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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156화 (156/328)

제 156화

화그 악당들의 훈련

S급 빌런이 될 웨폰마스터, 이놈을 미리 처치한건 굉장히 스스로도 뿌듯한, 뜻깊은 일이다.원작에서 놈의 악랄함을 매주 보면서 치를 떨었던 예전을 생각하면, 아주 통쾌하기 이로 말할 수가 없는 일.

서울.

지금은 어제와 오늘이 같은 서울이지만, 원작에서는 이러지 않았다. 일명 신서울. 대한민국의 모든걸 장악한 이설아가 주도한 프로젝트로, 새롭게 서울을 재건하여 탄생한 신도시다. 원작에서 지금과 다른게 베히모스 한은그룹 월광교 3종콤보로 박살이 났던 서울을 겨우 재건한 이설아.

그런 그녀의 야심찬 꿈은 월광교주의 최후의 발악으로 도시 한복판에 포탈이 열려서 1차로 망하고, 이 웨폰마스터 놈이 난입해서 2차로 망한다. 특히 신서울의 막타를 날린건 웨폰마스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여튼 그런 악랄함을 떨치던 놈을 이렇게 손쉽게 죽였으니, 어느정도 안심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이런 요행이 언제까지일까 싶긴 한데...

어쨌든간에 이번 에고스트림 처치는 또 다른 의도도 있다. 바로 잔혹한 에고스틱이라는 평가를 올리는 것.

그렇게 나는 팝콘을 먹으며, 즐겁게 티비를 보고 있었다.

[이거 보십쇼. 에고스틱이 또 자기 마음대로, 그저 취미로 무기를 만들던 소시민을 죽였습니다. 자신이 정의인양 칼을 쥐고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모습이, 진정 잔혹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모두 에고스틱을 두려워하고! 경계해야합니다!]

음, 음. 참 맞는말이다.

"오빠, 왜 케이블을 보고 있어요? 지상파 틀어요."

삑.

[네. 다음 속보입니다. 에고스틱이 무기 수천개를 숨겨놓았던 빌런을 죽였다는게 밝혀져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협회는 이에 모든 무기를 압류했고, 이 무기들은 대한민국에 있어 큰 전력이 될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선 에고스틱이 또 대한민국을 지킨게 아니냐는 의견이...]

"스읍."

갑자기 바뀐 채널에 머리가 아파진 나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일이나 해야지. 내가 또 뭘 해.

"좋아. 이정도면 오래 쉬었다. 서은아, 은월아 훈련하러 나가자. 아 그리고 서자영 너도, 나와."

"아아... 안돼. 서은아, 그냥 얘 그거 보게 납두지 왜 그랬어어..."

바닥에 누워서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죽는 소리를 내는 보라색의 무언가. 서자영.

...아니, 누가 보면 매일 훈련하는 줄 알겠어.

"자. 자, 너무 누워만있어도 몸 다 상하니까. 이리 와."

"아아아..."

"자꾸 그렇게 버티면 또 염동력으로 들고나간다?"

"...그렇게 해줘."

"...뭐?"

"그거 은근 편하더라..."

"...나, 참."

나는 결국 한숨을 쉬며 염동력으로 서자영을 허공에 두둥실 띄우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 이것도 일종의 훈련이지 뭐.

"자영언니. 그렇게 매일 누워만 있어도 괜찮은거 맞아요?"

"응... 걱정하지마. 언니는 연체동물이라 안움직이면 오히려 에너지가 솟아나... 어흥..."

대문 밖으로 걸어가며 걱정스럽게 묻는 은월이랑, 여전히 어지러운 대답을 하는 서자영.

둘의 만담을 들으며, 나는 이들을 이끌고 숲속 공터로 나왔다.

"자! 지금부터 서로 싸워라."

"흑흑. 내가 이 작고 귀여운 서은이랑 어떻게 싸워. 나는 못해애..."

"음, 언니. 저번에 언니가 저한테 사정없이 불 쏘아가지고 제 슈트가 거의 다 그을리지 않았나요..?"

"난 기억 없어..."

