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118화 (118/328)

제 118화

화가족같은 분위기

저번 테러가 일어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새롭게 일어난 에고스틱의 테러.

지난 사건으로 인해 그의 국민적 관심사가 최대치로 올라간 상황에서 벌어진 테러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테러 역시 저번과 마찬가지로, 그가 만든 빌런연합 에고스트림의 멤버와 함께 일으킨 테러.

마치 이동형 기계갑옷같은 슈트를 탄 여자아이를, 이제는 거의 그의 전담 상대라고도 할 수 있는 스타더스가 상대하던 중이었다.

사람들이 대체 에고스틱은 매번 어디서 저런 능력자들을 데리고 오는거랴고 수근거리는 와중에 벌어진 전투.

그리고 처음 상황은 에고스틱쪽에게 더 유리하게 돌아갔었다.

스타버스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계장치를 탄 여자아이는 스타더스를 상대로 꽤나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스타더스는 기계의 공격을 피하고 막아가며 수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

그런 모습에 다들 스타더스가 밀리고 있다- 라고 판단했었지만.

상황은, 어느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흐윽?]

쾅-. 쾅-.

바람과 먼지만이 휘몰아닥치는 격렬한 전투.

기계장치의 주먹이 휘둘러지고, 그것이 근처의 외벽을 부수고 난리가 나고있는 와중에.

자신보다 몇배는 더 큰 스타버스터를 상대로, 스타더스는 공세를 퍼붓고 있었다.

[이씨..! 진짜, 해보자는거에요?]

콰앙-.

스타더스의 공격에 의해 저 멀찍한 곳까지 튕겨지게된 스타버스터.

또다시 충격으로 울리는 정신을 붙잡고, 안에 탄 여자아이가 이를 악무는 소리를 냈다.

어째 아까와는 달리 검은 연기도 나고 팔도 덜렁거리는 스타버스터를 보며, 신하루는 피식 웃으며 말을 던졌다.

"지금이라도 항복하고 투항해라. 그게 너한테 좋을꺼다."

무시하는듯한 그녀의 발언에, 이를 악문 안쪽의 해커.

[웃기고있네! 이거나 받으세요!]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거대한 스타버스터가 팔을 신하루를 향해 치켜들었고.

그와 동시에 기계팔에서 무언가가 끼릭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튀어나온 것은, 작은 사이즈의 미사일.

"......!"

[하하! 잘가세요!]

그렇게 기계안쪽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함께 스타더스를 향해 순식간에 날아가는 미사일들.

그와 동시에 스타더스 또한 몸을 박차고 날랐고.

콰아앙-.

스타더스가 서있던 근처가, 그대로 폭발했다.

폭발로 인해 일어난 연기와 먼지로 뒤덮여버린 일대.

[...꿀꺽.]

그렇게 스타버스터는 여전히 경계태세를 취하고는 연기쪽을 드려다보았고.

여전히 스타더스의 형체가 연기에 가려 보이지 않자.

[....히. 오빠, 제가 스타더스 쓰러트렸어요!]

안쪽에 있는 해커는 신난다는 듯 외쳤다.

그에 따라 요동치는 채팅창.

*

[아까부터 오빠오빠 거리는거 좀 귀엽네ㅋㅋㅋ]

[ㄹㅇ 망고스틱 여동생인가? ㅋㅋㅋ]

[왜 히어로랑 빌런이랑 싸우는데 빌런이 저렇게 귀여움? 막 사촌동생 보는거같아서 응원하고 싶어지네ㅋㅋ]

[앗 근데 쓰러트렸어요...? 그런말 함부로 하면 안되는데...]

[스타더스가 저번에 월광무녀한테 좀 약한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저정도 폭발에 쓰러졌을려나?]

[해치웠나 특) 안 해치워짐.]

[스타더스 개같이 부활까지 5초전ㅋㅋㅋㅋ]

*

그리고 역시나.

연기로 가득한 그곳에서, 사람 한명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가 시작했다.

그리고 점차 바깥으로 가까워지는 그것.

그렇게 연기속에 나온건,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한번 슥 튕기며, 상처 하나 없이. 심지어 슈트에 손상 하나 없이 유유히 걸어나오는 스타더스였다.

