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259화 (259/328)

ep.262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의 시민 여러분. 에고스틱입니다!"

*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얏호우~ 망끼룩끼룩~ 망하하하하하 망고고고고고고]

[이제는 ㅅㅂ 에고스틱 방송 떴다하면 채팅창 곱창나면서 시작하네ㅋㅋ]

[망하 망하]

[이미 하늘에 빨간용 보자마자 망고가 뭔가 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개추ㅋㅋㅋㅋ]

[내일 시험인데 방송 보고있다 아 내일 죽어도 에고스틱 방송은 봐야지 ㄹㅇㅋㅋ]

[시청자수 순식간에 몇만명이냐 지금 ㅅㅂㅋㅋ]

[오늘도 대한민국을 흔드시는 그저 GOAT 감사합니다]

[망고펀치! 망고펀치! 망고펀치! 망고펀치!]

*

서울의 한 도심.

나는 그곳 건물 위에서, 팔을 활짝 벌린 채 미소지으며 방송을 켰다.

여전히 열광적인 사람들의 반응. 흥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그런지 테러마저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에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

하여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나는 빠른 진행을 위해, 내 뒤에 서 있는 리 샤오펑을 바로 내새웠다.

"네! 오늘은 아주 스페셜한 게스트를 모셔봤는데요. 바로 중국의 S급 빌런이자 빌런연합 화룡의 대표이신, 제 친구인 리 샤오펑입니다!"

".....흠. 반갑다."

그의 등장에, 뜨거워지는 채팅창.

*

[???????????????]

[망고가... 방송에 남자를 대리고 와?]

[갈!!!! 이건 내가 아는 망고스틱이 아니야!]

[에고스틱 뱅송에... 여자가 안나온다? 초심 ㅇㄷ?]

[이런건 현실이 아니야아앗]

[이제는 하다하다 남자마저 기어코 꼬신 망고스틱... 그는 도대체]

[당신 누구야! 에고스틱 아니지?]

[ㅅㅂ 처음으로 남자 동료 대리고 오니까 채팅창 발작났네ㅋㅋㅋㅋㅋ]

[처음으로 남자동료(데스나이트 눈물)]

[너희들... 데식이를 잊은거야? 걔도 남자였다고ㅠㅠ]

[솔직히 저번 삼국연합 때부터 예상하긴 했음ㅋㅋ]

*

"...."

...중요한건, 어. 뜨거워지는게. 중국의 그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S급 빌런 수장을 대리고 왔다고 뜨거워진게 아니라. 무슨 동료의 성별이 남자인 거에만 집중하며 뜨거워졌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 다들 정상이 아니야.

하여튼 뭐. 사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중요한게 아니였다.

오늘 테러에 방송을 킨건, 컨텐츠용이 아닌 단순히 스타더스의 중간챕터 전 마지막 실력 측정을 위해서니.

물론 나와 리 샤오펑의 유대를 더 널리,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해 그런 것도 있는데. 그건 이미 그가 한국에 직접 온 것만으로도 기사가 쏟아질 테니까.

그렇게 난, 곧바로 핵심으로 들어갔다.

"하여튼 여러분! 다들 서울 상공에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붉은 용 보이시죠?"

*

[ㅇㅇ 개잘보임]

[붉은 용 푸른 용 그사이 펼쳐진 망고스틱]

[아 저번엔 서양용이더니 이번엔 동양용이냐고ㅋㅋ]

[대한민국에서 드래곤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있어요]

[이미 사진찍어서 인스타에 인증 쏟아지는중ㅋㅋㅋ 벌써 용 떠있는 곳 아래 핫플 됐다던데]

[ㄱㅊ 사람들 요즘 위기의식 빠릿해서 불한번 뿜ㅇ어주면 다들 흐엣하면서 사방으로 도망감]

[ㅅㅂㅋㅋㅋㅋㅋ]

*

"하여튼, 스타더스씨? 부디 와주시길. 혹여나 늦으시면, 저 불타는 용이 아래의 도시를 향해 불길을 뿜기 시작할겁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 앞에 하늘 위에 유유히 떠있는 커다란 붉은 동양의 용을 가르켰다.

크기도 크고, 길이도 엄청 길고, 온몸은 무슨 피닉스마냥 불타오르고 있는게 굉장히 쎄보이는 모습.

저게 바로 리 샤오펑이 중국을 재패할 수 있던, 그의 알파이자 오메가. 능력으로 탄생한 '화룡'이다.

*

[서울 상공을 나는 파이어 드래곤ㄷㄷ]

[파이어 드래곤 크롸롸롸롸하고 울듯]

[저게 그 유명한 화룡임? ㅅㅂ 이걸 내 눈으로 직접 보게될 줄은 몰랐네ㅋㅋㅋ]

[대한민국에 앉아있으면 세계 모든 빌런들의 테러를 감상할 수 있다? 앉아서 세계속으로 더 에고스틱 쇼ㄷ]

[火龍涼爽的~~~~~]

[그래서 이 조합은 뭐냐? 불타는 망고? 파이어망고?]

[스타더스는 가만히 한국에만 있는데 지구촌 빌런들 다 상대하는거 좀 웃기네ㅋㅋㅋ 힘을 내줘요 별먼지~~~]

*

하여튼 그렇게 자기들끼리 떠들석한 시청자들을 내버려두고.

내가 잠시 방송 화면을 돌린 채, 리 샤오펑을 돌아왔을때.

