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러다, 어쩌다가 '이런' 글들을 봐버리면.
그녀는 분노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
[솔직히 요즘 스타더스 유기된거 같으면 개추ㅋㅋㅋㅋ]
내가 저번 테러 돌려봤는데 ㄹㅇ 에고스틱이 스타더스 대놓고 눈 피하고 멀리함.
이게 뭐다? 에고스틱이 여자 생긴거지ㅇㅇ 빌런은 빌런이랑 놀아야지 고지식한 히어로랑은 안 맞는다 그걸 에고스틱도 깨달은게 분명.
솔직히 에고스틱이 스타더스 좋아하는 척한것도 다 컨셉이었을 수도 있음. 이제 단물 다 빨아먹었으니 버리는거지ㅇㅇ
일렉스틱 붐은 온다!!! 전기구이 망고 드가자 드가자~
=[댓글]=
[어허... 이런 소리 하면 별먼지파들 불같이 화내요]
[네녀석...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전기구이 망고스틱이 이어질 확률보단 헤커망고가 더 가능성 높을듯ㅋㅋㅋ]
ㄴ[헤커망고가 어때서 시바]
[ㄹㅇㅋㅋ 스타더스는 이제 퇴물이지 솔직히 에고스틱도 좀 질린?듯ㅋㅋㅋ]
[웃기는 소리하지 마세요.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러시나요? 어이가 없네요. 알지도 못하면서.]
*
"...조용히 해. 니들이 뭘 알아...!"
하여튼, 최근에는 혼자 분노하며 키보드를 두들기는 일이 많은 그녀였다.
...그래. 에고스틱이 그럴리가 없다. 분명, 일시적인 걸꺼야. 응. 감옥에서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눴는걸. 하루아침에 그럴리가 없다. 기억도 분명 다시 찾았다고 했으니까. 다음에 만날땐 분명, 예전처럼 늘 웃으면서 반겨주겠지...
그렇게 스타더스가 시름시름 앓고 있던 어느날.
새로운 뉴스가 하나 나왔다.
[지금 여기 하늘을 보세요! 마치 신성한 무언가가 내려오는 것처럼...]
한국에서 일어난, 이상현상.
당연히 그녀가 출동해야할 그때.
시들시들 하던 그녀는 순간 스친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대한민국에, 이해할 수 없는 굉장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러면. 분명...
'에고스틱도, 오지 않을까?'
오랜만에 그녀의 초월적인 직감이 발동된 그녀는, 서둘러 하늘을 날 준비를 했다.
이상현상을 조사한다는거기 보다는.
오직, 에고스틱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서.
대한민국, 서울 끄트머리.
그곳은 서울치고는 굉장히 한적한, 산좋고 물좋은 곳이였다.
고층건물 하나없이 광활하게 탁 트인 푸른 하늘 아래에 펼쳐진 대지에, 한쪽 편에 보이는 초목의 산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몇몇 민가가 밭을 사이에 두고 띄엄띄엄 놓여있었다.
지난 10년간 테러 발생율 무려 0프로에 달하는, 공기좋고 한적한 동네.
그렇게 오늘도, 내일도. 재개발 업체가 매일 테러로 박살나는 서울에서 일하는거에 지쳐서 이곳까지 눈을 돌리지 않는 이상. 늘 영원히 평화로울 것만같은 이곳에.
기묘한,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쿠르르-
갑자기 하늘에서 들려오는 굉음들.
푸른 빛의 하늘 위에, 마치 하늘이 열리듯 무언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 순간.
화아아아아아아아아-
하늘이, 굉음과 함께 두개로 쪼개짐과 동시에.
그 사이에서 낮에도 눈부시게 빛나는 노란 빛들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워메... 저게 뭐시당가."
하늘이 갈라지며 빛이 뿜어져나오는, 신화 속에서나 볼법한 믿을 수 없는 풍경.
그리고 주위에 떠오르는 오색 빛깔의 무지개들 구름들이 깔리기 시작하는 이 현상은, 허리를 굽히고 일을 하던 할머니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익숙치 않은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 아들딸들에게 보내게 하는데 충분했고.
*
<[뭐야 엄마 이거? 빌런 나온거 아니야?]
[아니랑께. 그치만 절경이여~^^]>
<[와 엄마 일단 이거 좀 더 찍어 보내봐봐. 제보해야겠다ㅎㅎ]
*
이 일과 사진들은 순식간에 SNS를 뜨겁게 달구었고.
이는 뭐 테러 새로운거 없나하고 심심해서 배나 긁고있던 언론사들이, 눈을 번쩍이며 주목하게 하는데에 충분했다.
그렇게.
