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6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1)
새파란 치기, 철없는 몽상……. 그런 게 아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상관없다. 어린아이의 치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가진 것 없는 이가 중얼대는 몽상은 비웃음을 부르지만, 지금의 윤종은 아이도, 가진 게 없는 이도 아니니까.
문주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현종조차도.
뜨겁지만 냉철한, 잘 벼린 칼날 같은 각오에 뭉툭한 말을 얹기에는 그들이 해 온 게 너무도 비루하단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종아…….”
결국 입을 연 건 백천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입을 잠시 벙긋거리다 그만두었다.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다.
그 말을 하려 했고, 지금도 해야 하는 말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그가 지금껏 같은 말을 수없이 들으며 얼마나 울분을 삼켰던가. 그런데 그 말을 자신이 윤종에게 직접 하려고 하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철이 들었기 때문인지,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하던 것을 볼 수 있게 되어서인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가진 것이 많아지고 지킬 것이 많아져서 생긴 두려움만은 아니길 바랐다.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못한다. 윤종의 말에 동조하는 것은 철없는 짓이고, 그렇다고 그를 찍어누를 용기는 나지 않으니까.
그런 모두의 마음을 아는지 윤종이 입을 뗐다.
“짧은 생각으로 맹에 폐를 끼칠 마음은 없습니다.”
“…….”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를 막지 말고 보내 주십시오. 오직 그거면 됩니다.”
결국 백천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안 된다.”
“사숙.”
“네 말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너 혼자 보낼 수는 없다.”
“저는…….”
“무슨 말을 해도 안 된다. 혼자 가려거든 나를 베고 가라. 내 목이 떨어지기 전에는 안 돼.”
윤종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만일 백천이 권위를 내세우며 말했다면 윤종은 즉각 반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백천은 화산의 장문대리가 아닌 한 문파의 사숙으로서 사질을 걱정하고 있다.
거기에 어찌 옳고 그름을 논하겠는가?
그때 누군가가 툭 말을 던졌다.
“혼자가 아니면 되는 것입니까?”
백천이 시선을 돌리자, 한 사람이 침착한 얼굴로 서 있었다.
“묻겠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면 저분을 보내 주시겠습니까?”
“……그건…….”
“아니, 질문을 바꾸지요. 저분이 가지 않는다고 해도, 저희가 간다고 하면 막으시겠습니까?”
백천은 입 안쪽을 꽉 깨물었다.
곽환소. 해남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참석한 그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백천을 응시하고 있었다.
“곽 소협. 이건…….”
“생각해 보니 저희가 천우맹에 입맹을 요청드리긴 했지만, 제대로 된 입맹식을 치른 적이 없는 듯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해남도에서 빠져나온 시점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그럴 여유가 나질 않았으니까.
“저희가 간다고 하면 저분도 함께 보내 주시겠습니까?”
“곽 소협.”
백천이 우려 어린 목소리로 만류하기도 전에 곽환소가 고개를 저었다.
“말리지 말아 주십시오. 아니, 말리셔도 저희는 가야 합니다.”
“어째서입니까?”
곽환소가 윤종을 흘끗 보았다.
“잊었기 때문입니다.”
“……예?”
“항상은 아니어도, 잠깐씩은. 그리고…… 이제는 때때로.”
곽환소가 느리게 고개를 저었다. 표정이 침중하였다.
“아니지요. 이제는 생각할 때보다 생각하지 않을 때가 더 많아졌지요.”
이내 모두의 낯이 어두워졌다. 그가 누구를 두고 말하는 건지 알아차려서였다.
해남도에 남은 이들.
사패련도 해남에 분풀이를 할 여력은 없을 것이라고, 지금 그들에게 해남은 중요한 곳이 아닐 거라고 애써 위안하고, 애써 안심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전쟁에 집중하기 위해 그들을 내버려 두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본보기 삼겠다고 잔악한 칼날을 휘둘렀을 수도 있다.
사패련이 어떤 선택을 했든, 이곳에 있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해남도에 살고 있을 이들의 무사 안녕을 바라는 것뿐이었다.
