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테러는 과정이 어떠하던, 결코 사상자를 내지 않기에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거기에 에고스틱 그 자체가 이미 수많은 팬들을 가지고있어 그가 입만 열어도 재밌어하는 사람도 많았고, 또한 그와 스타더스의 묘한 관계또한 주목할만한 포인트였으니까.
거기에다가 이번에는 그의 감옥 수감-탈옥 이후 건강 이상설까지 돌던 상황에, 월광교 테러 이후 늘어난 국제적 관심까지 더해 전보다 더 큰 화제를 모았고.
[오늘은, 한번 놀이공원을 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오늘의 그의 테러는,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듯한 에고스틱 특유의 정석적인 테러가 펼쳐지고 있었다.
도심 위 하늘에 있다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고는, 갑작스럽게 아래 놀이공원이 보이는 하늘로 순간이동해서 그.
그렇게 화면속에는 늘 쓰던 가면 뒤로, 익숙한 미소를 짓고있는 그가 야외 놀이공원 위에서 팔을 뻗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는 상황.
[여러분, 제가 놀이공원에 올때마다 느끼는게 무엇인줄 아십니까? 바로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키야, 저기를 보세요.]
그렇게 그가 팔을 뻗자, 카메라의 화면또한 돌아갔고.
그곳에는, 그가 있는 높이의 하늘까지 올라오고 있는 거대한 자이로드롭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천천히 그가 있는 쪽으로 올라오고있는 원형의 자이로드롭. 그리고 그곳에 다리를 대롱대롱 매단체 올라오고있는 수많은 사람들.
그 모습을 한번 비춘뒤, 다시 자기쪽으로 카메라를 돌린 그는 씨익 웃고는 입을 열었다.
[자, 여러분. 저기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을 보세요. 다들 스스로 스릴을 즐기기 위해 이 높이까지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이들에게는, 더 큰 스릴을 줘야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그가 말하는 그때, 자이로드롭은 꼭대기까지 올라왔고.
그와 동시에.
[지이이이이이이이잉]
그의 뒤에, 자이로 드롭 원판 크기에 맞먹는 거대한 원형 마법진이 생겨났고.
그 모습을 보며 이 테러를 중계하는 전문가들이 저건 월광무녀의 능력이라며 그녀와 협력중인 것 같다고 입에 침을 튀겨가며 분석하던 그때.
마법진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며.
[꺄아아아아아아아악!]
꼭대기에 올라간 자이로드롭이, 강제로 기둥과 분리되었고.
이내 고점을 뚫고 놀이공원 측에서 정한 한계를 넘어 저 하늘 위로 솟구치고 있는 자이로드롭과, 안그래도 높은 자이로드롭이 덜컹거리고는 더 높아지니 발밑을 보고 눈을 질끔감은 탑승객들이 기쁨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가운데가 뻥 뚫린 도넛같은 형태로, 자이로드롭이 Z축을 넘어 수평으로도 움직이기 시작한 그때.
어느새 그 가운데로 순간이동한 에고스틱은, 광기어린 웃음을 지으며 팔을 활짝 벌리곤 카메라를 향해 소리쳤다.
[네 여러분, 소개하겠습니다. 에고스트림 협찬, 죽음의 놀이공원의 첫번째 어트랙션 스페이스드롭을 소개합니다!]
그의 말과 함께, 자이로드롭은 무슨 팽이마냥 빙글빙글 돌며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속보)대한민국이 역대 드롭타워 놀이기구중 최고점 갱신... 충격]
[옛날에 자이로드롭 높이 2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네 아ㅋㅋㅋㅋ]
[왜 내가 안갔을때 저런 재밌는 이벤트 일어나? 왜 내가 안갔을때 저런 재밌는 이벤트 일어나? 왜 내가 안갔을때 저런 재밌는 이벤트 일어나? 왜 내가 안갔을때 저런 재밌는 이벤트 일어나?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실시간... 저기 자이로드롭 오른쪽 빨간옷입은 여자 뭐냐? 이와중에 공중에서 셀카 입갤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 좀 놀줄 아시는 사람이네ㅋㅋ]
[아니 저기서 인스타 올리는 사람들은 뭐냐고ㅋㅋㅋ 안무서움?]
[아 이게 지금 평생 술자리 안주감인데 일단 사진 찍어야한다고ㅋㅋㅋㅋ]
*
하여튼 그런 와중.
[에고스틱...!]
마침내 스타더스가 날아왔고.
그렇게 그녀가 온 상황에서.
[네! 마침내 스타더스씨가 오셨네요. 그러면, 어디한번 이것도 막으실 수 있는지 볼까요?]
에고스틱은, 카메라를 보고는 활짝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여전히, 스타더스와는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
그렇게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마침내, 꽤 오랜시간 이어진 에고스틱의 테러도 끝날 시간이 왔다.
*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벌써끝?]
[아쉬워 아쉬워 아쉬워 아쉬워 조금만 더해줘~]
[아니 ㅅㅂ 나 지금 막 여기 도착했는데ㅋㅋㅋㅋ 왜 내가 테러 한번 좀 당해보자는데 벌써 끝나냐고!!]
