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5 - 카르케아스
아틀라스의 딸, 아리엘이 합류한 이후.
에고-하우스는 전보다 더 떠들썩해졌다.
"와! 이거 맛있어요!"
"그래? 이것도 먹어볼래?"
"네!"
일단 식사시간마다 호들갑을 하며 밥을 먹는 아리엘덕에, 매번 외국인의 한식 먹방 유튜브를 보며 밥을 먹는 기분. 안그래도 국뽕티비를 양산하고 있는 나였는데, 이걸 찍어 올리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S급 빌런의 딸 아리엘, 비빔밥 먹방 이렇게 제목하고.
하여튼 그렇게 수빈씨는 흐뭇하게 밥을 퍼줬고, 그런 모습을 은월이또한 약간 부끄러워하면서도 조용히 미소지으며 보고있었다. 왜냐하면 은월이도 월광교 탈출후 우리집에 처음 왔을때 저랬거든...
그 외에도 아리엘은 잘 적응했다.
대체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를 은근 잘해서 번역마법 없이도 서은이랑 같이 내 팬카페를 보고있지를 않나, 등등...
그것 말고는 아리엘이 와서 제일 신난건 최세희였다.
왜냐고? 대련을 할 수 있는 상대가 한명 더 늘었으니까.
"좋아, 아리엘? 오늘도 한번 해볼까?"
"네, 좋아요!"
"그래, 그 자세야!"
안그래도 평소 능력으로 싸우는걸 좋아하는 최세희인데, 아리엘은 그녀의 최적의 싸움상대였다. 일단 그녀보다도 더 강할뿐더러, 애초에 우리 집에 전투형 능력자가 엄청 많은 편은 아니였으니까. 은월이랑 서자영 정도가 전부? 신룡씨는 애초에 싸우는걸 별로 안좋아하니. 그리고 서자영은... 맨날 도망다녔고.
콰과과과과과광
"애들아... 적당히 싸워라."
나는 그렇게 창밖에 번쩍번쩍하는 번개랑 갑자기 내리고있는 소나기를 보며, 한숨을 쉬며 그런 말을 했다.
슬쩍 밖을 봐보니 주황색의 머리를 뒤로 묶은채 탱크탑만 입고 젖은 상태로 하늘을 날며 싸우고있는 최세희와, 그런 그녀를 향해 조용히 웃으며 물보라를 날리고있는 푸른 머리의 아리엘의 모습이 보이는 광경.
...그래. 내 말이 들리겠어. 즐길 수 있을때 즐겨두라 하자.
다만 아리엘이 저렇게 건강하게 뛰어노는 모습은 내겐 새롭긴 했다. 내 기억에 아리엘은 늘 침대에 누워 연약하게 있는 모습이었는데 말이지.
"...뭐, 이건 됐고."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노트북을 켰다.
그렇게 검색을 좀 하자, 나오는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들.
부산에 아리엘이 일으킨 테러, 그리고 내가 나서서 중제한 이번 사건은 역시나 평소처럼 꽤 큰 화제가 되어있었다.
[충격! 전세계 최대 빌런조직 라티스의 수장 아틀라스의 딸 아리엘, 에고스트림으로 들어와...]
특히 해외에서까지 제일 주목받은 부분은, 아리엘이 에고스트림에 합류했다는 것.
이미 해외 빌런 전문가들에 의해 이번 테러를 일으킨 여자가 아틀라스의 딸 아리엘이라는게 밝혀졌고, 그 이후 내가 더 말이 오가기 전에 딱 발표했다. 아리엘은 이제부터 우리 에고스트림의 멤버라고.
그리고 그 이후, 해외쪽에서는 꽤 큰 화제가 났다고 한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냐고? 그냥 한국 뉴스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분석]아리엘의 에고스트림 합류가 무엇을 의미할까? 이번 기회로 밝혀진 라티스X에고스트림의 끈끈한 유대]
[S급 빌런 아리엘. 당신이 몰랐던 10가지 이야기.]
[전세계 최강의 빌런 조직 TOP3안에 드는 빌런조직의 수장이 자신의 딸을 에고스트림에 맡긴 이유는? 해외 히어로 전문가들 전부 두려움에 빠지다! "이례적인 일... 엄청난 신뢰의 의미. 주위를 모두 꼬시는 에고스틱의 친화력이 너무나도 무섭다". 전문가들을 오열시키고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눈을 의심한 이번 일! 외신들마저 주목한 에고스틱의 인맥,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응. 평소보다 제목이 좀 더 긴 국뽕티비 기사만 봐도 충분한 것 같은 느낌.
아무래도 평소에 폐쇄적이고 독불장군같은 모습을 보였던 아틀라스가 자신의 딸을 나에게 맡겼다는거에 대해 다들 놀라워하는 것 같았다. 사실 맡긴게 아니라, 아리엘이 자기발로 찾아온거긴 한데... 뭐,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겠지.
하여튼 그렇게 이번 기회로 강력한 능력자도 얻었으니, 난 다시 내 일이나 집중하기로 했다.
...해외쪽이 시끌벅적한것도 뭐, 금방 가라안겠지. 어차피 나와 아틀라스의 끈끈한 관계는 이미 카테달 모두가 알고 있어서 별로 큰 문제도 아니다. 어차피 '진짜' 조심해야할 강력한 빌런들은 전부 카테달에 있으니까.
그렇다고 물론, 대한민국이 안전하다는 건 아니다.
"이 새끼들은 다 어디있는거냐..."
