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214화 (214/328)

내가 카타나를 소개한 이후.

채팅창은 그야말로, 광기로 물들었다.

*

[???????? 누나가 왜 거기서나와????]

[상상도 못한 정체 ㅅㅂㅋㅋㅋㅋㅋㅋㅋ]

[망고스틱X카타나 한일콜라보 실화냐? 진짜 에고스틱은 전설이다....]

[저 일본여자가 누군데??]

[정보)카타나는 일본의 S급 빌런으로 일본 최대 규모의 빌런조직 삼협파의 리더이며, 일본 정부와 협회에 대한 신뢰도가 저 끝으로 추락해서 요즘 일본대중이 실질적인 히어로로 취급하는등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삼협파가 협회를 먹었다는 소문이 도는 이때 사실상 일본 실세라 봐도 됨ㅇㅇ]

[고마워요 설명충웨건!]

[ㄹㅇ이제는 하다하다 국제적으로 노네ㅋㅋㅋㅋ]

[카타나 저 여자가 일본에서 우리나라 망고급으로 핫하지 않음? 왜 여기서 나와 본국에서도 얼굴 잘 안비추는 사람인데ㄷㄷ 인맥보소 ㅅㅂㅋㅋㅋㅋ

[매력을 주체하지 못해 다른 나라 빌런들마저 홀리는 망고... 그는 도대체?]

[아니 근데 ㅈㄴ이쁘네 요즘 빌런들은 원래 이럼? 에고스트림부터 시작해서 ㄹㅇ 말안됨]

[나는 번역기를 통해 당신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빌런 카타나가 왜 저기에 있습니까? 굉장히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즐거운.]

[かたなちゃんかわいいwwwwwww]

[어어 채팅창에 갑자기 일본어 왜이리 올라옴 멈춰!]

*

다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채팅창.

그러나 나는, 거기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

아까까지만 해도 내 앞에서 웃고있던 스타더스.

그랬던 그녀의 표정이 그림자에 가려진 채, 주위에 심상치않은 기운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

어느 정도나면, 카타나도 무언가 이변을 눈치채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공기가 무겁게 짓눌렸다.

"....하하."

그러나 그런 상황속에서도 나는 일단 웃어봤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내가 뭔 잘못을 한거지? 난 분명 직감이 시키는대로 다 했다. 근데 왜 분위기가 이 모양이 됐다는 말인가. 누가봐도 지금 스타더스 심기가 심상치 않아보이는데. 외국 빌런을 데려와서 그런가? 그 가능성이 제일 유력하다. 쓰읍. 어떡하지.

'아니지, 오히려 좋은거 아닌가?'

그때, 난 생각의 방향을 바꿨다.

위기는 곧 기회. 지금 스타더스가 화났다는건, 오히려 더욱 싸움에 진심으로 임한다는 소리다. 즉, 그만큼 능력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소리.

'....카타나가 좀 걱정되긴 하는데.'

뭐, 카타나도 일본 빌런들 중에 원탑 먹은 이니 스타더스와 충분히 호각으로 붙을 수 있을거다. 정 안되면 도망치라 하면 되고.

그렇게 빠른 시간안에 머리속으로 판단을 마친 나는, 다시 활짝 웃으며 카메라를 보고 말했다.

"네!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오늘은 제 오랜 친구 카타나씨가 특별히 절 위해 싸워주셨다 하셨습니다. 일본 제일의 검술 실력을 한번 보여주시죠, 카타나씨!"

"...네, 알겠습니다."

그런 내 말에 카타나는 어색하게 로봇처럼 고개를 삐꺽 끄덕였다.

....잘 할 수 있겠지?

벌써 가지 말라는 듯 긴장된 시선으로 나를 보는 카타나에게 응원을 건내준 쥐, 나는 손을 놓고 순간이동으로 현장을 빠르게 도망쳤다. 아까부터 스타더스 주위의 공기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고...

이제는 내 손을 떠났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응원뿐...!

그렇게 내가 떠나서, 근처 건물 위 옥상의 숨겨진 곳으로 자리를 잡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콰아아아아앙.

내가 떠나온 곳에서, 갑자기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시작된 거 같다.

***

'....짜증나.'

짜증난다. 그게 스타더스의 머리속에 드는 생각이었다.

