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104화 (104/328)

제 104화

화히어로는 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월광교주(月光敎主) 천월황(泉月黃).

달의 신을 믿는 월광교를 창시한 교주로, 새로운 차원을 지구와 연결해 이세계의 신과 괴물들을 불러 현재의 지구를 정리하고 신세계를 만들려는 인물이다.

원작에서는 달의 무녀를 시켜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인 뒤, 기어이 연구끝에 차원문을 열어 이차원의 괴물을 강림시킨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달의 무녀의 첫번째 테러.

그 이후로도 몇번에 걸쳐 수없이 월광교주의 손에 이용당해 테러를 한 그녀는, 끝내 마지막에 스타더스의 손에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이장면에서 달의 무녀의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녀또한, 월광교주의 손에 이용당한 피해자였을 뿐이었다는 것.

'쿨럭. 그냥, 죽여주세요....'

매번 그녀가 일으킨 마법의 폭풍에 가까이 접근조차 못하던 스타더스는, 마지막에서야 모든 디버프 마법진을 파괴하고 폭풍의 눈 한가운데 도착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던 사람은, 월광교주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던 달의 무녀였다.

자신은 사람들을 해치고 싶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월광교주에 의해 지금껏 테러를 해온 그녀는 끝내 스타더스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자신을 죽여야만 이 모든일이 끝난다고 말한다.

그 결과 스타더스가 끝내 그녀를 죽이며, 서울을 반파시킨 테러는 마침내 끝이 난다.

그리고 그렇게 달의 무녀가 죽었다는걸 들은 월광교주의 반응은.

'그래? 그럼 이제 서울 외 지역까지는 정복하지 못하겠군.'

이였다고 한다.

애초에 달의 무녀, 그녀를 한번도 사람으로 대한 적 없이 그저 생체병기로 다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

하여튼, 이 에피소드는 팬들로부터 가장 큰 비판을 받은 것들 중 하나다.

히어로들은 아무것도 못한채 무력하게 썰리고, 심지어 달의무녀는 한번도 아니고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끝도없이 나오며, 심지어 결말마저 찝찝하다. 서울은 이미 망했고 달의 무녀는 불쌍하게 죽었으며 월광교는 버젓이 잘 살아있다. 거기에 주인공인 스타더스는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내내 무력하다가 마지막에는 그냥 우울증에 빠지는 등, 팬들을 각혈하게 하는 고구마가 한 가득이었기 때문.

그래도 나름 마지막에 서울을 다시 재건한다는 희망찬 모습으로 끝났으나, 그뿐.

읽는 내내 눈물만 나오는 에피소드였다 이말이다.

차라리 전에 한은그룹 거대병기 에피소드는 이슈 몇권으로 끝나기라도 했지, 이 에피소드는 십몇권 잡아먹었다. 무려 몇달 내내 스타더스가 구르는 것만 봤다고. 스타더스의 팬으로써 눈물이 마를 일 없는 나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얘기가 좀 다르지.

"오빠, 이 마법진들은 어쩔거에요?"

"일단은 그냥 냅두자."

원작에서는 협회가 미국에 사정사정해서 아메리칸 엑소시스트 데려와서 없애버렸지만.

다만 나한테는 국내 협력인원이 있다.

덩굴마녀씨. 당신만 믿겠습니다.....!!

그렇게 달의 무녀 공략에 가장 필요한 조건인, 마법진들의 위치까지 밝혀낸 나는 한시름 놨다.

이거까지 족치고 나면 한동안 피폐 트리거는 피한거지? 그런거지?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게 있다.

바로 달의 무녀, 그녀를 웬만하면 내가 데려가는 것.

"...."

원작에서 그녀가 스타더스한테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할 때, 눈물 콧물 한바가지 쏟은 나로써는 당연한 얘기다. 걔는 좀 행복해질 필요가 있어...!!

일단 나한테는 신의 힐러 이하율이 있으니 월광교주가 그녀한테 걸어놓은 저주도 어느정도 해결이 될거다.

***

그렇게 이런 저런 준비를 하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마법진에 대한 준비도 거의 다 끝났다. 전부 주술적으로 조작해 모든 기능에 나를 예외처리 하는 식으로. 나혼자만 치트모드라는게 이런건가?