“분풀이하거나 우는소리를 늘어놓고 싶은 게 아닙니다. 그저 새삼 깨달았을 뿐입니다. 저분의 말씀에 하나 틀린 것이 없구나. 그렇게나 아프고 쓰렸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하며 살고 있구나.”
“…….”
“수많은 사형제를 잃고, 장문인을 잃었습니다. 솔직히 내내 불행했습니다. 구파에 버림받고, 사파에게 공격당하고, 왜 우리만 이런 부당한 고통을 겪어야 하나 생각했지요.”
오검 중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화산도 똑같이 느꼈던 것이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데 그게 얼마나 우스운 짓거리였는지 윤종 도장의 말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험한 꼴을 당한 사람들은 결국 해남에 남은 이들인데, 그들을 버리고 온 우리가 세상 불행한 척하고 있었으니.”
자조 어린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 웃음에 가슴 아팠던 현종이 곽환소를 위로했다.
“곽 소협. 자책하지 마시오.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 않았습니까?”
“예. 맞습니다, 맹주님. 힘이 부족했고, 능력이 모자랐습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곽환소가 현종을 보며 조용히 물었다.
“지금도 그렇습니까?”
현종은 침묵했다. 곽환소의 얼굴에 확연한 의지가 어렸다.
“해남은 여전히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해남도를 다시 탈환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고, 이 미안한 마음이 바다 넘어 고통받는 이들에게로 전해지길 바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곽환소가 잠깐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지금은 있습니다. 제힘으로 구할 수 있고, 제힘으로 도울 수 있는 이들이.”
“곽 소협…….”
“힘이 닿는 곳이 있음에도 이곳에 엉덩이만 붙이고 있으면, 우리가 해남도의 주민들을 구하러 가지 않은 게 결국은 두려워서였다고 자인하는 꼴밖에 더 되겠습니까?”
현종은 눈을 감아 버렸다.
곽환소의 말이 이 회의를 결국 모두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끌고 가리라는 걸 알면서도, 차마 막을 순 없다. 어찌 그러겠는가.
곽환소가 허리에 찬 검을 꽉 움켜쥐었다.
“저는 아직 윤종 도장과는 달리 제 검에 긍지를 가지지 못합니다. 이룬 것도 없고, 지켜 낸 것도 없습니다. 이 검을 휘둘러야 하는 거창한 이유도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단 하나!”
곽환소가 희미하게 이를 갈아붙였다.
“비명에 가신 장문인께 우리가 이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압니다.”
“…….”
“해남은 안휘를 구원하러 갈 것입니다.”
그때 한 사람이 끼어들었다.
“아니요. 주제넘은 짓입니다, 곽 소협. 그건 해남의 일이 아닙니다.”
곽환소가 한숨을 내쉬었다.
만일 다른 이가 저런 말을 꺼냈다면 그는 노성을 터트렸을 것이다. 그러나 말을 꺼내는 이가 저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저 사람을 빼놓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제가 갑니다.”
안색을 굳힌 남궁도위가 씹어뱉듯 말했다.
“모두가 가지 않는다면 참아 내겠습니다. 스스로 다리를 찌르는 한이 있더라도 참으면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간다면, 남궁세가를 빼고는 갈 수 없을 겁니다.”
문주들은 길게 떨리는 숨을 뱉었다.
억지로 눌러 놓았던 것들이 터져 나와 번지고 있다. 마치 둑이 여기저기 하나둘 터지며 물줄기를 뿜어내는 것처럼.
천우맹은 젊다. 그렇기에 때로는 논리 이전에 가슴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지금 이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건 맹주인 현종도, 부맹주인 당군악도 아닌 각 문파의 젊은 무인들이다.
“이거…….”
당군악이 골치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이내 날카로운 시선이, 이 모든 일의 시발점이었던 윤종에게로 돌아갔다.
그는 담담하게 당군악을 마주 보고 있었다. 잘못한 것이 없기에 나오는 떳떳함이 아니다. 이 일로 벌을 받아야 한다면 그 또한 불사할 것이라는 의지다.
