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1)
51화
오시리스 가 기사들의 속을 제대로 긁어놓은 레이는 곧장 영주성을 떠날 채비를 마쳤다.
애초에 다른 일정이 있기도 했고, 굳이 계속해서 얼굴을 보여 멘데스나 아벤시오를 도발할 생각은 없었다.
경고를 한번 했으니 한동안은 오시리스 가의 기사들이 알레시아의 앞에서 경거망동하지는 못할 터다.
이 세계에서 기사는 학문적인 소양도 갖춘 엘리트였고, 서임까지 받은 기사들이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할 만큼 지능이 모자란 경우는 적었다.
'마탑 가는 길에 기 싸움을 좀 해야 할 것 같긴 하다만.'
뭐, 어쩔 수 있나.
레이가 한숨을 쉬며 영주성을 나서자 알레시아가 정문까지 마중을 나왔다.
"레이! 조심히 들어가고, 자주 좀 찾아오너라."
"충분히 자주 들리는 것 같습니다만..."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백작가에 얼굴을 보이는 중이다.
찾아오는 빈도가 높으면 높았지 결코 낮지 않았다.
"아가씨께서야 말로 보육원 좀 간간이 들리십시오. 예전에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셨으면서 요즘은 왜 그리 발걸음이 뜸합니까?"
"..."
알레시아가 입을 우물거리다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알레시아를 가만히 살펴본 레이가 한쪽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물었다.
"쫄?"
"그럴 리가 있느냐!"
알레시아가 씩씩거리며 레이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레이는 정강이를 끌어당겨 알레시아의 발등을 보호한 후 반대쪽 입꼬리를 마저 치켜올렸다.
"두려운가?"
"레이! 그만 놀리거라!"
알레시아가 두 손으로 레이의 가슴을 마구 두드렸다.
알레시아가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한다는 건 정말 싫다는 의미였다.
레이는 내심 곤란해하며 표정을 굳혔다.
'자존심이 많이 상한 것 같은데.'
만약 레이가, 알레시아를 길거리에서 주워왔다면 무슨 등급을 주었을까.
레어를 주기엔 재능이 모자랐고, 노멀을 주기엔 평가가 박한 감이 있었다.
어쩌면 마이너스 레어 같은 중간 등급을 하나 더 개설해 책정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레어에 비해서는 부족하다는 거지.'
4년 전만 해도 알레시아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보육원 아이들을 앞섰다.
허나 현재는, 레어 고아들 전원이 자기 특기 분야에 있어서만은 알레시아를 추월했다.
항상 기세등등하게 보육원을 방문하던 알레시아는 언제부턴가 의기소침해졌고, 이제 와서는 거의 보육원을 찾지 않았다.
레이가 관자놀이를 매만졌다.
이건 확실히 함부로 입을 열기 민감한 문제였다.
알레시아는 스스로가 고귀한 혈통을 타고났다고 여겼고, 실제로도 영웅의 혈통을 타고났다.
헌데 부모 없는 고아보다 재능이 밀려 성장이 처진다는 건, 알레시아의 자존감을 굉장히 크게 손상시키는 일이었다.
굳이 천민들과 비교당해 상처를 입을 바에야 눈과 귀를 막는 게 편할 수 있다.
레이 또한 이를 모르지 않았으나, 웬만하면 알레시아가 보육원 아이들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으면 싶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말이지.'
보육원 아이들 중엔 정상에 다다를 수 있는 '진짜 천재'가 최소 둘은 있다.
알레시아가 미리 친분은 다져 놓는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터다.
당장은 레이가 중간 다리가 될 수 있다지만,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레이는 차분히 말을 고른 후 입을 열었다.
"알레시아, 너는 고귀한 귀족이자, 필립스 가를 이끌어갈 후계자야."
"?"
알레시아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걸렸다.
평소에 이년 저년 거리며 딱밤을 날려대는 레이가 저딴 소리를 하니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고귀한 귀족이라고 모든 걸 잘할 필요는 없어."
검술이든, 마법이든, 회계든, 결국 실무를 보는 건 아랫사람이었다.
"네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용인술이야. 그리고 좋은 인재에게 충성을 얻기 위해선 상대를 포용하고 감화시킬 줄 알아야 돼."
