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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가의 소드마스터-222화 (222/446)

222화

이지스 입학 시험 날짜가 다가왔다.

이지스의 입학 시험은 1차, 2차, 3차 시험을 연달아 보고 그 총점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려낸다.

입학 시험의 종류는 매번 조금씩 변동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지스의 합격자 수에는 제한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입학 시험 응시생 중 절반 이상은 탈락했다.

어느 정도 검증된 인재들만이 입학 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합격률이 굉장히 낮다고 봐야 했다.

입학 시험장으로 출발하기 전.

레이는 프리슬란 가문이 소유한 요새 안에서 아프텔이 깃든 팔찌를 매만졌다.

루나에게 빌려주었던 팔찌는 황도로 향할 때 다시 받아왔었는데, 이지스 입학 시험엔 그 어떤 아티펙트도 착용이 금지되었다.

레이가 아프텔에게 물었다.

"아프텔, 이 팔찌는 아공간에 보관하는 게 불가능해?"

[불가능합니다.]

"아니 그것도 안 돼?"

[...안 됩니다.]

"에잉, 보기보다 성능이 영..."

[...]

"대마법사님께선 팔찌에 아공간 보관 기능도 안 달아주시고 뭐 하셨나 몰라."

[...]

아프텔을 박박 긁은 레이는 결국 팔찌를 스페라에게 잠시 맡기기로 했다.

레이의 팔찌는 레이의 허가가 있어야 다른 사람이 사용 가능했고, 설령 훔쳐간다 해도 추적할 방법이 많았다.

그렇기에 레이는 큰 고민 없이 팔찌를 스페라에게 맡긴 후 옷을 갈아입었다.

레이가 허름한 옷으로 갈아입고 요새 안뜰로 나가자, 그곳에선 요하나와 데런이 촌티 나는 차림새를 한 채 몸을 움직여보고 있었다.

레이가 피식 웃었다.

요하나와 데런은 그새 도시물 좀 먹었다고 싸구려 옷감이 살갗에 닿는 걸 어색해하고 있었다.

"음..."

요하나는 몸을 격하게 움직여도 옷이 찢어지지 않는지 점검했다.

서류 상으로 요하나와 데런은 외부에서 큰 지원을 받지 못한 평민 출신이기에 입학 시험에 좋은 옷을 입고 참여할 수는 없었다.

레이가 두 사람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요하나 너는 꼭 수석 먹고, 데런 너는 꼭 차석 먹어라."

이지스의 입학 시험에서도 수석과 차석은 따로 선출했다.

데런이 조금 자신 없어 보이는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데런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노력가였지만 주변 인물들이 워낙 쟁쟁하다 보니 자신감을 가지기가 꽤나 힘들었다.

레이가 긴장한 데런의 등을 두드려주고 있는데 요하나가 물었다.

"내가 수석이고 데런이 차석이면 너는?"

"난 적당히 합격점만 받아야지."

레이가 어깨를 으쓱이며 입 꼬리를 비틀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내가 수석이겠지만, 그건 불공평하잖아. 파릇파릇한 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강탈하면 안 되지. 내가 길거리 양아치도 아니고 말이야."

그리 말하는 레이도 나이 자체는 파릇파릇했다.

요하나가 레이를 바라보며 툴툴 댔다.

"그렇게 잘난척하다가 실수해서 확 떨어져 버리는 거 아니야?"

"하하!"

레이가 빵 터졌다.

레이의 웃음 소리를 듣던 요하나가 불만스러운 기색으로 레이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한 학기만 다니다가 떠날 거야?"

"아마도? 사실 한 학기를 다 채울지도 잘 모르겠고..."

레이의 옆구리를 두들기던 요하나의 주먹에 은근히 힘이 들어갔다.

"한 학기는 너무 짧아. 1년은 다녀야 제대로 뭘 배울 거 아니야."

요하나의 요구에 레이가 피식 웃었다.

"내가 니 아빠냐? 이지스까지 쫓아가서 1년이나 보호자 노릇을 하게."

"아빠 노릇하라는 게 아니고! 제대로 배운 것도 없이 중퇴하기는 아깝다는 말이잖아!"

"음..."

레이가 자기 턱을 매만지다 고개를 저었다.

"1년이나 다니기엔 거기서 내가 배울 게 별로 없다."

"아이씨, 잘난 척 좀 그만해!"

감정이 실린 요하나의 주먹을 맞으며 레이가 재차 낄낄 댔다.

레이는 그리 낄낄대며 착잡한 감정을 숨겼다.

