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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242화 (242/328)

ep.245

[스타더스가 공격합니다! 네! 한방!  빌런 세븐와트가 한방에 쓰러졌습니다! 도시는 안전합니다 여러분!]

"흠..."

-탁.

나는 화면에 나오는 영상을 멈춘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바로 어제자 뉴스 방송.

또 언제나처럼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나타난 빌런, 노란 쫄쫄이를 입은 세븐와트라는 놈.

...그리고 뉴스는, 그런 놈을 주먹 한방에 쓰러트리는 스타더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금발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주먹을 위로 치켜든 스타더스의 모습이 멋지긴 했지만, 그게 중요한건 아니였다.

중요한건 원작에서는 상대하는데 나름 고전했던 저놈을, 스타더스가 한방에 잡아버렸다는 것.

사실 뭐 이게 한두번도 아니다. 애초에 지금 시기에 도시들이 주기적으로 안 불타는것만 하더라도 스타더스가 원작에 비해 아주 성장했다는거지.

얼마나 성장했냐면

다음 월광교 이벤트까지는, 아무래도 극복할 수 있을 것같은 정도로.

"....."

나는 곰곰히 분석해봤다.

월광교 게이트. 전세계 각지에 포탈이 열리며 괴물들이 웨이브 형식으로 쏟아져나오는 2페이즈의 최종 보스.

내가 늘 이 이벤트를 제일 경계했던건, 너무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쳐서였다. 서울 하나만 공격받으면 몰라, 전국에 괴물들이 튀어나오는데 이걸 무슨 수로 막겠어? 원작 분위기가 2페이즈 기반으로 바뀌는건 다 이유가 있는거다.

...물론.

나는 다, 계획이 있긴 했다. 이걸 막을 계획이.

그런데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것.

적어도 테러가 어느정도 시작된 뒤에야 막을 수 있을거라고 추측된다.

즉 그때까지는 공격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

그래서 내가 PMC도 만들고 협회장한테 벙커도 지으라하고 그러는거 아니겠나. 시간을 벌어야한다. 내가 계획을 실행할때까지, 버텨야한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서울이겠지.

"...."

서울 역시 온갖 괴물들이 각종 도시마다 튀어나오는건 같지만, 월광교놈들이 메인 게이트를 여는 곳이 여기라 특별히 강한 놈들이 튀어나온다. 즉, 이놈들은 어지간해선 스타더스가 상대해야된다는 것.

문제는 이게 게이트가 온 사방 팔방에 열려서 게이트마다 거리가 꽤 된다.

그리고 그걸 막기 위해선, 멀리 있는 위치까지 빠르게 날아가는게 중요하고.

"....스피드라."

그래.

요컨데 비행 능력이 꽤나 중요해진다는 것.

서울의 저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날아갈 수 있는 스피드. 그게 필요하게 될거다. 너무 늦으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상황이 다 끝나있을 수 있으니.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스타더스는 힘만 쎘지, 딱히 스피드와 관련된건 뭐 없다는 것.

애초에 내가 그녀를 다른 강한 능력자와 싸우는게만 했었지, 딱히 그녀의 비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테러는 한번도 없었다. 물론 지금도 빠르긴 한데... 좀 더 자극시키면 스타더스가 하늘을 나는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지금, 내 다음 테러의 컨셉이 정해졌다.

"어차피 힘은... 일단 지금은 넘치도록 쎄니까."

나는 세븐와트를 주먹 한방으로 무찌른 스타더스의 모습을 보며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사실 아직도 부족하긴 하다. 스타더스는 여기서 더 강해질 수 있고, 더 강해져야만 한다.

하지만 일단 지금 당장 이차원의 괴수 정도를 막기엔 충분해 보인다.

어차피 그놈들은 개체 하나하나가 강하다기보단 물량빨이기도 하고...

'게이트에서 튀어나올 제일 위험한 그놈도, 충분히 상대 가능할 것 같으니까.'

"좋아."

생각을 마친 나는 그렇게 혼자 선언했다.

이번 테러의 메인 테마는... 스피드다!

거기에 시민들까지 엮는다면 나쁘지 않을 것같네.