...에고스틱 오랜만에 테러를 한다더니, 어디서 일본인 여자를 데리고 온 것도. 그녀랑 손을 꼭 붙잡고 있는 것도. 친구라고 지칭하는 것도 다 짜증났다. 화난건 아니다. 그냥 단순히 짜증이 났을 뿐이다.

이미 웃음은 지워진지 오래. 그저 눈앞에 아찔하게 저 여자와 손을 잡고있던 에고스틱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일 뿐이었다.

....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둘이 무슨 사이길래 손을 잡고 나타나? 테러하면서?

물론 이성적으로 생각했을때, 당연히 순간이동으로 데리고 온거니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거지만... 그래도 스타더스는 화가 났다.

왜인지는, 스스로 알지도 모른 채.

'....그래.'

그녀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생각했다.

그녀가 화가 난건, 에고스틱이 다른 빌런을 데리고와서다. 그것도 외국 빌런을 한국으로 데리고 와? 이건 아니지. 히어로라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거다.

'....그러니, 일단 저 눈앞에 있는 여자를 처리하는게 합리적이지.'

그렇게 스타더스는 냉철하고 이성적이게 결론을 내렸다. 카타나라는 저 빌런을 박살낸 후, 한국에서 쫓아내기로.

그리고.

...에고스틱을 어떻게 할지는, 하. 조금있다 생각하자.

그녀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그때, 아래쪽에서 들리는 목소리.

어느새 에고스틱이 떠나고, 지상으로 내려와있는 카타나라는 여자.

검은묶은 머리가 뒤쪽에서 휘날리고, 도복을 입은 채 일본도를 꺼낸 그녀를 보며.

스타더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

그렇게 그녀의 주먹에 노란색 빛이 뿜어져 나오고, 카타나가 바람처럼 날카롭게 그녀를 향해 칼을 든 채 뛰어오르며.

굉음과 함께, 허공에서 격돌이 시작되었다.

...이 여자는, 일단 여기서 무조건 쓰러트린다.

스타더스의 그런, 굳은 다짐과 함께.

***

에고스틱의 요청으로 스타더스와 싸우기 이전.

카타나는, 미리미리 스타더스에 대해 알아보았다.

"흐음...."

신체 강화 능력에 날아다닌다라...

전형적인 물리파 능력자다. 다만, 이때까지 카타나 그녀가 맞서왔던 그 어떤 물리적인 공격을 쓰는 상대보다 강력한.

그렇다 하더라도, 원거리 공격수단이나 특별한 능력이 없다면.

카타나는, 검을 든 자신이 이길거라고 확신했다.

"흡."

그렇게 다시 서울의 도심.

카타나는 검을 들고,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쏘아다니며, 스타더스를 압박하는 그녀.

스타더스와 카타나. 둘 정도의 능력이 되면 싸움은 더이상 일반적인 전투의 느낌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범인은 눈으로 쫓을 수도 없는, 현란한 무예와도 같이 보이는 둘의 풍경.

*

[와 ㅅㅂㅋㅋㅋㅋ 대체 둘이 얼마나 빠르게 날아다니면 뭐 카메라에 보이지가 않냐?]

[뭔가 여기저기서 노란 빛이 번쩍하고 막 칼이 반짝이는데 하도 순식간에 지나가서 뭐 안보임ㅋㅋㅋㅋㅋ]

[카타나 ㄹㅇ 지리네 검술원툴인줄 알았더니 무슨 동에번쩍 서에번쩍 사방에서 나타나냐 와ㅋㅋ]

[둘이 서로 피해를 주고 있기는 한거냐? 하도 빠르게 지나가니 뭐가 보여야지ㅋㅋㅋㅋ]

*

랭킹은 아직까지도 A급이나, 실질적으로 이제는 웬만한 S급 능력자들보다도 강한 스타더스.

그리고 자신의 검술과 능력 하나로 수많은 이들을 아래로 모았으며, 자국 최대 규모의 빌런 연합을 만들어 협회를 박살낸 카타나.

특히, 스타더스도 카타나를 봐줄 생각이 없었고.

카타나또한, 이 기회에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성장시킬 생각으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었던 만큼.

둘의 승부는, 그야말로 피튀기는 혈전이었다.

