나오고 나서 찾아와. 그럼 나도 대접해줄 테니까.”
문이 닫히려는 찰나, 민규가 종이백을 내밀었다.
“선물 사왔…….”
“내가 그딴 선물이나 받게 생겼어?!”
성필이 거칠게 민규의 손을 쳐냈다.
시야가 흐려졌다.
우는 것이다.
“날 헌신짝처럼 버린 놈들이야! 넌 그런 놈들 밑에 있고! 내가,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그래, 어차피 나야 대체 가능한 관리자였다 이거지? 그래서 나한테 끝까지 키를 안 넘긴 거야. 괜히 성공작들 만들어 놨다간, 나중에 밀어내기 더 힘들었을 테니까.”
“…….”
“내 손으로 뭐든 해야 했는데……. 그냥 남들이 만든 걸 받아먹을 게 아니라…… 뭐든 만들었어야 했어…….”
시야가 아래로 내려왔다.
보이는 건 민규의 신발이었다.
눈물이 계속 나와서 모든 게 흐려졌다. 민규가 다정에게 성필의 등을 쓸었다.
“남들은 형 욕하고 그랬을지 몰라도, 저는 안 그래요. 저한테 이 길을 알려준 것도 형이고, 지금 와서 보면 형이 나쁜 말 한 게 없었어요. 정해진 휴가 안 지켜준 거 빼고요.”
성필이 가볍게 웃었다.
“그걸 아직도 기억하냐.”
“그것만 기억하는 게 다행이죠.”
“…….”
“…….”
“나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가지?”
“……네.”
“그렇겠지. 그래, 그런 거야.”
어차피 나도, 아무리 높이 올라가봤자 좀 높은 매니저일 뿐이었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 * *
잠이 달아났다.
성필이 몸을 크게 들썩이자 잠깐 침묵이 찾아왔으나, 곧이어 웃음이 휘몰아쳤다.
“피곤하면 집에 가서 자!”
“성필이 때문에 분위기 다 망쳤다. 얘 좀 태워서 보내. 너 많이 취했지?”
현재 성필의 정신은 더 없을 정도로 또렷했다.
그는 김태훈 대표, 윤상열 부대표를 눈에 담았다. 그리고 아까 꾸었던 꿈을 되새겼다.
아니, 꿈이 아니라 미래였다.
‘민규의 외모로 파악하면 10년? 아무튼 엄청나게 먼 미래야.’
지금까지는 후회할 미래를 보아 봤자 고작 6개월 정도가 최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10년 뒤까지 보았다.
뭔가 달랐다.
혼란스러웠지만 짚이는 부분은 있었다.
‘내가…… 말도 안 되게 후회할 거라는 거?’
무엇을?
‘설마 나, 이 회사에서 나갈 때까지 프로듀싱 한 번 못 해보는 거야?’
성필은 다시 김태훈을 보았다.
인자하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웃음 아래 칼날을 숨기고 있는 듯했다.
성필 자신이 어떻게 그토록 몰락했는지 과정은 몰랐으나, 결과만은 뼈가 시리도록 알 수 있었다.
“예, 많이 취한 거 같네요.”
이 감정을 고이 모셔둘 필요가 있었다.
언제든지 꺼내서 기억할 수 있도록.
‘어차피 아무리 높아져봤자 고작 매니저. 미래의 나는 그걸 후회했어. 그렇다면…….’
프로듀서가 되어야 한다.
남의 것을 관리하는 게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들어야만 한다.
그 창조력이 성필의 힘이 될 것이다.
“저 이만…….”
분노를 마음에 품고 일어나려는 찰나, 몸의 감각이 뒤틀렸다.
비틀거리며 다시 자리에 앉자 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성필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분명 정신은 말짱한데 몸만 이상하다.
“아, 확실히 너무 많이…….”
* * *
“……마셨네?”
성필은 화들짝 놀랐다. 갑자기 눈앞의 광경이 확 달라진 것이다.
은은한 조명이 흘러나오던 룸이 아니었다.
밝은 형광등이 천장 곳곳에 박혀 있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뭘…… 마십니까?”
바로 앞에서 처음 들어보는 남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성필은 두리번거리던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와, 뭐야. 배우처럼 생겼네. 앉은키 보니까 비율도 좋은 것 같고. 눈매는 또 뭐야. 엄청 순순해 보이네. 청춘 드라마 주연 맡으면 잘 나가겠다. 이거 카메라 앞에 한 번 세워보고…….’
싶지만, 성필은 먼저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현재 장소는 카페다. 그런데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남자는 성필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어색하게 웃었다. 그가 다시 말을 걸려던 때, 성필은 벌떡 일어났다.
“저 잠시 화장실 좀.”
설마 이것도 미래를 보는 걸까.
하지만 그것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보았다.
“어?”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10년은 젊어져 있었다.
깜짝 놀라서 핸드폰으로 날짜를 확인했다.
“미친.”
10년가량 과거로 돌아왔다.
‘과거로 돌아와?’
그런 게 가능한 걸까?
‘미래도 보는데 과거로는 못 돌아올까.’
성필이 ‘후회할 미래를 보는 힘’을 깨달았을 적, 그는 자신과 비슷한 능력이 주제인 드라마와 영화, 소설을 섭렵했다.
그래서 회귀라는 것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있었다.
덕분에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태도를 가지게 됐다.
귀신? 있을 수도 있지.
초능력? 당연히 있지!
“생생한 거 보니까 현실이 맞는데.”
미래를 보는 것 외에 또 다른 능력이 있단 건 흥미로운 연구주제였다.
하지만 지금 길게 생각할 것은 아니었다.
성필은 세수한 뒤 자리로 돌아왔다.
조금이나마 정리된 머리가 눈앞의 남자가 누구인지 찾아냈다.
“아.”
알겠다.
왜 하필 10년 전으로 돌아왔는지.
성필의 능력은 ‘후회할 미래를 보는 것’이다. 미래의 마지막, 성필은 최종적으로 절망에 가까울 정도로 후회하는 풍경을 보았다.
그리고 이 능력이 발동하는 조건은 그런 미래가 펼쳐질 수 있는 ‘분기점’에 서 있는 것이다.
만약 회귀하는 능력이 있다면, 그 시점도 성필이 후회할 ‘분기점’일 확률이 높았다.
그것도 선택을 잘못했을 때 엄청나게 후회할 순간으로.
“갑작스런 이야기라서 혼란스러우실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남자는 나긋나긋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저희는 성필 님이 꼭 필요합니다. 부디 가로 엔터테인먼트의 총괄 매니저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성필은 미래를 떠올렸다.
‘내가 여기서 했던 답은 아마.’
안 됩니다.
저는 석세스 엔터테인먼트가 생길 때부터 있었고, 태훈이 형을 배신할 수도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랬던가.’
성필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바로 이 자리에서 회귀했다는 것은, 지금이 분기점이란 소리였다.
성필은 최후의 순간, 자신이 느꼈던 통한을 가슴 깊숙이 담아두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미래를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