서울 외곽 마을의 하늘이 갈라지며, 빛이 뿜어져나오고 오색 구름이 찬란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일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그 뒤로, 채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속보입니다! 현재 서울 외곽의 마을에서 하늘에 수상한 빛이 내려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 일은 이미 뉴스 속보로 나오기 시작했으며.
평화롭던 마을은, 신비한 현상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우와 봐봐. 안개가 무지개색이야. 진짜 뭐지?"
"밀지 좀 말아봐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 여기는 출입 통제 지역입니다!"
"아이구 이놈들아! 내 밭에서 나와라!"
"이거 빌런이 쇼하는거 아님? 좀 불안한데."
탁 트인 하늘. 그곳에서 뿜어져나오는 선명한 광휘.
그리고 하늘에 신성하게 뿌려진, 오색 빛깔의 구름들.
그리고 그런 그 광경을.
나는, 저 멀리편 산 주위의 나무에 걸터앉아 지켜보고 있었다.
"난리 났네. 난리 났어."
검은 망토를 두른 채, 나는 가면으로 앞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현재 협회는 이것이 빌런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판단, 빛이 직접적으로 내려쬐는 곳으로부터 사람들을 격리하고 있는데요...]
귀에 들려오는 뉴스 앵커의 말.
천사는, 역시나 나름 신의 사자라고 등장 한번 요란하게 하는 모습이였다.
특히 저렇게 막 하늘에서 누가봐도 특별해보이는, 신성한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막 쌩쇼를 하는 상황.
저렇게 어그로를 끌다가 등장하는 것이, 바로 태양신의 시종. 그냥 천사닮아서 천사라고 부르는 그 천사가 맞다.
첫 등장 후, 한동안 가만히 있던 그것은 천사의 강림을 뒤늦게 알게된 셀레스트에게 끌려가 사라진다.
그렇게 납치됐다가 다시 돌아온 그녀는, 그때부터 갑자기 히어로마냥 조용히 사람들을 도와주는데...
'결국 다 마지막 반전을 위한 코스프레였지.'
끝내 마지막 최후의 전쟁에서, 순식간에 돌변한 그녀는 낫을 들고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늘 트레이드 마크였던 순수한 웃음을 지으며 목을 댕강댕강 썰며, 하얀 옷이 피로 물드는 장면은 그야말로 광기.
애초에 태양신의 시종인 만큼 정상일리가 없는 그녀였다. 누구보다 신성하고 착한척은 다하더니 말이야.
물론 태양신이 최종 보스인 것도 모르던 순진무구한 독자들은 연재당시 '아. 스타더스 혼자서는 힘드니까 드디어 해외 조력자를 작가가 넣어줬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어림도 없지. 얘도 적이었다.
하여튼, 난 그 꼴을 볼 생각이 없었다.
태양신..? 결국 태양은 별이 때려잡는 법.
그리고 티가 안나서 그렇지, 나도 나름 스타더스처럼 별의 힘이 흐르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노란색이 되지는 않았지만.
하여튼,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어, 뭐야!"
"이거 지금 저만 들려요?"
앞쪽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 아래 탁트인 대지.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수많은 사람들.
하늘이 갈라진 곳에서 솟아져나온 빛을 수많은 사람이 올려다보고, 방송사의 헬리콥터들도 날아다니고있는 그곳에서.
갑자기, 어떤 노래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quae apparuit Omnes homines in hoc mundo salventur-]
갑자기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이해할 수 없는 가사의노랫소리.
그 노랫소리는 온 하늘에, 마치 사방에서 합창하는 찬송가처럼 울려퍼졌다.
당연히 사람들이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는건 당연지사.
"뭐야, 누가 노래부르는거야?"
"쉿! 들어봐요!"
[Vera salus est reddere vitam, quam dedit Deus. Pœnitentiam agite, agnelli-]
[Deae- Deae- Deae- Deae-]
그렇게 외계어의 찬송가가 사방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사람들은, 뭔가 신비로운 기운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고.
그 순간.
"저, 저기좀 봐요!"
화아아아아아아아악
사방에.
온 세상을 밝게 빛출 정도의 강렬한 빛이, 하늘이 갈라져있던 구름 틈 사이에서 뿜어져나오며.
순간, 사람들의 눈을 멀게했고.
그렇게, 이내 그들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세상에..."
"...저게, 뭐야."
샤르르르르르르르르-
하늘에서.
커다란 하얀 날개로 뒤덮인, 하얀 로브를 입은 노란 머리의 천사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있다.
큰 키에, 눈을 꼭 감은채 손을 가슴 앞에 쥔 채로 내려오고 있는 그녀의 모습.
그리고 그 광경은.
초능력과 빌런, 히어로등 초자연적인 것들이 난무하는 이 세계관에서도.
"아아아....."
"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