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3 - 사람들의 반응
먹구름이 잔뜩 낀, 궃은 비가 내리는 하늘에.
공중에 둥둥 뜬 푸른 물들로 만들어진, 거대한 구형 공간.
날 도와 같이 온 스타더스와 함께, 그 속으로 들어간 나는...
"...그, 아리엘? 너가 좀 큰 오해를 하고있는거 같은데."
진땀을 흘리며, 내앞에서 울먹이고 있는 아리엘에게 해명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나온 아리엘의 충격발언. 내가 스타더스와 사귀는거 아니냐고 묻는 말에, 난 그냥 어이가 없었다. 대체 뭘 보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설마 내 열애설이 해외에 퍼져서 그런건가?
"뭐가 오해에요? 오빠, 전 바보가 아니예요."
갑자기 눈물을 옷으로 슥슥 닦으며 그렇게 말하는 아리엘.
...대체 왜 우는 것인가.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였지만... 내가 뭐라고 더 말하기도 전에 아리엘의 말은 계속되었다.
"애초에 티비만 봐도 딱봐도 둘이 사귀는데! 대놓고 연인행동을 하면서 꽁냥거리는데, 그걸 눈치 못채는 사람이 어딨어요!"
눈을 찡그리듯 감고는, 양손에 주먹을 꼭 쥔채 그렇게 소리치는 아리엘.
...당연하게도 듣고있는 나로는 굉장히 어이가 없는 말이였다. 아니 대체 어딜봐서? ...물론, 음.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그렇게 보일수도... 그러니까 착각할 수도 있는 행동을 한거 같기도 하고 그랬다. 예를들어 손을 잡는다던가, 막 내가 혼자 감정에 취해 이상한말들을 내뱉는다던가... 그런 것들. 당연히 아니지만, 잘 모르는 제 3자가 보면 오해할 수 있는 행동들
그러나, 나 빌런 에고스틱. 카메라 앞에서는 한번도 그런 행동을 한적이 있다고 맹세할 수 있다. 애초에 우리는 비즈니스적인 히어로-빌런관계. 결코 감성을 섞지는... 않는단말이지. 아마도.
하여튼 그랬기에, 난 어이가 없는 심정으로 스타더스를 힐끔 봤다. 왜냐면 지금이 딱 그녀또한 황당하다는 듯이 짜증을 낼 타이밍이였거든. 히어로한테 '너 사실 빌런이랑 사귀지?' 소리 들어봐라, 얼마나 화나겠어.
그렇게 스타더스가 날 대신해 말을 해주지 않을거라는 기대감으로 난 그녀를 돌아봤고...
"....하? 나, 참 무슨 소리를..."
그녀는 실제로 그렇게 말하긴 했다.
...화났다기 보다는, 여전히 아까처럼 약간 귀까지 붉은 얼굴로 볼을 긁적인채 눈을 피하며 말하고 있어서 그렇지.
"그리고 꽁, 꽁냥? 내가 언제..."
그렇게 혼자 붉어진 볼로 심각하게 중얼거리는 스타더스를 보며, 난 그냥 내가 알아서 하기로했다. 좀 많이 당황했나보네. 그래, 면전에서 이런 얘기 들을 일이 많지는 않긴 해서 그런가보지. ...아마?
그래. 나까지 부끄러워질려고 하니까 이 생각은 그만하자.
"전... 전 오빠가 누구랑 사귀든 상관 없어요. 그냥 오빠와 함께 있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요. 그게, 그게 그렇게 힘든가요?"
우리가 그러고 있는 동안, 한달만 지나도 밤에 떠올리면 이불킥을 할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고있는 우리 아리엘.
마치 뜬금없는 사랑과 전쟁같은 분위기에 난 잠시 어질어질해졌지만, 일단 그래도 할 말은 해야됐다.
그렇기에.
난 한숨을 쉬며, 아리엘에게 담담히 답했다.
"...아리엘. 너가 무슨 착각을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아니야."
"...뭐가 아니예요."
"정말 아니라니까. 오빠가 너한테 거짓말한적 있니?"
"..."
그렇게 내가 흥분한 그녀를 달래듯 그렇게 말하자, 점차 진정하는 아리엘의 기색.
"...정말요?"
그렇게 약간 붉어진 눈으로 그렇게 묻는 아리엘에게, 난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며 말했다.
"어.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한거니? 저번에 물어봤을때도 오빠는 그런거 없다 했잖아."
