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74화 (74/328)

EP.74 테러전야

바로 테러를 해서 스타더스를 다시 보는 것도 좋지만.

그걸 위해서, 필수로 해야할게 있다.

"따라 들어오시죠."

"....여긴 어디야?"

경계하는 태도로 나를 보고 있는 최세희.

늦은 밤, 내가 그녀를 잡고 순간이동하여 온 곳은 바로 한 가정집.

정확히는, 밑에 지하기지가 있는 그곳이다.

"제 집입니다."

"....그래."

묘하게 자포자기한 상태로 조용히 따라오는 그녀.

대체 무엇이 그렇게 기가 세던 그녀를 이렇게 만든거지?

불과 일주일만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난 잘 이해가 안될 지경이다.

그래도 뭐. 좋은게 좋은거겠지. 계속 반항적인것 보다는 낫네 뭐.

그렇게 고분고분히 따라 집으로 들어온 그녀에게, 나는 지금부터 신세계를 보여줄 예정이었다.

"자, 여기 타세요."

"으응..."

최세희와 내가 들어간곳은, 방안에 있는 순간이동장치.

굉장히 기묘하게 생긴 기계장치가 집 한가운데 뜬금없이 있는 모습에 그녀의 고개가 살짝 갸우뚱했지만, 별말 없이 캡슐 안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장치를 가동시키고.

약간 빙글거리는 감각과 함께, 우리는 캡슐 밖으로 나왔다.

분명 들어갈때는 주위가 가정집이였으나.

나왔을때는, 우리의 눈앞에 산 사이에 뒤덮여있는 웅장한 대저택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는 또 어디야?"

"여기가 제 진짜 집입니다."

난 집이 2개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저택 앞, 숲쪽으로 향했다.

저택을 힐끔대며 나를 뒤따라오는 그녀.

그렇게 어두운 산골짜기 한가운데,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남녀.

별말없이 나를 뒤따라오던 그녀는, 내가 멈춰서자 따라 멈췄다. 내가 하자는데로 하겠다는 모습.

...아니, 얘 진짜 왜이래? 원래 이런 캐릭터가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도 단 일주일만에 이렇게 변한게 말이 안된다. 어색하네 그려.

"크흠."

어쨌든 숲 한가운데 멈춰선 나는, 멀뚱히, 살짝 애타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에게 얘기해줬다.

"자. 여기는 지금 아무도 없어요. 저희 둘뿐이고, 이곳을 지켜보는 무언가도 없죠."

"그래서?"

"여기서는 능력을 마음껏 쓰셔도 됩니다. 전기, 마음껏 방출시켜 보세요."

"...테러한다고 하지 않았어?"

"누가 테러를 바로 한답니까? 그전에 사전준비를 거쳐봐야죠. 한번 마음껏 해보세요. 풀파워로."

"마음껏?"

"네."

내가 아예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능력을 발휘해보라 하자 오히려 망설이는 그녀.

그래, 당연하겠지.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마음껏 능력을 써본적이 없으니. 막상 할려니 기분이 새로울거다. 약간 무섭기도, 떨리기도 하고.

약간 주저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용기를 복돋아주었다. 빨리 해봐!

그런 내 모습을 보던 그녀는, 이내 숨을 가다듬고 손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에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고.

"흐으..."

그렇게 그녀가 마침내 자유롭게, 모든걸 놓고 자신의 힘을 발휘하자, 손끝에서 전기들이 번쩍거렸고.

동시에.

파지직-.

그녀 근방에 있는 모든 곳으로.

전기가 그녀의 온몸에서, 번개처럼 뻗어져나갔다.

마치 분수처럼, 뻗어져나가는 전기의 줄기.

이에 그치지 않고, 그녀의 온몸이 전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녀의 안에서 무언가 끊어졌는지.

스파크들이 마치 번개처럼, 온 숲을 향해 뻗어져 나가며 번쩍이기 시작했다.

"오오오...."

그리고 나는 그걸 멀찍히 떨어진 후 감탄하면서 보고 있었다.

옆에 팝콘이 없는게 아쉬울 지경의 장관.

그녀의 주워로 마치 거대한 돔처럼 전기가 쏟아져나가는데, 어두운 밤에 그러고 있으니까 마치 불꽃놀이와도 같았다. 눈앞에는 검은색 노란색만이 보이는 모습.

전기의 줄기가 가지치기를 해가며 뻗어나가 허공으로 비산하는데, 그때문에 주위에 나무들 다 박살나고 아주 그냥 난리도 아니다.

물론 그저 감탄만 하며 본 것은 아니다. 그녀의 전기공격의 위력이 얼마정도 하는지도 동시에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역시, 강하네.'

위력이 상당하다.

아무리 쌓여있었다 해도, 저정도의 전류를 계속해서 내뿜는건 대단한거다. 심지어 그 위력도 전기줄기 단 한방에 나무가 박살날 정도니, 말할 필요도 없다.

저정도 전기를 몇십년동안 배출도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며 지내왔으니, 당연히 스트레스 받아서 예민해 질만도 하네. 군계일학이라고, 저런 재능을 숨긴채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게 한동안 이어진 불꽃놀이가 끝나고.

이제는 만족할만큼 다 내뿜었는지, 전기를 다 거두어들인 그녀.

멀찍히 있던 나는 다 끝나고 나서야 그녀에게 다가갔다.

"헉... 헉..."

땅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허덕이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나는 미리 챙겨둔 생수를 한병 건냈다.

"만족하셨습니까? 자, 여기 물 좀 드시죠."

"어? 으, 땡큐."

땀을 흘리며 눈이 살짝 풀린채 주저앉고 있던 그녀는, 내가 건내준 생수병을 받자마자 바로 꿀걱이며 마셨다.