그래, 그럼 이제 이건 됐고...

자세한 계획은 나중에 짜기로 결정한 나는, 일단 당장 곧 다가오는 일부터 알아봤다.

월광교야 내가 계속 차근차근 막아설 준비를 하고 있는 메인 보스고, 그놈말고도 미리 처치해야될 빌런들은 꽤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놈.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탁자 옆에 인쇄된 종이에 박혀있는, 한 빌런의 프로필을 들어올렸다.

"...."

쓰읍.

역시 아무리봐도 이놈은 나 혼자서 못잡는데.

...그리고 그게, 잠시간 고민한 내가 내린 결론이였다.

아니, 말그대로 나 혼자서는 못잡는다. 나 뿐만이 아닌, 우리 에고스트림 멤버들 전원중에서 이놈을 쓰러트릴 수 있는 놈이 없다.

애초에 상성자체가, 스타더스 말고는 쓰러트릴 수 없게 설계되었거든.

그러면 그냥 스타더스보고 쓰러트리라하면 되는거 아니냐... 하면 뭐라 할말이 없긴 한데. 문제는 이놈이 좀 많이 강하다. 지금의 스타더스로는 이기기 힘들 정도로.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말이지.

"....."

...그래.

일단 이건 나중에 생각하고, 당장의 테러부터 생각해볼까.

자고로 일류 빌런이란 한번의 테러를 계획할때도 정성을 담아 하는법. 이 테러의 미학을 일반인들은 모른다...!

하여튼 난 그렇게 혼자 초벌을 짰고.

이내 며칠후.

에고스트림 대 회의실.

"하암, 오빠. 이번엔 뭐예요?"

거대한 탁자를 주위로, 모두가 모인 그자리.

나는 거기서.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모두에게 말했다.

"서울에 미사일을 떨어트릴꺼다."

"...네?"

***

스타더스.

그녀는 심각한 워커홀릭이였다. 히어로 활동에 모든걸 바칠 정도로.

그리고 문제는 슬슬 그녀의 상태가 안좋아지고 있었다는 것.

"....."

그리고 그 이유는, 당연히 에고스틱의 소식을 못듣는 날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서.

슬슬 자신과 에고스틱이 싸우는 영상도 너무 많이 돌려봐 더 볼것도 없던 그녀는, 이내 한숨을 푹 쉬었다.

"...하아."

...자신도 안다. 히어로가 빌런을 보고싶어하는게 정상은 아니라는걸. 빌런의 생사여부를 히어로가 신경쓰는게 이상한거겠지.

그래서 지금까지는, 스스로를 부정하긴 했지만.

이제 그녀는, 지난 여러 일들을 겪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에고스틱의 편지를 받은 이후.

한번 깔끔하게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냥 에고스틱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생각나서 그런거라고.

"...."

...뭐.

히어로가 아치에너미를 걱정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

애초에 에고스틱도 자신을 걱정하던데, 그 반대가 안될건 뭐야. 응.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거다.

애초에 그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게 몇번인데, 모습을 안보이면 좀 불안해지고 걱정되고 보고싶어할 수도 있는거 아니야겠어 그래. 이건 그가 빌런이란거랑은 상관 없는거야.

"...혼자 뭐라는건지."

그렇게 그런 생각을 이어나가던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자조적으로 피식 웃었다. 하루야,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그래도.'

..그냥, 그런 기분인걸 어떡한가.

왜 안와.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혼자 하루종일 싱숭해하던 그때.

"...회식?"

협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늘 섀도우워커도 오랜만에 협회에 오는데, 그 김에 저녁은 다같이 회식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으음...."

회식이면 술도 있겠지?

...알코올의 힘을 빌리면, 이 기분도 진정될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알겠다고 답장했다.

자신이 술에 약하다는 것도 잊은채.

***

회식.

대한민국의 치안을 담당하는 히어로 협회도, 일단은 직장인만큼 가끔씩은 같이 회식을 하기도 한다.

물론 최근들어 사건사고가 터지느라 열리적은 별로 없었지만, 섀도우워커가 일이 있어 협회에 들린김에 오랜만에 성사된 회식.