레이가 알레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을 이었다.
"그, 창피할... 수 있어. 하지만 백작님께서도 기사보다 검술이 뛰어나시거나 마법사보다 마법을 잘 다루시는 건 아니잖아? 그럼에도 백작님은, 모두에게 존경받는 훌륭한 귀족이시지."
"..."
알레시아가 입을 우물거렸다.
레이가 하고자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 건 아니었다.
다만 자존심 강한 귀족으로서,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는 충고가 아니었다.
알레시아가 레이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레이, 귀족이 되고 싶지 않은가?"
귀족이 되게 해주겠다는 것.
레이가 곁에 남아주었을 때, 알레시아가 제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보상이었다.
허나 알레시아가 철이 들수록, 자기가 레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레이에게 그다지 매력 없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지고는 했다.
음울한 얼굴을 한 알레시아를 향해, 레이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귀족? 당연히 되고 싶지. 나중에 알레시아가 황제 폐하께 부탁해 작위라도 하나 내려주면 정말 고맙겠는데?"
"...내 곁을 충실히 지킨다면 생각은 해 보마."
"그래, 노력해 볼게."
"알겠다. 조심히 가거라."
알레시아는 레이를 떠나보내며 생각했다.
허울 뿐인 귀족이란 계층과 작위보다 차라리 빛나는 재능을 타고났다면, 레이가 좀 더 자기를 돌아봐 주지 않았을까.
문득 보육원의 몇몇 아이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 알레시아는 입을 삐죽이며 발을 돌렸다.
*
"레이가 요즘 너무 안 보여!"
플로리아가 필립스 백작가에 방문하고 며칠 뒤.
카렌이 세상 불만스러운 얼굴로 팔짱을 꼈다.
레이 이야기가 나오자 요하나도 일단 인상부터 찌푸리고 봤다.
카렌과 요하나를 따라 표정을 구기려던 루나는, 생각보다 얼굴 근육이 잘 안 움직이자 볼에 바람을 빵빵히 넣어 불만을 표시했다.
카렌이 씩씩거리며 레이를 원망했다.
"일주일 째 보육원에 안 나타나!"
레이는 마탑에 들릴 준비를 하느라 이래저래 바빴다.
물론 카렌은 마탑 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걸 알았다면 이미 보육원이 한 번 뒤집어졌을 터다.
"다른 귀족 아가씨가 영주성에 방문했대."
카렌은 불안했다.
혹시 레이가 새로 방문한 귀족 아가씨에게 푹 빠져 보육원에 얼굴을 안 비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영주성으로 가보자!"
영주성 안으로 쳐들어가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냥 영주성 주변을 빙빙 돌면서 혹시 레이가 머물고 있지는 않나 한 번 확인해보자는 뜻이었다.
본래는 그런 행동도 자중해야겠지만 이곳은 필립스 백작령이었다.
영주성 주변 좀 돌았다고 필립스 백작이 타박할 리도 없을뿐더러, 카렌과 요하나는 필립스 가의 기사들에게 무척이나 사랑받는 제자였다.
처음에 천민에게 검술을 전수한다고 불만을 품었던 기사들조차.
이제는 카렌과 요하나에게 자기가 먼저 새로운 검술을 가르치겠다고 투닥거려댔다.
"말 태워달라고 하자!"
교대 근무를 끝낸 기사에게 쪼르르 달려간 카렌이 말을 태워달라고 졸랐다.
잠시 난색을 보인 기사는, 얼마 안 가 안장 위에 카렌과 요하나, 루나를 올리고는 말을 몰아 영주성 근처에 데려다 주었다.
"레이는 어디 있지?"
카렌이 목을 길게 뺀 채 영주성 울타리 주변을 뺑글뺑글 돌았다.
한두 바퀴 돌고 없으면 여기까지 나온 김에 시장이나 구경할 생각이었다.
헌데 울타리를 반쯤 돌았을 때.
못 보던 얼굴의 여자가 알레시아와 함께 정원을 걷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아하게 땋아 올린 붉은 머리와 고고하게 빛나는 벽안을 보니 상대가 소문으로 들었던 오시리스 백작가의 영애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름다운 꽃장식이 새겨진 부채와, 비단결을 따라 하늘 아래 너울거리는 드레스가 한순간 아이들의 시선을 뺐었다.
