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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지존까지-404화 (404/741)

403화

오성아의 이직이 이슈가 되면서 덩달아 이슈가 된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오성아의 남동생이자 도진의 친구인 오대용의 이직이었다.

-이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임?

-아이;;; 넌 사회에 관심이 없니?..

-ㅇㅇ 그러니까 닥치고 설명해!

-아이 미친ㅋㅋㅋ 그러니까 이건 오성의 경쟁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만큼 큰일이란 말이다.

-오성은 오성 직계랑 영입된 인재들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뉨. 편의상 오성이랑 비(非) 오성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오성 직계의 중심이 오성 하이테크고 비 오성의 중심이 오성 재단임.

-회사로서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는 오성 하이테크, 그리고 오성의 인재주의 정책에 따라 영입된 인재들의 구심점이 되는 오성 재단 이렇게 나뉘는 거지.

-그런 구도에 갑자기 '버려진 황태자'였던 오대용이, 오군성 회장님의 직계로 인정받은 오대용이 변두리였던 바른 엔터에서 오성의 중심인 오성 하이테크로 화려한 귀환을 했다, 이 말이야. 이제 좀 알겠냐?

-아 그런 거야? 권토중래 뭐 그런 거임?

-미묘하게 맞는 게 킹받네 ㅋㅋㅋ

오대용의 이직은 일반 커뮤니티는 당연한 일이고 업계 사이에서 더더욱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일반 커뮤니티의 관심은 더 나아가 오대용이 대표 이사로 있던 바른 엔터로 향했다.

-그럼 이제 바른 엔터는 어케 되는 거임? 지금 중요한 시기 아님?

-그렇긴, 하지?

바른 엔터는 그야말로 떡상, 비유하자면 위성이 대기권을 돌파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비할 만큼의 기로에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대성공 속에 끝난 펀딩을 기반으로 한 정글 게임 프로젝트다.

바른 엔터 소속 아티스트인 안티체리, 레드슈, 이은지까지 포함된 그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순항 중이었다.

큰 사건을 겪었으나 아티스트들은 그것을 극복해냈으며 제작진들 또한 일선에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부 인력들은 이탈했으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은 모두 그날의 공포와 아픔을 떨치고 일어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슈미트라는 그들의 치료비 전액 지원은 물론이요 따로 위로금으로 1억씩 지급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들이 일어선 건 단순히 그런 '금융치료'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것을 하고 싶다는 분명한 동기와 의욕이 있었기에.

그들은 다시 뭉쳤고 차근차근 정글 게임 촬영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를 해 나가는 중이다.

다만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어서, 안타깝게도 당시 캐스팅을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게 됐다.

바른 엔터와 경쟁 구도를 이루었던 DS가 산산조각이 나고 그 과정에서 잡음과 폭로 등에 당시 출연했던 DS 측 아이돌까지 엮이고 흩어지게 됐다.

여기까지라면 의욕으로 넘치는 제작진과의 접촉에서 다시 계약서를 쓸 수도 있었겠으나…….

"아뇨, 안 할래요."

"강요 때문에 나간 거지, 사실 그 고생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솔까 들러리가 될 생각은 없거든요."

연예계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한 이도 있었고 너튜브 쪽으로 빠진 이도 있었는데 이들 중 반절 이상이 여러가지 이유로 출연을 거부한 것이다.

'허허…….'

도진으로선 바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성공이 당연한 것이고 이토록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콘텐츠에 출연을, 그것도 연예인이 거절하다니 말이다.

허나 곧 그들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한 걸음 물러나 따져보면 이 관심은 어디까지나 바른 엔터에 몰려 있으니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의심할 수도 있다.

여기에 그들의 말처럼 처음부터 강요에 의해 출연한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그토록 무서운 일을 겪기까지 했다.

하물며 정글 게임의 대성공은 어디까지나 도진의 미래 지식이었으니 관점 자체가 다를 수도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을 몇 가지 부정적인 의견들이 더해지면 이런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지 싶었다.

