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2화
화기억
[개념글요청)에고스트림 공지 전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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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스트림 X 타빌런연합 제휴안내]
안녕하십니까. 에고스틱입니다.
대한민국의 빌런연합 에고스트림은 보다 더 나은 테러환경 조성을 위해, 다른 빌런단체들과도 만나 협약을 맺고있습니다.
이에 이번에 새롭게 협약을 맺은 빌런연합을 소개합니다.
ㆍ라티스(북대서양 테러단체)
바다를 넓혀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라티스의 뜻을 저희는 굉장히 공감했고, 그렇게 구두로 진행된 회담은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끝마쳤습니다.
이에 에고스트림과 라티스는 서로를 존중하며 상호 적대행위 및 활동영역 침범을 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맺었음을 공지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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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라티스가 전세계 침공하면서 대한민국만 공격안해서 의아해할 때 올라온 에고스트림 공지...
이거에 포인트가 뭔줄 알겠냐?
서로의 활동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 <-- 이거임
그러니까 이번 침공사태에 우리나라만 공격 안한겨 에고스트림 활동구역이니까ㅋㅋㅋㅋ 그냥 에고스틱이 먼저가서 쇼부친 덕분에 대한민국만 무사했거임ㅋㅋㅋㅋㅋㅋㅋ
(팔을 벌린 채 뒤의 후광이 빛나고있는 에고스틱 짤)
에고스틱 <--- 그냥 대한민국 최고의 GOAT면 개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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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망고스틱!]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에고스틱의 시대에 살고있다]
[그저 S급 히어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보고 누구보다 빠르게 망고단 가입했다]
[아니ㅅㅂ 그래서 뭐임? 그냥 에고스틱이 라티스랑 협약맺자마자 우연히 이번 사건이 터진거임?]
ㄴ[ㄴㄴ걍 에고스틱이 침공사실 알고 쇼부치고 온거 같은데ㅋㅋㅋㅋ]
ㄴ[걍 공지 올리는 타이밍 보면 얘가 한국만 빼돌린거 맞는듯ㅋㅋㅋㅋ]
ㄴ[???: 한국에 테러할 수 있는건 나뿐이다]
[한국 최대 업적: S급 히어로 애플망고 보유국임]
[협회 이새끼들 빨리 에고스트림 산하조직으로 빠져야한다고 생각하면 개추ㅋㅋㅋㅋㅋ]
ㄴ[ㄹㅇㅋㅋ]
ㄴ[협회보다 에고스트림이 더 일 잘함 세계단위로 봐도ㅋㅋㅋㅋ]
[S급히어로(아무도 테러 예측 못하고 쳐맞음) VS 망고스틱(전세계에서 혼자 테러 막음) ㄹㅇ 누가 히어로냐ㅋㅋㅋㅋ]
***
빌런연합 에고스트림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올라온 그 공지는, 순식간에 전국민이 알 수 있게 일파만파 퍼졌다.
[이번에 라티스의 테러로 전세계가 시름을 겪는 와중에, 대한민국만 피해를 받지 않았죠. 이에 그 이유가 빌런연합 에고스트림에 의해서라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대단히 신빙성 높은 해석입니다. 사실상 에고스틱에 의해서라고 받아들이는게 정설이지 않나...]
[이 소식은 외신으로도 보도됐는데요, 이에 해외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의 작은 빌런연합이 어떻게 라티스와 저런 협약을 맺었는지 궁금하다.' '한국이 저럴때 우리나라 빌런연합들은 뭘한거냐'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비해 우리 정부나 협회는 '하나의 추측일뿐 확실한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전문가들은 이것이 사실이라고 공식으로 발표될시 국제기구들의 이목이 쏠릴 수 있어 몸을 사리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에고스트림측의 주장만 있을뿐 라티스는 아무런 말이 없고요.]
그렇게 정부나 협회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상 에고스틱에 의한 것이라고 이미 사람들이 인정을 하고있는 상황.
그렇게 대한민국에
#고마워요_에고스틱
이벤트가 유행을 하고, 팬카페는 또 가입자수가 늘고, 커뮤니티에는 에고스틱 찬양글이 넘쳐흐르는 동안.
신하루는 홀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
협회 컨트롤센터.
그곳에서 협회장은 웃으며 직원들에게 썰을 풀고 있었다.
"어젯밤에 일본 협회장한테 전화가 왔는데, 힘들어 죽겠다고 그렇게 죽는소리 하더군. 앞으로 일주일은 잠도 못자고 철야로 전후복구를 위해 고생해야한다고 하던데, 내가 다 눈물이 나더라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다행인가. 크하하하!"
비상대책 회의를 위해 모여있는 협회장을 비롯한 직원들.
그러나 대한민국은 지금 딱히 비상이 아니었기에, 그냥 모여서 짜장면이나 시켜먹고 있었다. 모여있는 이유도 협회 한국지부만 놀고있기엔 개고생중인 다른 나라 협회지부들 눈치가 보여 뭔 문제 있는척 모여있을 것일뿐.
그렇게 협회장이 아재 농담을 던지고 직원들이 아이고 협회장님 하하하 하면서 놀고 있는 동안.
신하루는 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고스틱이 전지구적 스케일의 빌런단체인 라티스와 손을 잡았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에고스틱 전문가임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줄 전혀, 하나도 모르고있던 그녀.
그런 생각을 하자, 신하루는 왜인지 또 기분이 가라앉는걸 느꼈다.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사이트에서 공지로 볼때, 그의 곁에있는 에고스트림 멤버들은 진작에 다 알고 있었겠지.
그 일렉트라나, 무녀나, 해커 여자아이는 전부.
"...."
대체 그런 생각을 하자 더 기분이 가라앉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하여튼 계속 이런 생각만 하면 더 안좋을 수 있기에, 그녀는 생각을 돌렸다.
