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6화
화아슬아슬
[망고스틱 테러 대체 언제 또함??]
저번에 팬카페 가입한 뉴비인데
유튜브 다시보기로 이때까지 한거 다봤어...
나도 실시간으로 즐기고 싶은데 왜 안해!! 나도 테러 직관하고 싶어!!!
=[댓글]=
[ㄹㅇ근데 이제 슬슬 올때 되긴 함]
[요즘 심심해서 해외 영상도 찾아보는데 ㄹㅇ망고처럼 입털면서 테러하는 애가 없음...]
ㄴ[애초에 방송하는 테러범이 있기는 함??]
ㄴ[거의 없음 걍 망고는 대체불가능임ㅋㅋㅋ]
[스타더스 VS 에고스틱이 보고 싶어서 울었어]
[내가봤을때 한달은 더 남았을듯 포기해라]
ㄴ[그럴리가 없어!!!!!!!]
[존버 또 존버하십시오]
[지금 떴어]
ㄴ[거짓말]
ㄴ[진짜임;;;]
ㄴ[아니 다시보니까 진짜 떴네 바로 간다ㅋㅋㅋㅋ]
*
[에고스틱 방송 ON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당장ㄱㄱㄱㄱㄱㄱㄱㄱㄱ
=[댓글]=
[캬 드디어!!!]
[이거지ㅋㅋㅋㅋㅋㅋ 야스입갤ㅋㅋㅋㅋ]
[아 회사인데 이건아니지!!!!]
ㄴ[우리는 부장님이 이거 보자고 회의실 빔프로젝터로 지금 띄워주는 중 개꿀ㅋㅋㅋㅋ]
ㄴ[ㅅㅂ상사가 망고단임? 계탔네ㅋㅋㅋㅋㅋ]
[시발 당장 맥주사러 간다ㅋㅋㅋㅋㅋㅋ]
[안녕하십니까 야코스틱입니다 입갤ㅋㅋㅋㅋㅋ]
[지금 보고있는데 하늘 이쁘네 ㄹㅇ테러하기 딱 좋은 날씨인듯]
***
넓게 펼쳐진 푸른 하늘.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
그 건물앞에서, 나는 카메라를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에고스틱입니다!"
*
[에고스틱이 왔어!!!!!!!!]
[망고스틱 알림 뜨자마자 헐레벌떡 달려온 망고단이면 개추ㅋㅋㅋㅋㅋ]
[치즈스틱 먹고있을때 에고스틱 입개루ㅋㅋㅋ 운빨ㅆㅅㅌㅊ]
[일 다 때려치고 일단 방송부터 본다 말리지마라]
[진짜 왜 매번 한참뒤에 오는거임 좀 빨리와!!!]
*
여전히 활발한 채팅창.
대충 그걸 확인한 나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마침내 방송을 키니 상쾌한 기분.
그렇게 약간 웃으며, 나는 말을 이었다.
"네.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다시 낮에 돌아온 에고스틱의 테러시간입니다!"
내 말을 끝으로 들리는 펑 펑 터지는 효과음.
당연히 미리 준비해놓은 폭탄을 터트려논거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시민들.
그렇게 넓은 거리 한복판에서, 나는 혼자 팔을 활짝 벌리고 서있었다.
아, 정확히는 혼자는 아닌가. 은월이도 있으니까.
하여튼 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 뒤에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자, 빨리 빨리 진행해볼까.
다시 씨익 웃어본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기폭장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제 손에는 기폭장치가 있습니다! 누르면? 당연히 제 뒤에 있는 건물들은 전부 펑! 네, 이런걸 보고 싶으시면 당연히 스타더스씨가 오셔야겠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빨리 와주세요!"
나는 거기까지만 말했다.
뭐 어차피 이렇게 말해봤자 스타더스가 오지는 않겠지만, 일단 밑밥은 깔아둬야지. 아무것도 모르는 척.
