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154화 (154/328)

제 154화

화같은 상황 다른 느낌

에고스틱이 웨폰마스터의 아지트에 침입한 그 시각.

"시발... 이게 대체 어떻게 된거야...."

지하의 어느 방.

그곳에 앉은 금동근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으며 화면에 나온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비밀 무기 저장고에 침입한 3명의 인물.

양아치처럼 생긴 여자와 무녀복을 입은 여자애, 그리고 검은 망토를 펄럭이는 남성.

전부 그가 익히 아는 이들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빌런, 에고스틱과 그의 동료들.

"아니 대체 시발... 왜 많고 많은 사람들중에 나한테만 지랄이냐고!"

그는 거의 울분에 차 소리쳤다

대체 저놈이 왜 하필 수많은 빌런들 중 자신의 정체와 본거지를 어떻게 알고 습격해왔는지, 같은 빌런이면 히어로나 족칠 것이지 어째서 자신한테 지랄인지 모르겠는 그.

그러나 이미 일은 벌여졌고, 이제는 대처방안을 생각해야하는 타이밍이었다.

"시발... 시발..."

금동근은 오늘도 늘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방구석에서 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기계인간들에게 자신이 만든 무기를 쥐어주어 서울의 모든 인간들을 도륙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채 오늘도 열심히 최첨단 무기를 만들고 있던 그의 기지에서, 갑자기 경보가 물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이곳에 침입 해 올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그냥 장식용으로 달아논 경보가 울리자 그가 당황한건 당연지사.

서둘러 헐레벌떡 안경을 쓰고 화면을 확인해보니 나온 에고스틱에 1차 충격.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유튜브를 켜보니 자신을 사냥하겠다고 말하는 에고스틱을 보고 2차 충격을 받은 그였다.

"...좆까. 내가 이대로 죽어줄 거 같아?"

그러나 금동근은 독하게 마음먹었다.

그의 꿈. 언젠가 이 모든 무기들로 사람들을 학살해 공포의 지배자로 불리고 싶다는 그의 사이코패스적인 소망.

이제 겨우 무기들 거의 다 만들고, 사람들을 납치해 기계인간으로 개조 해 군단을 만들려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등장한 에고스틱은 그야말로 다된 밥에 재뿌리기와도 같았다.

잠시 이 무기고를 버리고 튈 생각도 해봤으나, 자신이 도망가면 이 모든걸 다 에고스틱의 꿀꺽할 것이 자명.

거기에 숨어살던 자신을 기어코 찾아낼 그의 정보력이라면, 도망쳐도 언젠간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시발, 여기가 내 집인데, 내 홈그라운드에서 내가 질 줄 알아?"

미친놈처럼 중얼거리는 그.

이내 그는 결심 했다. 여기서 에고스틱과 저 년들을 다 도륙을 내주겠다고.

"씨발, 근데 저 괴물들을 다 어떻게 조지냐고..."

그러나 문제는 물론 자신의 능력으론 저들을 처치하는게 불가능 해 보인다는 것.

애초에 S급 빌런 하나에 A급 빌런 둘을 그 혼자 어떻게 처리하는가.

조금만 더 그들이 늦게, 금동근 그가 기계인간들을 만드는데 성공한 이후 왔더라면 그것들을 보내 대처할 수 있었겠지만.

그에겐 불행히도 저들은 하필 그가 기계인간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딱 직전에 찾아왔다.

아예 그냥 폭탄으로 여기를 날려서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이곳이 너무 아까웠다. 그가 오랜시간 인생을 걸고 만든 무기와 인체실험실을 날린다? 말도안된다.

그렇다고 저 셋을 그가 조질수는 없고...

그리하여 그가 도망치지도 못하고 끙끙거리는 동안,

기회가, 찾아왔다.

"잠깐..."

똘똘 뭉쳐다니던 셋이, 양갈래 길에서 갈라진 것.

그렇게 두 여자가 떨어지고, 에고스틱 홀로 복도를 걷고 있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추어지고 있었다.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뚜벅뚜벅 걷고있는 에고스틱.

그 모습을 보며, 웨폰마스터 금동근은 갑자기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잠깐... 에고스틱 정도면..."

생각해보니 저놈이 늘 정장같은 것만 쫙 빼입고 가면을 쓴 채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입만 털어서 그렇지.

사실 무력은 보잘 것 없는 놈 아니야?

놈의 부하들이 하나하나가 무식할 정도로 강할 뿐이지, 막상 그가 강한건 아니지 않는가.

그렇게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들긴 금동근은.

이내, 결론을 내렸다.

"그래... 솔직히 시발 에고스틱 정도면, 내가 잡을 수 있지."