저건…… 자신에 대한 확신이었다.
당군악은 무어라 말하려는 듯 입을 뗐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나무라고 싶은지, 기특하다 칭찬을 하고 싶은지 그조차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그가 입을 뗀 순간, 윤종의 좌우에 있던 이들이 마치 호위라도 하듯 윤종 쪽으로 발을 내밀었다.
조걸과 당소소였다. 본능적인 움직임이었겠지만, 그 한 발짝은 당군악의 입을 막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은 살짝 긴장 어린 얼굴로 당군악을 노려보았다. 분명히 윤종을 지키겠다는 의지였겠지만, 당군악은 조금 다르게 받아들였다.
둘의 눈빛이 그에게 묻고 있었다. 당신은 성도가 공격받을 때의 애끓는 마음을 잊었냐고. 성도를 외면해야 했을 때 찢기었던 마음을 잊었냐고.
당연히 잊지 않았고, 잊을 수 없다.
성도를 되찾고, 저 장일소를 천참만륙 낸 후, 그 피로 당가의 현판을 붉게 다 적신다고 해도 원한을 채 다 씻을 수 없을 것이다.
당군악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야 어찌 모르겠느냐?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면, 나는 그때 사천에서 뼈를 묻었을 것이다. 한데 그때 나를 이곳으로 끌고 왔던 놈들이…….”
말하던 그는 이내 피식 웃어 버렸다.
생각해 보니 정말 억지가 따로 없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논리가 제멋대로 바뀌고, 입장도 제멋대로 뒤집어 댄다.
그럼에도 나무랄 수가 없다.
“장문대리.”
“예, 가주님.”
그렇기에 당군악은 백천을 불렀다.
이곳에는 중원을 이끌던 이들과 새롭게 이끌어 갈 이들이 혼재되어 있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살피고 길을 찾아 줄 이는 백천 외에 달리 보이지 않았다.
“어찌해야 하겠는가?”
백천이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담담한 윤종, 얼굴을 굳힌 조걸과 당소소,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유이설, 거기에 눈을 감고 있는 청명이 놈까지.
모두를 둘러본 백천이 당군악을 똑바로 응시했다.
“보내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사, 사숙!”
당군악은 눈을 가늘게 뜨며 백천의 의중을 살폈다.
“이유는?”
“저들에게 패하는 순간 모든 걸 잃게 될 거란 군사의 말이 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윤종은 곧장 반박하는 대신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다만 물끄러미 백천의 등을 보았다.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참아 왔고, 그보다 더 굳은 의지를 품은 이의 등이다.
“그럼 그리하면 되겠는가?”
“보내는 것이 옳습니다.”
“……뭐?”
당군악과 현종의 입이 벌어졌다. 백천이 침착하게 말했다.
“패하는 것, 잃는 것, 그건 결국 손해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천우맹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닙니다.”
“이보게, 장문대리!”
“둘 다 옳습니다. 하나가 옳다 하여 다른 하나가 틀린 게 아닙니다.”
당군악이 희미하게 앓는 소리를 흘렸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뻔한 소리로 해결될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어찌해야 한다는 건가?”
“둘이 옳은데, 셋이라고 틀리겠습니까?”
“……지금 뭐라고 했는가?”
“셋이 옳으면 넷도 옳겠지요.”
새하얀 무복 차림의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그 순간, 당군악은 어쩐지 백천에게 압도당하는 걸 느꼈다. 그 흔한 기세나 위압 하나 없이 말이다.
“두 개의 답 중 옳은 걸 고르라 하시면, 저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어느 하나 틀리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왜 굳이 그래야 합니까?”
“백천아.”
“여기에 모두 있습니다.”
백천이 회의실 안의 모두를 바라보았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묻지 마십시오. 두 분께서 내리셨어야 할 명은, 가장 좋은 방법을 만들어 내라는 것입니다. 적들에게 패하지 않으면서도 고통받는 이들을 구제할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라고 하셨어야 합니다.”