일단은 나만 예외로 처리했다. 혹시 모르니까.

물론 이 동안도 온갖 빌런들이 서울에 쏟아져나왔지만, 전부 다 한방에 끝나버렸다.

아니 스타더스가 내 예상보다 훨씬 강해져서, 그냥 어떤 빌런이든 공평하게 한방에 잡고있다고.

아니, 스타더스가 너무 힘겨워하는걸 보고 싶은게 아니었긴 하지만. 이정도는 예상하지 못했다.

...저러면, 그냥 히어로로써 무뎌질텐데.

어느정도 독기가 있어야되는 법인데, 요즘보면 그냥 먼치킨 주인공이 되어버린 스타더스를 보며 나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된다. 긴장감이라는게 없잖아.

...그래. 아무래도 다음엔...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해가며 준비하고 스타더스 팬카페도 관리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등 오랜만에 일상을 즐겼다.

그러다보니 벌써 그날이 다가왔다.

"잘보고 와라."

"네 다인오빠."

"하율아. 다 챙겼어? 뭐 빠트린거 없지? 수험표 다시 확인해봐. 신분증이랑. 시계도 챙겼지?"

"네 언니. 다 챙겼어요."

하율이가 수능을 보러 갔다왔다.

...솔직히 말해서 이 세계에 대학이 무슨 의미가 있고, 또 수능 점수도 그냥 해킹할 수 있는데 굳이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하율이가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한번 이루고 싶다고 해서 원하는대로 해줬다.

결과는 뭐 평소 실력만큼 나왔다. 평소 실력보다 야악간 높게. 수능끝난 날은 다들 모여 축하파티를 했다.

그렇게 평범하지만 원래 세계관이 어땠는지를 생각하면 꽤나 소중한, 그런 시간을 가졌다.

"오빠. 편안해요?"

"어. 좋다."

"근데 오빠 팬들은 별로 편안해 보이지 않던데요."

*

[에고스틱<<<언제옴??????]

더이상의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지금 하는걸 봐서는 4분기에도 안올거 같다. 내년에나 올거같다고

대체 평균 테러주기가 4.2개월인게 말이 되는가?

당장 망고스틱을 대려와서 매주 테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댓글]=

[ㅇㅈ합니다]

[지지합니다...이자를, 국회로~~!]

ㄴ[틀익 2점]

[ㄹㅇㅋㅋ 주간 테러 ㅇㄷ?]

[이거 경찰에 제보하면 이 카페 사람들 전부 국가내란죄로 체포된다네요ㄷㄷ]

ㄴ[국내 반역자 모임 카페ㄷㄷ]

[그것보다 테러가 없으니까 하루종일 아이스망고vs스타더스 얘기만 하는게 문제임...]

ㄴ[정실은 아이스망고다]

ㄴ[아닌데 별먼지인데?]

ㄴ[첩스타단ㅋㅋㅋ]

ㄴ[에고트라단은 다 죽었냐? ㅅㅂㅜㅜ]

ㄴ[일렉트라가 뭔데 씹덕아]

ㄴ[ㅅㅂ내 댓글에서 싸우지마 무친련들아]

*

"...서은아. 대체 그건 왜보는거니? 제발 그만봐."

"싫어요. 에고스트림 소속 천재 해커랑 관련된 얘기가 나올때까지 계속 볼거에요."

"....그렇지만, 그게 나올리가 없잖아?"

애초에 서은아, 너는 한번도 방송에 얼굴 비춘적도 없는걸?

내가 그렇게 말하자, 점차 부풀어지는 서은이의 볼.

"그러니까, 그게 문제에요! 제가 오빠곁에 제일 오래 있었는데, 사람들이 저만 모르는게 말이 되요?

"서은아... 이게 꼭 대중한테 노출되는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됐어요. 지금 제가 만들고있는... 아니, 아니에요. 어쨌든 나중에 두고봐요."

거기까지 말한 서은이는 지하실로 내려갔다.

뭔데? 뭘만드는건데? 나 너무 불안해.

거기에 몇주 후 상쾌해진 얼굴로 지하실에서 나온 뒤, 더이상 지하실에 들어가지 않는 서은이를 보니 불안감은 부쩍 커졌다. 대체 뭘만든거야?