남은 시간이 10년 이상 넉넉하다면, 뭐 1년 정도 투자해서 요하나의 곁에 머무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가능했다.

허나 지금 이 시점에서 안이한 마음으로 1년을 통째로 날리기엔, 레이에게 여유가 없었다.

레이는 하하 웃다가 말을 돌렸다.

"시험이나 잘 봐. 탈락하면 마차 앞에 거꾸로 매달아서 필립스 백작령까지 데려갈 테니까."

"너야말로 잘난 척 그만하고 똑바로 시험 봐! 탈락하면 속옷만 입혀서 거꾸로 매달고 필립스 백작령까지 데려갈 거야!"

"어, 꼭 그래라."

레이는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

이지스의 입학 시험장 가까이 도착해서도 레이는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입학 시험장 가까이 도착하니 다른 응시생들이 정복을 잘 차려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귀족이거나 상당히 영향력 있는 가문 출신의 젠트리 계층이었다.

그들 사이에 서 있자니 차림새가 남루한 레이는 꽤 눈에 띄었다.

여기저기서 멸시에 가까운 시선이 쏟아졌다.

그들 대부분이 특권 계층에 어중간하게 편입되어 있는 만큼, 급을 나누는데 더 민감한 면이 있었다.

물론 레이는... 주변의 시선 따위 정말 쥐뿔만큼도 신경 쓰지 않았다.

'여기가 기사 학부 지원한 응시생들 대기하는 곳이 맞지?'

이지스의 입학 시험은 분야가 몇 개 나뉘었는데, 대부분의 응시생들은 기사 학부에 지원했다.

레이와 요하나, 데런 또한 기사 학부에 지원했고 말이다.

레이는 제국의 미래를 책임질 옥석들을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가려낼지 순수하게 호기심이 일었다.

잠시 뒤, 입학 시험장에 출입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응시생들의 신원은 확실한지, 아티펙트를 착용하지는 않았는지, 그 외에 불순한 물건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은지 까다로운 확인 절차가 이어졌다.

그 후엔 혹시라도 사람을 바꿔치기하지 못하도록 정교한 추적 마법을 일시적으로 신체에 새겨야 했다.

그 모든 절차가 끝난 뒤.

수험 번호를 부여받은 레이는 황도 인근에 위치한 입학 시험장으로 안내 받을 수 있었다.

평소엔 이지스 생도들의 훈련장으로 활용된다는 입학 시험장엔 여러 훈련 시설과 넓은 공터가 구비되어 있었다.

"흠..."

레이가 주변을 살폈다.

시험장에는 이지스 관계자와 몇몇 고위 귀족들, 그리고 시험관이 대기하고 있었다.

다들 만만한 자들이 아니었다.

응시생들을 안내하는 시험관조차, 그 기세가 평범한 기사를 넘어서 있었다.

안내를 받은 응시생들이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열을 맞춰 공터에 늘어섰다.

그러자 시험관 한 명이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1차 시험을 설명하겠다. 시험은 간단하다. 검기를 쏘아내서 표적을 타격하면 된다. 더 먼 거리에 있는 표적에 유효한 타격을 입힐수록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번호를 호명하면 순서대로 나와서 사로에서 대기하도록."

"..."

레이는 별 생각 없이 눈을 깜박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검기를 쏘아내서 표적을 타격하는 건... 경지가 엑스퍼트 급 이상이면 다들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허나, 레이에겐 중대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레이는 공간검을 껐다 켰다 할 수가 없었다.

말인즉슨 레이는 '도약 검기'밖에 쏘아낼 줄 몰랐다.

하다 못해 10 m 앞의 표적을 향해 검기를 쏘아내도 제자리서 증발했다가 허공을 찢고 떨어져 내린단 뜻이었다.

"이런 시발..."

레이가 욕설을 중얼거렸다.

*

이지스 입학 시험 응시생 중 대다수는 진귀한 고급 검술 같은 건 접해보지 못한 자들이었다.

그들은 어린 시절 어마무시한 지원을 몰아받은 것도 아니었고, 진귀한 마나 연공법이나 정제법, 혹은 검술을 익힌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지스의 1차 시험은 의미가 있었다.

'재능 확인이라는 건데...'

예컨대 용병이었던 지미는, 늦은 나이에 아득바득 싸구려 마나 연공법과 검술을 익혔다.

지미의 마나는 불순했지만, 그럼에도 지미는 용병을 은퇴했을 때쯤 일백 미터 가까이 떨어진 바위를 검기를 쏘아내 부술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가?