갑작스러운 자신감으로 가득찬 그는, 결국 결심했다.

이 자리에서 저 에고스틱이란 놈을 잡는다.

어차피 무력은 별거없는 놈이니, 그가 최첨단 무기로 기습하면 에고스틱 정도는 충분히 조져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놈 먼저 죽인 뒤, 나머지 둘은 당황한 틈 사이에 어떻게 없에버리면 되고.

"시발. 본때를 보여주마."

그렇게 독한 마음을 먹근 금동근은, 이내 슈트로 갈아입고 무기를 챙긴 뒤. 자신의 방을 떠나 비밀길로 갔다.

뒤에서 이 총 한방이면, 제 아무리 그 대단하다는 에고스틱이라도 별 수 없을 것이다...

스크린으로 확인한 에고스틱의 위치.

그것을 바탕으로 그의 동선을 예측한 이후, 몰래 통로를 통해 놈이 곧 도착할 방의 문 옆쪽에 숨은 금동근은, 자세를 잡았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에고스틱이 그 방에 도착했다.

"흐음.. 여기는 또 뭐하는 곳이지."

이내 그의 앞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걸 들으며 웨폰마스터는, 조용히 에고스틱에게 총구를 겨눴다.

자신이 직접 개조해서 만든, 무소음 폭발 총,

이거 한방이면 별다른 능력도 없는 에고스틱 따위야 영문도 모른채 사지가 분해되어 즉사할 것이다.

'시발, 죽어라 이 새끼야.'

그렇게 그는 사악한 웃음을 흘리며 방심하고 있는 에고스틱을 향해 방아쇠를 눌렀고.

그렇게 아주 조용히 폭탄총알이 에고스틱에게 날라가며, 웨폰마스터가 승리를 확신한 순간.

끼이이이이이이에엑.

이변이, 일어났다.

그가 방아쇠를 누르고 총알이 에고스틱에게 날아간 그 순간, 갑자게 에고스틱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검은색의 무언가.

마치 허공을 나는 검은 액체같은 그것은, 그와 에고스틱 사이로 넓게 퍼져 검은 촉수로 총알을 잡아 먹었다.

그리고 이내 쿵-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하는 총알.

그러나 이미 흉측한 검은색 촉수가 그것을 둘러싼지 오래였기에, 폭발은 어떤 충격도 주지 못했다.

"씨.. 씨발, 저게 뭐야."

소름돋을 정도로 기괴한 검은색 촉수의 향연에, 웨폰마스터는 자기도 모르게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그런 그를, 에고스틱은 씨익 웃으며 돌아보고 있었다.

"아하."

여기있으셨군요?

***

"흐음..."

내 앞에 벌벌떨며 주저앉아있는 웨폰마스터를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씨익 웃음지었다.

그래. 이새끼, 이럴줄 알았다.

원작을 읽어 놈의 성격을 아는 나는, 이미 대기하고 있던지 오래.

그리고 역시나, 놈은 홀로 남은 나를 공격하러 왔다.

내가 비장의 한 수를 숨기고 있단것도 모르고.

"가라, 베히모스."

나는 심드렁하게 폭발을 막아낸 내 검은색 촉수를 손을 한번 휘저어 컨트롤했다.

우리 베히모스. 한은그룹 지하에서 얻어 스타더스랑 상대했을 때 빼고는 쓸 일이 없어 그냥 방탄조끼처럼 가지고만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의도적으로 방송에 노출을 안시켰다. 왜냐? 뭐든지 비장의 한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좋은거거든.

그래야, 이렇게 방심하는 놈도 생기는 법이니까.

"으으으으읍!"

검은색 촉수들로 이루어진 베히모스가 바닥에 엎어진 웨폰마스터를 감쌌고.

이내 허공에 거미줄에 묶인 고치처럼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놈.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끈적한 검은색 촉수로 둘러싸여있어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였다.

"금동근씨... 금동근씨. 반갑습니다. 에고스틱입니다."

"으으으읍!"

"네, 네. 분하고 억울하시겠죠. 잘 압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 품에 있는 총을 꺼내들었다.

그걸 보자 더욱 발작하는 놈.

...웃기는 일이다. 지도 이미 몇명 죽이고, 나중가면 서울 사람들 막 학살하는 놈이 자기 죽는건 두려워해?

하긴 원작에서도 그런 놈이었지. 수천명을 죽인 뒤, 끝내 스타더스의 손에 죽는다. 스타더스가 죽인 몇 안되는 인물이기도 하고.

애초에 다른 빌런들과 다르게 마음이 원래 글러먹은 놈이다.

"억울해 마십시오, 금동근.. 아니, 웨폰마스터씨."

