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6 광기
[제목]망고스틱 올때까지 숨참는다
흡
=댓글=
[???: 라고 써져있는데요 박사님?(관을 드려다보며)]
[작성자분 사망하셨다네요 글 내려주세요^^]
[(이미 사망한 게시글 작성자입니다)]
*
[제목]확실히 망고스틱 잠수타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망고스틱이 방송 킬때만 해도
기분 좆같은 일이 있어도 애플망고 이러는거 보고 쪼개고
망고스틱 매드무비 보면서 웃었는데
망고스틱 사라지고 나니 인생이 그냥 우울하다.
아무리 기분 좋은 일이 생겨도
샤워하면서 혼자 망고스틱 방송 안킨지 몇일째?
"망고스틱 방송 안킨지 D+93일째"
하면서 우니깐 기분도 슬퍼지네
이래서 망고가 사람을 만든다는말이 나온거같다.
=[댓글]=
[선생님....]
[심각할 정도의 망고중독입니다]
[내 유튜브 메인에 망고스틱 매드무비 안뜨니까 슬프긴 함]
ㄴ[ㄹㅇ티비보다 갑자기 전파납치 되서 에고스틱 라이브 뜨던 그때가 사무치게 그립다]
*
[제목]망고스틱 어딨어?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돌아와 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아드득...까드득...
=댓글=
[ㅅㅂ존나 무섭네]
[이건 또 뭐야ㅋㅋㅋㅋㅋ]
[그저 망고스틱이 망친 사람 한명일 뿐입니다...]
[아드득 까드득은 뭐임?]
ㄴ[손톱 물어뜯는거인듯]
ㄴ[진짜광기ㄷㄷ]
*
[제목]응 망고스틱 계속 잠수타봐ㅋㅋㅋㅋㅋㅋ
자살 하면 그만이야
ㅋㅋㅋㅋㅋㅋ
=댓글=
[드디어 미쳤구나]
[본거또보고]
[응 자살해봐 이미 몇십명 자살한지 오래야~]
[이거보고 잠수 더오래 탈듯]
[응 자살해봐~ 잠수타면 그만이야~]
ㄴ[시발]
*
[제목]망고스틱 이미 돌아온지 오래인데?
(아이스 망고 스틱을 들고있는 사진)
내가 맛있게 먹는중ㅎㅎ
=댓글=
[망고스틱을...먹어?]
[ㅗㅜㅑ이거 좀 야하네요]
[떼끼,,,네이놈,,에고스틱은,,,스타더스꺼다,,]
ㄴ[악질 우결충 검거]
ㄴ[에고스틱 지하실에서 검거]
ㄴ[어케알았지;;]
ㄴ[?]
[망고스틱의...스틱...]
ㄴ[매니저 얘 제발 차단좀]
ㄴ[?뭐가 난 억울해]
***
"하아...."
에고스틱의 팬카페를 둘러보던 신하루는 그저 한숨을 쉬었다.
최근 쥐죽은듯 조용한 에고스틱의 행방을 여기는 알까 싶어서 카페 가입까지 해봤으나, 인기글에 올라온 것들은 다 별 의미없는 뻘글들.
3개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몇주 몇달 간격으로 사건 사고를 터트리던 에고스틱이 3개월이나 사라진것은, 불가사의한 일.
물론 그덕에 전보다 평화롭다.
당연히 그놈 말고도 다른 빌런들이 종종 테러를 일으키기는 했지만, 주먹질 몇방에 해결되는 시시한 것들.
배를 침몰시키고 비행기를 추락시키던 에고스틱에 비하면 우스울 지경이다.
실제로 요즈음 하루는 굉장히 평온하고 잔잔하게 보내고 있다.
그러나.
"불길한데...."
그렇다.
마치 태풍전에 고요처럼, 이 적막이 끝난뒤에 왜인지 끔찍한 일이 생길 것같다는 불안감.