"역시... 그런건가."

그는 혼자 무언갈 중얼거리고 있었다.

"가볍고 재밌는 태도로 테러를 마치 예능처럼 보이게 둔갑시켜, 민중의 호감과 지지를 얻는다라. 영리하군. 영리해..."

"저, 리 샤오펑씨?"

"흠? 아, 실례했군요.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 말에, 생각을 멈춘 뒤 나를 돌아보며 그렇게 말하는 그.

...수상하다, 수상해. 뭐 이상한 말을 하고있던건 아나겠지.

하여튼, 나는 리 샤오펑에게 다시한번 당부했다.

"리, 아셨죠? 절대..."

"스타더스를 필요 이상으로 상처입히지 않고, 도시도 파괴하지 않고. 하하, 이해했습니다. 걱정마시길, 제가 어찌 친우의 부탁을 잊겠습니까?"

슬며시 미소지으며 그렇게 대답하는 그.

...그래, 너무 의심하지 말고 믿어볼까. 어차피 혹시나 해서 장치도 다 세팅해 놨으니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할 때쯤.

"...벌써 도착했군요."

저 한쪽편에서,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한 히어로가 날아오고 있었다.

누구겠어, 당연히 스타더스지.

"리 샤오펑씨, 준비됐죠?"

끄덕.

짧게 고개를 끄덕이는걸로 대답을 대신 한 리 샤오펑은, 이내 손을 앞으로 원을 그리듯 회전시키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크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괴성을 내뿜으며, 하늘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붉은 용.

그리고 그제서야 도망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나는 그에게 짧게 말했다.

"부탁합니다."

"예."

그렇게 리 샤오펑이 움직임과 동시에.

난 곧바로, 그곳으로 순간이동 했다.

"오빠!"

"어, 서은아. 줘봐."

테러가 일어나고 있는 곳, 그 근처에 놓여진 숨겨진 컨테이너.

허름한 겉면과는 다르게 안에는 온갖 첨단장치들과 모니터가 즐비한 그곳에서, 나는 서은이가 건내준 해드폰을 집어 쓴 뒤, 모니터 앞에 앉았다.

위이이잉. 돌아가는 무슨 소리와 함께.

모니터에 보이는, 스타더스와 붉은 용의 모습.

그리고.

[예상 바이탈 지수]

[현재 초당 속력]

[현재 위력 추정치]

[이동 궤적]

...

그 옆의 모니터들에는, 스타더스의 현재 몸 상태와 피로 지수를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온갖 장비들이 띄워주는 표들로 가득했다.

그래.

이번 테러의 목적은 단 하나. 지금의 스타더스가 월광교 재앙에 등장할 '그 괴수'를 상대할 수 있는 상태인가. 그걸 다시한번 정확히 체크하기 위해서.

그렇기에 이번 싸움을 통해, 스타더스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했다. 테러를 오직 이걸 위해 일으킨거니.

"스타더스..."

당신의 실력을, 한번 보여주시길.

난 그렇게 생각하며, 싸움에 집중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전투의 청사진이 이곳에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

그리고 그 시각.

"...."

스타더스는, 심기가 불편했다.

요즘들어 에고스틱이 일으킨 테러라 해놓고, 어째 에고스틱 그의 모습은 안보이고 늘 다른 빌런하고만 싸우는 느낌.

...물론, 딱히 에고스틱이 보고싶다던가. 그런건 물론 아니였지만!

그래도 자기가 불렀으면, 응.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가야하는거 아니야? 어떻게 도착하자마자 처음보는 외국인이랑 둘이 내버려두고 갈 수 있어.

화르르르르르르르

"칫."

스타더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염을 피했다.

허공에서 몸을 비트는, 무슨 거대한 불붙은 이무기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

그녀도 해외 소식을 보는만큼, 이 빌런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었다. 이것과 싸울 날이 올거라고는 상상을 못해서 그렇지,

'...대체, 어딜 때려야 하는거야?'

전신이 다 불타고있으니 어딜 공격해야 할지도 애매한 상황.

그나마 얼굴에는 불이 안붙은걸 보면, 그쪽을 공격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하아."

[키라아아아아아아아아-!]

"으으..."

무슨 모바일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거대한 용 괴수의 공격을 또 빠른 속도로 피하며, 그녀는 머리쪽을 공격할 대책을 생각했고.

그렇게 대치상태로 시간이 꽤 지났다.

...어째, 저번에 상대했던 그 하얀 용이랑 비슷하기도 해서 은근 할만한 싸움이였다. 다만.

'...뭔가, 이상한데.'

저 용.

저 용을 보며, 그녀는 무언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뭐지, 이 싸운다기 보단 시험을 치르는 듯한 기분은..?

수많은 전투를 치룬 그녀였기에, 느낄 수 있었다.

저 용이. 분명, 그 리 샤오펑이라는 인물이 조종하고 있을 용이... 굉장히 조심스러운 컨트롤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이상해.'

또다시 아슬아슬하게 스치는 용의 불길을 피하며, 그녀는 또 그런 생각을 했다.

한번은 오른쪽에서 공격이 들어오더니, 그 다음엔 왼쪽. 다음은 중앙. 기습을 하는가 싶더니, 그녀의 반응만 확인하고 용이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질 않나.

명백히 이상했다.

'...대체 뭐지?'

그런 의문을 품으며.

그녀는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직감적으로 모든걸 읽고있었다.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