다만 그 만남들이 성과가 없지는 않아서, 당시 사건 이전까지 촬영된 부분에 관해서만큼은 비용을 지불하고 온전한 저작권을 가져와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정글 게임 촬영 재개 이전까지, 편집이 되는 대로 바른 엔터 너튜브 채널을 통하여 한 편씩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효!!!!

-믿고 있었다고!!

펀딩 후 촬영 재개까지는 아무래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었는데 그때까지의 공백을 메꿀 소중한 콘텐츠를 확보한 것이다.

이 정글 게임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바른 엔터가 열심히 물 들어올 때 노 젓고 있는, 그러니까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런 시기에 대표 이사를 맡고 있던 오대용이 빠지게 됐다.

이쪽 업계에서는 신인이라지만 어찌되었든 '재벌 3세'였기에 가능했던 부분들도 없지 않았고 업무 능력도 생각 이상으로 높았던 오대용이 빠진다는 소문에 바른 엔터와 그 주변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바른 엔터는.. 망한 거야?

누군가가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여기에, 화제의 인물이 답했다.

"아뇨, 안 망합니다."

-?!

-아, 아니 귀, 귀하신 분이 여기에?

그 화제의 인물은 잠룡문주 김도진이었다.

-속보!) '도렛진핏' 김도진, 바른 엔터 인수!

-잠룡문주 김도진, 친구와 바톤터치? 바른 엔터의 새로운 대표 이사가 된다!

커뮤니티가 난리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닠ㅋㅋ 이겤ㅋ 뭐옄ㅋㅋㅋㅋ

-여기서 나타나시면...

-바른 엔터 망한다던 미친놈들 어디감?ㅋㅋㅋㅋ

-있었는데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분석은 둘째다.

일단 '김도진'이 대표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흔들리던 분위기는 반등하였고 덩달아 주가까지 뛰어버렸다.

-임시 매니저에서 대표까지 ㄷㄷㄷ!

"와, 우리 문주님 진짜 금손이야, 금손."

"사실 저는 똥손이지만요. 그림 잘 못 그려요."

오성아의 칭찬에 도진이 씨익 웃었다.

사실 도진은 연예계에 관해 정말로 문외한이다.

알고 있는 미래에 관한 지식 또한, 업계에 관해 문외한인 데다 여러 변수까지 고려하면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 엔터를 인수하고 대표가 된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이는 서로 연관되어 있었다.

첫 번째는 도진과 인연을 맺은 안티체리와 레드슈, 그리고 이은지가 이런 일로 겨우 펼쳤던 날개를 꺾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그를 위해 일해 주어야 할, 지금껏 바른 엔터를 움직여 온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어줄 중심의 역할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판단한 것이다.

대표 이사는 오대용이었지만 기실 바른 엔터의 실무를 도맡은 건 각 파트의 전문가 넷이었다.

뭐 인간적으로 모든 것이 맞을 수는 없어 안 맞는 부분도 있고 그들끼리도 어느 정도 삐걱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덮을 정도로 하고 있는 것에 진심이었고 열정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필요한 건 이들을 하나로 묶고 완충의 역할을 해 줄 '대표 이사'였고 도진은 그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이다.

이 역할만큼은 도진이 전문가였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네, 앞으로 더 도비처럼 활약해 주세요. 김성덕 파트장님."

그리고 김성덕을 이 전문가 라인에 넣음으로써 다섯 명의 중심 체제를 구축했다.

바른 엔터 TV의 '개국공신'이었던 김성덕은 쉽게 말해 '너튜브 파트'의 파트장이 되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됐다.

그렇게 바른 엔터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러 온 김에 도진은 이은지의 작업실에 들리기로 했다.

물 들어올 때 노젓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은지의 컴백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여기에는 당연히 '여왕의 작곡가'가 될 권이솔 또한 함께 하고 있었는데…….

"어? 아빠!"

"어? 새 대표님이네?"

작업실에는 예상 이상으로 많은 비글들이 버글거리고 있었으니 레드슈에 안티체리까지 함께였던 것이다.

"응원하러 왔어."

"그랬구나."

웃으며 이야기하는 건 레드슈의 리더 박소진이다.

본래는 넷이었던, 그러나 이제는 '레드슈'와 '이은지'로 나뉜 넷은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돈독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도진의 전생에서는, 이렇게 될 수 없었다.

