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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가의 소드마스터-286화 (286/446)

286화

오시리스 백작령이 습격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레이는 잠시 흥분했지만 이내 호흡을 고르며 평정을 되찾았다.

제국이 작정하고 잔뜩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병력이 제국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적들이 아무리 대단한 수단을 사용했다고 해도 습격에 참여한 인원은 소수일 게 분명했다.

해안을 통해 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예 예상 못한 상황은 아니었고, 그렇기에 대비 또한 되어 있었다.

지미, 울트, 그리고 루나.

셋 모두 아군에게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고위 전력이었다.

적들이 웬만큼 준비해왔다고 해도 세 사람이 동시에 나선다면 패퇴를 면하기 힘들 터였다.

"..."

어쩌면, 오시리스 백작령을 습격한 것이 양동일지도 몰랐다.

도리어 그쪽이 더 그럴듯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레이는 방어선의 병력을 차출하라 요구했다.

사실 레이로서는 많이 부담 가는 요구이긴 했으나, 일이 꼬이면 그때 가서 개고생을 해서라도 뒤처리를 할 생각이었다.

설령 얄팍한 양동이라 하더라도 레이에겐 자기 사람이 있는 오시리스 백작령 쪽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 후 레이는 만약을 위해 소수의 템플러와 사제직을 겸하고 있는 치료사를 대동하고 오시리스 백작령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말을 타고 갔다.

헌데 오시리스 백작령에 가까워졌을 때 강대한 마나의 파동이 피부를 훑고 지나갔다.

어지간한 고위마법을 다발로 쏟아부어야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레이는 표정을 굳힌 채 아티펙트의 기능을 개방시켰다.

"바로 쫓아와."

레이는 그리 명령하고 대답을 듣지도 않고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드래곤하트가 삽입된 아티펙트의 동력을 추력으로 전환한 레이가 오시리스 백작령을 향해 가속했다.

콰앙!!

시야에 비치는 풍경이 일그러진다.

애초에 엑스퍼트 급 기사만 되어도 체력 탓에 몸을 사릴 뿐이지, 맨몸으로도 말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아티펙트까지 사용한 레이의 속도는 범인의 눈에는 제대로 잡히지도 않았다.

쿠웅!!

삽시간에 오시리스 백작령에 진입한 레이가 거대한 마나의 파동이 터져 나왔던 근원지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헌데 해안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원래는 그냥 지나치려 했다.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기에 울고 있는 아이를 챙길 시간과 여유 따위가 없었다. 헌데 울음 소리가 묘하게 익숙했다.

고개를 돌리자, 레이는 홀로 울고 있는 레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체 왜... '혼자' 울고 있지?

레이는 레아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게 불안하게 다가왔다.

아무리 상황이 급박했더라도 누군가는 레아의 곁을 지키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레이는 그렇게 물었다.

"왜, 여기서 혼자 울고 있어."

레아가 원하는 답을 해주지 않자 레이가 재차 물었다.

"왜 혼자 있냐니까."

엉망진창이 된 몰골로 나타난 동생에게 묻는 것 치고 레이의 목소리는 참 차가웠다.

허나 레아는 거기까지는 알아채지 못하고 레이에게 달려들어 서럽게 울었다.

레이는 다른 것보다도 레아의 감정이 너무 격해지면 용혈이 발현될까 걱정되어 우선 레아를 달래주었다.

레이가 토닥여주자 간신히 조금 진정한 레아가 카렌을 입에 담았다.

"카렌 언니 다쳤는데에... 저기 있는데에... 나만 먼저 가라고...!"

레이는 레아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제야 레이는 레아를 가장 마지막에 돌보았던 보호자가 카렌이었음을 깨달았다.

뭐라 형용키 힘든 아찔함이 레이를 잠시 침묵시켰다.

그때 뒤떨어져 있던 템플러들이 치료사를 등에 업고 도착했다.

레이가 먼저 달려가자 마찬가지로 말에서 내려 달려온 모양이었다.

정신을 차린 레이는 그들에게 짧게 명령했다.

"따라와."

레이는 잿더미가 흩날리는 공간으로 들어섰다.

안겨 있던 레아는 잿더미 위가 방금까지 자신이 서 있던 장소였음을 깨닫고 재차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레이는 이 잿더미 속에서 카렌을 어찌 찾아야 하나 잠시 혼란스러워졌다.

