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252화 (252/328)

ep.255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다.

바로.

'큰 힘을 대출받았을때는, 무지막지한 이자가 따른다는 거지...'

"아이고..."

나는 침대에서 골골거리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신의 기사 레이드를 치루기 전, 작전 성공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먹었던 뇌 가속 도핑약의 대가가 이제야 찾아온 것.

이래서 약물에 의지하지 말라고 선조들이 말한 걸까..?

물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게 능력 사용후 앓아누웠던 것만큼 후유증이 심하진 않았다는거다. 막 테러 한번 하고 일주일씩 기절했던 것과는 다르게, 하루만에 번쩍하고 깨어났으니까.

"다인씨...!"

물론 상당히 오랜만에 기절을 해서인지, 다들 걱정을 끼친 점은 좀 많이 미안하긴 했는데, 하여튼.

나는 생각보다는 금방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래, 애초에 몸 직접 쓴 것도 아닌게 쓰러지는게 더 이상하지.

어쨌든, 이제는 저 신의 기사 놈도 때려잡았으니.

이제 사이비 종교의 두근두근 괴물 소환하기 재앙 전까지, 이계 괴물 애호가 월광교 이놈들에만 집중하면 된다!

...물론.

"....."

그것말고도, 은근 다른 고민거리기 있기도 했다.

"스타더스...."

그래. 바로 그녀에 관한 것.

'...알았어. 나중되면 꼭, 말해주기다?'

"으으음..."

내 방.

쓰러진 이후 걱정이 과한 수빈씨와 하율의에 의해 3일간의 강제 침대 감금생활을 끝내고, 다시 내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나.

난 그곳에 의자에 앉아, 빙그르르 돌면서 스타더스에 과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뭔가, 그녀가 날 대할때 태도가 많이 부드러워진거 아닌가..?

물론 내 착각일 수도 있다. 히어로인 그녀가 빌런인 나한테 부드러운 태도를 보일 이유도 없고.

하지만, 뭔가. 뭔가. 요즘 일렬의 대화를 다시 떠올려보... 우리가 정상적인 히어로와 빌런 사이에서 꽤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애초에 내가 그녀를 구한게 대체 몇번이야. 그녀또한 날 직간접적으로 살려준게 꽤 돼고.

'...그래. 내 착각이겠지?'

...일단은 난,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말도 안되는 가설이기도 했고. 그냥 스타더스가 날 어차피 못잡는다는걸 아니까 날 안심시켜 방심시킨다음 잡을 계획을 짜고 있다는게 더 그럴듯 했다. 무섭다 스타더스. 대체 어디까지 내다보는거냐...!

"...."

그래. 일단 이런 사소한 것보다는 월광교의 우당탕탕 이계의 게이트에서 몬스터를 불러 지구를 멸망시켜봐요 대작전. 이거나 일단 신경쓰고 생각하자.

난 그런 생각을 하며, 그대로 전화를 걸었다.

PMC 점검이나 하러 가자,

***

내가 월광교 재앙을 대비해 육성해놓은 우리 유성스쿼드 PMC...가 아닌 에고퀕의 4인방.

사실 이들은 내가 은근 생각을 많이 하고 모아 구성한 능력자들이였다.

검술에 능한 이세검, 원거리 저격에 특화된 서채영, 맞으면서 싸울정도의 탱킹이 되는 허다희, 그리고 이 셋을 서포팅 해주는 산수아.

주로 즉석에서 영입된 우리 에고스트림 근본 멤버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처음부터 철저히 계획적으로 내가 영입하였다.

마치 RPG게임에서 파티를 짜듯, 각자의 역할이 서로 독립적인 이들로.

검을 다루는 능력자 이세검, 1호.

빛의 화살을 쏘는 능력자 서채영, 2호.

불타는 대검을 휘두르는 탱커형 능력자인 허다희, 3호.

근처 동료들에게 버프를 주는 비눗방울을 만드는 능력자 산수아, 4호.

딱 보면 알겠지만 이 4명은 서로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서로가 서로와 함께 싸울때 제일 빛난다. 강한 적과 싸울 경우, 허다희가 탱킹을 하며 어그로를 끌때 이세검이 검으로 근접에서 도륙내고, 서채영은 원거리에서 안전하게 지원을 하며. 산수아가 이 모두에게 버프를 주는 형식.

그리고 듣고보면 알겠듯이.

이들은 히어로라기 보다는, 무슨 게임의 레이드 파티원 같은 모습이다.

당연하지.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되었으니까.

PMC, 에고스쿼드의 설립 목적은 단 하나.

월광교의 게이트 재앙에서 튀어나올 거대 괴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

스타더스 혼자 이 넓은 대한민국을 몬스터 웨이브로부터 지킬 수 있을리 없으니, 내가 따로 대 몬스터용 병기들로 육성한 이들.

그래서인지, 우리의 계산이 맞다면 이들 모두가 힘을 합치면 단일 개체의 괴수를 상대로는 스타더스보다도 더 잘 싸울수도 있을거다. 1:1과 4:1인데 당연한거겠지만은...

'...쉽지 않았었지.'

정말 이 아이들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내 계획이 처음부터 PMC 1기생은 최대한 적게, 소수정예로 뽑은 뒤 이들을 선배로 둬 2기생 3기생들을 더 뽑는 것이였기 때문. 수많은 괴수들을 상대하려면 당연히 4명가지곤 부족하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1기생들을 뽑을때는 누구보다 신중해야됐다. 능력도 되면서, 파티원들끼리 조화도 이루면서, 제일 중요한건 인성이 올바르여야 했다. 거기에 나를 믿고 따르기까지 해야했고.