얼굴이 빨갛게 물들인 채, 생수에서 입을 땐 그녀.

주황색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목에 달라붙었고, 몹시 힘든지 아까부터 계속 허덕이고 있었지만... 굉장히 후련해보이는 그녀의 표정.

그래,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원없이 선보였는데 얼마나 좋겠어. 원작에서는 이런 기회가 없는 바람에 한밤중에 도시 한복판에서 이짓거리 해서 수용소에 잡혀갔다.

지금은, 아주 그냥 자신의 파괴 본능을 마음껏 살려 주변 나무란 나무는 죄다 박살낸 모습. 땅에 있던 잔디들도 전부 그을려 검게 변했다.

그렇게 계속 바닥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나는 손을 건내며 이렇게 말했다.

"저와 함께하면... 앞으로 쭉, 스스로의 능력을 숨기고 사실 필요는 없을겁니다. 당신은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결코 스스로의 재능을 억누르며 살 수 없습니다. 저희와 함께할 때만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며 사실 수 있을 겁니다."

"...너가 한다는 테러가, 사람을 해치는건 아니지?"

"네. 저는 비폭력주의자거든요."

"...그렇게 말하기에는, 너가 지금까지 뭘 많이 했던데?"

그렇게 이죽이면서도, 내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

그런 그녀에게, 나는 웃으면서 말할 뿐이었다.

"에고스쿼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최세희씨."

"에고스쿼드는 또 뭐야...."

***

능력자를 구했으니까 바로 테러를 하자!

...였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테러 전에 미리 사전준비, 시간대 조사, 계획 수립등 할게 많은 법.

거기에 최세희 그녀의 능력에 대한 훈련도 필요했다.

"...전기를 바닥에 쏴서, 공중을 날 수 있다고?"

"어. 전기를 그대로 휘감은 상태로, 바닥을 향해 쏜다고 생각해봐."

"으응.... 오, 이게 되네?"

원작 지식을 이용한 내 특훈 아래, 빠르게 성장하는 그녀.

능력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나머지, 어떻게 활용할지도 모르길레 내가 붙어서 코치해줬다.

물론 말은 옛저녁에 놨다. 앞으로 매일 볼텐데 매번 존댓말 컨셉을 쓰기에는... 내 항마력이...

"하아, 하아."

"자, 여기 수건."

"언니, 여기 물이요!"

"흐으. 고마워."

그렇게 능력을 특훈하는 겸, 그녀는 아예 내 저택에서 잠시 머물고있다.

거기에 서은이와도 친해진건 덤.

"야. 빨리 씻어라. 냄새난다."

"뭐라고? 넌 왜 시비냐?"

나한테 눈을 부라리는 그녀를 피해 나는 모른척 뒤를 돌아 저택으로 향했다. 참고로 나하고도 전보다 훨씬 친해졌다. 하루종일 붙어서 같이 훈련하며 보냈는데 안 친해지는게 더 이상하긴 해.

그 와중에 내 옆에 전기가 스쳐지나갔다. 저 미친년!

"으악! 야! 그걸 나한테 쏘면 어떡해! 나는 민간인이라고!"

"지랄하네. 너가 대체 왜 민간인이야? 일로와, 내가 오늘 힘의 차이를 느끼게 해줄게."

"서은아, 살려줘! 쟤가 나 죽이려고 한다!"

"....세희언니. 그냥 콱 10만볼트로 쏴주세요."

"한서은 너마저!"

어째 집안에 믿을 사람이 점점 없어지는 기분!

하여튼, 이런 식으로 시간이 꽤나 빨리 흘러갔다.

내 예상보다 최세희 그녀가 능력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붙어서 일일이 코치해주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걸렸다. 뭐, 어차피 남아도는건 시간이니까. 김선우가 그짓거리 하기전까지는 한참 남았으니, 여유롭게 해도 별 문제는 없다.

최세희는 나름 집안에서 잘 적응해지냈다.

애초에 졸업하자마자 서비스업종에서 지낸 그녀이니만큼, 서은이는 물론이고 수빈씨랑 하율이랑도 두루두루 잘지내는 모습. 특히 그녀는 알바를 때려치다 보니까, 뭘 할지 모르겠는듯 방황하던 때, 서은이의 악마에 꼬드김에 넘어가 게임에 빠져들었다.

"....게임 하는건 좋지만, 밤에 잠은 자면서 해야되지 않을까요?"

"네...."

"죄송해요 언니...."

물론 둘이 같이 밤새서 게임하다가 수빈씨한테 걸려 혼나는 헤프닝도 있었다. 바보들. 나처럼 새벽 5시쯤에 도망갔었어야지.

"근데 다인오빠도 새벽까지 저희랑 같이 했어요."

"....다인씨, 정말요?"

"......"

물론 배신자에 의해 나도 같이 혼났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최세희와 함께 지낸지 벌써 한달이 지난 날.

나는 드디어, 오랜만에 모두를 지하기지 아래 회의실로 소집했다.

"......"

나를 지켜보는 네쌍의 눈동자.

그들 앞에서, 나는 입을 열어 선포했다.

"자. 오늘 드디어, 새로운 테러를 준비해보자."

에고스틱의 신개념 외주-테러의 서막이 밝았다.

이제 테러를 혼자서 하는 시대는 끝났다.

콜라보레이션 테러의 시대가 온다.

그렇게 그들 앞에서 나는 계획을 설명했고.

이내 다 들은 최세희가, 입을 열어 한마디 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다하는거 아니야?"

"어. 맞어."

나도 좀 쉬어야지.

이번엔 너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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