[아니, 진짜. 하아.... 무슨 초인이에요? 이걸 버텨?]

벌써 어린 나이에 인생의 쓴맛을 맛봤다는 듯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슈트안의 그녀.

*

[펙트)초인이 맞다]

[초상 능력자니까 초인이 맞지 아ㅋㅋㅋ]

[해커동생 때려도 때려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스타더스에 당황ㅋㅋㅋ]

[아ㅋㅋㅋ 스타더스는 나름 준S급 히어로라고ㅋㅋ]

[???: 넌 나를 상대하기에 아직 100만년은 이르다]

[좀 더 커서 오라는 깊은 뜻인거임ㅋㅋㅋ]

*

채팅창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시끌벅적한 가운데.

이내 스타더스는 다시금 날아올라, 팔을 한번 휘두른 뒤 주먹을 뻗고 스타버스터를 향해 날아올랐고.

이에 맞추어 다시 해커가 조작하는 기계슈트도 육중한 팔을 들어올려 스타더스를 향해 강철의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전투가 시작됐고.

[으겍.]

스타더스가 그냥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자신의 상대라는 병기 스타버스터를 그대로 압도했다.

***

[으아아!]

쿠웅-.

자신이 마지막으로 모든 힘을 쥐어짜서 날린, 최후의 일격.

그것에 정통으로 맞은 병기는, 끝내 안에 있을 여자아이의 비명과 함께 하늘위로 튕겨져나갔다.

이미 그 병기는 자신의 공격으로 거의 박살난지 오래.

기계슈트의 머리 쪽 부분도 망가져, 안쪽에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어렷품이 비춰지는 모습.

그렇게 박살이 난 채 날아가는 스타버스터를 보며.

동시에, 스타더스 또한 몸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그래, 이제 나름 길었던 전투의 끝이었다.

...대체 저 병기를 뭘로 만든건지, 꽤나 튼튼한 바람에 조금 전투가 길어지긴 했지만, 결국 그녀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봐라, 이미 자신의 마지막 공격에 끝내 동력을 잃은채 힘없이 날아가는 저 모습을.

그런 감상을 하며, 스타더스는 생각했다.

...자신보다 약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꽤나 강한 상대였다. 아마 A급은 되지 않을까.

대체 이런건 어떻게 만든건지, 지금까지 자신이 다 해킹했다는건 뭔지. 같은 집에 산다는건 뭔지.

신하루는, 에고스틱을 계속해서 '오빠'라고 부르는 저 여자아이에게 궁금한게 참 많았다.

그래.

더 자세한 이야기는, 협회로 끌고가서 물으면 될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스타더스는 금빛 머리카락을 바람에 휘날리는 채 하늘로 날아올라, 여전히 공중에 붕 뜬 채 날아가고 있는 병기에 탄 여자아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그녀의 손이, 기절한 그 여자아이에게 닿기 전, 그 순간.

위잉-

그녀의 앞에서, 갑자기 보라색 마법진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빛나기 시작하는 마법진을 보며, 신하루는 급하게 몸을 피했고.

그와 동시에.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일전에 폭풍속에서 봤었던, 파괴광선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공격이 끝난 후, 다시 스타더스가 눈을 돌렸을때 본 것은.

"....후후, 스타더스씨. 죄송하지만, 제 동료를 그렇게 쉽게 데려가게 냅둘 수는 없죠."

검은색 모자에 손을 올린 채, 하늘에서 망토를 휘날리며 떨어지는 에고스틱과.

"......"

두 손에 작은 마법진을 생성한 채, 그녀를 경계하듯 바라보고 있는 하얀색 무녀복을 입은 붉은 눈의 여자, 월광무녀였다.

***

휴우, 아슬아슬했다.

겉으로는 씨익 웃음을 지으며, 나는 속으로 땀을 훔쳤다.

애초에 서은이가 스타더스에게 털릴건 거의 자명했던 만큼 다 미리미리 준비를 해놨다. 물론 거의 은월이만 믿은거지만.