"으으으으읍!"

"어차피 당신은 나중되면 죽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죽을거 미리 죽는게 인류를 위해서도 당신을 위해서도 더 낫지 않을까요?"

"으으읍! 으으으으읍!!!"

나는 총을 장전하며, 검은 촉수에 감겨 발버둥치는 그를 구경했다.

정황상 살려달라 하는거 같은데, 지는 뭐 남들 살려줬나.

"그러니, 잘 가시죠."

"으으읍!!!"

그리고 내 마지막 말과 함께, 나는 놈에게 총을 겨눴고.

탕-.

"....."

이내, 몸부림치던 그는 움직이는걸 멈췄다.

"휴우..."

그래도 나름, 진짜 쉽게 처리했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총을 다시 품에 집어넣었다.

그나마 얘는 이렇게 막을 기회가 있었어서 다행이지만, 내가 이름도 본거지도 모르는 빌런들은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

...역시 스타더스 키우고, 다른 B급 능력자들 양성하는게 제일 좋은 해결책인가.

"다 끝났어. 이제 와도 돼."

마무리지은 이후, 나는 둘에게 연락했고.

이내 몇분 지나지 않아 은월이와 최세희가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잘하셨어요, 다인오빠."

"으음..."

은월이는 피흘리며 쓰러진 놈을 보고도 별 동요가 없었다. 최세희가 살짝 떠는 것과는 다르게.

역시 월광교에 있으면서 내성이 길러져서인가.

"자, 얘도 해치웠으니까. 여기 있는 무기만 몇개 챙기고 폭죽 터트린 뒤 그만 가자."

나머지 무기는 전부 협회가 꿀꺽할거다.

그리고 사실 그러라고 의도한거기도 하고. 원작 후반부를 생각해보면, 협회가 최대한 많은 무기를 비축해두면 좋으면 좋지 나쁠게 없다. 얼마나 개판나는데, 미리미리 대비시켜놔야지.

고맙다 웨폰마스터.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던 너의 무기들이 거꾸로 대한민국을 위해 쓰이겠구나.

무기메이커 웨폰마스터에게 짧은 묵념을 올린 뒤, 우리는 제일 쓸만한 무기들만 몇개 챙겨가기로 했다. 원래 보스 격파후 파밍 시간이 제일 즐거운 법.

그리고 가기전에 이 곳의 위치를 알릴 폭죽 하나 쏘고 사라지면 되겠지.

협회는 무기를 얻고, 나는 사람을 서슴없이 죽이는 잔혹한 빌런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얻고.

특히 스타더스가 나를 향해 적대심을 끓어오르게 하기 딱 좋을거다. 이런 사적제재, 특히 살해. 스타더스가 얼마나 싫어해.

아 맞다, 그리고 가기전에. 어그로를 끌거면 확실히 끌어야지.

"야, 뭐해?"

장갑을 낀 채 놈의 시체 옆에 피로 무언가를 적는 나를 보며, 옆에있는 최세희는 기겁을 했다.

"가만히 있어봐. 이것도 나름 근본이라고."

나는 그렇게 답하며, 피로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투 유... 스타.. 더스..."

좋아. 끝났다.

이걸 보고 나면 스타더스는 또 분노로 차오르겠지?

완벽해.

그렇게 나는 흡족하게 작성을 마친 뒤, 입구쪽 산에 폭죽을 몇개 터트려주고 그곳을 떴다.

***

To you, Stardus.

"...."

에고스틱이 범행을 저지른, 산골짜기 어딘가 지하기지.

개미굴같은 그곳에 내려온 스타더스와 협회 직원들.

직원들은 서둘러 현장을 감식하고 위험 물질들을 치우느라 바쁜 가운데.

에고스틱이 죽인 것으로 추정되는 빌런 앞에 서서, 스타더스는 그것의 옆에 피로 적힌 글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에고스틱이 적었을 글씨.

에고스틱이 자신을 위해, 적었을 글씨.

그것을 내려다보며.

스타더스는, 신하루는.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 글귀를 자신은 이미 본 적이 있다.

에고스틱을 알기도 전, 그가 두차례나 이미 적었던 메세지.

분명 예전에 그걸 본 그녀는, 몹시 분노하며 에고스틱을 혐오했었지만.

"...스타더스에게라. 하."

어째서인지.

이번에는, 그런 감정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나도, 미친건가."

"그리고 이번 피해자도 역시 빌런이 맞는 거 같군요. 그리고 저 흔적 역시.. 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계속 설명하시죠."

그렇게 경관의 설명을 듣던 그녀는, 스스로도 모르게 조용히 그렇게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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