대체 이놈이 3개월동안 무엇을 준비할지 이제는 공포스러울 따름이다.
"...."
대학교 수업을 들을때도.
선배랑 카페에서 공부할때도.
집에서 쉴때도.
다른 빌런들을 족칠 때도.
무언가 그녀의 가슴 깊숙한 곳에 맴도는 찜찜함.
다음번에 만날때는 그놈이 무엇을 계획하는지, 목적이 뭔지 기필코 알아낼 준비로 만만했지만, 나타나지 않고서야 뭘 할 수가 없다.
이 꺼림직함을 친구인 아이시클에게도 털어나 봤지만.
[아유, 하루야. 별걸 다 걱정한다아. 그놈도 좀 쉬고싶은가보지. 사람이 밥만먹고 테러를 일으키는게 말이 돼? 걱정 마~.]
이런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하아..."
그래, 상식적으로 그놈은 이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안나타나면 좋지. 이대로 영원히 안나타나도 좋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의 직감이 그녀 자신에게 속삭였다.
'정말?'
"....."
그래.
솔직히 인정하자.
사라질때 사라지더라도,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가 지금까지 일을 벌였는지 자신이 알아내고 나서 사라져줬으면 좋겠다.
다른 빌런들은 왜 죽였는가?
나에게 구하라는 말은 왜 했는가?
그럴거면 테러는 왜 일으켰는가?
...너는 히어로 코스프레를 하는 빌런인가, 아니면 빌런 코스프레를 하는...
그때, 그녀가 앉아있던 사무실이 벌컥 열렸다.
"스타더스씨!"
"에?"
조용히 생각에 빠져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 그만 혀를 씹고 말았다.
그제야 신하루는 그녀가 현재 카페에 있던게 아님을 깨달았다.
대학교 시험도 끝나고, 이제 남은 일과는 히어로 협회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죽치고 앉아있던 것이다.
그럼 저 협회 직원이 달려왔다는 뜻은.
"또다른 사건인가요?"
"네, 어떤 빌런이 지금 마포구쪽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요? 그 빌런이 누군가요?"
그녀가 살짝 기대하며 물었으나, 답변은 실망스러웠다.
"처음 등장한 인물인데, 스스로를 락버텀이라 부른답니다."
"아, 예..."
스스로도 어째서 실망감을 느끼는지 모른 채, 그녀는 슈트로 갈아입기 위해 일어섰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출동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에고스틱, 그놈은 대체 지금 뭘하고 있을까.
***
서울시 지하 깊은곳 에고-베이스.
그곳에 있는 나는, 매우 바빴다.
"오, 오! 스타더스 떴다!"
나는 급히 전자레인지로 튀긴 팝콘을 들고 티비 앞으로 달려갔다.
휴우, 아직 시작 안했구만.
[네! 여기는 서울시 마포구입니다. 현재 제 등뒤로 보이는 연기가, 빌런 락버텀이 일으킨 테러현장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스타더스가 왔습니다!]
화면 속에서는 바위로 이루어진 인물이 건물을 부수고 있었고, 그 뒤 허공에서 스타더스가 날라왔다.
"전투... 전투다!!"
나는 입안에 팝콘을 들이부으며 흥미진진하게 시청했다.
락버텀. 몸이 바위로 이루어진 무식한 빌런.
딱히 인명피해도 안 일으키고, 스타더스한테 한번에 K.O당하는 애이기에 내가 딱히 관여하지 않았다.
"오오, 오!"
뉴스에 잡히는것은 스타더스와 락버텀의 치열한 전투. 분명 지상파 뉴스 긴급특보를 보고 있는건데, 마치 예전에 보전 히어로 영화를 보고있는 기분. 그것도 CG가 아주 실감나는.
[아! 네! 부셨습니다! 스타더스가 락버텀의 팔을 부셨어요! 아주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락버텀 빌런, 이제 어떡할거죠?]