애초에 계획은 서은이가 지고 나면 마지막 순간에 구출해 주는거였는데, 갑자기 스타더스가 서은이를 잡으려고 하기에 급하게 나섰다. 아니, 공중에서 잡으려고 할 줄은 진짜 상상도 못했네.

하여튼 대신 급하게 은월이를 시켜 파괴광선을 날리게 한 덕분에, 서은이가 잡히는 참사는 면할 수 있었다. 물론 허공을 날고있는 서은이도 은월이가 마법으로 붙잡았고.

그렇게 스타더스를 저지한 이후, 나는 로봇 안에서 기절해있는 서은이를 붙잡아 들고 안았다. 가볍네.

"....에고스틱."

딱 서은이를 붙잡기 바로 직전 나에 의해 방해받은 스타더스는, 분하다는 듯 나를 쏘아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에게 빙그래 웃으며 말했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그래도, 제가 당연히 제 동료들을 챙길 수 밖에 없지 않나요? 제 식구인걸요."

"....식구?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하늘의 한복판에서.

스타더스는 나를 노려보고, 그걸 막기위해 은월이가 뒤에서 마법진들을 생성하며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나는 허공에 서은이를 안은 채로 둥둥 떠서, 클로징 멘트를 짜고 있었다.

테러는 끝났다. 이제 집에 가야돼.

일단 스타더스가 뭐라고 하고있지. 식구?

"네, 당연하죠! 저희 에고스트림 멤버들은 모두 가족처럼 끈끈하고도 친밀한 사이입니다. 진정한 악당들의 모임이죠. 그런만큼, 지금... 커흠. '저와 가장 오래 함께한 동료'가 쓰러졌는데, 가만히 있을 수야 있겠습니까?"

좋아. 서은이가 나한테 부탁했던 말도 했고, 명분도 세웠다.

나는 아직도 저쪽 철망쪽에서 둥둥 떠다니는 카메라를 염동력으로 조작해, 이쪽으로 다시 땡기고는.

마지막 마무리 멘트를 하기 시작했다.

"하여튼! 좋습니다, 스타더스씨. 당신의 승리입니다. 제 동료를 멋지게 쓰러트리셨군요. 당신이 이긴만큼 저는 여기서 깨끗이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제 동료나 어서 치료해 줘야겠군요."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선 은월이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내 말을 알아듣고는, 바로 내옆에 착 달라붙는 은월이.

그런 그녀를 한쪽 손으로 감싸 안으며, 나는 스타더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날려줬다.

"그럼, 아디오스!"

"....."

그렇게 세상 잃은듯한 표정을 하는 스타더스를 뒤로하고, 나는 순간이동을 해 사라졌다.

아니, 왜 마음 아프게 그런 표정을 하고 그래.

...그래도 서은이는 못준다, 암.

***

"스타더스씨, 괜찮으십니까!"

"네, 네. 괜찮아요."

테러가 끝난 뒤.

철장에 갇힌 인질들을 구하고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달려온 협회 직원들과 경찰들의 호송을 받으며, 신하루는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이 건내준 가디건같은걸 어깨에 두른 채, 컵을 홀짝이며 그녀는 속으로 오늘의 수확을 정리했다.

테러야 뭐 늘 그랬듯이 아무 피해자 없이 끝났고, 주변 상권 박살난거야 에고스틱이 또 무슨 보상 어쩌구 해서 괜찮을거고.

마지막에 그 해커를 놓친건 아쉽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오늘은 에고스틱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얻고 끝났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렇게 그녀는 차 안에서 오늘 알게 된 내용들을 정리해봤다.

'아까 그 여자아이가 해커... 아마 지금까지 해커관련은 걔가 한거같고.'

'...그리고, 같은 집에 산다라'

'그리고, 뭐? 소중한 동료들, 식구라고. 가족같이 지낸다고 했지...'

그런 생각을 곱씹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점차 기분이 나빠지는걸 느꼈다.

전에 일렉트라를 안은 에고스틱의 모습과 이번에 둘을 껴안은 채 사라지던 에고스틱의 모습. 그리고 이번에 마치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듯 그 여자아이를 껴안으며, 가족같은 동료라는 말을 강조하던 에고스틱의 모습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르며.

"........"

가족, 가족이라.

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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