"...그랬긴 했죠."
그제서야 진정했는지, 눈을 슥슥 닦고 눈물을 그친 아리엘.
...그리고 그 뒤에야 자신이 뭘 했는지 깨달은건지, 볼이 붉어진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그래. 부끄러운 줄은 알아서 다행이야...
"그래서 아리엘. 대체 왜 이런 일을 일으킨거니?"
그렇게 좀 아리엘이 진정된 이후, 난 그녀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폭풍에, 해일에, 난리 난것좀 봐봐. 물론 아이시클을 성장시키는 의외의 소득이 있긴 했지만...
하여튼 대충 짐작은 갔으나, 그래도 일단 직접 들어보는게 좋은거 아니겠나.
하여튼 그런 내 질문에, 아리엘은 조용히 답했다.
"...오빠가 저보고 약해서, 에고스트림에 못들어온다면서요. 그래서, 그래서..."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네."
역시나.
내 예상과 한치도 다르지않은 대답에, 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아니, 그러면 말을 하지. 이정도로 힘쎄다고.
물론 말했어도 아틀라스 때문에 끝까지 안받아줬을 것 같은데... 잠깐. 그걸 떠나서, 이 거대한 폭풍을 다 아리엘이 혼자 만든거라고?
난 그걸 짚고 물었고.
"...아, 어느정도 아빠네 부하 어인들이 도와주긴 했어요. 아하하..."
그제서야 멋쩍게 웃으며 그렇게 실토하는 아리엘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아.
"...알았어 아리엘. 일단 뒤에 얘기는 나중에 우리 집에 가서 얘기하자. 알겠지?"
"네에..."
그렇게 아리엘을 달램으로써.
사실상, 부산에서 있던 해프닝도 끝이 났다.
이제 남은건.
"...둘이 아는 사인가봐. 그보다, 집?"
분명 아까까지만해도 볼을 붉히고 있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싸늘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스타더스와.
[오빠, 대체 그 안에서 뭐하고있어요? 지금 밖에 사람들한테 오빠가 하는일 다 찍혀서 난리났어요.]
...갑작스러운 해프닝을 목격하게된 대중들의 반응이였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둘 다 문제였다.
***
부산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거대한 테러가 일어난 이후.
이례적인 남부지방쪽 거대 테러에,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
[아 시발 부산사는데 갑자기 재난영화 찍고있는중ㅋㅋㅋㅋㅋ]
(커다란 해일 사진)
아니 저한테 왜그래요
=[댓글]=
[지금 뉴스보는데 ㄹㅇ 부산이 테러당하는건 처음이네ㅋㅋㅋㅋ]
[자 이제 서울사람들의 고통을 알겠어?]
[테러 하나없이 살던 부산사람들 갑자기 처음겪는 매콤한 테러에 정신 못차리는중ㅋㅋㅋ]
ㄴ[마 우리도 월광교때 괴물들 뛰쳐노는거 다 겪었다 ㅅㅂ..]
[지금 다들 내륙쪽으로 튀는중이다ㅋㅋㅋㅋㅋ]
[부산은 스타더스도 없지 않음? 큰일났네]
ㄴ[스타더스 부르겠지 가고있을듯]
[아이시클이 한번 보여주냐???]
ㄴ[솔직히 걍 스타더스 기다리는게 빠를거같은데ㅋㅋ]
[근데 지금 테러일으킨게 라티스같다는데 거기 에고스틱이 협업한데 아님? 지금까지 전세계 동시침공때도 한국만 빼고 테러했었는데 갑자기?]
ㄴ[그러게 좀 이상하긴 하네]
ㄴ[에고스틱이랑 싸운거 아님?]
ㄴ[그렇다기엔 테러의 규모가 쟤네 평균보다 작은데 뭔지 모르겠네]
ㄴ[최신 소식에 의하면 테러 일으킨게 여자라던데?]
ㄴ[헉]
ㄴ[아ㅋㅋㅋ]
ㄴ[슬슬 무슨 일인지 이해가는 망붕이들은 개추ㅋㅋㅋㅋ 망 고 쿤!]
ㄴ[ㄹㅇㅋㅋ]
ㄴ[어 잠만 이러면 에고스틱이 부산 올 확률 꽤 있는거 아니냐?]
ㄴ[어라?]