"제가 막 항복이라 해도 계속 했던건..?"

"은월이가 환상마법 건걸꺼야."

"네?!"

볼을 긁적이며 그렇게 말하던 서은이와, 아무튼 오리발을 내미는 서자영, 옆에서 괜히 불똥이 튀어서 화들짝 놀라는 은월이까지.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지연시키키 위해 자연스럽게 만담을 이어나가는 서자영.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사실 근데 저렇게 뻐팅기다가도 막상 훈련 시작하면 누구보다 신나서 하는게 쟤긴 한데.

"자. 어쨌든, 슬슬 해보자. 최세희가 없으니까 이번에는 은월이 혼자 너랑 서은이 상대하는걸로 하자."

"저 혼자요?"

"그래. 은월아. 넌 할 수 있어. 난 널 믿는다!"

"...음, 알겠어요. 최선을 다해볼게요!"

은월이는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작게 쥐었다.

사실 은월이 혼자서면 충분히 2:1 가능하다. 애초에 우리 중에서 제일 실전에서 강한게 은월이라. 데식이도 있긴 한데, 기본 무력이 은월이에 비하면 딸리긴 한다.

"...은월이는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이기지. 그치 서은아?"

"맞죠. 백은월, 이번에는 내가 이길테니까 패배할 준비 하고 있어!"

"네. 한번 최선을 다해보세요."

살짝 눈웃음 지으며 그렇게 답하는 은월이.

그러자 서은이도 무언가를 눌러 자신의 슈트를 소환하고, 서자영도 비로소 기지개를 피며 보라색 불꽃들을 자신 주위에 늘어트림과 동시에.

그 둘을 마주 본 은월이도, 무녀복을 입은 채 작게 기도하는 모습을 취하더니 이내 손에 마법진을 생성하였고.

그렇게 다들 눈에 살짝 생기가 돌며.

쾅. 본격적인 전투...가 아니라 훈련이 시작되었다.

남자애들 공만 던져주면 신나서 잘 논다면.

우리 빌런들은 어찌됐건 몸을 쓰며 전투할 기회가 오면, 신나서 능력쓰면서 뛰어날며 논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평화로운 숲속은 다시 뭐 박살나는 소리가 나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

미래.

이 세계가 흘러갈 미래는, 결코 순탄하지 않다.

내가 아는 재앙만 해도 몇십개. 거기에 뒤에가면 괴물들도 튀어나온다는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첩첩산중.

즉, 내가 어느정도 막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가면 갈수록 무력이 중요해지는건 당연지사다.

그리고 그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능력을 훈련해놓는것도 당연한거고.

물론 공식적으로 능력이 깡으로 성장하는건 우리 스타더스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훈련이 소용없다는건 당연히 아니고. 오히려 더욱 중요하다. 대충 싸워도 알아서 성장하는 스타더스와 다르게, 다른 이들은 훈련을 통해 잠재력을 끝까지 끌어다쓰지 않으면 오히려 퇴보하니까.

그래서 내가 요즘들어 우리 멤버들을 본격적으로 훈련시키는거고. 이 험난한 원작 후반부를 해쳐나갈려면 이정도로는 안된다. 더 강한 기술, 더 빠른 반사신경, 더 훌륭한 테크닉.

그걸 위해 훈련은 주로 모의전투를 진행하는 것이다. 실전만큼 좋은 훈련은 없으니까.

다만 실전과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옆에서 날아다니면서 코치를 한다는걸까.

"서자영, 거기서는 불로 장벽같이 세워서 막어! 그리고 서은아, 이럴때는 굳이 맞서싸우는 것보다 그냥 피해. 은월이는 후방도 주의하고. 앞에서 캐스팅만 하다 보면 뒤가 약해져."

"허억, 허억. 네!"

숨을 헐떡이면서도 나한테 대답을 하며 마법진 3개를 동시에 소화해 서은이와 자영 둘을 막고있는 은월이.

그렇게 전투가 한동안 계속되고, 드디어 훈련이 끝이 났다.

"흐아악... 이겼다아..."