에고스트림이 라티스랑 계약관계, 경우에 따라서는 동맹관계까지 갔다.
이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
일단 대한민국의 빌런연합이 해외에 막강한 빌런연합과 힘을 합쳤다는 것은 굉장히 안보에 위험한 의미.
사실상 눈뜨고 일어났더니 적대세력이 2배로 늘어났다는 굉장히 안좋은 일이다.
물론 협회는 언론에다가 동맹 얘기는 에고스틱의 언플일 뿐이라고 자료를 냈지만, 사실 에고스틱이 거짓말을 거의 안한다는건 익히 알려진 이야기.
아마 그것은 높은 확률로 참일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에고스틱은 전보다 훨씬 위험해졌다. 이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
그래, 경계해야한다. 상대는 빌런이다.
안심해서는 안된다.
안되는데...
".....하아."
그녀는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어제 내리던 비는 그치고, 이제는 맑게 갠 하늘에 햇빛만이 밝게 도시를 비추는 모습.
아무렇치도 않게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저 먼 아래 있는 사람들을 보며.
신하루는 조용히 생각했다.
...그래도.
오늘 이 일상을 지킬 수 있었던건.
그의 덕분이 맞으니까.
...아무리 내가 히어로고, 그는 빌런이라고 해도.
이정도는, 인정할 수 있는거 아닐까.
오늘만큼은 에고스틱이 있었어서, 다행이다. 라고.
***
"오빠. 어제 공지 올리자 마자 지금 뉴스에서 다 오빠 찬양하는데요?"
소파에 누워서 은월이랑 같이 팝콘을 나눠먹으며 티비 보고있는데, 옆에서 스마트폰을 보던 서은이가 그렇게 말했다.
...아니. 그런건 굳이 중계 안해줘도 되는데.
"솔직히 오빠도 이제는 거의 숨길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그냥 우리 히어로연합으로 바꾸는거 어때요? 이름도 망고스트림으로 바꾸고."
"....."
"아니 근데, 진짜 그 공지는 왜 올린거에요? 솔직히 그건 올리지 않아도 되는거 아니에요?"
서은이의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한 말에, 나는 팝콘 한입을 입에 털어넣으며 대답해줬다.
"어차피 나중가면 다 드러나게 돼있어. 거기에 이런 일이 이번만이 아닐거라, 그냥 미리미리 밝히는게 낫고."
"...뭐, 그렇다면야. 근데 날이 갈수록 오빠 팬들이 많아지는건요?"
"그건 말이지... 자, 기다려봐."
나는 리모컨을 조작해 채널을 바꿨다.
그러자 내 앞에서 같이 누워서 보던 은월이가 화면이 바뀌자 '아...!'라면서 안타까워하길래 일시정지 해놨다고 달랜 뒤 다른 방송을 틀었다.
"어때!"
[에고스틱이 타국 빌런연합과 동맹을 맺었다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에고스틱같은 사이코패스라면 분명 지금 당장 그들과 같이 쳐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조삼모사에 당하지 마세요. 놈은 저번에만 해도 길거리에 폭탄을 던지며 테러를 하던 놈입니다! 아주 나쁜놈이라고요!]
방송에서는 굉장히 익숙한 얼굴의 여자가 열심히 격양된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어, 저게 왜요?"
"자. 내가 예전에 키우던 그 내 억까방송, 아니지. 비판방송 있지? 이제 공중파에도 나간다. 무럭무럭 크고있다는거지."
"...그래서요?"
"저 여자만 있으면 여론전은 문제없다는거지. 이제 24시간 에고스틱 비판방송이 나오는데, 누가 당해낼 수 있겠어?"
곧 나에 대한 안좋은 여론이 우후죽순 생길거다.
유튜브나 신문으로는 효과가 좀 적은거 같아서 방송사까지 입성시켜줬는데, 안될리가 없지.
이제 에고스틱이 사악한 빌런으로 인식되기 전까지 얼마 안남았다. 원래 억까앞에선 장사 없다고. 심지어 내가 꾸준히 테러를 하면 당연하겠지.
"...어, 음... 뭐, 오빠가 하는 말이니 맞겠죠?"
"그래. 어차피 나중가면 내 말이 맞다는걸 깨닫게 될거야."
"...."
서은이가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는 그때.
소파 아래 앉아서 졸다가 우리의 목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린 최세희가, 갑자기 물었다.
"야 근데. 네가 그 제휴? 인가 그거 사실 밝히면, 다른 나라에서 막 너 잡으러 오는거 아니야? 꿩대신 닭이라고 그 라티스 못잡는대신 너 잡으러 올수도 있는거잖아."
"아니. 그쪽은 나 신경도 안쓸거야."
나는 딱잘라 말했다.
어차피 다른 나라들은 전부 각자 전후처리 하느라 정신없고, 원래 남의 나라에 히어로 파견은 절대로 안시킨다. 인재 유출 위험이 있어서.
다만 원래라면 국제 히어로 협회는 좀 관심 가질수도 있는데, 어차피 이젠 거기도 더덜더덜해서 나 신경 못쓸거다. 특히 UHN 총장인 그 여자는 지금 조직 유지하기도 바쁠꺼다. 테러직후에 바쁜데다가 내분 위기라.
그렇기에 나는, 자신있게 말했다.
"걱정 안해도 돼. 걔네는 심지어 내 이름도 기억 못할껄?"
***
국제 히어로 협회 UHN 본부.
그곳 총장실 앉은 여성은, 올라온 수많은 보고서 중 하나를 본뒤 다시 접었다.
"대한민국의 빌런연합, 에고스트림. 그리고 그곳의 수장 에고스틱이라..."
...일단은, 이름 정도는 기억해둘까.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