살아있다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살아만 있다면, 말이다.

레이는 숨을 짧게 몰아쉬며 감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감각을 날카롭게 세워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대체 어찌 해야 할지, 레이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걸 생각하니 그냥 메스꺼움만 치솟았다.

그때.

저 너머에서 미약한 마나의 파동이 느껴졌다.

레이는 곧장 뛰어갔다.

레이는 발걸음을 빨리 해야할지 느리게 해야할지 잘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잿더미의 잔열이 휘몰아치는 그곳에서.

레이는 푸른 방벽에 휩싸인 카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카렌!!!"

카각!!!

레이는 레아를 내려놓고 곧장 검 자루로 방벽을 내려쳐 깨부쉈다.

템플러들과 치료사들은 격정을 토해내는 레이를 보고 눈치껏 달려와서 쓰러져 있는 카렌에게 들러붙었다.

레이는 차갑게 식어있는 카렌의 안색을 보고 곧장 품에서 단검을 뽑아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템플러가 깜짝 놀라 레이를 말렸다.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레이가 뽑아낸 건 보나마나 성물에 가까운 물건일 터다.

앞뒤 없이 그런 물건을 사용한다면... 물론 살아나긴 하겠지만.

부작용이나 효율 따위도 고려해야 했다.

레이가 자신을 말리는 템플러를 섬찟한 눈으로 돌아보는데 카렌에게 붙어있던 치료사가 얼른 외쳤다.

"거,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살릴 수 있습니다!"

"...장담할 수 있나?"

"추, 출혈이 심각하긴 하지만 큰 상처는 지혈되어 있습니다. 자상 또한 다행히도 치명적인 장기는 비껴가 있습니다."

"그래서 살릴 수 있냐고?"

"시, 시간이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으나... 이제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살릴 수 있습니다!"

치료사는 자신이 있는지 꽤나 단정적으로 답했다.

다른 치료사들 또한 납득하는 기색이었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었다면 그런 태도는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성직자이기도한 치료사들은 곧장 신성력을 쏟아부으며 상처 부위를 더 자세히 살폈다.

레아는 카렌이 죽은 듯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또 엉엉 울기 시작했다.

"어으애앵...!"

"..."

레이는 뒤늦게 레아를 다시 안았다가, 레아의 울음소리가 그나마 잦아들자 레아를 템플러 곁에 내려놓았다.

"응급 처치하고, 두 사람 데리고 해안에서 좀 더 떨어져 있어."

"...혼자 움직이실 생각이십니까?"

해안 너머에서 어마어마한 마나의 파동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걸 템플러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위험합니다."

"누구? 내가?"

"..."

"내 걱정할 시간에 주변이나 경계해. 곧 돌아올 테니, 두 사람 확실히 보호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템플러가 간단히 예를 갖추고 한 걸음 물러섰다.

레이는 드래곤하트의 조각을 동력으로 삼는 모든 무장을 일시에 전개한 후 바다 위로 발을 내디뎠다.

저 너머에 루나가 있다.

추측하건대, 저 너머에 카렌에게 해를 끼친 존재 또한 있을 터다.

대가를 치르게 해야 했다.

*

뿔고래는 악신의 축복이 깃든 거대한 저장소나 마찬가지였다.

뿔고래에게는 짧은 시간이나마 일대를 마경처럼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 모든 것이 레이를 상대하기 위해 안배된 것이었지만 베네딕트는 뿔고래의 힘을 끌어쓰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애초에 망설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트드드드득!!

하늘이 통째로 깨져나가는 듯한 굉음이 울리고, 천공에서 떨어져내린 뇌전이 파도와 함께 너울진다.

베네딕트는 루나를 보았다.

저 상식 밖의 존재는 개인의 힘으로 재해를 일으키고 있었다.

뿔고래 또한 위협을 느꼈는지 베네딕트가 강제하지 않았음에도 체내에 품고 있던 악신의 기운을 거칠게 뿜어냈다.

츠즈즈즉!

검은 기운이 바다를 잠식하며 일대를 거대한 장막으로 뒤덮기 시작했다.

루나는 뿔고래가 재주를 부리는 걸 친절하게 지켜봐줄 생각이 없었다.

손가락을 아래로 향한 루나가 입술을 달싹였다.