슈트를 벗고 나와 다 쓰러져가는 서은이.

나는 얼른 서은이한테 다가가 미리 준비해둔 물을 건내줬다.

"자, 마셔. 마셔."

"고마워요 오빠. 으음..."

"나, 나도 무울..."

물 달라고 찾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봤더니, 눈앞에 보이는 바닥에 들이누운 서자영.

푸른 잔디와 혼연일체가 되어 쓰러진게, 심히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다.

"자."

"땡큐.. 아아. 이게 그 꿀물인가 뭔간가?"

그렇게 서자영이 누워서 물을 마시는 묘기를 펼치고 있을 때, 허공에 떠있던 은월이가 비로소 하얀 무녀복을 나풀거리며 바닥으로 내려왔다.

"은월아. 괜찮아? 너도 물 줄까?"

"네? 아, 괜찮아요."

나한테 살짝 웃으며 그렇게 대답하는 그녀.

이미 다 죽어가는 둘과 다르게, 호흡만 좀 가쁠뿐 상대적으로 괜찮아보이는 은월이었다.

"그래도 마셔. 땀 좀 흘린거같은데."

"알았어요."

싱긋 웃으며 물병을 받아든 은월이는, 이내 검은 머리카락을 목 뒤로 넘기고 꿀꺽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괜찮다더니 물병을 다 비우고 다시 뚜껑을 닫은 그녀는, 나를 보며 말했다.

"저 잘했어요?"

"잘했지. 최고였어."

순수한 미소로 내게 그렇게 물어오는 은월이한테, 나는 따봉을 해주며 그렇게 대답해줬다.

그러자 옆쪽에서 들려오는 서은이의 목소리.

"하아, 아무래도 이 슈트는 좀 수정해야될거 같아요. 두번째 버전보다 좀 슬림하게 만들었더니 문제가 좀 있네."

자신의 은빛 슈트를 내려다보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서은이.

"그래도 서은아, 저번보다 기술 자체는 늘어난거 같은데?"

"저도 놀고만 있던건 아니니까요. 근데 오빠, 다음부터는 오빠도 끼면 안돼요? 우리끼리 하는것보다 오빠 있을때가 더 치열했던거 같은데. 그 베히모스 있잖아요."

"지금 내 베히모스 저번에 폭발충격 흡수한거 때문에 맛 가서 실험관 액체에 담겨 수리중이다."

"아 그랬지, 참."

기억났다는 듯 대답하는 서은이를 끝으로,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훈련은 이렇게 했으니, 다음 훈련은 세희랑 데스나이트 데리고 한번 더 하면 되겠지.

"아. 이제 한달은 쉬어야돼..."

참고로 바닥에서 저렇게 중얼거리는 서자영은 무조건 훈련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쟤가 제일 최근에 들어와서 훈련할게 많거든...

***

하여튼 그렇게 훈련도 해가며, 하루하루가 흘렀다.

"흠..."

생각해보니 이제는 슬슬 '그' 빌런 연합도 출범하겠네.

아니지. 정확히는 국제 빌런 연합의 연합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중반부에 들어서니 확실히 이벤트가 많다. 하. 거기 또 어떻게 잘 껴야될텐데. 슬슬 PMC도 모집하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마침 이설아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오, PMC관련 얘기인가?

"어, 설아야. 왜?"

그렇게 나는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고.

이내 예상치 못한 얘기를 들었다.

"...뭐? 스타더스가 그 어느때보다 나를 붙잡으려고 노력하고있다고?"

그 소식을 들은 순간 살짝 멈칫한 나는. 바로 머리를 빠르게 굴려보았다.

스타더스가 나를 잡으려 노력한다.

스타더스가 악당을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스타더스가 악당을 해치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음.

그렇게 이설아에 말을 들은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뭐 어쨌든 정의로운 그녀답게 악당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니까.

결과적으로 잘된거 아닌가?

"잘됐네!"

[...다인씨.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거 같아요.]

그런 내 말에 수화기 속에 이설아는 그렇게 답할 뿐이었다.

...맞는말인데 왜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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