ㄴ[부산사는데 도망치다가 이거보고 차 돌려서 다시 바닷가로 향했다ㅋㅋㅋ 악질망붕이 내 목숨을 에고스틱 온다에 배팅 ONㅋㅋㅋㅋ]
ㄴ[미친놈아ㅋㅋㅋ]
*
[속보)에고스틱 부산에서 진짜 등장ㅋㅋㅋㅋㅋㅋㅋ]
(사진)
방금 방송사 카메라에 찍힘ㅋㅋㅋㅋ
아아... 또 당신이십니까 MANGO-AT
=[댓글]=
[와ㅋㅋㅋㅋㅋㅋ 역시 ㅅㅂ 이럴줄ㅋㅋ]
[시발 마지막 뭔가했더니 망고트 ㅇㅈㄹㅋㅋㅋㅋ]
[감사합니다 MANGO 감사합니다 GOAT]
[걍 이제는 스타더스보다 빠름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아이시클보다 에고스틱이 든든하면 개추ㅋㅋㅋ 일단나부터ㅋㅋㅋㅋ]
ㄴ[개추를 벅벅ㅋㅋㅋㅋ]
ㄴ[아이시클은 A급 히어로고 망고는 S급 히어론데 어쩔 수 없지ㅋㅋㅋㅋ]
[아까 차돌린 망붕이 1승ㅋㅋㅋㅋㅋㅋ]
ㄴ[진짜네ㅋㅋㅋ 직관했을듯 ㅅㅂㅋㅋㅋ]
[근데 왜 방송안킴? 근데 왜 방송안킴? 근데 왜 방송안킴?]
ㄴ[어라?]
ㄴ[진짜네? 잠만 망고스틱!!! 이건 아니지]
*
그렇게 에고스틱이 등장한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빠르게 진정된 사람들.
언론에서도 이제 에고스틱이 왔으니 안심하라고 방송을 보낼 정도로 급격히 분위기가 진정되는 동안.
사람들은 그 사이에, 또 이상한 떡밥을 굴리기 시작했다.
*
[최신)아이시클 X 망고스틱 뭐야뭐야?]
(아이시클이 에고스틱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있는 사진)
헉... 둘이 뭐하는거임?
아이스망고 개같이 부활 각이냐?
=[댓글]=
[오ㅋㅋㅋㅋㅋ]
[아이스망고 떡밥 10만년만에 부활ㅋㅋㅋㅋ]
[저저 정실은 스타더스인데 뭐하는거임? 이거 불륜이야!]
ㄴ[불륜순애!]
ㄴ[미친놈아ㅋㅋㅋㅋㅋ]
ㄴ[아이스망고 지지자들 지들도 불륜인거 인정했네ㅋㅋㅋ]
ㄴ[스타더스야 망고 바람핀다~]
[스타더스 곧 도착할듯 ㅅㅂㅋㅋㅋㅋ
[팩트)에고스타는 팬들의 호들갑일뿐 둘이 사실 아무사이도 아님ㅋ]
ㄴ[?]
ㄴ[하아?]
ㄴ[지금 뭐라는거지.]
ㄴ[???]
ㄴ[커플링알못이]
ㄴ[네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ㄴ[에고스타단들 댓글 주르륵 달리는거봐 아ㅋㅋ]
ㄴ[아이스망고단 아직도 살아있어? 독하다 독해ㅋㅋ]
[이와중에 히어로와 빌런이 자연스럽게 떠들어도 사람들 반응이 아무렇지 않네ㅋㅋㅋㅋ]
ㄴ[걍 일상임 이제ㅋㅋ]
*
그렇게 커뮤니티말고도, 갈 길 잃은 사람들은 멀리서 카메라로 상황을 중계하는 방송국 채팅창에도 모여들었고.
그래도 나름 진정했던 거기또한...
*
[스타더스까지 입갤ㅋㅋㅋㅋㅋ]
*
스타더스의 도착이후 터져버렸다.
비록 너무 멀리서 찍고 있고, 아이시클이 바다를 얼린이후 각도가 절묘하게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열심히 추측성 글을 열심히 적고있었다.
특히 그 이후 스타더스가 에고스틱과 함께 어디로 날아간 이후, 더더욱.
그렇게 이상한 물의 구 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스타더스와 에고스틱을 보며, 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사람들이 궁금해 죽으려하던 그때.
"..."
그 물속 안에서, 나는 지금 다음 계획을 짜고있었다.
...정확히는, 아리엘을 데리고 스타더스로부터 도망칠 계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