...결과적으로, 난 성공했다.

물론 내 생각보다 나를 조오금 더 많이 따르고, 내가 에고스틱인걸 들키기까지 했다는 문제가 있긴 한데. 성공했다는게 중요하지.

그렇게 이설아와 손을 잡고 만든, 월광교 게이트 재앙의 괴수들 점담 처치반. 에고스쿼드 1기생들은 그렇게 탄생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2기생들을 뽑았던 것이고.

'2기생이라...'

2기생들은, 우리 1기생 4인방보다는 훨씬 키우기 쉽다.

일단 내가 직접 동고동락하면서 가르치고 친해진 우리 1호 2호 3호 4호와는 다르게, 이들은 나대신 우리 1호~4호가 다 가르칠거다. 이럴줄알고 가르치는 법을 가르쳐놨거든.

이것이 바로 기적의 다단계 육성법. 난 4명만 키우면 이 4명이 다른 12명을 키우고, 12명이 나중에 24명을 키운다...!

PMC 2기생들은 1기생 애들보다 능력의 강함을 포기하고서라도 최대한 순하고 인성이 착한 애들만 데리고왔기에 가능했던 일.

그리고 저번부터, 우리 4인방이 열심히 2기생들을 키우고 있었다.

...힘들다고 징징거리다가 어느순간 연락이 끊겼는데, 다들 잘 하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난 PMC에 도착했고.

이내 애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인쌤~"

"어흑."

날 보자마자 안겨드는 허다희와, 옆에서 쭈뼛거리는 서채영. 그리고 고개를 숙이는 이세검과 피곤해보이는 산수아까지.

2기생들을 이 PMC 건물로 부러들이고 온 이후로는, 처음 보는 우리 스쿼드 애들의 얼굴.

...다들 어째, 평소보다 뭔가 어른스러워 보이는 모습이였다. 아무래도 후배들 앞에서 코치를 해야하니까 그런가.

"다들 잘 지냈어?"

"말도 마세요..."

2호, 서채영은 자신의 노란빛 머리를 꼬며 그렇게 말하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듣자하니, 다들 누군갈 가르치고 지도하는건 처음이라 상당히 힘들다는 모양.

그래도 나한테 배운것도 있고, 스타더스를 보고 따른 것도 있어서 어느정도는 하고 있다고 한다.

"후배들 상태는 어때?"

"뭐... 다들 열심히 배우고는 있습니다."

내 질문에 그렇게 애매하게 대답하는 이세검이였다.

하긴, 평범하게 살아온 이들이 대 괴수용 전투 기술을 곧바로 배우기란 쉽지 않겠지. 아마 시간이 좀 걸릴거다.

그래도 다들 어지간하면 인성 좋은 애들만 골라서 뽑아서인지, 별로 트러블은 없다는 모양.

"하여튼, 다들 다인 스승님한테 인사시키기 위해 저기 훈련소 강당에 대기하라고 해놨습니다. 한번 들려서 얼굴 보고 말씀 주시는게..."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이세검.

정확하게 내가 하려는걸 캐치하고, 미리 준비시켜놓은 모습이다. 2기생들 얼굴 면접때 보고 못봤는데, 한번쯤 봐봐야지 않겠나.

"그래. 가자."

"네!"

그렇게 난, 우리 12명의 PMC 2기생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강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힉....!"

"왔어, 왔어!"

"저게 그 스승님들의 스승님...?"

나를 보고는 바짝 쫄아서, 오와 열을 맞춰 차렷하고 서있는 애들을 보고는 황당함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게 PMC야 초능력자 군대야..?

"아니... 야. 얘들 왜이러냐?"

"하하... 그게."

내 황당하다는 눈빛에, 머쓱하다는 듯 머리를 만지는 서채영.

듣자하니, 이게 애들을 가르칠때 나를 좀 무서운 사람인듯이 말하는게 효과가 좋다고 해서 그렇게 했자고 한다. 제대로 못하면 이 PMC의 대표인 내가 찾아와서 이놈~한다는, 뭐 그런 얘기. 아니 이게 뭐 우는 아이보고 호랑이가 와서 이놈한다도 아니고...

뭐. 나쁜 방법은 아니다. 상급자에 대한 공포는 조직을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니까.

어쨌든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니 할말은 해야지.

나는 그렇게 강당 앞에 서서, 애들을 내려다보면서 반갑다고 일종의 연설같은걸 했다.

대충 너희들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이 나라의 평화를 위해 하루빨리 정진해야 한다. 뭐 그런거.

"히익..."

...넌 왜떠니, 애야.

그렇게 할말을 다 마친 나는, 애들한테 슬쩍 물었다.

"다들 잘 알아들었지?"

""""네!!!""""

"....."

애들이 다 군기가 들어서인지, 기합 하나는 엄청났다.

그래. 이대로만 가자, 이대로만 가.

그렇게 난 PMC 애들과도 마지막 대화를 나눈 뒤, 자택으로 돌아왔다.

좋아. 우리 대-월광교 괴수 상대 군단들은 잘 육성되고 있고.

다음은 역시 그건가.

난 그런 생각을 하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정확히는, 국제 전화를.

"안녕하십니까, 카타나씨."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일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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