'...역시, 상대는 정면승부는 꺼리는군.'

그시각, 카타나.

그녀는 바람을 가르는 속도로 허공답보를 하며, 그렇게 생각했다.

검기를 두른 채 빠르게 휘둘러지는 길고 날카로운 그녀의 검은, 스타더스가 접근하기 힘들게 하였다. 특히 카타나의 반사신경으로는 스타더스가 어디에서 오던 전부 검을 휘둘러 막아낼 수 있으니.

반면 스타더스는 오직 주먹만으로 승부를 보니, 공격만 전부 검으로 막아낼 수 있다면 카타나에게 유리한 상황.

그러나 능력을 응용해서 지상에서 하늘로 높이 뛰어오른 뒤, 다시 건물의 벽을 차서 그 힘으로 날아다니는 카타나와 다르게 스타더스는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닌다는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역시 스타더스에게 유리한건 아니었다.

"...답답하네."

하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스타더스는 조용히 생각했다.

벌써 싸움이 시작된지 몇십분이 지났지만, 애매한 상황.

상대의 검을 피하며 공격하려다보니, 공격을 성공시키가 쉽지 않았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압박만 했지 직접적인 타격은 못했고.

스타더스 그녀가 압도적으로 강했으면 모를까, 서로 실력이 비슷한 상황에서 검은 위험요소. 공격을 하려다 오히려 그녀가 베일수도 있다.

그렇게 아직까지는 카타나의 공격을 피해가며 해결책을 궁리하는 상황. 카타나의 검을 피하는건 별 문제가 아니였만, 자유롭게 자신을 공격할 수 있는 카타나와 다르게 그녀를 공격하기가 까다로운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저 어떡해해야 검을 피해 공격을 넣을건지 스타더스가 고민하며 전투를 계속하던 그때.

'...잠깐, 내가 저 검이 뭐라고 그렇게 겁을 먹고있지?'

순간 스타더스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번득였다.

***

"휴...."

도복을 펄럭이며, 뒤로 묶은 머리가 허공에 흔들리는걸 느끼며.

팟-.

카타나는 계속 스타더스를 압박해가며, 틈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딱 한방. 딱 한방만 스타더스에게 공격을 성공시킨다면 카타나 그녀의 승리였다. 애초에 상황은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 스타더스가 그녀의 검을 피하는데 바쁜 와중이라면, 언젠가는 틈이 보일거다. 그리고 그 틈을 찌르면 되는거고.

물론 카타나 그녀도 스타더스의 공격을 한방만 맞으면 끝이라는건 똑같았지만... 카타나가 누구인가. 단신으로 수천명을 쓰러트린 적도 있는 그녀 아닌가. 애초에 틈을 보이지 않는데 전문인 사람이였다.

그렇기에 카타나는 상대의 틈을 노리며, 계속해서 허공을 날았고.

그리고, 그때.

"흐아앗-!"

자신을 향해 올곧은 주먹을 뻗으며, 스타더스가 직선으로 자신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찾았다, 틈.'

카타나는, 차분히 숨을 가다듬었다.

상대가 갑자기 어째서 저러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기회다. 저 주먹을 검으로 흘려 무게중심을 흐트린다음, 측면을 찌르면 끝.

'....생사결도 아니니, 적당히만 하면 되겠지.'

그런 판단을 하며, 카타나는 검으로 주먹을 흘려보낼 준비를 했다.

갑자기 스타더스의 주먹에서 강렬한 빛을 내며.

'...? 무슨!'

"에잇!"

콰아아아아아아앙.

그대로 방향을 꺾더니, 카타나 그녀가 아닌 검 자체만을 향해 비스듬히 주먹을 날리며.

당황한 카타나가 무엇을 하기도 전에, 강렬한 빛과 함께 일본도를 박살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쨍그랑-!

그렇게, 카타나의 검은 허공에서 산산조각났다.

카타나는 당황했다.

*

[내일 국뽕티비 영상제목 예상)[충격][공포]대한민국 히어로의 K-펀치는 일본도도 이긴다? 1000년역사의 일본 검술이 한국의 압도적 주먹 앞에 무릎을 꿇다! '오늘부터 검을 버리고 태권도를 배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검도 관장이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얘기한 까닭은?]

[ㄴ어질어질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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