화창한 낮.
나름 평화로운 이 오전에,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빌런 조직의 대표인 나는... 오늘도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킬까 고민하고 있었다.
일단 문제들은 역시 3페이즈의 빌런들. 개성이 넘치는 이새끼들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대한 고민.
거기에 특히 내가 월광교를 막음으로써 원작과 완전히 방향이 바뀐 탓에, 이젠 누가 언제 나올지 예상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론 그래도 변하지 않는건 있다.
바로 3페이즈의 파이널 이벤트, 대탈옥 관련된 테러에 참여할 빌런들.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악질 빌런들을 전부 가둬놓은 동부 수용소. 이스트 카르케아스는 월광교 괴수들이 날뛰던 그때도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뭐 당연한거긴 하다. 원작에서 월광 게이트 사건이 장기화 됐을때도 수용소는 철통의 보안으로 버텨냈으니까. 국제 협회의 기술력이라는데, 대체 그렇게 대단한 놈들이 왜 원작에서 그냥 대차게 망해버렸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전세계적으로 지어진 능력자 전용 수용소, 카르케아스. 그리고 대한민국에 세워진 동부 카르케아스.
거의 능력자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곳은 정말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곳으로, 한번 이곳에 들어가면 절대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능력자들의 무덤.
동해에 인공 섬위에 요새처럼 지어진 그곳에, 지금까지 잡힌 모든 초능력쓰는 빌런들이 다 모여있다고 보면 된다. 사실 내가 대탈옥을 염두해두고 악질들을 전부 죽인 바람에 네임드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그리운 이름이 된 크로커다일 맨이나 몽키스페너등 예전에 맟서싸운 빌런들이나 던전메이커같이 최근에 들어온 빌런들이 모두 아직까지 갇혀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원작 시작 시기 이전부터 갇혀있던 고대의 빌런들까지 전부 갇혀있는, 실로 무시무시한 장소. 그 놈들이랑 월광교 게이트때 온갖 괴수들의 습격에도 안전했다는게, 카르케아스의 엄청난 보안력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걸, 우리 원작의 서은이가 가볍게 무력화해 전부 탈옥시켰었고.
"..."
사실, 이것 아직까지도 미스터리한 일이었다. 원작에서는 그냥 서은이... 그러니까 하얀마녀가 마치 지금의 나처럼 전국에 경고문을 날린 다음에, 한번에 빵하고 다 뚫렸었거든. 철통의 보안인 곳이 대체 왜, 어떻게 폭발했는지는 미스터리.
그리고 더욱 큰 문제가 있었으니.
"제가 수용소를 붕괴시키고 싶냐고요..? 음, 오빠. 제가 대체 왜 그럴꺼라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혹시나 싶어 막 저 감옥을 파괴하고 싶은 충동이 드냐고 묻자, 어이가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내게 그렇게 답하던 서은이.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건, 잠시 알아보더니 내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답하던 그녀였다.
"음... 그리고 오빠. 이거 좀 찾아보니까, 애초에 탈옥시키는게 힘들어보이는데요?"
"...응?"
"이쪽 보안이 협회나 그쪽처럼 별도의 능력으로 자체 네트워크 만들어놔서, 제 기술력으로 뚫는게 쉽지 않아보여요. 이거에만 몇년간 죽어라 매달리면 할 수도 있을까 말까...?"
"음, 그렇구나..."
그렇게 설명하는 서은이의 말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니, 그럼 원작의 서은이는 어떻게 뚫은거지? 심지어 그때는 분명 우리랑 같이 안있고 혼자 독학해서 능력도 지금보다 떨어질텐데..?
'...역시, 조력자가 있는건가.'
그렇게 고민한 나는, 결론을 이내 내렸다.
그래. 아마 이게 맞을거다. 물론 추측일뿐이지만... 원작을 생각하면 가능성 있는 일.
나는 그렇게 최대한 기억력을 되살려가며, 다시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그리고 전부터 연구하던, 수용소 안에 있을 '그것'이 나오는걸 막기 위해서라도.
원작처럼 대탈옥이 없더라도... 그 일은 일어날 수 있는거니까.
물론 일하는건 쉽지 않았지만...
'그래. 미리미리 다 해놔야지.'
모든건 다 스타더스, 이 세계의 운명을 등에 진 그녀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하여.
사실 저번 아리엘이 일으킨 테러때 속이고 도주한 후폭풍이, 벌써 두려워지기 시작했지만...
"휴 그래."
지금도 그녀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텐데, 나라고 놀 순 없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자료들을 뒤져가며 열심히 조사를 계속했다. 조만간 테러도 하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마음 속에 품은채.
***
그리고 그 시각.
"...응?"
이설아. 유성그룹의 사장이자, 스타더스의 절친한 친구인 히어로 아이시클.
이설아는 오랜만에 자신을 찾아온 친구 스타더스. 신하루와의 만남을 카페에서 약간 긴장한 채로 하다가, 이내 자신의 친구의 입에서 나온 소리를 듣고 순간 당황했다.
"...그러니까, 뭐라고?"
"나. 에고스틱이랑 더 친해지고 싶다고.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약간 귀를 붉힌 채, 그래도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는 신하루의 말을 들으며.
이설아는, 속으로 조용히 절규했다.
'...아니 다인씨, 하루랑 분명 거리 조절 했다면서요...'
이게, 한거예요..?
...물론 그런 그녀의 절규는, 집에서 누워있던 에고스틱에게는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