뼈를 깎는 노력도 있었겠지만 지미가 정말 우수한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이었다.

설령 체내의 마나가 불순하더라도 재능이 충분하다면 마나를 제어해 응집시키는 게 가능했다.

만약 검기를 쏘아냈는데 수십 미터도 못 가서 검기가 응집을 유지하지 못하고 흩어진다?

이는 마나의 불순함을 떠나 마나 감응력을 비롯한 여러 재능과 센스가 좋지 못하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이지스는 이번과 같은 시험을 준비했다.

물론 레이에게는 골 때리는 일이었다.

이내 1차 시험이 시작됐다.

번호가 불려서 나간 응시생들이 사로에 서서 안내를 받은 후 검기를 쏘아냈다.

표적의 최소 거리는 30 m였으나, 시작부터 30 m 거리의 표적을 노리는 자들은 없었다.

대개 50 m 거리의 표적부터 도전을 시작했다.

카각!! 카가각!!

응시생들 모두가 고향에선 나름 이름을 알린 기재들이었다.

다들 50 m 거리의 표적쯤은 쉽사리 적중시켰다.

허나 특수 합금으로 이루어진 표적은 응시생들의 생각보다 잘 부서지지 않았다.

자신만만하게 검기를 쏘아냈던 응시생들은 당황한 표정을 내비치곤 했다.

그래도 다들 50 m 거리의 표적은 확실하게 파괴하는 데 성공했기에 승부는 60 m~ 100 m 사이에서 갈렸다.

지금 당장 응시생들은 100 m 안쪽의 표적을 부수느라 끙끙대고 있었지만, 그들은 아직 젊었다.

응시생들이 황실의 지원을 받아 제대로 재능을 개화한다면 나중엔 수백 미터 떨어진 표적까지 쉽사리 요격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

진행되는 시험을 바라보며 레이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좆 됐음을 직감한 레이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 옆에 있던 응시생이 레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안녕, 나는 로코비아 가문 출신의 쥬세핀이라고 해. 너는?"

"아, 레이라고 합니다."

쥬세핀이 빤히 쳐다보자 그제야 레이는 말을 덧붙였다.

"내세울 출신 가문은 없습니다. 평민입니다."

"오... 놀랍네."

쥬세핀이 웃음을 머금었다.

"재능이 정말 출중한가 봐. 너무 겁먹지 마.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야."

쥬세핀은 레이가 평민인 것을 알고도 겉으로는 깔보지 않고 격려를 해주었다.

레이는 내심 쥬세핀이 말을 걸어오는 게 거추장스러웠지만, 티는 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요하나와 데런이 시험관에게 번호가 불려서 사로에 올라갔다.

요하나의 차림을 보고 잠시 수군거림이 일었지만 이내 조용해졌다.

요하나가 검기를 쏘아내 100 m 떨어져 있는 표적을 아예 양단해버렸기 때문이다.

데런도 요하나에 비해선 부족했지만, 100 m 떨어진 표적을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둘 다 1차 시험에서 점수 상으로는 만점이었다.

요하나가 사로에서 내려가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레이를 발견하고 입 꼬리를 올렸다.

평소 같으면 레이도 요하나에게 화답해주었겠지만, 레이는 지금 그럴 정신이 없었다.

"...59번, 60번 응시생, 사로에 서라."

드디어 마지막 순번인 레이 차례가 되었다.

60번 응시생인 레이는 속으로 시발시발을 연거푸 중얼거리며 느리게 걸었다.

앞선 차례의 응시생들이 부순 표적이 교체되었고, 곧 마지막 1차 시험이 시작됐다.

레이의 옆 사로에 선 쥬세핀을 비롯해 사로에 선 모든 응시생들이 표적을 향해 검기를 쏘아냈다.

카각!! 카가각!!

응시생들이 연거푸 검기를 쏘아내며 더 멀리 떨어진 표적을 타격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레이는 한 번도 검을 휘두르지 못하고 제자리서 가만히 서 있었다.

모든 응시생들의 1차 시험이 끝났다. 레이를 제외하면 말이다.

레이는 여전히 제자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

이젠 모두의 시선이 레이 하나에게 쏠려 있었다.

여기저기서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마침 레이의 차림새도 후줄근했기에... 시골 촌놈이 황도로 올라와 얼어붙은 모양이라고 다들 한마디씩 했다.

수군거림이 이어지던 와중.

레이가 30 m 거리에 있는 표적을 노려보다 곁을 지키고 있는 시험관에게 물었다.