"저지먼트."

쩌엉!!!!!

새하얀 빛의 기둥이 떨어져 내렸다.

베네딕트는 이번에도 루나의 마법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역시나 상쇄하는 데 실패했다.

뿔고래를 감싸고 너울지던 검은 기운 또한 단번에 관통됐다.

앞을 가로막던 모든 방해를 무위로 되돌린 새하얀 빛의 기둥이 뿔고래의 동체를 옆으로 갈라내다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끼에에에에에엑!!!]

어지간한 날붙이는 이빨도 안 들어가는 뿔고래의 가죽이 통째로 증발했다.

허리가 반쯤 터져나가 장기를 드러낸 뿔고래가 공포를 느끼고 바다 아래로 잠수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허나 불행히도, 뿔고래는 아룬델이 가한 제약 탓에 멋대로 도망칠 수가 없었다.

한편 베네딕트는 지글거리며 녹아내리는 갑옷을 육신에서 뜯어냈다.

여전히 이 전장에는 현실감이 없었다.

강약의 문제나 승패의 문제를 떠나, 이 전장 위의 풍경은 참으로 현실감이 없었다.

그럼에도 베네딕트가 물러서지 않는 것은 초월을 향한 믿음 때문이었다.

까드득!

아직 생존해 있는 뿔고래로부터 공급된 악신의 축복이 사령검에 맺힌 검강을 더욱 강맹하게 만들었다.

베네딕트는 허공을 밟아내며 루나를 향해 돌진했다.

그와 동시에 뿔고래로부터 뻗어나온 악신의 기운이 유형화되어 루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허나 그런 잔기술로 루나를 밀어붙이는 건 불가능했다.

쫘아아아악!!!

수십 개의 마법진에서 쏘아진 섬광이 유형화되었던 악신의 기운을 거칠게 찢어냈다.

베네딕트는 달구어진 공기를 뚫어내고 루나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베네딕트는 마법을 베어내는데 집착하다 루나에게 닿지 못했다.

베네딕트가 그러한 비합리적인 집착을 버렸다면 루나에게 훨씬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상황이 참 우스웠지만 루나도 웃지 못했다.

베네딕트가 계속해서 자멸을 고집하면서도 아직까지 전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악마 숭배자 놈들 중에서도 탐욕과 관련된 놈들은 목숨줄이 정말 더럽게 끈질겼다.

루나는 탐욕의 악마가 왜 불멸을 탐하는 악신이라 불리는지 재차 이해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대로 소모전으로 끌고가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베네딕트에게만 잡혀있을 수 없었던 루나가 공간 마법과 연계된 술식을 새로 짜내기 시작했다.

그때 베네딕트가 지치지도 않고 루나를 향해 가속했다.

루나는 고위 정령 칼가의 도움을 받아 베네딕트에게서 거리를 벌리며 간단한 마법으로 견제를 계속했다.

베네딕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다가오는 마법을 일일이 요격하기 위해 발악했다.

헌데 그 순간.

루나의 마법이 완성되며 푸른 사슬이 허공에서 구현되어 베네딕트를 향해 쏘아졌다.

베네딕트는 역시나 다가오는 사슬을 베어내려 했다.

트드드득!!

"?!"

검강이 깃든 사령검으로도 사슬이 단번에 절단나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차원을 중접시켜 충격을 흡수하게 만든 사슬이었다.

본래 베어내는 게 아니라 회피해야만 했다.

허나 베네딕트는 끝까지 사슬을 잘라내려고만 하다가 팔다리가 붙들렸다.

으드득!

사슬이 삽시간에 베네딕트의 움직임을 구속했다.

베네딕트는 몸을 버둥거리며 체내의 힘을 전부 끌어내 사슬을 끊어내려 했다.

끄드드드득!!!

사슬이 깨져나간다.

아무리 루나가 공들여 창조해낸 사슬이라 해도 준로드급의 몸부림을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

허나 찰나의 시간을 벌어준 것만으로도 사슬은 역할을 다했다.

루나는 사방에 마법진을 전개해 막대한 화력을 베네딕트를 향해 집중시켰다.

촤아아아아악!!!

그건 정성을 들여 구성한 고위마법 같은 게 아니었다.

그냥 무식하게 마나를 쏟아부어 만들어낸 불덩이의 난사였다.