여왕이라 불리며 독보적인 위치에 섰던 이은지의 아픈 손가락이 되었던 게 '레드슈'였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남았던 셋은 너무나 좋지 못한 형태로 연예계에서 사라졌으니까.

누구였던가.

그렇게 '일반인'이 된 레드슈의 한 사람이 이은지와 엮지 말라는 피가 묻어날 듯한 글을 올리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이번 생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성공하여 다시 만난 네 사람은 다시 돈독해졌고 돈독해진 사이가 나빠질 일은, 도진의 시야 내에서는 발생할 수 없을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돈독한 동갑내기 소녀 넷을 둘러싼 안티체리의 맏내 설현주가 도진을 보며 말했다.

"아빠! 우리도 곡 줘!"

"아니 얘가 일하고 들어온 아빠한테 다짜고짜 뭔 소리야?"

"귀여운 딸한테 그런 것도 못 해 줘?"

-아니 이게 뭔ㅋㅋㅋㅋ

-근본없는데 왤케 친숙하냐 ㅋㅋㅋㅋ

승진한 김성덕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바른 엔터 생방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그 장면은 고스란히 송출 중이었다.

사실 그걸 보고 베테랑 설현주가 무근본 상황극을 던진 것이기도 했다.

도진이 허허허 웃었다.

"허허. 이래서 딸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거구나. 남이었으면 쥐어박기라도 했을 텐데 그래도 딸이라고 귀여우니 줘박지도 못하겠네."

"헤헤. 내가 귀엽긴 하지?"

-돌겠네 ㅋㅋㅋㅋㅋ

-아 이모! 그렇게 귀엽지 말라고!

"누구인가? 누가 지금 도네로 이모 소리를 내었어?"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시시시시신이옵니다 이모.

-돈 내고 받는 포상 ㅗㅜㅑ...

그렇게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잠시 쉬고 방송마저 끝이 났을 때, 작업실에 또 한 명 손님이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 손님은 도진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니.

"오, 안녕하세요."

작은 체구에 동안.

어로스와 함께 떡상한 전업 대기업 너튜버 유애라였다.

"어서와요, 언니!"

유애라를 가장 반겨준 것이 이은지였는데, 그 광경을 보는 도진의 시선은 조금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전생에서 권이솔과 함께 무조건 이은지의 두 손가락에 함께 꼽히던 친한 사람이 바로 유애라였다.

그런 관계가, 아주 많은 것들이 바뀐 이번 삶에서도 구축될 것이라고 도진의 신안(神眼)에 비치고 있었다.

도진이 무언가를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마치 본래 그러해야만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이미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음, 사실 제가 쉬는 시간이 일정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너튜브 같은 거 보는 게 취미가 됐어요."

무언가를 각 잡고 많은 시간을 투자할 상황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쉬는 시간마저 일정하지 않은데 자투리 시간이 대부분.

이은지는 자연스럽게 그 자투리 시간을 쓸 수 있는 10분 전후의 너튜브 영상을 보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구독한 채널 중 하나가 유애라였던 것이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친한 관계가 되었다고, 이은지와 유애라가 설명해 주었다.

전생에 들었던 것과 같은 계기와 흐름이었다.

그리고.

"유애라 씨."

"네?"

"우리 동료가 되세요."

"……네? 네."

급격히 커진 채널을 혼자 운영하는 데 한계를 느꼈던 유애라를 도진이 대번에 도비, 아니 소속 아티스트로 만들어 버렸다.

"김성덕 파트장님, 앞으로 잘 케어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에 관한 업무는 선임 도비, 아니 너튜브 파트장으로 승진한 김성덕에게 맡겼다.

-아주 훌륭한 처리로구나, 제자야.

-하하하. 이 정도는 되어야 대표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동료가 된 유애라, 그리고 안티체리와 레드슈, 이은지까지 모인 자리에서.

"저기, 도진아."

"응?"

"이거 좀…… 봐주지 않을래?"

이제서야 말을 놓게 된 이은지가 보여준 영상이 새로운 인연의 계기가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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