*
[방송켜자마자 역시 바로 스타더스부터 찾네ㅋㅋㅋㅋ]
[아ㅋㅋㅋ 에고스틱은 스타더스 없이는 못산다고ㅋㅋㅋㅋ]
[별먼지 팬카페 애들이 에고스틱 방송 알림신청한 이유가 있네ㅋㅋㅋ 아 에고스틱 보면 스타더스도 나온다고ㅋㅋㅋ]
[자 따라해보세요 정실은 별먼지]
[저번에는 섀도우워커랑 싸웠으니까 이번에는 스타더스 상대하는게 맞지ㅋㅋㅋ]
*
역시나 시청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모습. 당연히 스타더스가 올거라고 생각하는 모습이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채팅창에서 눈을 땠다.
미안한데, 스타더스가 아니라 이상한 미국인이 올 예정이랍니다.
하여튼 통보도 마친 나는, 다시한번 상황을 점검했다.
건물을 등지고 하늘에 떠있는 나. 그리고 그 앞에 촤악 펼쳐진 대로.
내가 등장하자마자 접근금지라도 떨어졌는지 사람도 차도 안보이는 이곳에서, 나는 선선한 바람을 맞아가며 허공에 떠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나 홀로 온것처럼 보이지만, 당연히 그건 아니고. 근처에서 은월이랑 최세희가 대기중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언뜻 보기엔 나는 지금 홀로 있는것처럼 보이는 모습.
그리고 당연히, 그러면 누군가가 오겠지.
그렇게 역시나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대로 끝에서, 누군가가 날아왔다.
"흠? 저기서 누가 날아오네요. 스타더스인가요?"
나는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을 뱉고마자 바로 보이는, 딱봐도 스타더스가 아닌 누군가.
"어라. 스타더스가 아닌거 같군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카메라에 잡힌, 저 멀리서 날아오고있는 한 여자.
바람에 휘날리는 회색빛 머리, 딱 봐도 한국인이 아닌거같은 이질적인 외모, 고압적인 미군식 회색 복장.
날카로운 눈으로 바위를 탄 채 날아온 그녀는 바로, 드디어 실물로는 처음 보게된 메테엘.
그래,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워.
물론 그걸 지금 시점에서 내가 알고있으면 이상하니, 나는 그냥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내 나랑 좀 떨어진 앞쪽에 착지한 그녀.
무슨 슈퍼보드마냥 탄 바위 위에서 내려온 그녀는, 회색빛 머리를 한번 쓱 쓸더니 나를 향해 말했다.
"네가 에고스틱인가?"
차가운 목소리로, 나에게 영어로 물은 그녀.
그럼 나는 한국어로 대답해주는게 인지상정.
"엄... 누구시죠?"
그런 내 대답에 통역기를 끼고있었는지,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내 이름은 메테엘."
거기까지 말한 그녀는, 한손을 촥 펼쳐 자신의 등 뒤에 둥글게 원처럼, 뾰족한 바위덩어리들을 만들어 띄웠다.
이내 그 자세 그대로,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당당히 말했다.
"미국의 S급 히어로 메테엘. 너를 잡으러왔다."
잠시 정적.
의도적으로 정적을 연출한 나는, 이내 어색해지기 전에 입을 열었다.
"...네?"
내 황당하다는 듯한 대답.
그 말을 끝으로, 채팅창은 갑자기 불타기 시작했다.
*
[????????]
[점마 대체 누구임???]
[스타더스 어디가써!!!]
[아니 우리 별먼지는 어디가고 영어쓰는 코쟁이가 튀어나왔냐]
[잠깐 미국의?? S급??? 히어로? 저런애가 왜 우리나라 온거임?]
[이게 지금 무슨상황이야]
[시발 S급 히어로가 갑자기 왜 튀어나오는데ㅋㅋㅋ]
[지랄났네]
*
당황하는 사람들.