물어봐도 월광교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말해주겠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불길하단 말이지...

하여튼 시간이 흘러, 해가 바뀌었다.

서늘하던 가을은 어느새 두꺼운 옷 없이는 나갈 수도 없는 겨울이 되었고.

그리고 곧.

월광교의 첫번째 테러가 다가올 날이 되었다.

"협회장에게. 첫눈이 내리는 날, 서울 시내에 테러가 있을 예정입니다. 미리 준비시켰다가 대피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자. 이렇게 쓰면 되겠지."

"야. 대체 누가 요즘 편지를 쓰냐?"

"어허. 이건 편지가 아니라 밀서야 밀서."

자고로 밀서란 익명으로 보내야 의미가 있는 법.

대충 이렇게 쓰고 협회에 보내면, 어지간해서는 주의를 할거다. 장난편지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은.

사실 내 이름을 팔면 바로 먹히긴 할텐데, 솔직히 내가 월광교의 테러 날짜까지 맞추면 좀 이상하잖아? 그래서 그냥 이런식으로 보낸거다. 나중가면 어련히 알아서 자기들끼리 내부고발이었다고 생각하겠지 뭐.

하여튼, 나는 기다렸다.

원작에서 나왔던, '첫눈이 내린 날 월광교가 일으킨 첫번째 테러.' 거기서 언급된, 첫 눈이 오는 날을.

그리고, 마침내.

서울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모두 첫눈을 기념했고.

그렇게 그날 저녁.

콰아아아아아앙.

드디어, 테러가 벌어졌다.

***

[현재 서울시내 한복판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분홍빛의 토네이도 같은것이 서울 시내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와중에, 스타더스와 아이시클, 섀도우워커마저 가세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뚫는데 곤경을 겪고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히어로들이 총출동한, 희귀하게도 밤에 일어난 테러.

평소에는 섀도우워커에 의해 한방에 진압되는 테러지만, 이번에는 그뿐만이 아닌 나머지 2명이 붙었음에도 전혀 막지를 못하고 있다.

"오빠. 저기 난리났는데 안가봐요?"

"야. 너 뭐 마법진인가 뭔가 저거 막으려고 알아놨던거 아니였어?"

산골짜기 어딘가, 에고스틱내 큰집.

티비에서는 서울에서 벌어진 테러를 다루는 와중에, 서은이와 최세희가 소파에 누워있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아 그거. 난 이번에 나서는거 아니야."

나는 여전히 소파에 누운 채 그렇게 말해주었다.

아니, 그 생각해보니까 첫 테러부터 내가 나서면 달의 무녀가 죄책감 느낄 틈도 없겠더라고.

그러니까 좀 때려부스고 한 두세번째에 나서야? 달의 무녀를 꼬시는게 좀 더 쉽지 않을까?

그리고...

"스타더스도 이번 기회에, 나말고도 상대하기 힘든 적을 만나봐야지."

어차피 스타더스는 지금 실력으로 쟤를 못이긴다. 그것도 온갖 마법진 효과가 살아있는 상태에선.

그러니 이번 기회에 스타더스의 능력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조금, 아주 조금은 성장시켜야 겠다고 결정했다.

요즘 보니까 빌런들을 거의 주먹 한방에 해결하는게, 이러다가는 '시시해졌다.' 이러면서 나태해질수도 있다고.

솔직히 그녀 기준으로 상대하기 힘들었던건 마지막 비행기 테러때가 유일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원작에 비해 극단적으로 절망을 느낄만한 요소를 줄였으니까. 이번에만.

"하루야... 딱 한번. 아니 두번만, 좀 이길 수 없는 적을 상대해보자."

좌절감이 히어로를 키우는 것이다!

딱 한번만... 굳세어라.... 스타더스!

"미안하다..."

아니 근데 한번정도는 견딜 수 있을꺼야.

나는 우리 스타더스 믿어!

***

"아니! 내 어둠능력이, 왜 안통하는거야!!!"

"하아, 섀도우. 좀, 좀 조용히 해봐요. 헉... 헉. 와. 큰일났네. 어쩌지... 어? 하루야, 너 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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