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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296화 (296/328)

Chapter 300 - 붙잡다

"으으으으응..."

오늘도 맑은 날의, 히어로 협회 사무실.

그곳에 앉아있던 스타더스는 입을 꼭 다문채 무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에고스틱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라는.

'....'

...사실, 따지고보면 더 다가갈게 있기는 한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둘이 이미 무슨 사이인가.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구하고, 함께 수많은 경험을 한 사이 아닌가.

근데 그게 히어로와 빌런의 사이라는게 문제지.

"하아..."

...그녀는 그저, 에고스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을 뿐인데. 단지 그뿐인데. 왜 그게 그렇게 힘든걸까.

그가 빌런이고, 자신이 히어로라? 아니면 애초에 에고스틱이 활동을 별로 안해 볼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적어서일까.

...그렇게 누가봐도 히어로가 빌런한테 하는 생각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생각을 이어가던 그녀는, 이내 주먹을 쥐고 다짐했다.

'그래. 다음번에 만날때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말겠다.

대체 뭘 적극적으로 나서고, 어떻게 할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그녀였지만... 하여튼 다짐은 그랬다.

설아도 그렇게 조언해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사실, 이 얘기도 전부 에고스틱이 테러를 일으킬때나 가능한 일.

저번에 부산쪽에서 자신을 속이고 도망친 이후로, 그대로 증발한 후 모습을 보이지 않는 그였다.

그래. 그 아리엘이라는 여자애 데리고 갔었지.

...또 그 생각을 하자, 어째서인지 속이 부글부글해지는 스타더스였으나 일단 참기로 했다. 사실 전부 다 감옥에 넣지않는 이상 참는 것말고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사실 그러면 에고스틱이 슬퍼할 것 같아 그것또한 하기가 쉬운건 아니였지만.

"에고스틱... 언제오지."

그렇게 요즘따라 무려 3일 연속이나 테러가 하나도 안일어난, 뜻밖의 평화로운 날들 속에서.

오늘도 한 히어로는 그렇게 빌런의 테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의자에 몸을 기댄채 금발의 머리를 흘러내린채 조용히 생각을 하던 그녀는.

문득, 무언갈 떠올렸다.

'맞아. 생각해보면...'

늘 이런때 에고스틱이 테러를 일으켰단 말이지..?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제는 지쳐서 안오나... 라고 생각하던 그때. 늘 에고스틱은 티비 속에서 모습을 비추며 나타났었다.

에고스틱 전문가인 그녀이기에 알 수 있던 직감.

그리고.

그날, 몇시간 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그래, 역시."

"스타더스씨, 에고스틱이 은행 쪽에서!"

"네, 알고있습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드디어.

오랜만에 돌아온 에고스틱의 테러에, 스타더스는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고 창문 밖으로 날아갔고.

방문을 열고 달려와 소식을 알린 직원은, 쓴 웃음을 지은 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중얼거렸다.

"참, 에고스틱이 테러를 일으켰다고만 하면 그때만 자기도 모르게 밝게 웃으신다니까..."

...다른 빌런이 테러를 일으킬때면, 늘 무섭게 정색을 하시는 분이.

협회 직원은 그렇게 생각하며, 방 밖을 나갔다.

...참고로, 협회에서 일하는 직원 거의 다는 에고스틱과 스타더스의 열애설을 진지하게 믿고 있었다고 한다.

***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에고스틱의 테러.

무려 공식 테러로 따지자면 벌써 작년 겨울. 월광교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참전인 에고스틱의 미사일 테러가 마지막. 즉, 농담안하고 거의 반년만에 돌아온 에고스틱의 테러였다.

그런만큼, 공식 방송의 채팅창은 그야말로 광기 그자체.

"안녕하세요, 에고스틱입니다!"

*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냐?떴냐? 떴냐? 떴냐? 떴냐?]

[떴다 시발ㅋㅋㅋㅋㅋㅋㅋ 망고 테러 입갤ㅋㅋㅋ]

[제목에 걍 테러라고 박아놨네ㅋㅋㅋ 망-황]

[에고오빠 날 가져요 엉엉ㅠㅠ]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하하하하하하 망하하하하하하 망하하하하하하 망크하하하하하하 망크하하하하하하 망크핡하하하하하 망캬하하하하하하핡 망크아아아아악 망~끼얏끼얏끼얏호우~!!!]