“그, 그게 가능하겠느냐?”
백천이 고개를 내젓는다.
“모르지요. 하지만 의미도 없이 감정싸움을 하고 입장의 차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야 좀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쓰는 게 나을 겁니다.”
“…….”
“지금 천우맹에는 천하 각 문파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저 혼자만의 경험, 저 혼자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르나 머리를 맞대면 또 다르겠지요. 어설프고 조잡하다 해도 쓸 만한 방법 하나 정도야 만들지 않겠습니까?”
현종과 당군악은 멍하니 백천을 보았다. 황당해서만은 아니다. 그저…….
“저는 화산의 장문인인 동시에 천하제일 검수가 되려 하고, 또한 엄하면서 자상한 스승이자, 언제고 사제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듬직한 이가 되려 합니다.”
“무리예요, 사숙.”
“벌써 몇 개는 조졌네.”
“실패.”
“이것들이…….”
백천이 이를 갈며 획 돌아보자 오검이 찔끔하며 얼른 딴청을 피웠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앞을 보며 백천이 말을 이었다.
“그 모든 걸 해내기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어렵고 지난할지언정 어떻게든 해 보려 합니다. 그런데 천우맹은 왜 꼭 하나만을 택해야 합니까.”
임소병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 진짜 미친놈은 따로 있다더니.”
오검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백천이 또렷하게 현종과 당군악을 보며 말했다.
“명하십시오.”
“…….”
“그럼 찾아내겠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의 모두를 짜내어서라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가치 있는 대답을.”
윤종의 입에서도 바람이 새듯 웃음이 흘러나왔다.
‘사숙.’
그의 등이 지금 윤종의 눈에는 세상 누구의 것보다 크게 보였다.
“말은 쉽다.”
하지만 당군악은 냉정하게 백천의 의견을 잘라 버렸다.
“양립이 가능하다면 왜 고민하겠는가? 불가능하니까 고민을 하는 게 아닌가?”
“가주님.”
“애초에 전력이 부족해 벌어진 문제네. 운용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네.”
백천이 길게 숨을 내쉬며 입술을 작게 물었다.
그때였다.
“그럼 늘리면 되죠.”
당군악의 시선이 돌아갔다. 침묵만 지키던 청명이 심드렁한 얼굴로 의자에 늘어진 채 말했다.
“전력이 부족해 둘 다 못 할 거면, 그냥 전력을 늘려 버리면 되는 거잖아요.”
“……그게 안 되니 이러고 있는 게 아닌가.”
“돼요.”
“그래. 되……. 뭐? 된다고?”
당군악이 화들짝 놀랐다.
“네, 돼요.”
“무슨 수로? 혹시 개방이라도 불렀는가?”
청명이 얼굴을 와그작 구겼다.
“개방 같은 소리 하시네! 그 거지 새끼들이 뭔 전력이 된다고! 밥이나 안 축내면 다행이지.”
“…….”
“있잖아요. 놀고먹는 놈들. 그러면서도 세긴 더럽게 센 놈들.”
“……대체 무슨…….”
“설명할 것도 없겠네. 마침 도착한 모양이니까.”
당군악과 현종이 대체 무슨 소리냐 되물으려 할 때였다.
“태, 태상장문인! 아니, 맹주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손님이라니?”
회의실의 문이 활짝 열리고 익숙한……. 아니, 매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너, 너!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이런, 미친!”
윤종은 보았다. 조금 전까지 존경심을 솟구치게 했던 백천의 헌앙한 얼굴이 우스꽝스러울 만큼 일그러지는 광경을.
물론 이해는 되었다.
“입은 말을 하라고 있는 거지, 짖으라고 있는 게 아니다. 여전히 못 배워 먹었군.”
“끄륵…….”
단번에 백천을 화병으로 드러눕게 만든 이는, 백천과 똑 닮은 얼굴로 정중히 포권 했다.
“종남의 진금룡. 맹주님을 뵙습니다.”
천우맹의 한중간에 폭탄이 떨어졌다.