그러거나 말거나 메테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더니, 이내 코웃음을 쳤다.
"뭐, 순순히 잡혀라. 어차피 네가 나, S급 히어로 메테엘을 이길 가능성은 없으니까."
"하하, 갑자기 오셔서 헛소리만 하시니 제가 좀 당황스럽네요. 메탈인가 뭔가 이름들어보니 듣보잡이신거 같은데."
나를 도발하는 메테엘에게, 바로 똑같이 빈정거리며 대답해준 나.
그 말에 그녀의 표정이 구겨지더니, 이내 어이가 없다는듯 헛웃음을 지으며 내뱉었다.
"하, A급 빌런 주제에 역시나 들은데로 입은 잘 놀리는군."
그렇게 말하며 하이힐을 신은 채 또각또각 내쪽으로 걸어오는 그녀에게, 나는 손을 뻗었다.
"멈추시죠."
그렇게 말하며, 나는 다른 손에 있는 기폭장치를 들어올렸다.
"여기서 한발짝이라도 더 움직이시면, 뒤에 있는 건물은 바로 터집니다. 당연히 안에 있는 분들이 어떻게 될지는... 뻔하죠?"
나는 늘 그랬듯이 인질을 잡고 협박했다.
평소같이 스타더스였으면, 당연히 사람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잡는 그녀였으면 얼굴을 구긴채 멈췄겠지만.
그러나, 역시나 예상대로.
내 말이 끝나자 그녀는, 무시하고 그대로 한발짝 걸어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를향해 대지로부터 바위들이 솟아오름과 동시에.
타이밍에 맞게 저 위의 하늘로 순간이동 했다.
아니, 진짜 그냥 바로 막무가내로 공격하네.
하여튼 저 하늘 위로 올라간 나.
그렇게 내 아래에 바위를 탄 채 나를 향해 날아오는 메테엘을 보며.
나는 황당하다는 듯 카메라에 들리게 중얼거렸다.
"아니, 이 히어로는 인질 잡았다고 하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공격하네요."
내가 그러고있을때, 귀에서 들려오는 서은이의 목소리.
[오빠. 건물안에 사람들 다 대피했어요.]
그래?
그럼 이제 터트려도 되겠지.
"그럼, 뭐. 그녀가 자초한 일이니."
나는 거기까지 말한 뒤, 기폭장치를 그대로 눌러버렸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그와 동시에 뒤쪽에서 들리는 굉음.
건물안에 심어놓았던 폭탄들이 전부 터지며, 그대로 무너짐과 동시에.
나를 향해 날아오는 수많은 바위들을 보며, 나는 그대로 다시 순간이동했다.
쓰읍, 좀 고생하겠네.
그렇게 내가 좀 다른쪽으로 순간이동 하자, 기다렸다는 듯 그 즉시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바위덩어리들.
나는 다시 그걸 피하며 순간이동 하자, 또 그 자리에 바위들이 솟아올랐다.
"아이쿠! 이거 좀 위험하네요."
내가 나를 향해 날아오는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피하자, 바로 밑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하. 마치 도망가는게 쥐새끼같구나. 네놈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 보자!"
아주 자신감에 넘쳐 내게 소리치는 그녀를 보며, 나는 막 정신없게 바위를 피하기만 했다.
"으악! 에고스틱 살려!"
마치 당황한 것처럼 허둥지둥. 모든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한끝 차이로 피하며, 마치 언제든 잡힐 것처럼 계속 그렇게 피하고 있었다.
'쓰읍... 일부러 이러는것도 쉽지 않네.'
그래.
정확히는 의도적으로 당황한 척 하며,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었다. 거리를 재가며, 일부러 바위 근처로 순간이동하며.
메테엘 그녀가 나한테만 집중하고, 조금만 더하면 잡을 수 있을거 같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메테엘이 나한테 정신이 팔린 동안.
번쩍-
저 뒤에서 은월이는, 조용히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메테엘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때,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