"...귀족은 좋겠다."
카렌이 수수하기 짝이 없는 자기 옷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시간이 지나며 희석됐던 알레시아를 향한 질투와 질시가 플로리아를 통해 다시금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나도 귀족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린 시절부터 관리 받고 교육받았던 귀족들은 평민이 감히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흘리고는 한다.
부럽다.
카렌은 9살 때에 비해 조금은 솔직히 본인의 감정을 인정할 수 있었다.
귀족만이 자아낼 수 있는 그 우아함과 화려함은, 설령 카렌이 나이가 들어 작위를 받는다 해도 쟁취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알레시아와 플로리아의 걸음걸이를 지켜보며 카렌은 음울함을 떨치지 못했다.
실망한 친구를 바라보던 요하나가 입을 열었다.
"카렌, 카렌도 귀족일 수 있잖아?"
"응? 내가?"
"응. 카렌도 빨간 머리잖아! 저기 아가씨랑 같아."
카렌이 플로리아를 쳐다봤다. 플로리아는 카렌과 똑 닮은 머리카락색을 가지고 있었다.
"히히."
카렌이 웃었다.
물론 요하나의 말은 헛소리였다.
오시리스 백작가의 외적 특성 중 하나가 붉은 머리카락이긴 하나, 평민들 사이에서도 붉은 머리카락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허나 카렌은, 자기를 버렸던 부모가 혹시 귀족은 아니었을까,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럼 저 아가씨가 내 언니네?"
"카렌이 배다른 동생이야!"
전부 농담으로 하는 소리였다.
문제는, 잠시 외출했던 빅토르가 복귀하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다.
"이런 정신 나간 것들을 봤나."
성큼성큼 다가온 빅토르가 목소리를 높이며 격노했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오시리스 가의 영애님을 모욕...!!"
"...!"
카렌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다.
떨어지는 석양을 닮은 붉은 머리카락이 허공에 흐트러지며.
석양이 번져나간 구름을 머금은 듯한 반짝이는 눈동자가 빅토르를 향한다.
빅토르가 순간 입을 달싹였다.
"어, 어..."
빅토르는 생각했다.
'예쁘다.'
한 눈에 반했다는 이런 것일까.
빅토르는 가슴을 잠식했던 격노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잠시 말을 잃었던 빅토르가 목을 한 번 가다듬었다.
"큼, 함부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돼. 귀족이나 기사의 귀에 들어가면 크게 벌을 받을 수 있으니까."
"죄송합니다."
카렌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빅토르가 살짝 어지러운 정신을 붙잡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흠, 나는 멘데스 경의 스콰이어인 빅토르라고 한다."
"스콰이어요?"
"그래, 스콰이어. 견습 기사 신분이라는 뜻이다. 기사님을 보조하며 검술을 비롯한 여러 무기술을 전수받는 직책이지."
"와, 정말요?"
스콰이어란 개념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카렌은, 빅토르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저도 기사님에게 검술을 배웠어요."
"뭐?"
이 아이도 설마 스콰이어인가?
혹시나 싶어 빅토르가 다시 물었다.
"너도 기사의 종자였나?"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보육원에서 기사님이 검술을 가르쳐 주셨어요."
보육원?
보육원에서 기사가 검술을 가르쳐?
뭔 개소리야 그게?
"그... 레이디, 검을 다루는 사람을 다 기사라고 부르지는 않아."
"알아요. 멋진 갑옷도 입고 정식으로 서임을 받은 분들을 기사라고 부르잖아요."
"아니, 잠..."
정식으로 서임을 받은 기사가 왜 보육원에서 검술을 가르친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어디서부터 따져 물어야 할지 빅토르가 혼란을 겪는 사이, 빅토르를 따라왔던 하무스가 끼어들었다.
"듣자하니 이거 정신 나간 년 아니야?"
"하, 하무스 잠깐 기다려. 오해가 좀 있는 것 같다."
"빅토르, 오해고 나발이고 지금 저년이 우리를 모욕하고 있잖아."