[에고 그는 스틱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에고 그는 스타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스타 그녀는 더스인가? 에고 그는 스틱인가?]

[세상에서 테러 하나로 모든 사람을 미치게 하는 남자 1위 그저 GOAT ㅋㅋㅋㅋㅋㅋ]

[시청자수가 몇분만에 시발ㅋㅋㅋㅋㅋ 이게 우리나라 인구수로 되는 수치냐????]

[채팅창 그냥 존나 빨라서 아무것도 읽을수가 없네ㅋㅋㅋㅋ]

*

그렇게 혼돈의 카오스가 된 그곳에서.

에고스틱은 유유히 웃으며, 늘 그랬듯이 건물 위 옥상에 서서 가면을 쓴 상태로 방긋 웃고있을 뿐이였다.

"네 여러분, 제가 또다른 테러로 돌아왔습니다! 다들 기다리셨나요?"

그렇게 카메라를 보며 망토를 휘날린 채 활짝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그.

그리고 그 앞쪽에서.

"에고스틱..."

막 날아온 스타더스가, 숨을 내쉬며 빠르게 도착했다.

그렇게 다시 에고스틱을 보게 된 스타더스.

그리고 싱긋 웃고있는 에고스틱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게 된 그녀는.

두근. 두근.

자기도 모르게, 그를 보자 가슴이 뛰는걸 느꼈다.

...그냥, 빠르게 날아와서 그런거겠지?

그렇게 그녀가 그러고 있을 때.

마침내 카메라로부터 시선을 돌려 스타더스의 눈을 마주친 에고스틱은, 더욱 활짝 웃으며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스타더스씨! 오랜만이네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저번에 했던 짓을 기억을 하는지, 눈이 살짝 흔들리는 그의 모습을 보며.

스타더스는, 자기도 모르게 웃는걸 참지 못하고 픽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 그녀는, 그의 모습만 봐도.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흐응. 그래, 오늘은 그래서 뭘 할려는거야?"

*

[와 방금 스타더스 웃는거 모야모야]

[별먼지가 ㄹㅇ 미소지으면 진짜 개예쁘긴 하네ㅋㅋㅋㅋ]

[에고스틱만 보면 바로 웃게되나보네ㅋㅋㅋㅋ 좋을때다ㅋㅋㅋㅋ]

[지식 한접시)스타더스가 에고스틱 때문에 뜨기 전 오직 얼굴만으로 알려졌던 적이 있었다.]

[외모도 GOAT 실력도 GOAT 인성도 GOAT 그저 스타더스가 아니라 스타고트... 대 황 별 염 소]

[별염소는 ㅅㅂㅋㅋㅋㅋㅋ]

[저 둘은 이제 걍 사귀는거 숨길 생각도 없는듯 ㄹㅇㅋㅋ]

*

그렇게 스타더스 그녀가 피식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에고스틱은 이내 안심한듯 씨익 웃더니, 손을 벌리며 말했다.

"아무튼, 계획보다 스타더스씨가 빨리 오셔서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곧바로 테러를 시작해보도록 하죠."

거기까지 말한 그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그러자.

-펑.

"윽?"

스타더스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폭탄이 그녀의 눈앞에 터지며.

그렇게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 자욱한 연기 사이로.

에고스틱의 주위를, 검은색 구처럼 생긴 촉수들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감싸기 시작했다.

꾸물꾸물

그렇게 검은색 촉수같은 것들이 그의 양 손을 감싸며, 마치 굵은 건틀렛을 낀 것마냥 만들었고..

*

[???뭐임 어둠진화임?]

[와! 베헤모스 아시는구나! 베헤모스란 지난 월광교 재앙때 에고스틱이 처음 사용한 검은 촉수로 이루어진 강화용 슈트 같은것으로, 몇년전 한은그룹 사태때 처음 얻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감사해요 와베헤모스님!]

*

이내 나름의 변신을 마친 그가, 이내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번 테러는... 오로지 저 혼자 일으키는 것입니다! 주제는 돈과 폭탄 나눔이라고 할까요?"