루나는 계속해서 재생해대는 베네딕트를 그냥 화력으로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었다.

불에 타들어 가며 쪼그라든 근육 따위로는, 사슬을 끊어낼 수도 없을 터다.

"그만 사라져."

화아악!

시야가 타오른다.

베네딕트는 눈동자 너머로 불꽃만이 넘실거리는 것을 보고도, 여전히 사령검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도망갈 곳은 없다. 하지만 괜찮았다.

초월의 경지에 발을 내디딜 수만 있다면, 저따위 불길로는 베네딕트의 머리카락 한 올조차 태워낼 수 없을 터다.

"나는...!!"

베네딕트는 피부가 들끓어대는 것을 느끼며 악에 받쳐 외쳤다.

"그 너머로 발을 들일 것이다...!!!"

사령검은 여전히 베네딕트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베네딕트는 사도로 완전히 각성하지 못했다.

이미 당대에 탐욕의 사도가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가 격살당했기 때문이었다.

이리 단기간에 연거푸 사도로 각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허나, 악신이 응답해주지 않았음에도.

사령검에 담겨있던 그 오래된 악의와 탐욕의 역사가 베네딕트의 추악하고 맹목적인 갈망에 반응했다.

각자가 탐하는 바는 달랐지만 그 본질만을 똑 닮아있는 탐욕의 역사가 서로를 이끈다.

시간을 건너 이어진 공명 아래서.

붉은 빛이 피어올라 베네딕트에게 깃들었다.

잠시 시야를 잃었던 베네딕트는 사령검에 새겨져 있던 그 끔찍한 역사를 잠시 엿보았다.

타들어가던 베네딕트의 입꼬리가 뒤틀렸다.

초월을 향한 자그마한 편린이...

드디어 베네딕트의 손아귀와 맞닿았다.

트드드득!!!

사슬이 끊어져 나간다.

사슬을 이루던 마나가 제멋대로 흐르기 시작하며 강도가 급격히 떨어져 내렸다.

베네딕트는 뚝뚝 끊어지는 사슬을 벗겨 내며 다시 눈을 떴다.

화악!!!!

절대권역을 모방한 조악한 영역이 펼쳐진다.

진정한 로드 급이 펼쳐내는 절대권역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으나 베네딕트가 발을 디딘 공간에 진입한 마나가 멋대로 날뛰며 형태를 잃기 시작했다.

베네딕트는 광소하며 사령검을 휘둘렀다.

촤악!!!

베이지 않던 루나의 마법이 처음으로 반으로 갈려나가며 형태를 잃었다.

베네딕트는 희열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던 자기 얼굴을 쥐어뜯었다.

그릇된 선택을 반복하고 반복한 끝에.

베네딕트는 마침내 벽을 넘어설 단서를 손에 쥐고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깨달았다.

아직 완전한 초월에 닿지는 못했지만, 더는 마법으로 베네딕트를 압도할 수 없었다.

마법사란 족속은 더는 베네딕트의 머리 위에 설 수 없었다.

"나를, 두려워하고 경배해라."

까드드득!

베네딕트가 그어내는 검의 궤적에 따라 풍경이 갈라졌다.

루나가 쏘아내는 포격이 더는 베네딕트에게 제대로 닿지 못했다.

이제 베네딕트는 루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경배하란 말이다!!!"

베네딕트는 시야를 가려내는 마지막 불덩이를 풍경에서 지워냈다.

그 찰나.

형태를 잃은 마법 너머로 정사면체 형태를 이룬 마법 하나가 또 떨어져 내렸다.

베네딕트는 타들어 가서 너덜너덜해진 손을 앞으로 뻗었다.

정사면체 형태를 취한 마법 또한, 베네딕트의 영역에 진입하는 순간 형태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베네딕트는 쉽사리 마법으로 인해 단절되었던 공간을 벗겨냈다.

그 안에서 베네딕트는 검은 빛을 보았다.

베네딕트는 그조차 소멸시켜 버리려 했다.

"...?"

하지만.

그건 '마나'로 이루어진 물질이 아니었다.

베네딕트가 그 사실을 깨달은 직후.

반물질과 물질이 맞닿아 쌍소멸 반응을 일으켰다.

거대한 섬광이 베네딕트를 집어삼켰다.

외면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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