"...30 m보다 더 가까운 표적은 없나요?"

시험관이 한숨을 푹 쉬더니 세상 한심한 얼굴로 레이를 바라봤다.

"30 m 떨어진 표적도 타격하지 못하면 낙제다."

"..."

레이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여기서 공간검을 내보일 수는 없었다.

허나 공간검 없이 표적을 어떻게 타격한단 말인가?

고민하던 레이는 혹시나 싶어 사로의 경계선에 선 채 최대한 몸을 앞으로 내밀어 보았다.

표적과 거리를 수십 cm 라도 줄여보기 위한 필사적인 움직임이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리 추할 수가 없었다.

그 너무나도 추한 레이의 발악을 시험관이 저지했다.

"몸을 자꾸 경계선 밖으로 내밀면 낙제시키겠다."

"푸흡!"

결국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웃음소리가 계속 번졌지만 다른 시험관들도 웃음을 참느라 응시생들을 제지하지 못했다.

레이는 몰려오는 자괴감 속에서 자기반성을 되새겼다.

나는 그냥 공간검 원툴 병신이었구나!

레이는 속으로 그리 외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레이 곁에 선 시험관이 결국 참다못해 다시 입을 열었다.

"시험 포기로 간주하고 낙제 처리 하도록 하겠..."

"잠시만요!"

레이는 소리를 빽 지른 후 호흡을 정돈했다.

여기서 이딴 식으로 탈락하면 개쪽도 이런 개쪽이 없었다.

요하나와 데런 얼굴은 어떻게 보고 스페라와 에른스트 얼굴은 또 어떻게 본단 말인가.

분명 네 명 다 '뭐지, 이 병신은?' 따위의 감정이 깃든 표정으로 레이를 쳐다볼 게 뻔했다.

레이는 이를 꽉 깨문 채 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

꽤 시끌벅적했던 시험장에 급격히 정적이 내려앉았다.

찬란히 빛나기 시작한 레이의 검에서 느껴지는 기세가 예상보다 너무나도 강맹했다.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레이는 주변 반응은 인지도 못한 채 검 끝을 30 m 떨어진 표적을 향해 겨눴다.

검기를 쏘아내진 못한다.

그럼... 30 m 길이의 검기라도 만들어야 했다.

30 m 길이의 검기를 뽑아낼 수 있냐고? 상식적으로 당연히 불가능했다.

그래도 지금은 안 되는 걸 되게 만들어야 했다.

레이는 이를 꽉 문 채 마나에 지향성을 불어넣어 검기 위에 한 겹씩 쌓기 시작했다.

츠즉!

레이의 검으로부터 발현된 검기가 점점 더 길어진다.

레이가 쥔 검의 뿌리는 태양 아래서도 눈이 부실 만큼 너무나 환히 빛났지만.

점점 더 길어지는 검기의 끝자락은 빛 알갱이 몇 개만 아른거리며 흐릿하게 가라앉았다.

저렇게까지 검기가 옅어져서야 제대로 살상력을 지니지 못한다.

그럼에도 레이는 마나를 한계까지 정교하게 제어해내서 검기를 계속 늘여 갔다.

그리고 마침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옅어진 검기의 끝자락이 30 m 떨어진 표적에 닿았다.

기긱!

금속이 긁히는 소리를 듣자마자.

레이는 검 뿌리를 휘감고 있던 고밀도의 마나를 앞으로 밀었다.

검기가 부서져 나감과 거의 동시에, 미약한 끈처럼 이어진 검기를 타고 흐른 마나의 응집체가 표적과 맞닿았다.

콰앙!!

마나의 응집체가 폭발하며 표적 일부가 부서져 나갔다.

잠시 일었던 먼지가 가라앉으며 모두의 눈앞에 부서진 표적의 모습이 드러났다.

표적에 뚫린 구멍은 언뜻 봐서도 통과 기준인 5 cm는 넘어 보였다.

온 신경을 이번 일격에 쏟았던 레이가 검을 옆으로 던지며 환호했다.

"크아아아!"

비명에 가까운 환호를 내지른 레이가 연거푸 소리쳤다.

"됐어!! 됐다고!!"

몰아치는 환희 아래 레이가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내가 해냈다아!!!!!!"

"..."

차갑게 내려 앉은 정적 속에서 레이는 그렇게 홀로 환호했다.

레이를 지켜보던 시험관과 응시생들, 그리고 입학 시험의 참관인들은 동시에 깨달았다.

정말 제대로 미친 새끼가 이번 입학 시험에 지원했다는 것을.

기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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