마치 스포츠 중계하는 사람마냥 전투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는 레포터도 재미 포인트.
화면에는 카메라가 열심히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따라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나는 옆에있던 콜라도 한모금 마시며 열심히 봤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라기에는 스타더스가 일방적으로 저 락버텀을 두들겨 패는 모습.
이거 만화에서는 분명 나름 치열한 전투였던거 같은데, 내가 너무 스타더스의 힘을 강화했나? 그냥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
바윗덩어리를 복날 개패듯 패고 있으니 티비에서 나오는 소리가 공사장ASMR과 다를게 없는 모습.
팝콘 한입 콜라 한모금 마시면서 재밌게 보고있는 와중에,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 하고 뒤를 돌아보니, 서있는건 살짝 뚱한 표정의 서은.
"어, 서은아 왔어? 팝콘 먹을래?"
나는 입안에 팝콘을 우물거리며 팝콘통을 건냈다.
서은이는 살짝 멈칫하다가, 이내 한숨과 함께 팝콘을 한움큼 가져갔다.
"오빠, 또 스타더스 보는거에요?"
"아니, 그것보다는 싸우는데 구경하는거지. 원래 싸움구경이 제일 재밌어."
"...그런거치고는 아이시클이 테러 진압하는건 이렇게까지 본방사수 안했잖아요."
"음... 걔는 재미없게 싸워."
헛웃음을 지으며 내 옆에 걸터앉은 서은이.
이내 싸움도 막바지로 흘러갔다. 그냥 걸레짝이 되어버린 락버텀과, 그 위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스타더스. 멋지군. 10점만점의 20점이다.
[여러분!!!! 우리의 히어로!!!! 스타더스가!!!! 간악한 빌런을!!!! 쓰러트렸습니다!!!]
격양된 리포터의 말과 함께 울려퍼지는 위풍당당한 음악.
....이거 올림픽 금메달딸때 나오는 음악 아니야?
어쨌든 멋진 전투였기에, 나는 박수를 쳤다.
역시 봐도 봐도 재밌어. 짜릿해.
이런 내 모습을 옆에 있는 서은이가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기분탓일지라.
나는 폰으로 북마크해둔 스타더스 팬카페에 들어갔다.
[캬 지렸다ㅋㅋㅋㅋㅋㅋ]
[스타더스 그녀는 신인가? 스타더스 그녀는 신인가? 스타더스 그녀는 신인가? 스타더스 그녀는 신인가?]
[오늘의_먼지_하이라이트.gif]
[이번전투 직캠영상 링크]
[빌런 하나 치우는건 이제 우리 먼지한테 일도 아니네ㅋㅋㅋ]
우리 별먼지단 회원들도 아주 이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흠... 아직 유튜브 영상은 없나? 나도 영상 하나 제작 할까봐.
대충 '일본이 펄쩍뛰고 미국이 감탄한...'으로 시작하는 제목을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옆에있던 서은이가 내게 물었다.
"오빠, 이제 벌써 쉰지 세달이나 됐는데 뭐 해야되는거 아니에요?"
갑자기 훅 들어오는 질문.
내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서은이는 자기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다시 물었다.
"아니... 너무 오래 논것 같기도 하고... 이제 일좀 해야되지 않나 싶어서요."
서은아... 너 워커홀릭이었니?
부끄럽다는 듯 아래를 보며 묻는 말에, 나는 일정을 떠올려봤다.
대충 오늘 날짜가 이때고, 원작에서 언급된 걔네들이 이때니까...
대충 계산을 마친 나는, 서은이에게 말했다.
"그래, 이제 해도 되겠네. 다시 활동 재개하자."
"진짜요?"
갑자기 화색이 맴도는 서은이를 보며, 나는 어설프게 미소지었다.
그래 서은아, 하긴 할껀데.
음... 뭔가 너가 기대하는 건 아닐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