무려 스타더스와 섀도우워커, A급 히어로 둘이나 참여한 회식 자리에서.

협회장은 섀도우워커의 푸념을, 계속 듣고 있었다.

"요즘 힘듭니다, 힘들어요..."

혼자 취해서 얼굴이 붉어진 남자의 이름은, A급 히어로로 활동하고 있는 김자현. 일명 섀도우워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금발의 여자는 같은 A급 히어로인 스타더스였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김자현의 푸념.

협회장은 스타더스가 뭐라고 대꾸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

이미 스타더스또한 취했는지, 아까부터 다른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가만히 말없이 맥주병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삼켰다.

...아무래도, 취객을 상대하는건 그의 역할인가보다.

"흠. 자현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게나. 어찌됐던 자네 맡은바 일은 잘하고 있지 않은가?"

"협회장님..."

이내 상석에 앉아 그렇게 위로해주는 협회장에게.

김자현은 들고있던 맥주를 바닥에 쾅하고 내려놓더니, 중얼거리듯 말했다.

"뭘 잘해요? 요즘은 밤에 테러하는 빌런도 없는데. 거기에 가끔씩 밤에 테러를 일으키는 빌런들은 심지어 저를 카운터치지 않나. 히어로로써 존재감도 옅어진거 같고... 앞날이 막막하네, 그냥. 하아."

그렇게 한참을 푸념을 늘어놓은 그는, 이내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있던 협회장은.

"....하아."

옆에서 아무말 없이 똑같이 붉어진 얼굴로 맥주를 원샷하고 있는 스타더스를 보며 한숨을 흘렸다.

'큰일났군.'

"아, 빌어먹을 인생. 나도 왕년에는 어? 내가 손짓만하면 빌런들이 다 파악 쓰러지고 그랬다니까요. 아, 좋은 세월아 다 어디갔니! 아이고, 아이고."

"....."

이제는 본격적으로 주사를 부리고 있는 섀도우워커의 모습을 보며 협회장의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던 그때.

-탁.

반대쪽에서, 스타더스가 큰 소리로 맥주컵을 바닥에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스타더스?"

이내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을 건 협회장.

고개를 푹 숙인채, 텅 빈 맥주컵을 조용히 들고 있는 스타더스의 모습을 보며.

그제서야, 협회장은 섀도우워커가 말을 계속 하는동안 저 맥주병을 스타더스 혼자 비웠다는걸 깨달았다.

"자네, 괜찮은가..? 이제 그만 마시는게..."

그리고 협회장이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순간.

"왜..."

별안간 스타더스가, 그렇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왜, 왜..."

혼자 텅 뷘 맥주잔을 손에 쥔채,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

이내 그러더니 그녀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붉어진 얼굴로 약간 울먹거리며 중얼거렸다.

"왜, 테러 안하냐고오...."

"하아..."

"크흑. 나도 왕년에는 어? 밤하면 섀도우워커였는데... 이제는, 크흑. 앙케이트에서도 아이시클한테 밀리고, 숙희야...! 미안하다..!"

"짜증나아... 훌쩍."

"...."

"섀도우워커... 붐은... 온다고..."

"...하아. 미치겠군."

그렇게 협회장은 한쪽은 훌쩍이고, 한쪽은 진상을 부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두 기둥, A급 히어로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쟤네 둘다, 어떻게 집에 보내냐.

***

다음날 아침.

"으... 머리야."

집의 침대에서 일어난 스타더스는, 자신도 모르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겨우겨우 눈을 떴다.

그제서야 떠오르는 어제의 기억.

'...왜 테러 안하냐고오!'

"미쳤어... 내가 미쳤지..."

어제 그러던걸 기억한 그녀는,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신하루. 미쳤구나, 네가 미쳤어.

다음부터는 조심하자...

그녀는 약간 어지러운 기분으로, 자신도 모르게 습관대로 티비를 켰고.

그러자 그곳에는.

[안녕하십니까. 에고스틱입니다!]

"응..?"

막 방송을 킨듯한, 에고스틱이 있었다.

잠깐, 뭐야..?

신하루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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