거기까지 말한 그는, 어느새 어디서 튀어나온건지 모를 수많은 폭탄들을 꺼내 공중에 띄웠고.

그렇게 그는, 이내 하늘 저편으로 몸을 날리더니 말했다.

"여러분, 지금 제 위치는 한국 제일의 은행 옥상 위입니다. 맞습니다. 제가 뭘 할지 대충 짐작이 가시죠?"

그 말과 함께.

콰아아아앙.

은행쪽에 아까보다 훨씬 크게,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바람이 불더니.

휘이이이이잉.

하늘에서 돈이 날리기 시작했다.

"오늘 테러의 주제는, 목숨걸고 세금 페이백 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돈 모아가세요. 물론 폭탄을 계속 던질테니, 목숨 걸고 오셔야겠지만요!"

*

[ㅅㅂㅋㅋㅋㅋㅋㅋ]

[세금 페이백 ㅇㅈㄹㅋㅋㅋㅋㅋ]

[이게 테러지 지금 간다ㅋㅋㅋㅋㅋㅋ]

[팬미팅과 나눔을 동시에 그저 GOATㅋㅋㅋ]

[협회직원들 지금 총출동해서 그 근처도 가기 힘들다고 아ㅋㅋㅋㅋ]

[근데 은행 별로 터지지도 않았는데 돈이 어디서 날아오는거임? 저거 또 망고 사비아님?]

[??? 생각해보니 그러네 ㅅㅂㅋㅋㅋㅋ]

[마 테러일으키고 돈 배상해주는 망고가 ㅈ으로 보이냐고ㅋㅋㅋ]

*

"...그리고 스타더스씨는, 막고 싶으면 절 잡아보시던가요! 하하하!"

그렇게 하늘로 슝 날아가는 에고스틱을 보며.

스타더스는 이내 한숨과 함께, 그를 쫓았다.

...아무래도 또 그와 함께 운동하게 생긴 모양이었다.

***

그렇게 몇시간에 이어진 에고스틱의 테러는, 꽤나 정석적이게 진행됐다.

은행 배경으로 폭탄이 떨어지고, 스타더스는 그거 막고, 에고스틱은 나잡아봐라 하고있고...

생각보다 순간이동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스타더스가 폭탄들을 다 막다보니 시간이 꽤나 흘렀다.

물론, 애초에 에고스틱이 폭탄을 참 잡기 쉽게 하나씩 던지고 있었고 해서 테러 자체는 막기 쉬웠다. 협회 직원에게 온 연락으로 돈도 가짜 돈같다 해서 불태우는거 신경 안쓰고 맘놓고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시간이 꽤 흘러, 에고스틱도 꽤나 지쳐보이는 상황.

그러나 오히려 그런 그를 보며, 스타더스는 더욱 초조해지고 있었다.

'...여기서 대체 뭘 어떻게 다가가라는 거야?'

애초에 다가가면 도망가는 상황.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오늘의 테러도 끝으로 가는 분위기 같았다. 사상자도 없고, 피해도 적었지만... 어째서인지 슬퍼지는 그녀.

"하아, 하아. 이제 지치네요..."

"그럼, 이제 그만 잡혀...!"

그렇게 말하며 공중에서 흐느적 거리는, 속도가 느려진 그를 향해 스타더스는 팔을 뻗었다.

어차피 그녀도 알았다. 그가 이대로 순간이동으로 도망칠거란걸.

그래도, 마지막까지 노력은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했을뿐.

그러나.

덥석.

"응?"

허공을 가를거라 생각한 그녀의 손이, 어째서인지 그의 팔을 잡았고.

"아이고, 잡혀버렸네요. 하하."

지친듯 땀을 흘리며 곤란하다는 듯 미소지으며, 그녀의 눈앞에서 팔을 잡힌 채 껴안듯 서있는 그를 보고는.

"...응?"

스타더스는, 자기도 모르게 그와 눈을 마주친 상태로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항복하겠습니다. 처음으로 제 패배군요."

"...어, 안 도망가?"

"...? 네."

그렇게.

*

[?]

[???]

[응???????]

*

대한민국 최악의 빌런, S급 빌런 에고스틱이 히어로 스타더스에게 붙잡혔다.

그리고.

그날이, 대한민국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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