카렌은 분명히 '서임을 받은 기사'가 '보육원'에서 '검술'을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너무나도 상식 밖의 이야기였기에 하무스는 카렌이 빅토르와 본인을 모욕하려고 저런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려는 찰나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봐, 저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야."
*
필립스 백작가의 기사, 피코르는 카렌 일행을 데려다 준 후 지미 패밀리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오시리스 가문의 사람들이 영주성에 머물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써준 거다.
마침 지미가 이용하던 사무실에 짐을 몇 개 챙기려 방문했던 레이가 그 이야기를 듣고 직접 영주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괜찮은 타이밍에 대화에 끼어들 수 있었다.
"그, 뭐냐."
레이는 잠깐 고민했다.
필립스 백작가의 기사가 보육원에서 검을 가르치고 있다는 건 이미 백작령 안에서는 소문이 꽤 났다.
지금 숨겨봤자 어차피 들킬 테니, 미리 백작과 입을 맞춰둔 적당한 이유를 말해주었다.
"필립스 백작령은 인구가 많지 않아서 말이야. 인재를 모집하는 데 있어 신분을 가리지 않거든. 그런 연유로 보육원에도 기사를 파견해 괜찮은 재능을 지닌 아이가 있으면 가르쳐서 제자로 들이고는 해."
레이가 덧붙였다.
"나도 그런 과정을 통해 스콰이어가 되었고."
하무스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필립스 가의 기사들은 명예도 모른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긴 해."
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인력이 모자란다 해도 출신 천한 아이에게 검술을 가르치고 종자로 들이는 건 이 세계의 보편적인 사고관에 한참 어긋난 일이었다.
"근데 여긴 필립스 백작령이야."
레이가 며칠 전에 했던 이야기를 다시 반복했다.
"그런 소리를 하고 싶으면 백작령 밖에서 하도록 해."
"..."
잠시 눈싸움이 일었다.
레이는 딱히 감정이 상한 건 없었지만, 지금 상황이 꽤 괜찮아 보였다.
빅토르와 하무스는 어린 나이에 스콰이어로 발탁되어 이제는 성년을 앞두고 있었다.
카렌보다는 실력이 뛰어날 거고 요하나보다는 살짝 처질 터다.
'카렌과 요하나도 비슷한 실력의 또래와 대련해본 경험이 거의 없으니...'
카렌과 요하나의 경험도 쌓게 해줄 겸, 저것들의 기를 미리 꺾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레이가 제안했다.
"이봐, 말싸움은 그만하고, 이리된 거 대련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때?"
"뭐? 대련?"
"그래. 필립스 백작가의 인재 발굴이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저 기사의 명예를 바닥에 처박은 바보짓이었는지, 직접 한 번 확인해봐."
"하.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군. 네가 나랑 검을 나누자는 거냐?"
"일단 저 아이들의 실력을 한 번 확인해봐. 나는 그다음이고."
"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냐?"
하무스는 코웃음을 치면서도 내심 기뻐했다.
멘데스는 괜히 문제를 만들지 말라 했으나, 상대가 먼저 대련을 신청했으니 굳이 물러설 것도 없다.
이리 된 거 제대로 콧대를 눌러줄 생각이었다.
한편 빅토르 또한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거리를 좁힐 기회다.'
카렌의 신분이 천하긴 하지만 이미 빅토르의 가슴은 카렌을 향해 열심히 뛰고 있었다.
다정하게 검을 나누다 보면 없던 정분도 싹틀 수 있을 것이다.
레이가 의도한 대로 따라 상황이 매끄럽게 돌아갔다.
다만 레이가 하나 간과한 부분이 있었는데.
"카렌, 요하나. 너희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오시리스 백작가의 검을 견식해보는 게 어때?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거야."
바로 요하나였다.
"내가 왜?"
요하나가 미간을 찌푸리며 레이에게 쏘아붙였다.
"내가 너가 하라고 시키면 무조건 해야 돼? 재수 없어 진짜."
"?"
"나 안 해."
"..."
잠시 요하나를 바라본 레이가 결국 주먹을 쥐었다.
"야이씨, 너 일로 와 봐."
이년이 보자 보자 하니까, 뒤질라고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