[위에 얜 또 뭐야ㅋㅋㅋㅋ]
[오늘 방송 알찼다... 오랜만에 근본있는 테러였네]
[ㄹㅇ후룸라이드에서 아리엘 나와서 진짜 파도만드는거에서 개뿜음ㅋㅋㅋ]
[오늘자로 에고 뭐 탈옥하다가 몸 상했다는등 그런 개소리는 싹 사라지긴 하겠네ㅋㅋㅋ 말 겁나 잘하고 순간이동 개 많이하더만]
[진짜 오늘 저기 간사람들 ㄹㅇ 개부럽네 나도 바이킹타고 하늘 날고싶다고ㅠㅠ]
[왜 아무도 별먼지 업적은 얘기 안하지? 날아다니는 바이킹 한손으로 잡는거보고 진짜 기함함 ㅋㅋ]
[방종이라니... 망흑흑흑흑 망아이고~]
*
"휴우..."
그렇게, 오늘 계획한 모든 테러를 끝내고.
다시 하늘에 선 나는, 해가 지는 가운데 망토를 휘날리며 카메라 앞에 섰다.
...오늘의 테러는 나름 성공적이었던 건 같다. 나름 열심히 준비한만큼 당연한거겠지만. 고생했다, 고생했어.
물론 고생은 나보다는 은월이가 더 많이하긴했다. 애초에 마법진 이 일대에 미리 다 깔아두고 오늘 발동시켜 자이로드롭 바이킹 다 하늘로 날려버린건 은월이니까. 나야 한건 스타더스 피해 빨빨빨 돌아다니며 카메라보며 입턴거밖엔 없으니까. 사실 이것만해도 힘들긴했다...
어쨌든, 이제는 끝낼 차례.
그렇게 마지막으로 던져버린 바이킹마저 스타더스가 붙잡는걸 보고, 난 슬슬 방송을 종료할 준비를 했다. 오늘은 이정도면 됐겠지.
이내 생각을 정리한 나는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럼 여러분, 오늘의 테러는 여기까지입니다. 다들 안녕히계시길!"
나는 그렇게 말하고 방송을 종료했다. 좋아, 끝. 이제 집에 가자.
내가 그렇게 생각하며 등을 돌린 그때.
"하아, 하아... 에고스틱!"
내 뒤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해가 져가는 하늘 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나를 부르는 목소리.
그렇게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와, 나를 부르는 스타더스의 말을 들으며.
나는 힐끔, 뒤를 돌아봤다.
붉은 하늘을 배경을 보이는, 긴 금발의 머리를 늘어트린 채 숨을 헉헉대면서도, 푸른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
그렇게 그녀가 내게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
내가 먼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입을 열었다.
"...그럼, 스타더스씨도 안녕히 계시길."
그리고.
나는 그 말과함께, 그대로 순간이동을 했다.
"...하아."
평소라면 웃으며 그녀와 스몰토크를 하다가 떠났겠지만, 오늘 그러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진짜, 미치겠네..."
이유는, 그녀를 볼때면 붉어지는 얼굴을 그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쿵쾅. 쿵쾅. 쿵쾅.
또 다른 이유는, 그녀를 볼때면 미친듯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들려주고 싶지 않아서.
....이거 뭐 정신 공격이라도 당한거 아니야?'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우리 에고스트림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스타더스를 좋아하는 마음이, 억제가 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이거 병 아니냐고.
***
그리고 그날 밤.
"......"
어두운, 불 꺼진 집에서.
스타더스. 신하루는 홀로 거실 식탁위에 앉은 채, 팔을 괴고 무표정한 얼굴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렇게 진지한 얼굴을 하고있는 그녀가 하는 생각은, 단 하나.
'...내가 뭘 잘못했나?'
바로 왜 에고스틱이 자신을 피하기 시작한 것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서.
그녀는 아까부터 어두운 얼굴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그렇게 잠시 한숨을 쉰 그녀는, 때마침 생각난 아까 글을 올린 커뮤니티로 들어가봤다. 지금쯤이면 답변이 달렸을까 해서.
그리고.
*
[친구 남자 고민 들어주세요.]
제 얘기는 아니고 친구얘기인데, 평소에 가까워지고 있는 남자가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녀를 피한답니다. 전주까지만 해도 서로 같이 잘정도로 친했는데, 왜 이럴까요?
=[댓글]=
[익명1] 그거 그냥 이제 남자가 쓰니한테 매력을 이제 못느끼는거 아님?
[익명2] 헉... 이거 완전 먹버아님?
ㄴ[익명3] ㄹㅇㅋㅋ 걍 질린듯
[익명4] 뮈 싸우기라도 함? 그게 아니면 윗댓말이 과격해도 맞을수도
[익명5] 에궁... 힘내 세상에 남자는 많아!
ㄴ[익명6] 은근슬쩍 둘이 사이 망했다고 딜넣네 ㅅㅂㅋㅋㅋ
*
"...하."
...그녀는, 인터넷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을 깨달을 뿐이었다.
에고스틱이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그럴리가.
...그럴리가.
"...."
...그렇게.
그녀의 고민은, 밤늦게까지 깊어져갔다.
테러가 끝난 이후.
저택으로 돌아온 나는, 홀로 깊은 생각 속에 잠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